"클릭을 부르는 유튜버 커머스, '라이브플렉스'가 도와드려요"
손 세차 한바탕 뒤 뼈 해장국 한 큰 술을 뜨는 유명 유튜버 이아나(본명 이슬비). 골프장 그늘집이 연상되는 곳에서 동료들과 육개장 맛을 분석하는 개그맨 홍인규. 이들의 갑작스러운 '먹방'에 팬들은 호기심을 보였다. 단순 협찬이나 광고를 넘어서 크리에이터의 캐릭터가 잘 스며든 콘텐츠였다. 영상과 함께 선보여진 이커머스 기능도 화제였다. 유튜브에서 홍인규의 육개장 설명을 시청하다가 특정 버튼을 클릭하면 영상의 육개장을 구매할 수 있는 주문 페이지가 열린다. 라이브 방송 후에도 영상 콘텐츠는 남아있기에 시청자의 버튼 클릭은 지속된다. 전에 없었던 유튜브의 이커머스 기능을 재빨리 활용한 셈이다. 쇼핑몰 '라이브플렉스'… 상품 판매 돕는 크리에이터 모여 다만 이렇게 연결된 쇼핑몰이 이아나 혹은 홍인규의 소유는 아니다. 라이브 MSP(Managed Service Provider) 기업 라라스테이션이 지난 2월 공개한 '라이브플렉스'라는 쇼핑몰이며 소상공인을 비롯한 여러 브랜드의 상품을 판매한다. 여기서 판매하는 상품은 이아나·홍인규 사례처럼 유명 크리에이터가 손님을 모아준다는 것이 핵심 차별점이다. 물론, 상품 판매 사업자가 크리에이터 본인인 경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고윤수 라라스테이션 미래전략 팀장은 라이브플렉스 모델을 직접 기획했다. “평소에 온라인 쇼핑을 하면서 '내가 아는 어떤 유튜버라면 이 상품 참 잘 팔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유명 유튜버라면 대부분 독자적인 이미지와 캐릭터 성향이 있죠. 지금 떠오르는 한 유튜버는 마카롱을 잘 팔 것 같아요. 이런 생각들이 모이고 모여서 새로운 사업이 됐습니다. 홍인규의 육개장 방송에서 시청자 체류시간이 평소보다 3~4배 늘어나는 등 대중의 반응도 좋게 나타났습니다.” 한편으로는 판매 상품이 없는 크리에이터에게 상품 개발 기획을 제안하는 사업 모델도 준비돼있다. 역시나 라라스테이션이 크리에이터별 성향과 대중적 이미지 등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기에 가능했다. 영상 시청자는 언제든 상품 소비자가 될 수 있다고 고 팀장은 힘주어 말했다. “영상은 재미있고 구매는 쉽다” 기술 측면에서는 온라인 쇼핑몰과 유튜브의 유기적 연동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였다. 크리에이터가 방송에서 "OO 쇼핑몰 찾아가서 구매하세요"라고 말하거나 영상 설명에 링크를 넣는 것 이상의 솔루션이 필요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의 '유튜브 쇼핑' 기능 연동은 라라스테이션이 찾은 해결책이었다. 이 기능 활용을 위해 라이브플렉스도 카페24 기반의 D2C(Direct to Consumer,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 방식으로 구축했다. 유튜브 쇼핑은 유튜브 채널에 '스토어' 탭을 만들어 쇼핑몰처럼 상품을 진열케 한다. 또 영상 콘텐츠에도 같은 진열이 가능하다. 자사 쇼핑몰에 올린 상품이 유튜브 채널에 자동 진열되고, 클릭한 시청자는 쇼핑몰로 유입되는 구조로, 글로벌에서도 전자상거래와 유튜브의 결합으로 주목 받고 있다. “크리에이터가 진정성을 담아 상품을 추천해도 시청자 입장에서 구매가 불편하면 큰 판매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유튜브 쇼핑은 영상 시청과 구매 모두에서 이탈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죠. 저도 직접 상품을 구매해봤고 방송 시청과 쇼핑의 즐거움 모두 만족스러웠기에 사업 성공의 확신이 더 커졌습니다. 이제는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입 소문이 나서 협업 문의가 먼저 들어오기도 해요.” 글로벌 확장, 각국 크리에이터의 이커머스 진입 기대 고 팀장은 유튜브 쇼핑이 기존 라이브커머스와 다른 점으로 '브랜딩'이란 키워드도 제시했다. 상품을 저가에 빨리 판매하는 것보다 시청자와 소통하며 크리에이터의 브랜딩 가치를 높이는 팬덤 비즈니스라는 설명. 상품 구매가 브랜딩에 유리한 자사 쇼핑몰이라는 것도 이 전략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이커머스에 진입하는 크리에이터가 단순 셀러에 머무른다면 매우 아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쌓은 브랜드 가치가 자사 쇼핑몰과 유튜브 채널의 힘을 받아 더욱 성장할 수 있죠. 라이브플렉스는 이를 증명하는 서비스가 될 것입니다.” 라라스테이션은 라이브플렉스의 글로벌 진출도 준비 중이다. 올해 일본을 시작으로 몇 국가에서 라이브플렉스의 현지화 버전을 각기 선보일 계획이다. 현지 크리에이터는 물론, 글로벌에서 주목 받는 국내 크리에이터와도 할 일이 늘어날 전망이다. 고 팀장은 글로벌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경제효과가 막대할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이커머스와 유튜브 모두 국경이 없기에 한국 상품의 온라인 수출 증대를 비롯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할 수 있다. 한마디로 판이 확 커지는 셈이다. “세계 시장을 살펴봐도 막대한 팬덤을 갖춘 크리에이터가 이커머스를 잘 몰라서 혹은 불편해서 나서지 못한 경우가 수없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이커머스 큰 길을 열어주면 새로운 생태계가 열리지 않을까요. 콘텐츠의 소비와 상품 구매 모두 즐거운 문화를 저희가 만들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