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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첫 구글 AI 캠퍼스, 한국에 문 연다…딥마인드와 'K-문샷' 추진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7일 방한해 이재명 대통령 접견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잇달아 소화하며 한국과의 인공지능(AI) 협력에 본격 나섰다. 하사비스 CEO의 이번 방한은 알파고 대국 10주년을 계기로 성사됐다. 지난해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 이은 빅테크 AI 수장의 연속 방한으로, 한국 정부가 AI 분야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청와대는 반도체 경쟁력·제조 역량·우수 인재를 갖춘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전 세계 첫 구글 AI 캠퍼스, 한국에 문 연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 대통령과 구글 딥마인드 CEO 접견 관련 브리핑을 열고 "구글은 올해 안에 서울에 구글 AI 캠퍼스를 개소해 연구자,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구글 AI 캠퍼스는 전 세계 처음으로 한국에 문을 여는 것으로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하사비스 CEO가 구글 연구진의 한국 파견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며 "최소 10명 파견을 요청했고 즉석에서 동의했다"고 전했다. 구글 AI 캠퍼스는 정부의 'K-문샷' 프로젝트와 연계해 구글 딥마인드와 AI 기반 과학기술 협력의 거점 역할을 맡는다. K-문샷은 AI와 과학기술을 융합해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고 혁신을 가속화하는 범국가 프로젝트다. 2030년까지 연구생산성 2배 제고, 2035년까지 첨단바이오·미래에너지·반도체 등 8대 분야 12대 국가 미션 해결을 목표로 한다. 김 실장은 "세계적인 과학 AI 역량을 갖춘 딥마인드와 우리 연구진이 손잡는 만큼 바이오, 기상기후, 미래에너지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우리의 역량이 한층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기정통부-구글 딥마인드, 알파고 대국 10주년에 MOU 과기정통부는 이날 오후 서울 포시즌즈 호텔에서 하사비스 CEO와 MOU를 체결했다. 장소는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열렸던 곳으로, 알파고 대국 10주년에 맞춘 상징적 선택이다. 양 기관은 생명과학·기상기후 등 과학기술 분야 공동연구, AI 인재 양성, 책임있는 AI 활용을 주요 협력 분야로 설정했다. 5월부터 운영 예정인 국가과학AI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공동 연구와 연구자 교류를 활성화하고, AI안전연구소와 연계해 안전 프레임워크 구축 및 테스트 방법론 논의도 이어간다. 국내 AI 인재가 구글 딥마인드의 연구 환경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인턴십 기회도 발굴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오늘 체결한 MOU는 K-문샷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분야 AI 혁신을 가속하는 동시에 안전하고 책임있는 AI 연구와 모범 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양 기관이 협력하는 핵심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하사비스, AGI·기본소득까지 심층 논의 이 대통령과 하사비스 CEO의 접견에선 범용 인공지능(AGI) 도래 시점과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심층 논의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이 AGI 도달 시점을 묻자 하사비스 CEO는 "앞으로 5년 안에, 이르면 2030년 인간의 모든 인지 능력을 구사하는 AGI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산업혁명 이상의 사회적 변화가 훨씬 빠른 속도로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두 사람은 AI가 저성장·기후위기·의료 문제 등 난제 해결의 도구가 될 수 있는 반면, 전쟁 악용이나 빈부 격차 심화 위험도 함께 안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하사비스 CEO는 AI 악용 가능성을 지적하며 가드레일 등 안전장치 필요성을 언급했고, 이 대통령도 AI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국제통제기구나 표준이 부족하다고 공감했다. 하사비스 CEO는 미중 기술 경쟁 심화 속에서 국제 규범 형성이 쉽지 않다면서도 한국·영국·싱가포르 등이 협력해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고민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AI 안전 국제 협력 구상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 이런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것이 인상 깊다"며 "허브가 구축되면 국제적 AI 안전 기준을 논의하는 아젠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AI발 실업과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사전 준비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에 하사비스 CEO는 "일자리의 정의와 부의 재분배를 고민하는 새로운 경제 모델이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이 "20년 전부터 기본소득을 이야기해 왔다, 지금이야말로 기본소득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언급하자 하사비스 CEO도 필요성에 동의하며 "로봇의 생산성 증가분을 노동자에게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하사비스 대표가 '대통령이 이 주제에 대해 깊이 알고 정통하다'고 말했다"며 "안전 가드레일 부분에서 나눈 대화에 깊은 감명을 받고 좋은 인상을 받고 갔다"고 전했다.

2026.04.27 17:40이나연 기자

하사비스 "韓 반도체·로봇, AGI 핵심…삼성·SK하이닉스 만날 것"

"앞으로 5년 내 산업혁명보다 10배 더 강력하고 빠른 일반인공지능(AGI) 시대가 올 겁니다. 그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서 한국이 전 세계 인류 문제를 해결하는 AI 강국이 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힘을 보태겠습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서울 포시즌즈 호텔에서 한국과 AI 기반 연구를 비롯한 인재 양성, 책임 있는 AI 활용을 위해 협력한다고 밝혔다. 하사비스 CEO는 AI가 인간 추론 영역과 과학적 발견 경계를 허물며 의학·생물학 등 전문 분야에서 놀라운 성능을 증명해 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알파폴드'와 사용자 추론 기반 '제미나이' 모델을 통해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과학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하사비스 CEO는 향후 5년 내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춘 AGI가 출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과거 산업혁명보다 10배 더 강력한 파급력을 10배 더 빠른 속도로 몰고 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인류가 이 과정에서 기술적 도전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한다면 이전에 없던 '과학 황금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사비스 CEO는 한국이 보유한 반도체 인프라와 로보틱스 기술력이 AGI 시대 필수 동력이 될 것으로 봤다. 이에 정부뿐 아니라 민간 기업과도 협력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오는 2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AI 안전·보안 분야에서도 한국과 협력한다. 그는 "한국은 2024년 AI 서울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안전 부문 선도 국가로 인정받았다"며 "우리와 국제적인 안전 표준을 정립하는 데 긴밀히 협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사비스 CEO는 생명과학과 기상 기후 등 여러 분야에서 AI 기반 연구를 한국과 협력할 방침이다. 특히 내달 출범하는 국가과학AI연구센터 거점으로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 활용 분야에서 실질적인 연구자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날 국내 인재들이 글로벌 수준 연구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글 딥마인드 인턴십 기회를 발굴하는 교육 협력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구글 딥마인드는 한국 내 AI 캠퍼스를 설립하고 이를 국내 학계와 스타트업을 잇는 기술 생태계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배경훈 부총리는 "10년 전 알파고가 AI시대의 막을 열었다면, 이제는 AI가 과학기술 난제를 풀고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오늘 체결한 협력은 한국이 'K-문샷' 중심으로 과학기술 분야 AI 혁신을 가속하는 동시에 안전하고 책임 있는 AI 연구와 모범 사례를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27 17:33김미정 기자

선거마다 '딥페이크' 홍역...교묘한 영상에 6.3 지방선거 흔들릴라

딥페이크 확산으로 6.3 지방선거에서 합리적인 유권자 판단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전담 수사반과 AI 탐지 모델을 동원해 선거철 허위 정보 총력 대응에 나섰으며, 공직선거법 위반 시 강력 처벌한다. 전문가들은 의심스러운 콘텐츠 확산을 삼가고, 공신력 있는 매체를 통해 사실관계를 재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딥페이크란 AI 기술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의 합성어로, AI 기술로 이미지, 영상 등을 제작하는 기술을 뜻한다. 딥페이크 게시물은 실제와 불가능할 정도로 정교해 유권자의 합리적 판단을 가로막는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디지털 환경 특성상 왜곡된 정보가 선거 전 유포될 경우, 사실관계가 바로잡히기 전에 표심이 특정 방향으로 쏠릴 위험이 크다. 선거철마다 딥페이크 기승 실제 SNS 상에선 후보자가 하지도 않은 말을 하는 영상이나,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것처럼 꾸민 영상이 퍼지기도 하고, 후보자 자신이 딥페이크를 활용해 거짓 정보를 유포하기도 한다. 6.3 지방 선거 입후보 예정자였던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지난 2월 페이스북에 '자신이 미국 타임지에 지역 발전을 이끈 인물로 선정됐다'는 내용의 딥페이크 영상 게시물을 올렸다. 영상엔 AI로 제작됐다는 표시는 없었고, 내용은 허구였다. 해당 자치구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딥페이크 영상을 악용한 의원을 고발했다. 딥페이크 게시물과 같은 허위 정보는 선거철마다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선 딥페이크 영상 등 이용 선거 운동 게시물 1만 513건, 허위 사실 공표 게시물 9522건 등을 적발했으며, 지난 2024년 22대 총선 딥페이크 영상 등 이용 선거 운동 게시물 389건, 허위 사실 공표 게시물 9777건을 찾아냈다. 공직선거법 제82조에 따르면, AI를 이용해 만든 선거 운동용 영상엔 반드시 'AI가 생성한 가상 정보'라고 명시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 최대 1000만원 과태료가 부과된다.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 당일까진 AI 생성 가상 정보임을 표시했더라도 딥페이크 영상 사용 자체가 엄격히 금지된다. 이 기간 AI로 만든 영상을 유포할 경우 최대 7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벌금이 부과된다. “진위 판별 힘든 딥페이크 뉴스...시민 '디지털 자정능력'이 열쇠” 정부는 다가오는 6.3 지방선거 허위 정보 유포 방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AI 악용 등 가짜 뉴스 대응을 위한 범정부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검찰은 선거 전담 수사반을 구성했고, 경찰은 선거사범 수사 전담반을 꾸려 24시간 전담 수사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도 허위사실공표 특별대응팀을 꾸려 허위사실 유포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영상의 전체 흐름을 분석하는 전역 분석과 얼굴 등 특정 부위의 조작 흔적을 판별하는 국소 분석을 동시에 수행하는 방식으로 탐지 정확도를 높인 AI 딥페이크 탐지 모델을 6.3 지방 선거에 적용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AI 기술 발전으로 가짜뉴스가 정교해짐에 따라, 시민의 자발적인 주의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적 규제는 사후 처벌인 만큼, 정보를 소비하는 시민 스스로가 허위 정보를 가려내고 무분별한 전파를 자제하는 디지털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고삼석 동국대 AI학부 석좌교수는 “AI를 통한 콘텐츠 생성과 유통이 용이해지면서 가짜 뉴스가 진위를 가려내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지고 있다”며 “AI 생성 허위 정보가 우리 사회의 불신과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진 않은지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용자가 재미있고 새로운 것이라 하더라도 AI 제작 콘텐츠로 의심되면 공유하거나 확산하는 활동은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희경 공공미디어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딥페이크 기술이 워낙 발전해서 육안으로 진위를 가려내기 어려운 만큼, 의심되는 정보를 접했다면 공신력 있는 뉴스 등을 통해 꼼꼼하게 다시 한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딥페이크 게시물 등 AI 활용 콘텐츠가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에서 전국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는 견해도 펼쳤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산하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만 디지털 시민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언론진흥재단이나 통신 심의를 진행하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도 별도 협의체를 마련해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6.04.27 17:05홍지후 기자

구글딥마인드, 한국서 'AI 캠퍼스' 구축...전방위 협력 시동

정부가 구글딥마인드와 인공지능(AI) 연구와 인재 양성을 위해 협력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이같은 목표로 협력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는 10년 전 알파고 대국이 열린 장소에서 진행됐다. 양측은 생명과학과 기상 기후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과학적 발견을 가속할 방침이다. 특히 내달 출범하는 국가과학AI연구센터를 거점으로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 활용 분야에서 실질적인 연구자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날 국내 인재들이 글로벌 수준 연구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글딥마인드 인턴십 기회를 발굴하는 교육 협력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구글딥마인드는 한국 내 AI 캠퍼스를 설립하고 이를 국내 학계와 스타트업을 잇는 기술 생태계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AI 안전성과 책임감 있는 개발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사업에도 나선다. 양측은 AI 위험에 대응하는 안전성 프레임워크를 공동 연구하고 국내 AI안전연구소와 연계해 구체적인 테스트 방법론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구글딥마인드는 분기별 화상회의와 매년 대면회의를 여는 공동 워킹그룹을 운영한다. 인류 공동 번영을 위해 한국을 글로벌 AI 허브로 조성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배경훈 부총리는 "오늘 체결한 협력은 우리가 K-문샷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분야 AI 혁신을 가속하는 핵심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데미스 하사비스 CEO는 "바이오 혁신과 기상 예측 분야 지평을 넓히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겠다"며 "AI가 책임감 있게 발전하도록 돕는 보호 체계 구축에 파트너로서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2026.04.27 16:01김미정 기자

이 대통령, '알파고 아버지'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 만난다

이재명 대통령이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딥마인드 수장을 만나 국내 인공지능(AI)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IT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청와대에서 하사비스 CEO와 만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AI 분야에서 구글과 한국 정부·기업 간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하사비스 CEO는 지난 2016년 '알파고'를 통해 전 세계에 AI 잠재력을 각인시킨 인물로 알려졌다. 2024년에는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 '알파폴드' 성과를 인정받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이번 방한은 세기의 대결이라 불린 이세돌 9단과 대국 이후 정확히 10년 만에 이루어지는 행보다. 이날 면담에서는 한국의 독자적인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과 관련한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사비스 CEO는 알파고부터 최신 모델인 '제미나이'에 이르기까지 구글이 축적한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며, 인간 수준 지능을 구현하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를 대비한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알릴 전망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한국을 AI 분야 세계 3대 강국으로 키우기 위해 오픈AI, 엔비디아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꾸준히 접촉해 왔다. 아울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의 'AI 이니셔티브' 주도·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한 '글로벌 AI 허브' 구축 등 한국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하사비스 CEO는 오는 29일 '구글 포 코리아 2026' 행사에도 참석해 과거 라이벌 이세돌 9단과 AI의 미래를 주제로 대담을 나눈다. 이어 현 세계 바둑 1인자인 신진서 9단과의 친선 경기를 통해 다시 한번 바둑판 위에서 AI와 인간의 지적 교류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하사비스 CEO는 구글 사내 핵심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초 업계에선 하사비스 CEO가 순다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를 이을 것이란 관측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하사비스 CEO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매우 만족스럽다"며 "과학과 연구에 가까이 있는 것이 좋다"고 선그었다.

2026.04.27 11:03김미정 기자

딥시크, V4 모델 공개…"저비용 AI로 경쟁력 강화"

딥시크가 저비용·고성능 전략을 앞세운 인공지능(AI) 모델을 새로 내놔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딥시크는 24일 거대언어모델(LLM) '딥시크 V4' 프리뷰 버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모델은 프로와 플래시 두 가지 버전으로 제공된다. 이번 모델은 이전과 동일하게 오픈소스로 공개됐다. 사용자는 해당 모델 기능과 성능을 직접 시험할 수 있다. 개발자가 코드를 내려받아 수정하고 로컬 환경에서도 이를 실행할 수 있다. 딥시크는 이번 모델이 에이전트 기반 작업과 지식 처리 추론 영역에서 경쟁사 대비 높은 성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V4는 특히 추론 비용 절감에 초점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추론 비용은 AI 모델을 실제로 실행해 결과를 생성할 때 드는 컴퓨팅과 비용을 의미한다. 딥시크는 해당 모델이 앤트로픽 '클로드 코드'와 '오픈클로' 등 에이전트 도구 가능하다고 밝혔다. 벤치마크 기준으로는 낮은 비용 대비 높은 에이전트 성능을 보일 가능성도 알렸다. 딥시크는 2024년 V3 모델 출시에 이어 2025년 R1 모델을 통해 시장 주목을 받았다. R1이 낮은 성능 칩으로 약 2개월 만에 600만 달러 미만 비용으로 개발됐다는 주장 때문이다. 다수 외신은 이번 V4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R1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투자자들이 중국 AI 경쟁력과 비용 우위를 일정 부분 반영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V4 출시 뒤 중국 내 AI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CNBC는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 주요 기업이 잇따라 모델을 출시하며 딥시크와 직접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V4 학습에 사용된 칩 역시 주요 변수로 꼽힌다. 화웨이는 어센드 AI 프로세서 기반 클러스터가 V4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학습 과정에서의 사용 비중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 최신 칩 확보에 제약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사용을 확대하며 AI 주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웨이 쑨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수석 AI 애널리스트는 "V4가 훨씬 낮은 비용으로 뛰어난 에이전트 역량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AI 개발 속도 향상을 도울 것"이라고 CNBC를 통해 밝혔다.

2026.04.25 17:11김미정 기자

텐센트·알리바바, '딥시크' 30조원 규모 투자 논의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에 대한 200억 달러(약 29조 5700억원) 수준의 투자 논의를 진행 중이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거래는 딥시크의 기업가치를 2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할 전망이다. 이는 딥시크의 첫 번째 자금 조달로, 앞서 딥시크가 최소 100억 달러(약 14조 785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3억 달러(약 4435억원)를 유치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딥시크는 중국 헤지펀드 저장 하이플라이어 자산운용이 소유하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량원펑이 2023년 설립했으며, 지난해 1월 저비용 오픈소스 모델을 내세운 AI 모델을 공개하며 시장에 반향을 일으켰다. 알리바바는 AI 분야의 주요 플레이어로 이달 초 3D 환경과 인터랙티브 영상을 하나로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AI 모델을 공개했다. 지난달에는 AI 서비스와 개발 조직을 하나의 사업부로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텐센트도 올해 AI 투자 규모를 두 배로 늘려 360억 위안(약 7조 7925억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딥시크에 대한 투자는 일종의 헤지 전략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중국에서는 무료 다운로드 가능한 오픈소스 모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대형 기업이 AI 기술을 수익화로 연결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료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소프트웨어 '오픈클로'는 출시 이후 인기를 끌기도 했다. 딥시크는 인간 개입 없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오픈클로와 경쟁하기 위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6.04.23 09:15박서린 기자

"국가 차원 피지컬 AI '독파모' 연내 착수해야"

AI가 데이터센터를 넘어 로봇, 자동차 등 물리적인 현실 세계로 이식되는 '피지컬 AI' 시장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국내 AI 기업들이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해 올해 안에 국가 차원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에 착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피지컬AI 프론티어 강국 신기술 조찬 포럼'에서는 피지컬 AI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관행적 행정을 탈피한 속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날 행사는 정동영·최형두·이철규·정진욱 의원이 공동 주최했으며, 김녹원 딥엑스 대표와 최홍섭 마음AI 대표가 발제자로 참석했다. 딥엑스, '탈(脫) 쿠다' 선언…자체 프레임워크 '뉴턴'으로 승부수 하드웨어 부문 발제를 맡은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패권인 '쿠다(CUDA)' 권력에 도전하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AI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덕분”이라며 “딥엑스는 이를 넘어서기 위해 엔비디아의 로봇용 프레임워크인 '아이작(Isaac)'을 완벽히 대체하는 자체 라이브러리 '뉴턴(Newton)'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딥엑스의 '탈 쿠다' 전략의 핵심은 호환성과 편의성이다. 기존 엔비디아 환경에서 로봇 알고리즘을 개발하던 고객사들이 코드를 거의 수정하지 않고도 딥엑스의 NPU(신경망처리장치)로 즉시 전환할 수 있도록 '뉴턴'이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김 대표는 “고객사가 필요한 기능의 90% 이상을 자동화된 라이브러리 형태로 제공해 진입 장벽을 없앴다”며 “오는 10월 삼성전자 2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DX-M2' 칩과 뉴턴의 결합은 전 세계 피지컬 AI 개발자들이 엔비디아의 비싼 하드웨어와 전력 소모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드웨어부터 제조까지…한국은 가치사슬 완비한 유일한 국가" 이어 발제에 나선 최홍섭 마음AI 대표는 한국의 독보적인 산업 인프라를 강조하며 시너지 효과를 역설했다. 최 대표는 “미국은 제조 생태계가 부족하고 중국은 파운드리 등 반도체 부문이 취약하지만, 한국은 NPU, AI 모델, 시뮬레이터, 파운드리, 제조 대기업을 모두 갖춘 세계 유일의 국가”라고 분석했다. 그는 단순히 로봇의 외형을 만드는 수준을 넘어, 로봇이 물리적 인과관계를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월드 액션 모델'과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 인프라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최 대표는 “현재 각 분야 기업들이 파편화되어 따로 움직이고 있는데, 이를 하나로 묶는 판을 국가가 깔아줘야 글로벌 빅테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행적 행정으로 골든타임 놓쳐…연내 '독파모' 가동해야" 이날 포럼의 결론은 피지컬 AI 산업에서 '국가적 속도전'으로 모아졌다. 발제자들은 미·중 빅테크 기업들이 연간 조 단위의 R&D 비용을 투입하며 시장을 선점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예산 타당성 검토와 부처 간 칸막이에 가로막혀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고 제언했다. 최 대표는 “국내 로봇 기업들은 정말 '짠내' 날 정도로 힘든 환경에서 버티고 있다”며 “내년 예산 편성을 기다리는 것은 이미 늦다”고 직격했다. 이어 “올해 안에 제조 대기업과 반도체·AI 중소기업이 하나로 뭉치는 '피지컬 AI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를 즉각 가동해 기술 자립도를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동주 모빌린트 대표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격차를 벌리고 있지만 문제는 (한국과) 미국·중국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는 점"이라며 "2~3년 골든타임 내에 G2와 격차를 줄이지 못하면 피지컬 AI 강국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지컬 AI 독파모가 올해 안에 진행되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덧붙였다.

2026.04.22 09:51전화평 기자

딥엑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과 피지컬 AI 플랫폼 공동 개발

AI 반도체 기업 딥엑스가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과 차세대 로봇을 위한 피지컬 AI 컴퓨팅 플랫폼 개발 협력을 본격화한다고 21일 밝혔다. 양사는 로봇 내부에서 대규모 생성형 AI 모델을 실시간으로 구동할 수 있는 컴퓨팅 아키텍처를 공동 설계하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용 피지컬 AI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이번 협력은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인간의 언어 명령을 이해한 뒤 스스로 행동을 결정하는 VLA(Vision-Language-Action) 및 VLM(Vision-Language Model) 기술을 실제 로봇 환경에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는 단순 자동화를 넘어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행동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진화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다. 해당 플랫폼은 삼성전자 2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생산되는 딥엑스의 차세대 AI 반도체 'DX-M2'를 기반으로 구축된다. 양사는 대규모 멀티모달 AI 모델을 실시간 처리할 수 있는 초저전력·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구현할 계획이다. 딥엑스와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지난 3년간 저전력 AI 반도체 기반의 로봇용 '엣지 브레인' 기술을 공동 개발해 왔다. 이번 협력은 기존 성과를 바탕으로 차세대 로봇 AI 기술 영역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AI 산업은 데이터센터 중심에서 현실 세계 시스템으로 확장되는 피지컬 AI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며 “초저전력 AI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과 산업 시스템에서 AI를 구동하는 피지컬 AI 컴퓨팅 플랫폼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026.04.21 14:34전화평 기자

연구개발특구 추경 60억원…딥테크 스타트업·초기 스케일업 지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도 추경으로 연구개발특구육성사업 예산 60억 원을 확보했다고 21일 밝혔다. 올해 특구육성사업 본 예산 규모는 1,673억원이다. 과기정통부는 추가로 받은 60억원으로 5극3특 연구개발특구 딥테크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중동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경제의 회복과 민생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추진된다. 세부적으로 딥테크 창업과 초기 창업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지출한다. 기획형 창업과 초기 스케일업 지원을 중심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지역 내 딥테크 기술창업을 활성화하고, 창업기업들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강화하는 등 딥테크 기업 초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이은영 연구성과혁신관은 “이번 추경은 딥테크 분야 기술창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민생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며, “앞으로도 연구개발특구육성사업을 통해 지역의 혁신성장을 위한 기술창업과 지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04.21 12:00박희범 기자

'알파고 아버지' 데미스 하사비스, 대국 10년만 한국 찾는다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10년 만에 방한한다. 20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하사비스 CEO는 오는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리는 '구글 포 코리아 2026'에 연사로 참여한다. 이번 행사는 AI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2016년 알파고 대국 이후 10년이 흐른 지금 AI 기술이 연구 영역을 넘어 어떻게 산업과 일상 전반으로 확장됐는지를 조망하기 위한 자리다. 하사비스 CEO는 행사 당일 '알파고의 유산을 이어가는 AI 비전'을 주제로 단상에 오른다. 그는 AI가 지닌 잠재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이끈 인물이다. 당시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상대로 4승 1패를 거뒀다. 하사비스 CEO는 이번 방한에서 이세돌 9단과 대담 자리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대국 행사도 예정됐다. 그는 세계 1위인 신진서 9단과 친선 대국에 나선다. 정식 대결보다는 10여 분간 수담을 나누는 형식으로, 대국 후 한국기원은 하사비스 CEO에게 아마 7단증을 수여할 예정이다. 하사비스 CEO의 행보는 알파고 이후 바둑판 밖으로 빠르게 확장됐다. 2014년 구글에 합류한 그는 알파고에 이어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를 선보이며 AI 연구 지평을 과학 영역으로 넓혔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현재 그는 구글 딥마인드와 함께 AI 신약 개발 스타트업 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도 이끌고 있다. 알파폴드 기술 기반 신약 설계 엔진을 개발 중인 이소모픽 랩스는 지난해 6억 달러(약 82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그해 1분기 초기 AI 스타트업 중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일라이릴리와 최대 30억 달러 규모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업계에선 AI 산업계의 상징적인 인물인 하사비스 CEO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국내 산업계와 협력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국가AI전략위원회 등 정부 측 주요 인사를 비롯해 재계 인사들과의 접촉 가능성도 거론된다. 딥마인드가 구글 내부 서비스와 인프라에 연구 성과를 통합하는 데 집중하는 조직이지만 기술 교류 차원의 제한적인 접점은 열려 있다는 평가다. 하사비스 CEO는 지난달 구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알파고의 전설적인 승리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구글의 궁극적인 목표가 눈앞으로 다가왔다"며 "제미나이 월드 모델, 알파고 탐색 및 계획 기술, 전문화된 AI 툴 활용 능력 결합이 범용인공지능(AGI) 실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20 14:36이나연 기자

수천억 적자의 역설… '회계 착시' 걷어낸 K-팹리스 진짜 체력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지난해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대규모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 기업의 경영 부실이 아니라,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 가치가 커지면서 발생한 전형적인 '회계적 착시'로 확인됐다. 장부상 숫자를 걷어낸 이면에는 기업공개(IPO)와 글로벌 확장을 준비하기 위한 각 사의 치열한 현금 확보전이 자리하고 있다. "잘 나갈수록 커지는 빚"… RCPS 평가손실의 함정 17일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들의 2025년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의 당기순손실은 각각 2344억원, 1522억원이다. 두 회사 모두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부채로 분류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양사가 기록한 천문학적 순손실의 주원인은 '파생상품부채 평가손실'이다. 투자자들이 보유한 RCPS 가치를 매년 공정가치로 재평가하는데, 기업가치가 상승할수록 이 우선주의 가치(장부상 부채)가 커져 대규모 손실로 계상되는 구조다. 실제 퓨리오사AI의 부채 총계는 1조4700억원이다. 이 중 대부분이 RCPS 관련 부채다. 리벨리온 역시 7671억원 파생상품부채를 안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시장이 평가하는 기업 몸값이 그만큼 폭등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리벨리온 관계자는 "현재 실제 돈을 빌린 차입금은 전혀 없다"며 "계속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가 오르다 보니, 장부상 RCPS 금액이 커지면서 부채가 늘어나는 회계 환경일 뿐 실제 재무건전성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IPO를 진행하면 보통주로 전환돼 부채가 일시 해소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회사 가치가 올라갈수록 투자자들에게 부여된 옵션 가치가 커져 회계상 부채 규모가 매우 커지는 것"이라며 "사업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부채 규모가) 커지는 것이고, 경제적 부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부채는 향후 IPO가 확정돼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는 순간 전액 자본으로 대체되며 완전자본잠식도 일시에 해소된다. 2년치 체력 다진 리벨리온...퓨리오사AI는 '7500억원 대규모 조달' 진행 중 장부상 수치가 아닌 실제 기업 운영을 뒷받침하는 '현금 실탄' 사정에서는 기업별 차이가 드러났다. 리벨리온은 지난해 제9차 RCPS 발행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친 가용 유동성 3159억원을 확보했다. 연간 1200억원에 육박하는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출하고도 향후 2년 이상 매출 없이 버틸 수 있는 현금 체력을 탄탄하게 다진 셈이다. 퓨리오사AI의 2025년 말 기준 회사의 총 현금은 약 530억원 수준이다. 2세대 칩 '레니게이드' 양산과 3세대 칩 개발이 맞물리며 막대한 현금이 소진된 결과로 풀이된다. 회사는 글로벌 확장을 위한 현금 체력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퓨리오사AI는 올해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7500억원 규모 대규모 펀딩을 추진 중이다. 해당 조달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상장 전후 압도적인 현금 체력을 비축하게 된다. 반면,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는 하이퍼엑셀과 딥엑스는 이 같은 극단적 자본잠식을 피했다. 하이퍼엑셀은 아직 국제회계기준(K-IFRS)이 아닌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적용해 RCPS를 부채가 아닌 정상적 '자본'으로 인식하고 있다. 딥엑스도 두 선도기업만큼 조 단위 몸값 평가에 따른 RCPS 평가손실이 누적되지 않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장부 밖 진짜 경쟁… '글로벌 레퍼런스'가 몸값 가른다 2025년도 감사보고서는 국내 AI 반도체 산업이 기술 실증을 지나 본격 상업화와 자생력 검증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장부상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되며 재무 리스크가 해소되겠지만, 자본시장의 진짜 평가는 이제부터인 것이다. 투자 시장이 상장을 앞둔 팹리스에 던지는 핵심 질문은 재무적 생존기간을 넘어 실질적인 대규모 납품 여부이다. 정부 과제나 국내 통신사 위주 초기 매출을 벗어나, 글로벌 무대에서 혹독한 성능 검증과 양산 납품 실적을 입증해야 상장 이후 2막을 주도할 수 있다.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IPO 과정에서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돼 회계적 착시가 해소되는 것은 상장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일 뿐"이라며 "결국 K-팹리스의 진짜 몸값은 막대한 누적 투자금이 아니라, 실제 글로벌 고객사들이 지갑을 열도록 만드는 의미 있는 수주 계약으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17 16:26전화평 기자

방미심위, 'AI·자율규제'로 20만건 심의 적체 뚫을까

고광헌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을 필두로 닻을 올린 방미심위 앞에 '심의 적체'라는 숙제가 놓였다. 방미심위 전신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기능이 중단되며 올해 1분기 기준 마약, 도박, 딥페이크 성 착취물 등 심의물은 20만 건 넘게 쌓였다. 고 위원장은 지난 16일 취임식에서 “심의의 기준과 방식, 규제의 실효성을 시대 변화에 맞게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며 “불법 정보를 지금보다 더 신속하게 차단하는 대응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AI 기술 활용을 구체적 방안으로 제시했다. 16년 새 심의 대상 12배 늘었는데 인력은 2배 증원 고 위원장이 짚었듯 직원이 하나하나 심의물을 보고 처리하는 방미심위의 개별 확인 방식은 늘어난 심의물을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다. 지난 1일 고 위원장 대상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방미심위 심의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신 심의 건수는 2008년 약 3만 건이었는데, 2024년 약 35만 건으로 12배가량 증가했고, 직원 1인당 담당 심의 건도 약 8배가 증가했다. 반면 인력은 그 사이 2배 정도밖에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의 적체 해결과 신속한 심의를 위해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의원은 “인력을 확충하고 심의 횟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미심위가 수십만 건을 일일이 들여다보는 심의 구조는 물리적인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AI 도입도 결국 사후 처리...사전 차단 방식으로 패러다임 변화해야” 고 위원장이 언급한 AI 기술 도입이 심의 적체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는지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방미심위가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방미심위 AI 심의는 오식별 문제, 정상 콘텐츠 차단 사례 등이 발생하고 있다. 최 의원은 “방미심위가 진행하는 DNA 필터링 등 AI 심의는 식별률이 저조하고 기술 수준이 빅테크 기업의 콘텐츠 관리 알고리즘에 비해 뒤처져 오판율이 높다”고 꼬집었다. 이에 고 위원장은 “미흡한 AI 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답했으나 한번 퍼지면 영구 삭제가 어려운 디지털 유해 콘텐츠 특성상 AI든 사람이든 이미 심의물이 유통된 후 조치하는 기존 '사후 처리' 시스템은 심의물 차단의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방미통위는 '어떻게 심의 적체를 해결할까'와 더불어 '어떻게 심의 적체를 만들지 않을까'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치권에선 플랫폼사가 자체 알고리즘과 유해 정보 확산 방지 시스템으로 선제 조치하면, 국가가 그걸 감시하는 협력 체계 등 '사전 차단'으로의 심의 체계의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미심위에서 네이버, 구글, 메타 등 플랫폼 사업자와 협력 체계를 보다 원활하게 구축하면 불법 정보에 대한 정식 심의 절차에 앞서 자율 심의를 통한 선제적 조치를 보다 강화해서 시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율규제' 실효성 의심 최 의원실 자료를 보면 방미심위는 '자율규제'를 통해 구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사에 유해 콘텐츠 삭제 조치 등 시정 요청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요청 건수는 약 11만 건에 달하며, 이 중 X(엑스)가 약 5만 4802건으로 가장 높았고 페이스북 1만 2046건, 인스타그램 1만 1329건, 유튜브 8285건, 구글 1773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문제는 방미심위 요청이 실제 심의물 삭제와 유통 차단으로 이어지는지 확인되지 않는 점이다. 요청 건수만 집계될 뿐, 삭제 이행률과 평균 처리 기간, 재유통 차단율에 대한 통계는 기록되지 않았다. 방미심위 규제 실효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실무로 들어가게 되면 플랫폼사와의 협력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신속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며 “이 부분에 대한 계획을 꼭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고 위원장은 플랫폼사와의 협력 강화를 공언했다. 고 위원장은 “플랫폼사와 협력해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실질적인 효과를 보도록 하겠다”며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협의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2026.04.17 15:28홍지후 기자

R&D 지표 가른 양산성 확보…장부 엇갈린 K-AI 반도체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 업계의 연구개발(R&D) 지표가 양산 진입 여부를 기점으로 뚜렷하게 양분되고 있다. 차세대 칩 설계와 시제품 제작을 위해 단일 연도에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며 기술 확보에 집중한 기업이 있는 반면, 주력 제품이 양산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장부상 R&D 비용이 감소하는 회계적 현상을 보이는 기업도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주요 AI 반도체 4개사의 2025년도 연결감사보고서 분석 결과, 리벨리온과 하이퍼엑셀은 대규모 경상연구개발비를 집행하며 신규 칩 설계에 집중했다. 반면 퓨리오사AI와 딥엑스는 제품 상용화에 따라 장부상 R&D 지출이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를 개발 동력의 약화가 아닌, 칩 개발 주기가 연구에서 제조 및 상용화 단계로 넘어가면서 관련 비용의 성격이 변한 결과로 분석한다. 차세대 칩 선단 공정 집중…리벨리온·하이퍼엑셀 R&D 지출 집중 리벨리온은 지난해 판관비 내 경상연구개발비로 1198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2024년(817억원) 대비 약 46.6% 증가한 수치로, 국내 AI반도체 스타트업 중 가장 큰 규모다. 매출액(320억원)의 3.7배(약 374%)에 달하는 자금을 R&D에 쏟아부었다. 이 같은 대규모 지출은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REBEL)' 개발에 자산이 집중된 결과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선단 공정 IP(설계자산) 확보와 시제품 제작 비용, 글로벌 설계 인력 유지를 위한 인건비 등이 반영됐다. 영업손실 규모가 커지더라도 차세대 하드웨어 기술 격차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이퍼엑셀 역시 R&D 투자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42억2000만원의 경상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LLM(대규모언어모델) 특화 가속기 시장 선점을 위해 초기 칩셋 설계 인력을 확충하고, 관련 인건비 지출을 늘리며 초기 기술 확보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진원 하이퍼엑셀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인력을 계속해서 충원함에 따라 연구개발비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산 체제 전환 완료…퓨리오사AI·딥엑스 '비용 성격 전환' 반면 퓨리오사AI의 지난해 경상연구개발비는 362억원으로, 2024년(563억원) 대비 약 35.7% 감소했다. 장부상 수치로는 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2세대 제품인 '레니게이드(RNGD)'의 개발 주기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대량 양산(MP) 단계에 진입한 데 따른 변화다. 연구 단계에서 발생하던 시제품 제작 및 테스트 비용이 제품 상용화와 함께 '매출원가' 영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퓨리오사AI는 레니게이드의 양산 안착과 동시에 곧바로 3세대 제품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며, 새로운 R&D 사이클이 시작됨에 따라 향후 관련 비용은 다시 증가할 전망이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개발이 끝나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서 관련 비용이 매출원가로 잡히다 보니, 작년 대비 연구개발비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는 3세대 칩과 관련해 또다시 상당한 연구개발비가 잡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엣지 AI 분야에 주력하는 딥엑스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딥엑스의 지난해 경상연구개발비는 82억원으로 집계됐다. 1세대 칩인 'DX-M1'의 개발이 완료돼 글로벌 유통망을 통한 공급 체제로 전환되면서, 기존 연구개발비의 상당 부분이 매출원가로 편입된 영향이 크다. 상용화가 본격화되면서 칩 제조 및 초기 공급과 관련된 비용으로 회계 처리가 전환된 것이다. 양산 단계 진입…진짜 자생력 시험대 올랐다 각 사의 장부상 R&D 지표는 엇갈렸지만, 업계가 주목하는 관전 포인트는 칩 상용화 이후 맞닥뜨릴 수익성 검증이다. 연구개발비가 매출원가로 전환된다는 것은, 팹리스가 만든 칩이 실질적인 재고와 원가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재무 리스크로 돌아오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실제 시장에서 이윤을 남기고 제품을 팔 수 있는 양산 효율을 증명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시장의 기대만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양산으로 증명해야 한다”며 “실제 칩이 양산된 뒤부터는 재고 관리, 원가 절감 등 경영 능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요소는 IPO(기업공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4.16 17:12전화평 기자

상용화 원년 맞은 K-AI 반도체, 지난해 매출 '껑충'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기업들이 연구개발(R&D) 시기를 지나 본격적인 상용화 궤도에 안착했다.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딥엑스, 하이퍼엑셀 등 국내 대표 AI 반도체 4개사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최소 2배에서 최대 9배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기술 실증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가시적인 실적을 창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딥엑스, 하이퍼엑셀 등 4개사 2025년도 감사보고서 분석 결과, 이들 모두 전년 대비 괄목할 만한 외형 성장을 기록했다. 리벨리온, 작년 매출 320억원 달성…보수적 회계 뚫고 매출 선두 IPO(기업공개) 예비 심사를 앞둔 리벨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103억원 대비 약 3.1배 증가한 수치로, 국내 AI반도체 업체 중 가장 높은 실적이다. 회사의 이 같은 실적은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다. 리벨리온이 주주간담회에서 밝힌 지난해 예상 매출은 350억~400억원이었다. 최소치인 350억원보다도 30억원 적다. 이는 상장을 위한 지정 감사 과정에서 수익 인식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 결과로 보인다. 보수적인 회계 처리를 통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있는 매출을 2026년으로 이월하며 상장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다.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IPO를 앞둔 리벨리온 입장에선 보수적인 회계 처리를 하는 게 더 깔끔했을 것”이라며 “상장 리스크를 줄이는 선택”이라고 평했다. 매출 구성을 살펴보면 단일 고객인 A사와 D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약 69%로 높게 나타났다. 감사보고서상 익명으로 기재된 해당 고객사들은 통신사 등 최종 수요처가 아닌 유통 대리점인 것으로 파악된다. 리벨리온은 주로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기존 2대 고객이었던 KT클라우드 비중은 25.8%에서 2.3%로 크게 감소했다. 퓨리오사AI, 2세대 양산품 4000장 선점…'속도전' 승부수 퓨리오사AI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57억4000만원으로, 2024년(29억6000만원) 대비 약 93.4% 급증했다. 전체 매출 중 AI 반도체 칩 판매를 통한 제품 매출이 35억1000만원, 기술 지원 및 솔루션 제공을 통한 서비스 매출이 22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단순 외형 성장을 넘어 퓨리오사AI가 내세우는 가장 큰 경쟁력은 차세대 칩 상용화 속도다. 퓨리오사AI는 매스 프로덕트인 레니게이드 4000장을 올해 초 수령했다. 국내 주요 NPU 팹리스들이 1세대 양산이나 2세대 시제품(샘플)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는 반면, 가장 먼저 2세대 칩의 실질적인 양산 물량을 확보하며 시장 선점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이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가장 먼저 레니게이드 MP(매스 프로덕트) 물량을 확보한 만큼, 현재 글로벌 고객사들과 실제 인프라에 칩을 적용하는 시스템 구축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딥엑스 1세대 양산 본격화…하이퍼엑셀 9배 폭풍 성장 엣지 AI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딥엑스 역시 지난해 약 33억2000만원의 연결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10억2000만원) 대비 3배(224%)가 넘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1세대 칩인 'DX-M1'의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에브넷, WPG 등 글로벌 IT 유통망을 통한 초기 물량 공급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결과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유통망 확보와 바이두를 비롯한 핵심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올해 제품 매출 25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4000만 달러 규모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확보한 실질적인 구매주문(PO) 성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IPO 절차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립 초기 단계인 하이퍼엑셀의 성장세도 매섭다. 하이퍼엑셀의 2025년 매출액은 약 22억4000만원으로, 전년(약 2억4000만원) 대비 835% 급증했다. 이러한 퀀텀점프는 LLM(거대언어모델) 구동에 특화된 가속기라는 명확한 타깃 설정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생성형 AI 시장 개화 초기에 신속하게 맞춤형 칩셋 모델을 선보이며 시장 수요를 선점한 결과, 신생 팹리스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수십억원대 매출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김지훈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국내 주요 AI 반도체 기업들이 이제는 단순한 칩이나 보드 수준의 개발을 넘어, 실제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고 고객에게 '진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를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갔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를 위해 기업들은 하드웨어 설계 인력 못지않게 소프트웨어 스택을 최적화하고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을 대거 보강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초기 시장 검증을 마친 팹리스들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2026.04.16 09:03전화평 기자

딥엑스, 레고형 AI 풀스택 공개…"韓 피지컬 AI 수출국 만들 것"

"한국을 피지컬 인공지능(AI) 수출국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AI 반도체 기업 딥엑스 김녹원 대표는 14일 판교 딥엑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독자 AI 반도체 기술로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회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 제공하는 '레고형 AI 풀스택' 전략을 내세웠다. 로봇과 스마트 모빌리티 등에 고객사가 AI 기능을 레고 블록처럼 조합해 쓰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엔비디아 1:1 대체”…현대차·바이두 등 글로벌 수주 가시화 딥엑스는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 생태계를 정조준했다. 엔비디아 개발 플랫폼에 익숙한 고객들이 별도 노력 없이 딥엑스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로 에포트'(Zero Effort) 환경을 구축했다. 엔비디아의 로봇 개발 플랫폼 '아이작 ROS'를 1대 1로 대체할 수 있는 전용 API 'DX-뉴턴'을 공개해 생태계 전환의 문턱을 낮췄다. 글로벌 기업과 협력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과는 딥엑스 칩을 로봇에 탑재해 사람 인식과 실시간 회피 알고리즘 구동에 성공하며 파트너십을 다지고 있다. 중국 바이두의 경우 문자인식(OCR) 프로젝트를 통해 초도물량 3만 개를 수주했다. 삼성 5나노·2나노 협력…'버터 녹지 않는' 초저전력 칩 로드맵 딥엑스 AI 칩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양산한다. 현재 시장에 나온 1세대 칩 'DX-M1'은 삼성전자 5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해 90% 이상의 양산 수율을 확보했다는 게 딥엑스의 설명이다. 발열제어 능력이 뛰어나 구동 중인 칩 위에 버터를 올려도 녹지 않을 정도의 초저전력을 구현했다. 김 대표는 "딥엑스 칩은 경쟁사 대비 다이(Die) 사이즈가 4분의 1 수준으로 작아 제조 원가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칩 로드맵도 구체화했다. 내년 2027년 출시 예정인 2세대 칩 'DX-M2'는 삼성전자 2나노 공정을 적용해 5W 미만 전력으로 80TOPS 성능을 구현했다.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것이 목표다. 2028년에는 20W 이하 전력으로 1페타플롭스(PFLOPS) 연산력을 지원하는 슈퍼컴퓨터급 3세대 칩 'DX-M3'를 선보일 계획이다. 누적 주문 610만 달러…2026년 이후 본격 IPO 추진 회사는 지난해 8월 양산 후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7개월 만에 글로벌 8개국에서 총 30개의 구매주문(PO)을 확보했다. 현재까지 누적 수주액은 총 610만 달러(약 90억원)다. 딥엑스는 수주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총 4000만 달러(약 593억원)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 중 순수 제품 매출만 2500만 달러 이상 거두는 것이 목표다. 실적 성장에 발맞춰 기업공개(IPO) 행보도 본격화한다. 현재 차세대 칩 개발을 위한 신규 펀딩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자금 확보와 국내 국제회계기준(IFRS) 전환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녹원 대표는 "딥엑스는 기존 시장을 따라가는 기업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퍼스트 무버"라며 "대한민국 시스템 반도체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1위에 도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2026.04.14 16:05전화평 기자

진화하는 독버섯...피싱·스미싱과의 전쟁

지능화된 인공지능(AI)이 일상의 모든 영역을 파고드는 대전환의 시대, 기술의 화려한 도약만큼이나 시급한 과제는 바로 그 이면에 자리한 '디지털 신뢰'를 단단히 구축하는 일입니다. 지디넷코리아는 "AI 기술이 서 말이라도 보안으로 꿰어야 보배"라는 슬로건 아래, 약 두 달간 '2026 디지털 트러스트' 연중 기획 연재 및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해킹·딥페이크·가짜뉴스·랜섬웨어 등 진화하는 보안 위협 속에서 단순한 기술 편익을 넘어 '안전한 AI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기술과 보안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디지털 미래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이렇게 하면 으찌하니?”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다룬 개그콘서트 코너에서 자주 나오는 대사다. '황해'라는 코너가 등장한 시기는 13년 전인 2013년이다. 그 당시부터 공영방송에서 웃음 소재로 다룰 만큼 국민 누구나 공감할 소재였다는 뜻이다. 보이스피싱이 문제가 된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폐지됐던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황해 2025'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 됐다. 리메이크 방송에선 "요즘은 스마트폰 세상이다. 채팅으로 사기 치는 기다"며 스미싱 소재를 꺼냈다. 음성통화를 통한 사기에서 메신저 앱을 이용한 피싱 범죄로 전환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그 사이 보이스피싱 사기 행위는 줄지 않았고 사기 수단은 늘어났다는 의미다. 방송에선 한국 상황을 다뤘지만, 보이스피싱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가장 많이 접수하게 되는 이용자 불만 사항이자 이용자 보호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는 게 자동녹음전화인 '로보콜(Robocall)' 문제다. 지난해 미국에선 한 달 평균 25억여 건의 로보콜 전화가 성행했다. 건수 만큼이나 범죄 수법도 다양했다. 단순히 반복되는 스팸 수준의 텔레마케팅을 넘어 스캠 사기 전화가 극성을 부리고 로보콜 차단 소프트웨어 보급에 문자폭탄을 통한 금전 피해가 속출했다.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피싱을 시작으로 스캠 범죄가 치솟자 정부는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꾸려 대응했다. 이때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초 “한국인들을 건드리면 패가망신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사기 수법은 간단하지만 피해는 금전적인 부분을 넘어 사회를 병들게 할 수도 있는 수준이란 인식에 따른 것이다. 빈틈을 파고드는 피싱 범죄 기록에 남아 있는 국내 최초 보이스피싱은 2006년 발생했다. 신종 범죄가 발생하고 20년이 지난 셈이다. 언뜻 돌이켜보면 사건 발생 초기에 뿌리 뽑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지만, 1인 1 스마트폰 시대로 일컫는 정보통신기술 발전과 모바일 금융의 확산이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커질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아울러 더욱 고도화되고 지능화된 사기 수법이 더해지면서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다. 민간에서 스팸 번호 차단 앱을 개발해 보급하고 통신사와 정부가 수시로 대책을 마련하며 디지털 플랫폼 회사를 비롯해 휴대폰 제조사까지 힘을 보태도 빈틈을 찾아 나서는 공격 패턴은 날로 교묘해졌다. 방송 프로그램의 개그 코너 소재에서 보듯이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가 막히면 새로운 메신저 앱으로 범죄의 범위는 넓어졌고 이마저 막히면 이용자 몰래 악성 앱을 설치하는 첨단 사기의 영역으로 번졌다.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입는 피해로 볼 문제도 아니다. 연령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물론 60대 이상의 피해 비중이 높은 게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1차 계좌 기준으로 피해구제신청접수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0대 이하의 젊은 층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세대가 알고도 당하는 수준으로 사기 수법이 교묘해졌다는 뜻이다. 아울러 이들 세대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를 두고 "20대 이하의 경우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이스피싱 범죄 가담률도 높은 상황"이라며 “사회 경험이 부족한 20대 이하의 보이스피싱 피해 및 범죄 가담률이 높은 상황인 만큼 학생 시기부터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등 금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진화하는 독버섯...더욱 촘촘해진 방어망 다행스러운 점은 피싱 범죄 피해가 감소세로 접어든 게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는 부분이다. 사회 혼란기에 신종 사기 범죄가 극성을 부리는데 지난해 마련한 범정부 종합대책이 정책 효과를 얻어냈다는 것이다. 범정부 사기전화 대응 전담반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보이스피싱 피해가 증가를 기록했는데 그 이후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모두 감소했다. 통합 대응단이 운영되면서 불법 전화번호를 긴급 차단하고, 특별 단속과 함께 해외 피싱 거점 타격 등의 효과가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동남아 일대의 범죄 증가에 정부가 칼을 빼든 결과로 풀이된다. 다각적인 정책 효과가 확인된 만큼 원천 차단에 이를 수 있는 정부 노력이 더해지는 게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테면 전화 사기에 주로 쓰인 대포폰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국민에는 범죄 경각심을 높이는 식이다. 여러 입법 과제를 통한 해결 방안에도 고삐를 늦출 수 없다. 국회가 사기죄 법정형을 상향한 형법이나 부패재산몰수법,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등을 개정했는데 그 외의 다른 법안도 빠르게 논의하고 신종 유형에 대한 분석을 병행해 법과 제도가 뒤늦게 따라가는 부분을 줄여야 한다. 보이스피싱과 함께 스팸이 줄어든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스팸 자체가 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량의 스팸 속에 피싱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해온 불법스팸 부당이익 환수, 대량문자 유통시장 정상화 등의 정책에 힘을 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 후 첫 회의서 지난해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전송자격인증지 시행을 위한 하위 법규를 마련한 점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제도적으로 촘촘한 방어망을 짜는 점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피싱 범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가짜뉴스에 대응해 정보에 대한 분별력을 높이기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가 중요해지고, AI 대중화 시대에 들어 디지털 포용의 일환으로 AI 리터러시라는 용어가 등장했는데 '피싱 리터러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오상 디지털미래연구소 대표는 “피싱이라는 판 위에서 수요와 공급을 따져볼 때 공급(범죄자)이 줄어든 양상인데, 이에 수요(속는 사람)를 더욱 줄이는 데 무게를 둬야 한다”며 “횡단보도와 신호등처럼 국민 누구나 피싱 범죄에 대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게 하는 '피싱 리터러시'의 확대를 적극적으로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피싱 범죄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는 중에도 새로운 사기 유형은 계속해서 등장하기 마련이다”며 “정부가 새로운 유형을 발견하면 적시에 이런 사례가 있다는 것도 꾸준히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6.04.13 16:21박수형 기자

[AI는 지금] 딥시크, V4 앞두고 내몽골行…중국 AI, 칩·데이터센터 전쟁 본격화

중국 인공지능(AI) 산업이 단순한 알고리즘 경쟁을 넘어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과 국산 AI 칩 최적화 경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의 고성능 반도체 수출 규제와 정부 주도의 인프라 정책이 맞물리면서 스타트업부터 빅테크까지 '풀스택 AI 인프라 내재화' 전략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딥시크는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 V4 출시를 앞두고 중국 내몽골 울란차브 지역에서 서버 유지보수 엔지니어와 데이터센터 구축 관리자 등 현장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해당 기업이 소프트웨어·연구 중심 채용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 운영 등 물리적 인프라 영역으로 확장하는 첫 공개 사례로 해석된다. 특히 업계에선 이번 행보가 단순한 인력 확충이 아니라 AI 인프라 전략 전환의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동안 딥시크는 모델 개발과 알고리즘 고도화에 집중해왔지만, V4를 기점으로 대규모 학습·추론을 뒷받침할 컴퓨팅 자원을 직접 확보·운영하는 구조로 이동한 분위기다. 이는 AI 모델 경쟁이 '성능'에서 '연산 인프라 확보 능력'으로 이동하는 흐름과 맞물린다. 또 내몽골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동수서산(東數西算)'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전력 비용과 토지 가격이 낮아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에 유리한 지역이다. 특히 딥시크가 해당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운영 인력을 직접 채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기존의 외부 클라우드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인프라 내재화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V4가 단순한 모델 업그레이드를 넘어 컴퓨팅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또 화웨이의 AI 칩 생태계와의 연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국산 칩 기반 최적화 전략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같은 흐름은 딥시크에 국한되지 않고 중국 AI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중국 AI 6룡'으로 불리는 스타트업들과 빅테크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미국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 국산 AI 칩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편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지푸AI는 엔비디아 칩 없이 화웨이의 AI 반도체 '어센드(Ascend)' 계열만으로 대규모 모델 학습을 수행했다고 밝히며 국산 칩 기반 학습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화웨이의 AI 프레임워크 '마인드스포어(MindSpore)'를 활용해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전 과정을 자국 기술로 구축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문샷AI와 미니맥스는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중심으로 서부 및 내륙 데이터센터 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전력·토지 비용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AI 연산 인프라를 선점하는 흐름이 강화되며 관련 투자도 가속화되고 있다.빅테크 기업들도 인프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바이두는 자체 AI 칩 '쿤룬'을 기반으로 수백만 개 칩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슈퍼 노드' 구축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알리바바그룹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해 스타트업과 기업 고객에게 내륙 데이터센터 자원을 패키지 형태로 공급하며 생태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 AI 산업의 경쟁 축이 구조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존에는 모델 성능과 알고리즘 혁신이 핵심이었다면, 현재는 데이터센터 입지, 전력 비용, AI 칩 확보, 운영 인력 등 물리적 인프라 요소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AI 경쟁은 모델을 잘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으로 대규모 연산 인프라를 확보하고 운영할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은 사실상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인프라 사업자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4.13 14:46장유미 기자

연구개발특구, 2030까지 코스닥 400개, 매출 150조원 달성

연구개발특구가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코스닥 등록기업 400개에 매출총액은 150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5차 연구개발특구육성 종합계획(2026∼2030)을 마련하고, 10일 제58차 연구개발특구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해 이같이 확정했다. 5년간 구체적인 목표는 딥테크 창업 350건(2025년 기준 77건), 코스닥 등록 400개(2025년 기준 206개), 기술이전 1만2,000건(2024년 기준 7,797건), 글로벌 진출 100건(2025년 기준 1건)으로 정했다. 연구개발특구는 현재 대덕을 비롯한 광주, 대구, 부산, 전북, 강원 등 6개가 조성돼 있다. 또 안산, 김해, 진주, 창원, 포항, 청주, 울주, 천안‧아산, 군산, 구미, 서울(홍릉), 나주, 인천(서구) 등에 13개 강소특구가 지정돼 운영 중이다. 이번 제5차 종합계획은 '과학기술혁신으로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연구개발특구 글로컬 이노베이션 클러스터'를 비전으로 ▲딥테크 기업 창출·성장 ▲성장 생태계 고도화 ▲특구 혁신성장 등을 위한 3대 정책과제 10개 세부 추진과제로 구성됐다. 딥테크 기업 창출·성장에서는 기획형 창업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단계별 맞춤형 패키지 지언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규제특례와 패스트트랙도 확대한다. 성장 생태계 고도화를 위해서는 초기 창업기업을 위한 퍼스트 딥 펀드 200억원 내외 조성, 후속 성장 자금이 필요한 성장단계 기업을 위한 스케일업 펀드 1,000억원을 각각 조성한다. 또 특구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우수 광역특구 블록펀딩 차등적용과 우수 강소특구 면적 제한(2㎢ 이하) 완화 등 맞춤형 인센티브를 도입할 계획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연구개발특구는 그간 지정 확대를 통해 지역 연구성과의 사업화, 산학연 집적 등 지역의 산업기반 형성에 기여해 왔다”며, “향후 연구개발특구는 딥테크 기업의 창출과 성장을 견인하고, 5극 3특 균형성장을 선도하는 핵심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12 12:00박희범 기자

메모리 품귀 '장기화' 진입… 韓 팹리스 수급난 고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팹리스(설계 전문) 업계 전반에 메모리 수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생산라인을 선단 공정에 집중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 범용 D램 제품군 전반에서 품귀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칩 구동에 필수인 메모리 부품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1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팹리스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확보 물량이 양산 이력 등에 따라 양극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주요 팹리스 업체인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모빌린트, 딥엑스, 하이퍼엑셀 등은 올해 메모리 보릿고개 현상을 예상하고 지난해부터 물량 선제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보다 규모가 작거나 양산 이력이 적은 업체는 메모리 수급난에 따른 사업 차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산이력 따라 수급량 차이… "빅테크 경쟁 심화" 반도체 공급망에서는 팹리스 업체 규모와 실질적 양산 이력에 따라 메모리 수급 상황이 명확하게 갈린다. 파운드리와 메모리 제조사들은 한정된 생산라인 내에서 대규모로 양산하며 꾸준히 전망치를 제공해 온 대형 고객사 위주로 물량을 배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연간 대규모 양산 이력이 있는 중견 팹리스나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국내 신경망처리장치(NPU) 업체들은 수급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양산 이력이 적거나 본격 상용화를 준비하는 신규 업체들은 메모리 벤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아울러 국내 팹리스 업체들은 한정된 메모리 물량을 두고 자금력이 풍부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은 메모리 수급을 위해 빅테크와 경쟁해야 하다보니 수급이 쉽지만은 않다"며 "갈수록 메모리 벤더와 맺는 파트너십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레거시 단종·빅테크 수요 쏠림… 수급난 '장기화' 진입 업계에서는 물량 선제 확보가 단기 대응책에 그치고, 메모리 공급난이 점차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LPDDR4와 DDR4 등 레거시 모델 단종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형 메모리 단종에 따라 수요가 LPDDR5와 DDR5 규격으로 급격히 쏠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메모리 제조사들의 신규 규격 라인 증설 속도는 이러한 수요 전환을 즉시 따라가기 어려운 구조다. 팹리스 업체도 가격이 급등한 DDR4 대신 고객사 요구에 맞춰 DDR5 호환 규격으로 설계를 전환하고 있어 수요 쏠림이 가중되고 있다. 글로벌 리딩 기업의 시스템 설계 변화도 장기 수급 불안을 부추기는 요소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등이 전력 소비량 감축을 위해 향후 HBM 대신 LPDDR 채택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경우 모바일 및 엣지 디바이스용으로 주로 쓰이던 LPDDR 물량 상당수가 빅테크의 AI 가속기용으로 흡수되면서, 팹리스 업계의 메모리 확보 어려움은 갈수록 커질 수 있다.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공급난은 팹리스 생태계 전반에 연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에서 원활하게 메모리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 팹리스는 대만 난야 등 해외 반도체 기업을 찾아가 물량 확보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부족한 수급량은 팹리스 업계 생산 차질로 직결된다. 칩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업체들은 기존 고객사에 약속한 샘플 물량 공급에만 집중하고, 추가 물량 요청이나 신규 공급에는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메모리 수급난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장은 어떻게 버틴다 해도, 양산을 본격 시작하면 국내 팹리스들의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2026.04.11 10:05전화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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