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민사 1심 판결 두고 대웅·메디톡스 정반대 평가
보툴리눔 톡신을 둘러싼 민사소송 1심 판결에 대해 패소한 대웅제약은 “편향·오판”이란 평가를 내놨지만, 승소한 메디톡스는 “과학적 판결”이라는 정반대의 분석을 내놨다. 서울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권오석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메디톡스가 대웅을 상대로 제기한 균주 및 제조공정 도용 소송과 관련해 대웅에게 해당 보툴리눔 균주의 인도와 사용 및 제공 금지, 기 생산된 독소 제제의 폐기와 제조 및 판매 금지를 명령했다. 이밖에도 400억 원의 손해배상을 추가로 결정했다. 대웅제약은 민사 1심 판결문에 대해 “명백한 오판”이라며 “편향·이중·자의적 판단 오류”라고 비난했다. 대웅은 강제집행정지 신청서를 15일 중앙지법에 제출했다. 대웅은 “재판부는 원고(메디톡스)에게 증명책임이 있는 주요사실에 관해 객관적 증거 없이 합리성이 결여된 자료나 간접적인 정황사실만으로 부당하게 사실인정을 했다”며 “피고(대웅)들이 제시하는 구체적인 반박과 의혹제기는 무시하거나 자의적으로 부당하게 판단하거나 판단을 누락하면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메디톡스의 균주는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귀국 시 이삿짐에 몰래 숨겨 왔다는 진술뿐, 소유권은 물론 출처에 대한 증빙도 전혀 없어 신뢰할 수 없다”면서 “진술이 사실이더라도 훔쳐온 균주라고 자인한 것일 뿐임에도 아무 근거 없이 '당시의 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해당 균주의 소유권을 인정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관행만으로 위법한 소유권 취득을 정당화 할 수 없다”며 “원고에게만 관대한 이중 잣대로 입증되지 않은 모든 사실을 인정해 버리는 것은 초유의 편향적 판결”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웅제약은 자사의 균주가 용인시 포곡읍 하천변에서 채취, 동정한 기록을 통해 유래에 대한 증빙이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검찰 수사에서도 균주의 도용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나 출처관계를 판단할 수 있는 역학적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며 “메디톡스조차 구체적으로 언제 누가 어떻게 균주를 도용했는지 전혀 특정하지 못했고, 재판부도 직접증거의 증명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 균주 절취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 스스로도 계통분석 결과만으로는 두 균주 사이 출처관계를 곧바로 증명할 수는 없음을 인정했다”며 “미국 ITC에서도 균주는 제한 없이 유포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메디톡스의 영업비밀로 보호될 가치가 없는 것이라며, 메디톡스의 권리에 대한 주장을 일축했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1심 재판부는 소유권 취득이나 출처관계의 증명, 영업비밀의 특정 및 판단과 관련하여 판례와 법리에 어긋나는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해 일방적으로 원고의 주장만을 인정하는 부당한 판결을 내렸다”며 “피고의 주장과 구체적인 근거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무시하거나 부당하게 판단하고, 심지어 원고 문서의 불일치 및 의심스러운 사정들에 대해서는 깊게 고려하지 않고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메디톡스는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과학적 증거가 뒷받침된 당연한 판결”이라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메디톡스는 “재판부는 대웅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를 용인의 토양에서 발견했다는 허위주장을 계속하고, 메디톡스도 훔친 것 아니냐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데 대해 논리적 판단과 합리적 해석을 거쳐 대웅의 몰지각한 주장을 배척하고, 메디톡스 균주의 소유권이 메디톡스에 있음을 인정하며 사회적 통념과 상식에 일치하는 명쾌한 판단을 했다”며 “대웅의 불법 행위가 드러난 이상 계속된 허위 주장은 대웅에 더 큰 피해를 가져 올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대웅을 향해 “이제는 아집을 버리고 처절한 반성을 통해 K-바이오의 신뢰 회복에 기여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번 승소 판결과 미국 ITC 소송 승소로 체결한 에볼루스, 이온바이오파마와의 합의 내용을 검토해 메디톡스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공소시효 만료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검찰의 판단에 대해서도 고등검찰청에 항고를 제기한 만큼 이번 민사 판결을 바탕으로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 기대한다”며 “이번 판결이 우리 사회에 자리잡고 있는 지적재산권 탈취 행위에 경종을 울리는 큰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