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장애인 등 정보 취약 계층 '접근성' 제고해야"
모바일 앱을 이용할 때 글씨가 작아 불편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눈을 찌푸리거나, 스마트폰을 가까이 들이대야만 간신히 해석할 수 있는 상황. 시력이 약해진 고령자라면 글씨가 전혀 보이지 않아, 정보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글자 크기 확대 기능이 요구되는 이유다.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청각 장애인이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정보를 얻으려면, 자막이 필요하다. 손동작이 자유롭지 못한 상지 장애인이 앱 화면을 전환하기 위해선 단순 동작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추진되면서, 고령자와 장애인 등 정보 취약 계층이 차별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해 '디지털 접근성 책임자'를 선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웹·모바일 공간에서 누구나 동등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방향이다. "접근성 부족으로 고령자·장애인 삶의 질 열악해져" 정보 접근성 전문기업 에스씨이코리아의 손학 대표는 10년 전부터 정보 격차 해소를 목표로, 어떻게 하면 디지털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지 골몰하고 있다. 손 대표는 시각장애인이 앱에서 음성 변환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는지, 기업들이 이들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구축했는지 등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시장애인재활협회장으로 선출된 손 대표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 모든 이용자의 정보 비대칭 간극을 메우고 싶다고 한다. “고령자들이 가진 신체적인 특징은 중복장애와 유사한 형태를 지녔지만, 우리 사회는 이런 성격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접근성 부족으로 이들의 삶의 질은 점점 더 열악해지겠죠. 고령화 시대를 맞아, 정보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접근성을 제고하는 일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접근성 개선 과정, 상당한 인력·시간 必…기관·기업 걱정 덜어낼 것" 에스씨이코리아는 UN 산하 국제표준화 기구인 ITU-T에서 정보 접근성과 관련한 국제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또 기업이나 기관에서 손쉽게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게끔 모바일 접근성 점검 솔루션 '포앱(forApp)'을 서비스하고 있다. 웹이나 모바일, 키오스크 등 여러 정보 서비스가 접근성을 준수할 수 있도록 컨설팅 사업 역시 추진해 내수 시장을 비롯한 아시아,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기업들은 정보 접근성 개선 과정에서, 검증을 위해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죠. 기술 고도화와 솔루션 업데이트 등으로 기업들이 겪는 접근성 개선에 대한 걱정을 덜어내려 합니다. 포앱의 경우, 현재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차세대 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접근성 준수 위한 솔루션 개발·보급 앞장…정책 수립 위한 인프라 구축 올 초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으로 국내 모바일, 키오스크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준수가 의무화됐다. 앞으로 키오스크를 설치할 때,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 발판이 들어갈 공간을 확보해야 하며 시각 장애인을 위해선 점형 블록이 설치되거나 음성안내가 제공돼야 한다. 키오스크 사용 중 오류 발생을 대비해 수어, 문자, 음성 등 의사소통 수단도 구비돼야 한다. 손 대표는 이런 기류에 발맞춰, 올 들어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공공, 민간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현황을 파악하고 개선사항을 도출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주요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현황 통계를 집계해 여러 방안을 지방자치단체, 기업들과 공유하겠다는 시나리오다. “저비용으로도 기업들이 접근성을 준수할 수 있도록 솔루션 개발과 보급에 앞장설 예정입니다. 접근성 준수를 유지할 수 있는 컨설팅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수립과 서비스 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