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수백 대 드론 충돌방지 기술, 국제 표준 됐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이 수백 대의 드론을 충돌 위험 없이 운용하는 국제 통신 표준으로 채택됐다. 제조사가 다르면 드론 간 통신이 어려워 사고 위험이 커지는 문제를 해결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의에서 ETRI가 제출한 무인기 통신 네트워크 관련 4건의 기고서가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제정된 국제표준은 무인기 통신 네트워크(UAAN)에 대한 표준으로 ▲무인기 통신모델 및 요구사항 ▲공유통신 ▲제어통신 ▲영상통신 등 4개 세부 기술로 구성돼 있다. ETRI 연구진은 드론 간 충돌 위험을 방지하고 수백 대의 드론을 동시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분산 통신 표준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견인했다. ETRI 드론 분산 통신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확정됨에 따라 향후 개발된 기술들이 대량 국제표준특허로 이어지리란 기대다. ETRI가 보유한 '진화된 무선 애드혹 네트워크(EVAN)' 기술이 이번 드론 통신 국제표준의 핵심 역할을 했다. EVAN 기술을 드론에 적용해 드론 간 정보 공유와 대규모 드론 간 충돌 방지, 지상 이동 장애물과의 충돌 방지가 가능해졌다. 이 표준의 인식 서비스 통신 거리는 약 5㎞로 드론은 물론, 드론과 헬기도 상호 인식할 수 있어 유인기와 무인기의 비행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제조사 드론이 동시에 비행하며 넓은 농지에 농약을 살포하거나, 대형 화재 현장에 여러 대의 드론이 상공을 동시 비행하며 불을 끌 수 있게 된다. 또 드론과 관련 장치들까지 서로 연결할 수 있다. 드론 제어와 드론 영상 전송은 물론, 드론 간 상호인식, 자율 충돌 회피, 불법 드론 검출, 이동 장애물 인식, 이착륙장과의 통신 등 드론 관련 서비스들을 하나의 통합 통신 플랫폼으로 제공할 수 있다. 드론 택시 이착륙장인 버티포트와 직접 통신하고, 교각 유지 보수나 건축물 측량을 위해 비행 우선권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지원한다. 국방 드론에 적용될 경우 북한의 전파방해도 극복할 수 있다. 임채덕 ETRI 에어모빌리티연구본부장은 "이번 국제표준 제정으로 상용 드론을 서비스하는데 필수적인 운용 안정성을 확보했다"라며 "그 핵심인 에반(EVAN)은 LTE, 5G 등 이동통신 및 와이파이에 비해 적응형 통신망 구성이 용이하고 전송 효율이 높아, 향후 미래 에어 모빌리티 서비스 선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제표준화 작업은 산업통상자원부 표준 기술력 향상 사업의 일환으로 주관기관인 ETRI를 중심으로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가 참여해 진행됐다. 2020년 ETRI 황현구 책임연구원과 강신각 표준연구본부장이 에디터(의장)를 수임하여 표준 작업을 시작, 4년 만에 결실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