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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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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은 왜 여러 조각으로 나눠져 있을까

우리가 매일 식탁에서 접하는 마늘이 사실은 씨앗도 없이 수천 년간 스스로를 복제해 온 '클론 군단'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마늘을 깔 때 하나의 구근이 여러 개의 '쪽'으로 자연스럽게 갈라지는 기묘한 메커니즘 뒤에는 수천 년에 걸친 인류의 농경 역사와 유전자 변형의 비밀이 숨어 있다. 음식과 요리에 얽힌 과학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미닛푸드(MinuteFood)'는 마늘 한 쪽에 숨겨진 생물학적 구조와 인류의 재배 역사가 마늘에 미친 영향을 조명했다. 이 내용은 지난 14일 IT 전문 매체인 기가진 등을 통해 보도됐다. 일반적인 마늘은 여러 쪽이 모여 하나의 구근을 형성한다. 반면 껍질을 벗겨도 쪽이 나뉘지 않고 알 전체가 하나로 돼 있는 '외알마늘(솔로 갈릭)'도 존재하는데, 이는 생육 과정에서 구근이 분할되는 데 필요한 환경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마늘이 여러 쪽으로 나뉘는 근본적인 목적은 각각의 조각에서 새로운 그루를 키워 자손을 늘리는 '무성생식'을 하기 위해서다. 마늘 한 쪽의 내부에는 이미 작은 잎과 줄기가 들어 있어, 땅에 심기만 하면 어미 개체와 완전히 동일한 DNA를 가진 복제체로 자란다. 부엌에 오래 둔 마늘에서 싹이 나는 것 역시 내부에 숨어 있던 잎과 줄기가 자라나는 과정이다. 이처럼 꽃을 피워 수분하고 씨앗을 만드는 복잡한 과정 없이 쪽을 심는 것만으로 대량 번식이 가능한 무성생식의 편의성은 마늘이 전 세계 다양한 요리 문화에 자리 잡는 핵심 동력이 됐다. 하지만 무성생식에만 의존하는 재배 방식은 유전적 치명상을 남겼다. 유성생식의 경우 두 개체의 DNA가 섞이면서 유해한 돌연변이가 자연스럽게 걸러지지만, 무성생식은 복제 과정에서 발생한 돌연변이가 다음 세대로 그대로 물려지기 때문이다. 현대 재배 마늘의 야생 조상은 유성생식과 무성생식을 모두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인간이 수천 년 동안 씨앗을 받기보다는 알이 크고 쪽으로 번식하기 쉬운 마늘만 골라 복제 재배를 반복하면서, 마늘의 게놈에는 씨앗 형성 관련 유전자를 중심으로 수많은 돌연변이가 축적됐다. 그 결과 현대의 재배 마늘은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는 유성생식 능력을 거의 완전히 상실했다. 유성생식을 할 수 없어 유전적 다양성이 극도로 고갈된 재배 마늘은 신종 병충해나 급격한 기후변화와 같은 미래의 환경 위협에 매우 취약하다. 이에 학계와 식물학자들은 마늘이 잃어버린 유성생식 능력을 복원하고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해 향후 발생할지 모를 식량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26.08.16 10:23백봉삼 기자

인간 수명 한계는 156세…"노화 막아도 영원히 못산다"

인간이 설령 완벽한 노화 방지 약을 개발하더라도 영원히 살 수는 없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매체 사이언스얼럿은 러시아 스콜코보과학기술연구소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npj 에이징'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최근 보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노화의 모든 측면을 극복하는 신약을 개발하더라도 세포에 무작위적인 DNA 체세포 돌연변이가 계속 축적되기 때문에 인간은 불멸에 이를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계산생물학자 드미트리 크리우코프가 이끄는 연구진은 '노화의 다른 모든 특징을 제거할 수 있다면 체세포 돌연변이만으로도 인간의 수명을 제한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진은 체세포 돌연변이를 제외한 모든 노화 요인이 제거됐다는 가정 아래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결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체세포 돌연변이만으로도 인간 수명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인간의 최대 수명은 146~194세 사이, 평균 156세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현재 전 세계 평균 수명인 약 79세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지만, 인간의 수명이 무한정 연장될 수는 없음을 시사한다. 나이가 들수록 암과 심장병, 치매 등 각종 질환의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하지만 노화는 질병의 발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우리 몸에서는 평생 세포가 분열하는 과정에서 DNA에 미세한 오류가 발생하며 체세포 돌연변이가 점차 축적된다. 인체는 이러한 손상을 복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일부는 암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크리우코프는 "이번 결과는 실험 데이터가 아니라 수학적 추정치"라면서도 "계산된 최대 수명이 반드시 인간 수명의 절대적인 한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체세포 돌연변이만으로는 노화의 원인으로서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다른 노화 메커니즘과 결합하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 뇌·심장 세포, 피부·간 세포보다 돌연변이에 취약 연구진은 일부 세포가 다른 세포보다 돌연변이에 더 강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피부와 간처럼 세포 교체가 활발한 조직은 오래된 세포를 지속적으로 새로운 세포로 대체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오랜 기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심장과 뇌세포는 대부분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지 않아 시간이 지날수록 돌연변이가 계속 축적된다. 연구팀은 바로 이러한 수명이 긴 세포들이 인간 수명의 가장 엄격한 한계를 결정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DNA 돌연변이 축적이 노화의 근본 원인이라는 가설은 수십 년 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전 연구에서도 돌연변이가 평생 축적된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이것만으로 노화를 모두 설명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논란으로 남아 있다. 이번 연구 역시 체세포 돌연변이가 노화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와 후성유전학적 변화, 텔로미어 단축, 단백질 항상성 상실 등 다른 생물학적 노화 요인 역시 수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재생의학 연구자 에글레 파비데는 "세포에 축적되는 DNA 손상이 인간이 무한정 살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라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라며 "동시에 인간의 몸이 매우 복잡한 생물학적 시스템이라는 사실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고 평했다.

2026.07.24 14:31이정현 미디어연구소

한-미, 폐암 발병 원천 차단 길 찾았다…세포 간 신호 세계 첫 규명

폐암세포가 눈에 보이는 종양으로 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주변 세포와 신호를 주고 받으며, 주위 환경을 암과 친화적인 환경으로 길들이는 구체적인 과정이 세계 처음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폐암 발병 자체를 원천 차단할 새로운 길을 찾았다는 평가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최진욱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이주현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 교수 연구팀과 폐암 발생 초기 단계 세포 간 연쇄 반응 구조를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 3대 과학 저널 '네이처'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폐 선암(LUAD)은 사망률이 매우 높은 암종이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탓에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주로 발견돤다. 나중엔 치료가 어려워 사망률이 높은 이유다. 학계에서는 폐 줄기세포(AT2) 유전자 돌연변이(KRAS G12D)가 어떻게 암으로 발전하는지 연구해 왔으나, 돌연변이 세포가 주변 정상 조직을 암 친화적인 '섬유화 미세환경'으로 길들이는 구체적인 과정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한-미 연구팀이 이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치료방법까지 제시했다.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과 인공 장기 '3차원 폐 오가노이드' 실험으로 돌연변이 세포가 주변 세포를 포섭, 종양 형성을 돕는 '자기 지속적 회로'를 찾아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폐암 발생은 크게 3단계의 연쇄 반응을 거친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한 폐 줄기세포가 '암피레귤린(AREG)'이라는 신호 물질을 대량 분비하며 주변 세포에 공격적인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는 것이 1단계다. 이어 2단계에서는 이 신호를 받은 주변 섬유아세포들이 본래의 조직 복구 기능을 상실한 채, 조직을 딱딱하게 변형시키는 '섬유화 상태'로 전환된다. 주변환경을 친암세포화 환경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3단계에서는 조성된 섬유화 환경이 면역세포(대식세포)를 불러들여 염증 반응을 극대화하고, 이 염증 신호가 다시 돌연변이 세포의 악성 변화를 촉진하는 '자기 증폭 회로'를 완성한다. 최진욱 교수는 "연쇄 반응 핵심 고리인 '암피레귤린 신호 축'을 유전적·약물적 방법으로 차단했을 때, 섬유화 미세환경 형성이 억제되며 폐암 초기 발생이 현저히 저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제 환자 병태생리 환경에서 재현 검증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박무석 교수 연구팀이 지원했다. 최 교수는 "폐암 발생을 극초기에 억제하는 차세대 예방 및 정밀 맞춤형 치료 패러다임을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4.29 09:30박희범 기자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기는 뇌암 기원 세계 첫 규명

유전자(IDH)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난치성 뇌암이 어느 세포로부터 비롯됐고, 어디서 시작했는지가 처음 밝혀졌다. 뇌종양 조기 진단과 재발 억제 치료 패러다임 전환이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KAIST는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강석구 교수 공동연구팀이 IDH-돌연변이 신경교종이 정상 뇌조직에 존재하는 교세포전구세포(Glial Progenitor Cell, GPC)에서 기원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교세포전구세포(GPC)는 신경줄기세포에서 분화한다. 신경계를 구성하는 신경교세포 전구 단계 세포다. 성체 뇌에서도 존재하며, 신경 재생과 탈수초 질환 회복에 관여한다. 논문 제1저자인 KAIST 박정원 의과학대학원 박사후 연구원(신경외과 전문의)는 “환자를 진료하며 품어왔던 '이 종양은 어디서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이 이번 연구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IDH-돌연변이 신경교종은 50세 이하에서 흔한 난치성 뇌종양이다. 초기에는 저등급 종양 상태로 진단되더라도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후 수년~수십년에 걸쳐 고등급 종양 즉, 악성으로 진화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기원이 밝혀졌던 교모세포종(GBM)과는 확연히 다른 임상양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발병기전이 이질적일 것으로 예측돼 왔으나 정상 조직 내에서 무엇이, 어디서 시작하는지에 대한 직접적 근거는 밝혀진 바 없었다. 연구팀은 환자 종양과 인접 정상 대뇌피질 조직을 정밀 분석해, 악성 뇌종양으로 발달하는 가장 처음 사건이 IDH 유전자 돌연변이인 것과 종양 주변 정상 뇌조직에 초기 돌연변이 유전자(driver mutation)를 가진 기원세포(cell of origin)가 존재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또 단일세포 수준의 공간 전사체기술을 비롯한 최신 연구 방법을 활용해, 이 기원세포가 교세포전구세포(GPC)임을 밝혔다. 강석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교모세포종'과 'IDH-돌연변이 신경교종'이 같은 뇌암이라 하더라도, 출발 세포와 시작 위치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라며 "뇌종양은 종류마다 발생 과정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KAIST 교원창업기업 소바젠(대표 박철원)은 IDH-돌연변이 악성 뇌종양 진화와 재발을 억제하는 RNA 기반 혁신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한 세브란스병원은 연구중심병원 한미혁신성과창출 R&D 사업을 통해 난치성 뇌종양 초기 변이 세포 탐지 및 제어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6.01.09 09:28박희범 기자

초기 위암세포 자율성장 경로 밝혀...새로운 항암치료 가능성 제시

발병 초기단계 위암세포가 주변 도움 없이 스스로 성장 신호를 만들어 증식하는 과정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위암 초기 단계 치료 방법으로 도입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유전체 교정 연구단 이지현 연구위원 연구팀이 위암에서 오랫동안 설명되지 않았던 '암세포의 자율적 성장' 메커니즘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대장암의 경우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통해 세포 성장과 증식을 조절하는 WNT(윈트, 신호전달단백질) 신호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는 과정이 잘 알려져 있지만, 위암에서는 발병 초기 세포가 어떻게 주변환경으로부터 독립해 나가는지 밝혀진 부분이 많지 않았다"며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 기술을 통해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돌연변이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WNT 신호 물질을 제거했음에도 오가노이드가 여전히 성장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계기로 연구가 본격화됐다"며 "기존에 알려진 특정 신호 분자에만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면 발견하기 어려웠을, 두 신호 체계 사이의 새로운 연결 고리를 우연한 관찰을 통해 포착하게 된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연구팀은 이후 다양한 생쥐 모델을 활용한 추가 실험을 통해, 위암에서는 여러 돌연변이가 단계적으로 축적돼 WNT 신호 분비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MAPK 신호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단일 돌연변이만으로도 암세포가 MAPK 신호 활성과 WNT 신호 활성이라는 두 가지 주요 줄기세포 신호 체계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MAPK는 암세포가 성장·증식 스위치로 가장 자주 이용하는 신호계 중 하나다. 연쇄 인산화(도미노) 경로를 말한다. 연구팀은 쥐 모델과 오가노이드 모델을 구축하고, 세포 성장에 필요한 외부 신호를 하나씩 제거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설계했다. 그 결과 정상 위 점막 세포는 외부 신호가 차단되면 성장이 멈춘 반면, 전암 단계의 세포 가운데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세포는 외부 도움 없이도 지속 성장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험결과 위암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 발견되는 유전자 변이(KRAS 또는 HER2)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러한 변이가 활성화되면 세포에 '성장' 신호를 전달하는 MAPK 신호 경로가 과활성화되고, 이 신호가 다시 위 점막 상피세포에서 WNT 신호 분자의 발현을 유도한다는 점을 밝혀냈다"고 덧붙였다. WNT 신호는 위 점막 세포의 재생과 유지를 조절한다. 정상 상태에서는 주변 환경에서 공급된다. 그러나 암 발생 초기에는 암세포가 이 신호를 스스로 만들어내면서, 더 이상 암세포를 둘러싼 신호 환경인 '미세환경(niche)'에 의존하지 않아도 증식할 수 있는 상태로 전환됐다. 연구팀은 또 MAPK 신호가 활성화될 경우 WNT 신호를 만드는 유전자 발현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반면, 이 신호를 차단하면 암세포 자율적 성장이 다시 억제되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위암 초기 단계에서 암세포의 자율적 성장이 MAPK–WNT 신호 축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 메커니즘이 실제 환자에서도 적용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위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검증 실험도 진행했다. 세브란스병원 및 독일 드레스덴 의과대학과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이지현 연구위원은 "위암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신호 체계 간의 연결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기초과학적 의의를 지닌다"며 "연구팀은 현재 이번 연구를 통해 규명한 특정 위암 아형을 표적으로, 정상 세포에는 독성이 거의 없으면서 위암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분자를 발굴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2025.12.24 13:13박희범 기자

대립유전자 발현 억제 약물로, 후천성 유전 난청 개선 확인

후천성 유전 난청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지헌영 교수, 장승현 강사, 해부학교실 복진웅 교수 연구팀은 대립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해 후천성 유전 난청의 청력 개선을 확인했다고 11일에 밝혔다. 난청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유전자 변이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재영‧정진세 교수팀과 구축한 난청환자 코호트(Yonsei University Hearing Loss cohort)에 대한 유전체 분석을 거쳐 KCNQ4 유전자 변이로 생기는 유전성 난청(DFNA2)이 한국인이 보이는 상염색체 우성 난청의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확인했다. 현재 DFNA2를 치료할 수 있는 생물학제는 없는 가운데 청각 임플란트를 사용한 재활에만 의존하고 있다. 연구팀은 DFNA2에서 난청을 개선시키는 치료제를 발굴했다. 치료제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로 돌연변이가 있는 대립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KCNQ4 유전자 변이인 'c.827G>C' 돌연변이는 부모로부터 받은 양쪽 유전자 중 한쪽 유전자에만 변이가 생겨도 변이 유전자가 만드는 돌연변이 단백질이 정상 단백질의 기능까지 방해해 난청이 생긴다. 연구팀이 개발한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KCNQ4 유전자 중 돌연변이 대립유전자가 만드는 메신저 RNA를 표적으로 삼아 결합한다. 이를 통해 변이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할 수 있다. 돌연변이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메신저 RNA에 약제가 결합해 분해되면서 변이 단백질이 더 이상 생성되지 못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KCNQ4 유전자 변이를 유도한 마우스 내이에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주입하는 수술을 진행했을 때 청력이 15~20dB 정도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내이에 존재하는 외유모세포의 생존율과 함께 전기생리학적 기능 개선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치료전략은 심한 면역반응 등 중대한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았다. 지헌영 교수는 “내이에서 적용이 미미했던 대립유전자 발현을 억제시키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치료제가 효과적인 유전성 난청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음을 동물실험을 통해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며 “치료제의 내이 분포와 반응적인 특성까지 제시함으로써 추후 치료제를 이용하고자 하는 연구팀들에게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치료학회지(Molecular Therapy, IF 12)에 게재됐다.

2025.11.11 15:23조민규 기자

800만명에 1명꼴 급속노화(조로증) 치료법 찾았다

생후 1~2년만 되도 피부가 주름지고, 뼈와 혈관이 급속 노화되는 조로증((허친슨-길포드 조로증 증후군, HGPS) 치료법이 제시됐다. 조로증은 유전질환으로 약 800만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평균 기대수명은 약 14.5년이다.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다. 미식품의약국(FDA)가 승인한 유일한 치료제인 '로나파닙(조킨비)'은 1회 투여 비용만 약 14억원이나 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명을 약 2.5년 연장시키는 데 그칠 뿐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미래형동물자원센터 김선욱 박사 연구팀이 이 문제를 RNA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연구팀은 차세대 유전자 조절 기술을 활용해 조로증 원인을 정밀하게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원인이 되는 유전자(RNA)를 정확히 잘라내고 정상 기능은 그대로 유지해 안전성까지 높였다. 조로증은 LMNA 유전자에 생긴 단 하나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다. 이 돌연변이는 세포 안에서 '프로제린(progerin)'이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만드는데 이 단백질이 세포의 핵 구조를 망가뜨리고, 세포를 빠르게 노화시켜 노인처럼 뼈가 약해지고 혈관이 굳어져 결국 주요 장기의 기능이 멈춘다. 연구팀은 이 프로제린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와 구별해 정확히 골라내는 RNA 가위(RfxCas13d, 프로제린 gRNA)를 만들었다. 이 RNA 가위는 정상적인 단백질은 건드리지 않고 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만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다. 김선욱 박사는 "DNA를 건드리지 않고 RNA만을 조절하기 때문에 기존 유전자 편집 기술(CRISPR-Cas9)에 비해 훨씬 안전하다"며 "실수로 다른 유전자까지 자를 위험이 거의 없고, 설령 자르더라도 나중에 되돌릴 수도 있는 혁신적인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RNA 치료법을 조로증 유전자가 있는 마우스 모델에 적용한 결과 털 빠짐, 피부 위축, 척추 기형, 운동 능력 저하 등 조로증 증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또한 체중이 증가하고 생식기능과 심장 및 근육 기능까지 회복됐다. 김선욱 박사는 "노화를 일으키는 유전자가 다양하기 때문에 무작위로 적용하는 것은 아직 어려운 일이고, 임상 등 거쳐야할 난제가 많다"며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프로제린이라는 비정상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경우에 한해 이 방법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실제로 나이가 든 사람의 피부세포에서 프로제린이 서서히 증가한 드문 사례가 일부 확인됐고, 이 RNA 가위 기술을 적용했을 때 자연적인 노화 현상도 일부 억제된다는 실험결과도 얻었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이번 기술은 조로증뿐 아니라, RNA 편집오류로 발생하는 다른 유전질환의 15% 이상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 노화 관련 질병이나 암, 신경퇴행성 질환 등에도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몰리큘라 세라피(Molecular Therapy, IF 12.0) 온라인판(6월 14일자)에 게재됐다. 논문 교신저자는 김진만 교수‧박영호 박사‧김선욱 박사다. 공동 1저자는 채운빈‧양해준‧김한섭 박사‧이승환 교수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주관 BIG 사업(생명연 주요사업), 글로벌 TOP 사업, 과기정통부 개인기초연구사업 우수신진연구,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산업핵심기술개발 사업 지원을 받았다.

2025.07.28 09:59박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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