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플랫폼 독점' 더 면밀히 보고 적극 대응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 독과점 문제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현행 자산 5조원 이상에서, 국내총생산(GDP)과 연동하거나 기준 금액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개선한다. 26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런 내용을 담은 새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공정위는 올해 '원칙이 바로 선 공정한 시장경제'를 구축하고자, ▲혁신경쟁이 촉진되는 시장환경 조성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공정한 거래기반 강화 ▲대기업집단 제도의 합리적 운영 ▲소비자 권익이 보장되는 거래환경 조성을 4대 목표로 제시했다. 먼저 반도체·앱마켓 등 디지털 기반 산업과, 모빌리티·오픈마켓 등 플랫폼에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집중 대응한다. 게임·클라우드 영역에서 인수합병(M&A)을 진행할 때 소비자 후생 등을 고려해 심사하고, 빅테크의 M&A에 대해선 기업결합 심사·신고 기준을 보완할 방침이다. 이어 공정위는 웹툰·웹소설 분야에서 2차 저작물 작성권 제공을 강요하거나, 연예기획사와 연예인 간 불공정 계약을 강요하는 행위, 그리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숙박앱 등 거래 구조를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비금융 지주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기업형벤처캐피탈(CVC)에 창업 기획자를 추가하고 산학연협력 기술지주사의 대기업집단 계열편입 유예를 확대한다. 또 기업들의 원활한 사업재편을 지원하고자, 경쟁제한성이 적은 M&A에 대한 신고 면제, 경쟁제한성이 우려되는 M&A의 경우 자율적 시정방안 제출 제도를 마련한다. 아울러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내는 데 무게를 둔다. 대형유통업체의 경영 간섭 행위 금지를 법제화하고, 영세 대리점주들의 고충 처리와 법률 조력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오는 3월 '대리점종합지원센터'를 설립, 운영할 예정이다.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자율규제 역시 지원한다. 오픈마켓이나 배달앱 시장에서 현행법으로 규율하기 어려운 계약관행을 개선하도록 자율규제를 유도하고, 표준입점계약서 마련 등 소상공인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한다는 방향이다. 공정위는 대기업들의 부당내부거래를 감시하는 동시에, 내부거래 공시대상 기준금액을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한다. 특히, 시장 환경 변화를 고려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바꾼다. 2009년부터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는데, 이를 GDP와 연동하거나 기준금액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 신뢰할 수 있는 소비 환경 조성에도 나선다. 공정위는 플랫폼들의 눈속임 상술(다크패턴)에 대한 실효적 규율방안 마련과 함께 입점 중소업체들의 뒷광고와 이용후기 조작, 중고거래와 리셀 등 개인간거래 피해 사례 등을 중점 점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