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車 훔치기' 챌린지 피해 집단소송에 2700억원 보상합의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도난방지 미장착 차량에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도난방지 미장착 차량에 대한 절도와 관련한 소비자 집단소송에서 2억달러(약2천700억원)로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합의에 참여한 미국 차량 소유주는 약 900만명으로 자동차 도난에 대한 본인 부담손실금은 최대 1억4천500만달러(1천930억원)정도라고 보도했다. 현대차와 기아 미국법인은 보도자료 등을 통해 "보험 공제액, 보험료 인상 및 기타 도난 관련 손실에 대한 환급 외에도 도난 관련 차량 손실 또는 손상이 발생한 소유자에게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량에 보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고객은 운전대 잠금 장치 및 기타 도난 방지 또는 예방 장치를 구매할 경우 최대 300달러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차량 소유주측 대변인인 스티브 버먼 변호사는 "이번 합의로 본인 부담으로 손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최대한 빨리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미국에서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시동장치와 도난방지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을 훔치는 챌린지 영상이 북미 전역으로 퍼지면서 이들 차량이 절도 대상이 됐다. 이에 지난 2월 양사는 도난방지 고정장치가 없는 미국 차량 830만대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챌린지로 인해 미국에서 최소 14건의 충돌 사고와 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알려졌다. 이번 합의의 대상은 지난 2011년부터 2022년까지 현대차 또는 기아 차량 중에서 기존의 강철키를 사용하는 점화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이다. 차량 총손실금은 최대 6천125달러, 차량 및 개인재산 피해와 보험관련 비용은 최대 3천375달러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렌터카, 택시 또는 기타 교통비를 포함한 기타 관련 비용도 합의금에 포함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또 차량 소유자는 견인 비용과 충돌 사고를 당했거나 도난당한 차량을 회수하지 못한 경우, 도난 차량으로 인해 발생한 범칙금이나 기타 벌금 또는 과태료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다. 한편 이번 도난 사건과 관련해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위스콘신주 밀워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볼티모어, 시애틀 등 여러 주요 도시에서 현대차·기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