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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기업 70% 데이터 주권 전략 없다…경영진 88%는 책임 우려"

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이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한 공식 전략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데이터 주권 문제가 발생하면 경영진 직위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지만, 실제 데이터 접근과 통제 현황을 파악하거나 서비스 중단에 대비하는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21일 에버퓨어가 발표한 '2026 글로벌 데이터 주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 중 70%가 공식 데이터 주권 전략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글로벌 평균인 64%보다 6%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번 조사는 에버퓨어가 시장조사기관 밴슨 본에 의뢰해 지난 6월 한국을 비롯한 8개국 대기업 최고경영진과 IT 리더 2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한국 응답자는 200명이다. 데이터 주권은 기업이 자사 데이터에 대한 접근과 저장, 관리 권한을 통제하고 관련 법률과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해외 정부의 데이터 접근 요구나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서비스 중단 위험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조사 결과 한국 기업 중 85%는 데이터 주권을 주요 비즈니스 사안으로 인식했다. 글로벌 평균은 90%였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응답자 88%는 데이터 주권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고위 의사결정권자가 직위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정 손실이나 기업 평판 훼손을 걱정한 응답자도 한국 89%, 글로벌 91%에 달했다. 국내 기업들은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해 기존 기술 성능이나 기능을 일부 포기할 의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응답자 91%가 현지 또는 주권형 공급업체를 이용하기 위해 고급 기능과 성능 일부를 포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글로벌 평균인 85%보다 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실제 해외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도 확인됐다. 한국 기업 41%는 자국 외 인프라에 의존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공급업체 이용을 이미 제한하고 있다고 답했다. 글로벌 평균은 40%였다. 반면 데이터 통제 현황을 파악하는 수준은 낮았다. 한국 기업 60%는 자사 데이터에 누가 접근하고 이를 통제·관리할 수 있는지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에서도 62%가 같은 문제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정학적 위험에 대비한 대응 체계도 부족했다. 한국 기업 53%는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데이터 반출이나 서비스 중단에 대비한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글로벌 평균은 56%였다. 데이터 주권 확보를 추진하면서 경영진의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도 41%에 달했다. 해외 관할권에 따른 데이터 접근으로부터 자사 정보를 보호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기업은 한국 8%, 글로벌 9%에 그쳤다. 데이터 주권에 대한 우려와 달리 실제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응은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에버퓨어는 이번 조사에서 경영진의 위험 인식과 기업 운영 준비 수준 사이에 뚜렷한 격차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데이터 주권을 일반적인 사이버 보안이나 규제 준수 문제로만 다루면서 해외 법률에 따른 데이터 접근이나 핵심 서비스 중단 위험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다. 이에 에버퓨어는 데이터 주권을 시스템 설계 단계부터 반영하는 '설계 기반 데이터 주권' 접근을 제안했다.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 업무 시스템별 위험 수준에 따라 접근 권한과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클라우드와 SaaS 환경 전반에서 데이터 통제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전인호 에버퓨어코리아 지사장은 "한국 기업은 데이터 주권에 대한 의지는 높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데이터 주권은 단순히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돼 있는지 문제를 넘어 누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어떤 법률 적용을 받는지, 핵심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계 단계부터 이러한 가시성과 통제력을 확보한다면 데이터 주권을 비즈니스 제약 요인이 아닌 경쟁 우위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10.21 13:45한정호 기자

과기정통부·NIA 양자통신 상용화 작업 '시동'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양자통신 상용화를 위한 3대 거점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 사업은 국내 양자통신 기술·제품 실증 기회를 확대하고, 상용화와 해외 진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꾸려진다.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프로젝트' 양자 분야 상용화·산업 확산 일환이다. 3대 거점은 ▲상용 거점 ▲해외 거점 ▲미래 거점이다. 상용·미래 거점은 KT 주관 컨소시엄, 해외거점은 SK브로드밴드 주관 컨소시엄이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사업 기간은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3년간 추진한다. 올해는 정부출연금 37.5억원과 민간부담금 36.5억원 등 총 7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상용 거점은 기존 시험망(서울-판교-대전 250Km)을 올해 대구까지 확장한다. 내년엔 광주·부산, 2028년에는 강원권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연구·의료·금융 분야 데이터 전송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하고, 서로 다른 제조사의 국산 장비 간 연동을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해외 거점은 싱가포르, 폴란드, 불가리아 등지 양자 테스트베드와 연계해 국가 간 양자보안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및 해외 현지 구간에는 양자키분배(QKD) 방식을, 장거리 국제 구간에는 양자내성암호(PQC) 알고리즘을 적용해 연구 데이터 전송과 미래항공교통(UAM) 데이터 보호 등을 실증하고, 국내 기술·장비의 해외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다. 미래 거점은 장거리 무선 양자암호통신과 여러 지점 간 양자얽힘 분배 등 차세대 양자통신 기술의 실증 환경 구축이 목표다. 향후 미래 양자네트워크 구현에 필요한 핵심기술의 원활한 개발과 검증을 지원하게 된다. 윤경숙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양자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기업이 다양한 환경에서 기술과 제품을 검증할 수 있도록 실증 기반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국내 테스트베드 확대와 해외 연계를 통해 기업의 실증 기회를 늘리고, 현장 수요에 맞는 시험·검증과 기술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과기정통부와 NIA는 21일 판교 기업지원허브에서 '개방형 양자 테스트베드 고도화·확산 사업' 착수보고회를 개최한다. 거점별 구축·실증 계획과 테스트베드 이용사례, 기업간담회가 진행된다.

2026.10.21 13:30박희범 기자

"블프 매출 늘어도 남는 돈은?"…포트원, 해외 판매기업 정산 관리법 제시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등 글로벌 쇼핑 행사를 앞두고 해외 판매기업들의 정산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할인 행사로 매출이 늘더라도 수수료와 반품 비용, 환율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실제 수익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AI 재무 인프라 기업 포트원은 해외 마켓플레이스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브랜드를 대상으로 재무·정산 관리 4대 점검 사항을 21일 제시했다. 11월에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일본 큐텐 메가와리 등 대규모 할인 행사가 집중된다. 여러 해외 플랫폼에 입점한 기업들은 주문 증가와 함께 할인 비용, 판매 수수료, 반품 등 관리해야 할 재무 데이터도 많아진다. 특히 11월 판매 상품의 정산과 반품 처리가 12월이나 이듬해 1월까지 이어질 수 있어 연말 결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포트원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플랫폼별 프로모션 비용 구조 확인 ▲예상 손익 재점검 ▲배송완료일 데이터 확보 ▲환율 적용 기준 정립 등 네 가지를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판매 채널마다 다른 할인 비용과 수수료 부담 구조를 확인해야 한다. 쇼피의 '11.11' 바우처, 큐텐 메가와리,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쿠폰 등은 판매자가 부담하는 할인 비용과 정산서 반영 방식이 다를 수 있다. 행사 전 비용 처리 기준을 정해두면 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선을 줄일 수 있다. 예상 수익을 계산하는 기준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할인 행사에서는 평소보다 할인율과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반품률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트원은 지난해 실적과 확정된 행사 조건을 바탕으로 예상 매출과 비용을 다시 계산하고, 반품에 따른 손실 가능성도 반영할 것을 권고했다. 배송완료일 관리도 중요하다. 배송 시점을 기준으로 매출을 인식하는 기업은 주문별 배송완료일을 정확하게 확보해야 한다. 물류대행업체(3PL)와 시스템을 연동하면 배송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업무를 줄일 수 있다. 외화 거래에 적용하는 환율 기준도 미리 정해야 한다. 해외 판매기업은 현지 통화로 발생한 매출과 비용을 원화로 환산해야 하는데, 적용 시점에 따라 장부에 기록되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포트원은 거래일과 결산일 등에 적용할 환율 기준을 사전에 정하고 일관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포트원은 이러한 정산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AI 기반 재무 운영체제(OS)를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해외 마켓플레이스별 정산 데이터를 수집하고 주문 내역과 실제 정산 금액을 건별로 비교한다. AI가 사전에 설정된 규칙과 허용 오차 범위에 따라 거래를 자동 판정하고, 추가 확인이 필요한 내역을 구분하는 방식이다. 정영주 포트원 대표는 "글로벌 쇼핑 시즌에는 매출 규모가 커지는 만큼 실제 수익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들이 AI 기반 재무 관리로 반복적인 정산 업무를 줄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판매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10.21 10:49안희정 기자

오라클·아스트라제네카, AI·임상 데이터 결합해 신약 연구 가속화

오라클과 아스트라제네카가 인공지능(AI)과 실제 임상 데이터(RWD)를 활용해 임상시험 효율을 높이고 연구 결과를 환자 진료에 활용하기 위한 협력에 나선다. 오라클은 아스트라제네카와 AI 기반 헬스케어 혁신을 위한 비구속적 협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양사는 각자의 과학·치료 분야 전문성과 의료 데이터, 클라우드, AI 및 임상 업무 지원 역량을 결합해 임상시험 참여에 적합한 환자를 찾고, 연구 과정에서 확보한 근거를 실제 진료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우선 최신 애플리케이션과 AI를 활용해 임상시험의 효율성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활용 사례를 발굴할 계획이다. 의료진이 임상시험 참여 기준에 부합하는 환자를 보다 신속하게 확인하도록 지원해 환자 모집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임상시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초기 검토 대상 질환에는 종양학, 심혈관·신장·대사 질환, 호흡기·면역 질환, 희귀질환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양사는 임상연구와 일상 진료에서 축적한 정보를 후속 연구 설계와 안전성 모니터링, 환자 치료에 반영하는 체계도 모색한다. 이를 위해 공동 관리·감독 체계를 마련하고 재사용 가능한 기술 구성요소와 성과 측정 지표를 정의할 예정이다. 협력 결과를 평가한 뒤 효과가 확인된 접근법을 다른 질환과 지역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도 검토한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아스트라제네카의 과학 역량과 오라클의 데이터 및 기술 전문성을 결합해 의료진이 적합한 환자를 더 일찍 찾아내고 임상시험을 최적화하며, 의약품 개발 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근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시실리아 오라클 CEO는 "데이터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과학적 혁신을 환자의 치료 성과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며 "이번 협력으로 연구를 가속화하고 더 많은 환자에게 임상시험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연구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진료 현장에 더 빠르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클레르 제르발디 아스트라제네카 최고디지털·데이터·AI책임자는 연구와 임상시험, 일상 진료에서 얻은 지식을 연결해 연구 역량과 환자 치료 성과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AI를 활용해 임상시험 설계와 안전성 모니터링을 개선하고 환자의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마 버마 오라클 헬스 및 생명과학 부문 총괄 부사장은 "과학적 인사이트와 의료진의 일상적인 의사결정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헬스케어 발전의 핵심"이라며 "의료기관의 관리·감독 아래 임상시험 적격 환자 발굴과 참여 기회 확대, 후속 의사결정을 뒷받침하는 근거 생성 등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10.21 10:33남혁우 기자

신성이엔지, '데이터센터코리아'서 냉각설비·재생에너지 솔루션 전시

신성이엔지는 11월 4~6일 서울 aT센터에서 열리는 '데이터센터코리아 2026'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냉각설비와 재생에너지 솔루션, 관계사 구축·운영 플랫폼 등을 전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AI 확산으로 서버 발열량과 전력 소비량이 빠르게 늘면서, 냉각 효율과 에너지 관리 역량이 데이터센터 핵심 경쟁력 요소로 떠올랐다. 서버 일체형 모듈 'AIO(All In One)'는 서버랙과 냉각장비를 한 모듈로 통합한 제품이다. 데이터홀(서버 설치 공간)과 기계실, 공조설비를 각각 구축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모듈 단위로 설치할 수 있어, 데이터홀 면적과 층고를 20%씩 줄이고 장비 설치공사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다. AIO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기준 랙당 최대 140kW 고발열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다. 고객 요구에 따라 인로우(In-Row) 냉각과 직접액체냉각(DLC)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성도 가능하다. 고밀도 AI 서버에서도 안정적인 냉각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 공간 냉각 시스템 'FWU(Fan Wall Unit)'도 출품한다. FWU는 여러 팬을 벽처럼 배열해 서버실 전체에 냉기를 공급하는 제품이다. 데이터센터 현열 부하(습도 변화 없이 온도를 올리는 열) 관리에 특화됐다. 외기 온도에 따라 운전 방식을 자동 전환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한다. 미국냉난방공조협회(AHRI) 인증을 받은 케이싱을 적용해 성능 신뢰성을 높였다. 신성이엔지 재생에너지본부도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되는 대규모 전력 소비 시설인 만큼, 재생에너지 전환과 탄소 배출 저감이 주요 과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사용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이행 요구가 커지면서,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재생에너지 조달 수요도 늘고 있다. 신성이엔지가 자체 개발한 에코(ECO) 플랫폼은 발전사업자와 RE100 이행 기업을 연결하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전력 사용이력 모니터링부터 재생에너지 조달 계약 구조 설계, 이행 실적 인증까지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참관객은 부스 시연에서 ECO 플랫폼이 에너지 사용 데이터와 탄소 저감 실적, 실시간 발전량을 통합 관리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관계사 신성이넥스은 데이터센터 플랫폼 'DAM'을 소개한다. DAM은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설비와 시스템 구성을 표준 모델로 정리한 플랫폼이다. 고객은 구축 기간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신성이넥스는 컨설팅부터 장비 공급사 선정과 조율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클린룸 공조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은 고발열·고전력 AI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며 "냉각설비에 재생에너지 조달과 운영 플랫폼을 더한 통합 솔루션으로 국내외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2026.10.21 10:30장경윤 기자

플렉스, 한국MS와 손잡고 기업용 AI 시장 공략…코파일럿에 인사 데이터 연동

인사관리(HR) 플랫폼 기업 플렉스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대기업·중견기업 대상 인공지능(AI) 사업을 확대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에 인사·조직 데이터를 연동해 직원의 역할과 권한에 맞는 답변을 제공하는 기업용 AI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플렉스는 지난 20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국내 기업의 AI 전환(AX)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장해남 플렉스 대표와 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가 참석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국내 기업 고객 대상 공동 영업과 제품·기술 연동, 양사 솔루션의 상호 적용 가능성 검토 등 세 가지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플렉스는 지난 9월 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로 등록했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대기업과 중견기업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을 사용하는 기업에 플렉스 도입을 함께 제안한다. 이를 위해 양사는 공동 영업 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영업 지원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기술 협력의 핵심은 마이크로소프트 365에 축적된 업무 정보와 플렉스가 관리하는 조직·인사 데이터를 연결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365에는 이메일과 회의, 문서 등 직원들의 업무 정보가 쌓인다. 플렉스는 직원별 직무와 역할, 목표, 역량을 비롯해 조직 내 관계와 정보 접근 권한 등을 관리한다. 양사는 이 같은 데이터를 마이크로소프트의 '워크 IQ(Work IQ)'와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코파일럿이 단순히 문서 내용을 검색하거나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질문한 직원의 직무와 직급, 조직 내 역할 등을 고려해 답변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정보 접근 권한을 반영해 기업 내부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것도 목표다. 양사는 자사 업무 환경에 상대방 기술을 적용해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커스터머 제로(Customer Zero)' 협력도 검토한다. 플렉스는 마이크로소프트 365와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자사 업무에 적용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확보한 경험을 고객사 대상 서비스에 활용할 예정이다. 장해남 플렉스 대표는 "코파일럿이 스스로 일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할수록 조직과 구성원 간 관계와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진다"며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기업용 AI 시장에서 새로운 활용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는 "플렉스와 협력해 조직의 다양한 맥락을 기업의 AI 활용에 접목할 가능성을 넓히겠다"며 "더 많은 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 솔루션을 기반으로 AI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6.10.21 10:25안희정 기자

[AI 고속도로] 앤트로픽, AI 인프라 계약 최대 7500억 달러…컴퓨팅 확보 부담 가중

앤트로픽이 컴퓨팅 인프라 확보에 최대 7500억 달러(약 994조원)를 투입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맺은 대규모 계약에도 필요한 연산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데이터센터 확보와 인프라 투자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기업공개(IPO)를 위해 작성한 예비 투자설명서에서 향후 수년간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한 계약 규모가 최대 7500억 달러(약 994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계약에 따른 인프라 지출 의무는 6000억 달러(약 795조원)를 넘으며 현재 협상 중인 계약이 성사되면 최대 1500억 달러(약 198조원)가 추가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앤트로픽이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 및 AI 인프라 공급업체와 맺은 계약은 향후 7~10년간 막대한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다. 상당수 계약은 중도 취소가 어려워 향후 AI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하더라도 비용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공개된 설명서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에 따른 지출 의무만 약 4500억 달러(약 596조원)에 달한다. 주요 계약은 구글 클라우드 1110억 달러(약 147조원), 아마존웹서비스(AWS) 1100억 달러(약 145조원), 마이크로소프트 310억 달러(약 41조원) 등이다. 이 밖에 네오클라우드 기업인 엔스케일·람다와 최대 860억 달러(약 113조원) 규모 엔비디아 칩 임대 계약을 체결했으며 브로드컴을 통한 구글 칩 임대 의무도 1600억 달러(약 212조원)를 넘는다. 실제 인프라 지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올해 상반기에만 컴퓨팅 용량과 관련 인프라 확보에 약 90억 달러(약 12조원)를 투입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약 23억 달러(약 3조원)의 4배 수준이며 지난해 연간 인프라 지출액인 73억 달러(약 9조원)도 넘어선 규모다. 문제는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도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앤트로픽은 기존 클라우드 협력사들이 제공하려는 수준보다 더 많은 연산 자원을 요구해 왔으며 이들 사업자가 자사를 고객이자 경쟁자로 인식하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 임대 계약을 통해 자체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고 외부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인프라 확보 경로를 다변화하고 있다. 설명서에선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사회 반발도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앤트로픽은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움직임이 조직화되고 있다며 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해외 데이터센터 확보도 추진 중이다. 최근 앤트로픽의 매출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3억 달러(약 21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 달러(약 1조 4500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기업들의 생성형 AI 도입과 클로드 기반 서비스 이용이 확대되면서 사업 규모가 급격히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기간 순손실은 807억 달러(약 107조원)에 달했다. 다만 이중 약 720억 달러(약 95조원)는 자금 조달 과정에서 발행한 금융상품의 가치가 변하면서 장부상 발생한 손실이다. 앤트로픽의 IPO를 앞두고 시장에선 매출 성장세뿐 아니라 대규모 인프라 계약을 장기간 감당할 수 있는지가 주요 평가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AI 모델 개발과 추론 서비스에 필요한 컴퓨팅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전력 공급과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도 사업 확장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앤트로픽 측은 예비 투자설명서에서 "기존 클라우드 협력사들이 제공하려는 수준보다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2026.10.21 09:30한정호 기자

"LNG 직거래 막더니 전력망 규제까지"...AIDC 투자 차질 우려

정부가 연내 도입을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AIDC) 전용 전력망 접속 규정이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발전소와 직접 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길을 제한한 데 이어 국가 전력망 이용에도 새로운 기술 요건을 부과하면 이미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건설사업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경태 의원(국민의힘)은 AIDC 전용 그리드코드 도입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투자사업 보호를 위한 부처 간 협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드코드는 발전시설이나 대규모 전력 수요처가 전력망에 접속할 때 충족해야 하는 기술 기준이다. 전력계통에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설비가 즉시 분리되지 않도록 하거나 전압 안정화 기능을 갖추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8월 AIDC 연구회를 구성하고 연말까지 전용 그리드코드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AI 연산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격히 변하면 전력계통의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 의원이 문제 삼은 것은 정부의 전력 공급 정책과 새로운 접속 규제 사이의 충돌 가능성이다. 지난 4월 국회 과방위를 통과한 AIDC 특별법에는 데이터센터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으나 기후부의 반대로 5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법안에서는 해당 내용이 제외됐다. 당시 과기정통부와 기후부는 업무협약을 통해 국가 전력망을 활용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협력하기로 했다. 그런 가운데 민간 발전소와의 직접 거래 대신 기존 전력망을 이용하도록 한 상황에서 접속 조건까지 강화하면 사업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조 의원의 주장이다. 특히 울산과 동해 등에서는 기가와트(GW)급 규모를 목표로 한 AIDC 사업이 초기 공사에 들어갔거나 착공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리드코드의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시행 시점이 정해지지 않아 사업자들이 설계 변경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신규 기준이 이미 설계를 마친 사업에도 적용되면 추가 전력설비 설치에 따른 비용 증가와 공사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전력 관련 장비가 차지하는 공간만큼 서버 설치 면적이 줄어드는 문제도 있다. 가령 1GW 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추가 설비로 서버 수용 용량이 1% 감소하면 10MW의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중소형 데이터센터 한 곳에 해당할 수 있는 규모다. 해외에서도 전력 공급 문제가 AIDC 투자를 제약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영국 에식스주 로턴에서 추진되던 대규모 소버린 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최근 철수했다. 현지 전력망 운영사가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시점을 2030년대 초중반으로 제시한 것이 배경으로 알려졌다. 사업자인 엔스케일은 현장 자체 발전시설 등 대체 전력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 의원은 “LNG 직거래는 막고 국가 전력망으로 전기를 받으라더니, 이제 와서 그 문턱을 높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과기정통부를 상대로 범부처 TF를 통한 그리드코드 제정 논의 참여 계획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조 의원은 또 이미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사업에 새로운 기준이 적용돼 투자 일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기후부에 보호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 있는지도 따질 계획이다.

2026.10.21 09:13박수형 기자

ITS '숨은 지배자' 유티정보..."자율주행시대 '안전 오케스트라'로 진화"

우리가 매일 오가는 도로는 조용히 진화하고 있다. 과거 정해진 시간에만 바뀌던 신호등은 이제 차량 흐름을 스스로 읽고, 내비게이션은 수십 킬로미터 앞의 돌발 상황을 미리 알려준다. 이처럼 도로에 '지능'을 입혀 교통의 흐름을 쾌적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기술을 지능형 교통체계(ITS)라고 부른다. 올해로 설립 25년 차를 맞은 유티정보는 대한민국 ITS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숨은 지배자'다. 이 회사는 전국에 깔린 2만여 대의 센서와 CCTV가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분석하고, 최적의 교통 흐름을 지휘하는 '플랫폼(운영체제)' 기업이다. 길기순 유티정보 대표를 만나 대한민국 국가 인프라를 책임지는 기업의 철학과 향후 자율주행 시대를 맞이할 청사진을 들었다. 25년 축적된 경험, 대한민국 교통의 '두뇌'를 설계하다 "정보기술로 교통과 도로의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는 일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1990년대 중반, 대학원 시절에 ITS가 국내에 처음 도입될 무렵부터 이 분야에 뛰어들었죠." 엔지니어 출신인 길 대표는 2007년 유티정보에 부장으로 입사, 이후 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는 유티정보가 척박했던 국내 도로 교통 환경을 스마트하게 탈바꿈시키는 과정을 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버텨왔다. 현재 유티정보는 전국 1만 4000km에 달하는 일반국도 교통정보 통합시스템을 비롯해, 6000km 구간의 고속도로 교통관리시스템, 전국 18개 시·도 경찰청의 교통단속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 구축된 약 120개의 대형 교통 센터 중 60%가 유티정보의 손을 거쳤다. 길 대표에 따르면, 공공 인프라 사업은 '지속성'과 '안정성'이 생명이다. 유티정보는 올해 7월, 제품이 아닌 소프트웨어 개발 및 지원 '과정' 전체를 평가하는 국가 공인 'SP(소프트웨어 프로세스) 인증 2등급'을 취득했다. 길 대표는 "공공 사업은 한 번 구축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 운영해야 하는 일"이라며 "담당자가 바뀌어도 시스템에 의해 동일한 최고 품질이 유지됨을 외부 심사로 입증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지니어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그가 '직원들이 평생을 걸 수 있는 든든한 시스템과 플랫폼'을 1순위로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감지와 판단을 넘어 '조치'로…피지컬 AI로 여는 도로 안전 유티정보는 두 번째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ITS가 카메라와 센서로 도로 상황을 '감지'하고 센터에서 '판단'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실제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조치'의 영역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8월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과 업무협약을 맺고, 도로 위험 상황 시 로봇이 탑재된 트럭이 출동해 무인으로 안전조치를 수행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1단계 상용화 목표는 2028년이다. 플랫폼이 위험을 판단하면, 즉각 물리적 로봇을 투입해 현장을 통제하는 '도로 안전 통합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길 대표는 "고속도로에서 차로를 막고 진행하는 작업이 한 달에 7500건가량이고, 안타깝게도 그 작업장에서 매달 세 명꼴로 목숨을 잃는다"면서 "사람이 위험한 자리에 서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다 보니 '로봇'과 '피지컬 AI'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블랙박스와 4K·8K급 고화질 CCTV에 '비전 AI(영상 인식 인공지능)'를 결합해 정보 수집의 밀도도 획기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유티정보는 점점 더 고품질 정보들을 끊김 없이 수집하고 분석, 가공하는 능력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길 대표는 "과거에는 1km 구간을 하나의 점으로 뭉뚱그려 통제했다면, 이제는 차량 한 대, 차선 하나의 상황까지 정밀하게 파악해 도미노처럼 번지는 교통 체증과 2차 사고를 막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시대의 '안전 오케스트라', 2033년 매출 1천억 목표 다가오는 자율주행과 도심항공교통(UAM) 시대에 유티정보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질 전망이다. 민간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길 대표는 사회적 안전망과 견제, 그리고 교통 데이터의 공공성을 위해 '공공 주도의 자율주행 센터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유티정보가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티정보는 다년 간 쌓은 레퍼런스와 기술적 해자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투자 유치(IR)에 나선다. 재무적 투자자(FI)를 중심으로 30억~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AI 기술 고도화와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길 대표는 "지난해 약 1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구개발 투자를 바탕으로 내년 150억원, 피지컬 AI와 비전 AI 사업이 본격화되는 2030년에는 500억~600억원, 그리고 2033년에는 1000억원 매출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술의 발전만큼 중요한 것은 책임감과 일하는 사람의 인성"이라면서 "한 번 맡은 시스템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철학으로, 유티정보를 향후 50년 이상 지속되며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위대한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2026.10.21 08:30백봉삼 기자

'1조 몸값' 노린 엘리스그룹, 코스닥 상장 첫날 급락…공모가 대비 32%↓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엘리스그룹이 코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2% 급락하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10조원이 넘는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았지만 상장 이후 주가는 공모가를 크게 밑돌았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엘리스그룹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공모가 9만 500원 대비 2만 9000원(32.04%) 하락한 6만 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5만 6500원까지 떨어지며 공모가 대비 낙폭이 37.57%에 달하기도 했다. 엘리스그룹은 앞서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2367개 기관이 참여해 388.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범위 상단인 9만 500원으로 확정됐으며 총공모금액은 약 2011억원이다.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4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약 10조 2599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1조 54억원이었지만 상장 첫날 주가 급락으로 6844억원까지 낮아졌다. 2015년 설립된 엘리스그룹은 AI 교육 플랫폼에서 출발해 AI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 기업이다. 자체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AI PMDC'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상화 기술을 기반으로 AI 인프라 구축부터 클라우드 운영까지 통합 제공하는 네오클라우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실적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44억원, 영업이익은 103억원으로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52억원을 넘어섰다. 회사는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국내 AI 데이터센터 확충과 해외 시장 진출에 투입할 계획이다. 시장에선 공모 과정에서 형성된 기업가치에 대한 부담과 상장 직후 매도 물량 출회 등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네오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를 둘러싼 대규모 설비투자와 수익성 우려도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가운데 투자비 회수 기간과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다. AI 인프라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와 별개로 대규모 설비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주요 평가 기준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는 지난달 30일 IPO 기자간담회에서 "AI 인프라부터 클라우드,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AI 풀스택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네오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6.10.20 16:52한정호 기자

[유미's 픽] "GPU만 늘려선 안 돼"…시스코, AI 데이터센터 병목 해법 꺼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성능을 높이는 과정에서 가장 큰 병목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GPU를 연결하는 백엔드 네트워크에서 발생합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네트워크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는 고성능 스위칭 반도체(ASIC)와 800Gbps(초당 800기가비트)·1600Gbps급 스위치, 듀얼·멀티플레인 네트워크 같은 구조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최수영 시스코코리아 테크놀로지 스트래티지&어드바이저리 그룹(TSAG) 상무는 20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시스코코리아 미디어 테크 세션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주요 병목으로 GPU 백엔드 네트워크를 꼽았다. GPU 클러스터 규모가 커질수록 GPU 간 통신량이 급증하고 서버 한 대당 필요한 네트워크 포트 수도 늘어나면서 백엔드 네트워크의 처리 성능과 확장성이 전체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봐서다. GPU 서버에는 관리망과 서비스용 프런트엔드, 스토리지, GPU 간 통신을 담당하는 백엔드 네트워크가 함께 연결된다. 이 가운데 백엔드 네트워크는 서버 한 대에서 8~16개 포트가 사용되고, 포트당 400Gbps·800Gbps급 속도가 요구돼 클러스터 규모가 커질수록 네트워크 처리 부담이 빠르게 늘어난다. 이때 여러 GPU 서버 사이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고 경로를 연결하는 것이 네트워크 스위치로, 시스코는 기업용 이더넷 스위치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 최근에는 자체 네트워크 반도체인 '실리콘 원'과 넥서스 스위치 제품군을 앞세워 AI 데이터센터용 고속 네트워크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 상무는 "대규모 GPU 네트워크를 지원하려면 결국 고성능 스위칭 ASIC과 이를 기반으로 한 스위치, 전체 네트워크를 관리할 수 있는 운영 솔루션이 함께 필요하다"며 "시스코는 자체 ASIC과 엔비디아 ASIC을 모두 활용해 고객 환경에 맞는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 시스코는 자체 ASIC을 적용한 스위치와 엔비디아 '스펙트럼-X' 계열 ASIC을 적용한 스위치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고속 GPU 백엔드 네트워크를 겨냥하지만 필요한 기능에 따라 선택 기준은 달라진다. 시스코 자체 ASIC은 기존 엔터프라이즈·통신 네트워크에서 사용하던 라우팅과 확장성, 다양한 기능을 유지하면서 AI 트래픽 처리 역량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반면 엔비디아 ASIC 기반 제품은 GPU 백엔드 트래픽 처리와 엔비디아 생태계에 특화된 기능 활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 상무는 "통신사처럼 기존 네트워크에서 사용하던 많은 기능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고객은 시스코 ASIC이 유리할 수 있다"며 "별도로 GPU 네트워크를 구성하면서 엔비디아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 엔비디아 ASIC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속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시스코는 포트당 800Gbps를 지원하는 64포트 스위치에 이어 포트당 1600Gbps급 64포트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GPU 서버가 고밀도화하면서 일부 제품에는 액체냉각까지 적용했다. 액체냉각 적용 범위가 GPU 서버에서 네트워크 장비로 넓어진 셈이다. 최 상무는 "AI 랙의 전력 밀도가 높아지고 컴퓨팅과 네트워크 장비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구성되면서 스위치도 냉각 구조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며 "GPU 서버 자체가 액체냉각 환경에 연결돼 있다 보니 스위치까지 함께 액체냉각을 적용하려는 요구도 최근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위치도 이제 액체냉각으로 전환하는 시대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스코는 스위치 자체 성능을 끌어올리는 방식과 함께 네트워크 설계도 바꾸고 있다. 기존에는 GPU마다 하나의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NIC)와 링크를 전용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하나의 NIC에 복수의 링크를 두고 서로 다른 네트워크 플레인으로 트래픽을 보내는 듀얼플레인 구조를 적용해 동일한 리프-스파인 환경에서 더 많은 GPU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향후에는 듀얼플레인을 넘어 멀티플레인 구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800Gbps 포트를 400Gbps 두 개로 나누거나, 1600Gbps 포트를 800Gbps 두 개로 분기해 여러 경로를 구성하면 클러스터 규모를 키우면서도 GPU 간 통신이 거치는 스위치 수를 줄일 수 있어서다. 또 이 방식은 서로 다른 스케일러빌리티 유닛(SU)에 있는 GPU끼리 통신할 때도 가능한 한 하나의 스위치만 거치도록 해 지연을 낮출 수 있다. 시스코는 관리망과 프런트엔드, 스토리지, GPU 백엔드까지 AI 서버에 연결되는 여러 네트워크를 이더넷 기반으로 통일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공통 아키텍처를 적용하면 모니터링과 가시성, AI 기반 운영 도구를 하나의 관리 체계에서 활용하기 쉬워진다고 봐서다. 더불어 AI 팩토리 구성에선 엔비디아·슈퍼마이크로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시스코는 현재 네트워크와 실리콘, 광통신, 보안, 스플렁크 기반 가시성을 담당하고, 슈퍼마이크로의 GPU 컴퓨팅 시스템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풀스택 AI 인프라를 제공한다. 또 엔비디아 ASIC을 활용한 대규모 네트워크 설계도 엔비디아와 함께 마련해 주목 받고 있다. 시스코는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NCP) 요건을 충족하도록 설계해 대규모 GPU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자가 엔비디아 생태계와 호환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최 상무는 "기존에는 대규모 GPU 환경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단독형 GPU 서버를 100대, 200대씩 구축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며 "앞으로 초대형 클러스터는 GPU 간 연결 효율이 높은 NVL72 같은 랙스케일 구조를 중심으로 구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랙스케일 AI 인프라 도입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는 GPU 서버를 개별적으로 증설하는 방식이 많았지만, 초대형 클러스터로 갈수록 GPU 간 연결과 전력·냉각·네트워크를 함께 최적화할 수 있는 랙 단위 시스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최 상무는 "국내에서도 관련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여러 곳에서 실제 설치 사례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본일 시스코코리아 TSAG 상무는 이날 지난 8월 미국에서 출시된 '시스코 클라우드 컨트롤'을 중심으로 에이전틱옵스 기반 인프라 운영 전략을 소개했다. '시스코 클라우드 컨트롤'은 사무실·사업장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와이파이, 보안 등 서로 분리돼 관리되던 영역의 데이터를 한곳에서 연결해 AI가 장애 원인을 분석하고 운영자 간 협업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미주 지역에서 300개 이상 기업이 사용하고 있으며 5000개 이상 기업이 대기 중이다. 국내 도입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스코가 클라우드 컨트롤을 에이전틱옵스의 중심에 둔 것은 AI가 인프라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개별 장비나 특정 영역의 정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네트워크와 보안, 데이터센터 등 여러 영역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함께 연결해야 장애 원인과 서비스 영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적절한 대응 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어서다. 구 상무는 "기존에는 각 영역이 자기 시스템만 보면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어서 장애 원인을 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클라우드 컨트롤은 여러 도메인의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서로 연관된 정보를 분석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컨트롤은 기존 관리 제품을 하나로 합치는 방식과는 다르다. 데이터센터와 캠퍼스 네트워크 등 실제 설정 변경은 각 영역의 관리 시스템이 맡고, 클라우드 컨트롤은 이들 시스템에서 올라오는 데이터를 연결해 분석하는 상위 운영 계층으로 작동한다. 여러 영역에서 발생한 이벤트를 한 화면에서 비교하고 연관성을 찾아 운영자가 장애 원인을 빠르게 좁힐 수 있도록 돕는다. 시스코는 여기에 생성형 AI 기반 기능인 'AI 캔버스'도 적용했다. 운영자는 자연어로 현재 네트워크 상태나 장애 원인을 질문하고, 각 영역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관련 장비와 이벤트, 원인 후보를 확인할 수 있다. AI가 어떤 데이터를 참고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결과를 제시했는지도 기록으로 남겨 운영자가 분석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구 상무는 "AI 캔버스에서는 여러 도메인의 에이전트가 필요한 데이터를 가져와 하나의 화면에서 보여준다"며 "운영자가 자연어로 질문하면 관련 정보를 찾아 분석하고, 이후 다른 담당자가 이어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이력도 남긴다"고 설명했다. 시스코는 클라우드 컨트롤을 자사 제품에만 한정하지 않고 외부 시스템과도 연결하는 방향으로 확대하고 있다. 서비스나우와 인포블록스 등 외부 솔루션과 연동할 수 있도록 커넥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인수한 스플렁크에서 수집한 데이터 역시 다른 인프라 정보와 함께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구 상무는 "실제 고객 환경은 시스코 제품만으로 구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외부 시스템의 데이터까지 함께 봐야 전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며 "클라우드 컨트롤도 이런 데이터를 연결해 분석하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스코는 클라우드 컨트롤의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도 AI에 인프라 운영 권한을 전적으로 맡기지는 않는다는 원칙도 세웠다. AI가 장애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 방법을 제시하더라도 실제 설정 변경이나 조치 실행은 운영자가 최종 승인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에이전틱옵스를 완전자율 운영보다 AI와 사람이 역할을 나눠 협업하는 구조로 가져가고 있는 셈이다. 구 상무는 "시스코는 전반적으로 AI를 도입하더라도 사람이 무조건 승인하는 형태를 가져가길 원한다"며 "AI가 설정 변경을 제안하더라도 실제 실행 과정에서는 담당자의 승인이 들어가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10.20 16:51장유미 기자

에쓰핀테크놀로지 'Azure MSP', 과기정통부 디지털서비스 등록

에쓰핀테크놀로지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클라우드 전문 지원 서비스 'Azure MSP'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시스템'에 정식 등록됐다. 20일 회사에 따르면, 이번 등록으로 공공기관은 애저 클라우드 인프라뿐 아니라 이를 실제로 구축·이전·운영하는 전문 관리 서비스까지 동일한 플랫폼에서 수의계약으로 일괄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7월 애저 이용 서비스가 등록된 데 이어 전문 운영 서비스까지 포함되면서, 기존에 인프라와 운영 사업자가 달라 발생하던 장애 조율 지연 및 책임 소재 혼선을 원천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애저 기반 클라우드지원서비스가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시스템에 등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쓰핀테크놀로지는 사전 진단 단계의 보안·비용 검토부터 시스템과 데이터의 안전한 클라우드 이전, 아키텍처 최적화까지 일관된 전환 체계를 지원한다. 운영 단계에서는 상시 장애 대응과 클라우드 비용 절감 컨설팅을 제공하며, 계약 범위에 따라 24시간 관제와 월간 운영 보고서를 체계적으로 전달한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은 전문 인력을 직접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덜고, 핵심 행정 업무와 데이터 관리·감독에 집중할 수 있다. 이승근 에쓰핀테크놀로지 대표는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전환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도입 이후 안정적인 운영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등록을 계기로 애저 도입부터 전환·운영까지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10.20 15:58백봉삼 기자

씽킹AI "AI 도입해도 실적 제자리? 비즈니스 병목부터 풀어야"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와 비즈니스의 성장 속도는 다릅니다. 이해하고 배우는 속도가 빨라질 때 성장은 비로소 빨라집니다." 서광덕 씽킹AI 한국 지사장은 20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씽킹AI 서밋 서울 2026(TAS 2026)' 기조연설에서 AI 기술 발전과 기업의 실제 성과 사이에 발생하는 괴리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앤컴퍼니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은 AI로 개인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기업 중 3분의 1은 에이전틱 코딩 도구로 직접 개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소프트웨어 구매를 안 한다고 응답했다. AI가 영업이익에 기여했다고 답한 기업은 37%에 그쳤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2025년 보고서에서도 생성형 AI 시범 프로젝트의 95%가 측정 가능한 손익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에이전틱 AI 프로젝트의 40% 이상이 2027년 말까지 중단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광덕 지사장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개발과 지속성, 수익화 등 세 가지 병목을 지목했다. AI를 활용하면 하루 만에 시제품을 만들 수 있지만 운영을 위해서는 데이터 정의와 접근 권한, 기존 시스템 연동, 오류 발생 시 책임 소재 등을 해결해야 한다. 서 지사장은 "데모가 빙산의 10%라면 운영은 나머지 90%"라며 "이 90%는 AI가 직접 만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속성도 문제다. 새로운 AI 모델이 출시되거나 기업의 핵심성과지표(KPI)가 바뀔 때마다 기존 시스템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데이터의 의미와 비즈니스 맥락이 개별 코드와 프롬프트에 흩어져 있다면 모델을 교체할 때마다 개발을 반복해야 한다. 수익화를 위해서는 AI 프로젝트의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고 성과를 측정하며 결과를 지속적인 개선에 활용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서 지사장은 이를 소유와 측정, 학습이라는 세 가지 조건으로 정리했다. 해결책으로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업무 전반을 연결하는 '에이전틱 그로스(Agentic Growth)'를 제시했다. 개별 작업의 자동화를 넘어 문제 감지부터 판단, 실행, 결과 검증까지 하나의 순환 구조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서 지사장은 게임 서비스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가 12% 감소한 상황을 가정해 기존 업무 방식과 에이전틱 방식의 차이를 설명했다. 기존에는 담당자가 보고서를 확인하고 데이터팀에 분석을 요청한 뒤 운영팀이 대응해야 하지만, 에이전틱 방식은 AI가 이용자 이탈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안을 제시한다. 사람이 이를 승인하면 에이전트가 후속 조치까지 수행하는 구조다. 씽킹AI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으로 '에이전트 엔진'을 소개했다. 에이전트 엔진은 데이터 기반과 옴니채널 감지, 에이전트 실행, 업무 응용 등 4개 계층으로 구성된다. 이용자 행동 분석(UBA), 고객관계관리(CRM), A/B 테스트 등의 기능을 연결해 기업 업무를 자동화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서 지사장은 기업이 특정 AI 모델보다 데이터와 비즈니스 맥락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 AI 도구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 전반을 연결하면서 기업 내부에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사람은 방향을 정하고 판단하게 되고 반복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에이전트가 24시간 돌아가면서 실행한다"며 "모델보다 데이터와 택소노미(분류체계)를 먼저 설계해야 모델이 바뀌어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2026.10.20 14:04이나연 기자

레노버-로민, AI 개인정보 비식별화 솔루션 출시…금융·공공 시장 공략

레노버가 국내 인공지능(AI) 기업 로민과 손잡고 기업용 개인정보 비식별화 시장 공략에 나선다. AI 서버와 문서 분석 기술을 결합해 금융·공공 등 보안 요구가 높은 산업의 AI 도입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레노버코리아는 로민과 협력해 AI 기반 개인정보 비식별화 통합 솔루션 '로민 리댁트 AI 어플라이언스(Lomin Redact AI Appliance)'를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개인정보를 포함한 대규모 문서를 처리하는 기업과 기관이 AI 인프라와 전문 소프트웨어를 단일 환경에서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진행됐다. 금융·공공·의료 등 민감정보를 다루는 산업이 주요 대상이다. 최근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실제 업무에 도입하면서 데이터 보안과 규제 준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가 포함된 원본 문서를 외부 클라우드로 전송하기 어려운 기업에서는 자체 인프라에서 AI를 운영하려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에 선보인 솔루션은 레노버의 '씽크시스템' 서버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AI 연산 인프라와 개인정보 비식별화 소프트웨어, 운영 환경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별도의 외부 데이터 처리 환경을 이용하지 않고 온프레미스나 폐쇄망에서 개인정보 탐지와 비식별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데이터 저장 위치와 접근 권한을 직접 통제해야 하는 금융·공공기관의 AI 인프라 구축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핵심 기술은 로민의 AI 기반 개인정보 비식별화 솔루션 '로민 리댁트'다. 비전언어모델(VLM)을 활용해 문서에 포함된 문자와 레이아웃뿐 아니라 문맥까지 분석하고 개인정보와 민감정보를 탐지한다. 기존 규칙이나 정규식 기반 방식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비정형 문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필기체와 표 내부 정보, 도장과 문자가 겹친 영역은 물론 저화질이거나 회전된 문서에서도 개인정보를 탐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비식별화 결과의 신뢰도를 평가하고 추가 검수가 필요한 영역을 작업자에게 제시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역할 기반 접근제어를 적용해 사용자별로 비식별화 대상과 검수 범위를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레노버코리아는 이번 솔루션을 통해 AI 인프라와 국내 전문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기업용 AI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데이터 보호와 통제가 중요한 산업을 중심으로 실제 업무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국내 AI 기술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기업 고객의 보안 요구와 업무 환경에 적합한 통합 솔루션을 확대할 계획이다. AI 연산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관리와 보안, 운영 환경까지 고려한 기업용 AI 인프라 사업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윤석준 레노버 글로벌 테크놀로지 코리아(ISG) 부사장은 "기업의 AI 활용이 실제 업무 환경으로 확대될수록 연산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보안과 거버넌스, 구축 환경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로민과의 협력을 통해 금융과 공공을 비롯해 데이터 보호 요구가 높은 산업에서 실질적인 AI 활용 사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10.20 14:01한정호 기자

하정우 부위원장, 강원 AI 정책 현장 점검…의료·교통·인프라 살펴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이 강원을 찾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료와 교통 현장을 살피고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상황을 점검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하 부위원장이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강원 평창과 강릉, 동해를 방문해 지역 AI 정책의 추진 상황을 확인하고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방문에서는 동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용수 확보 계획이 주요 점검 대상에 올랐다. 지난 6월 발표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 포함된 사업으로, 2029년까지 2.4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예상 투자비는 약 30조 원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등 AI 연산에 필요한 장비까지 포함하면 전체 투자 규모가 약 1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려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수많은 GPU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전기를 사용하고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장비를 식히는 냉각 설비도 갖춰야 해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이 사업 추진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하 부위원장은 20일 GS동해전력을 찾아 데이터센터 조성 계획과 전력·용수 수급 방안을 보고받았다. 이어 동해 북평 제2일반산업단지에 마련된 데이터센터 예정 부지를 둘러보며 사업 추진 상황을 확인했다. LS전선 동해공장에서는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초전도 케이블 등 전력 인프라 관련 기술을 살펴봤다. HVDC는 대량의 전기를 직류 방식으로 멀리 보내는 기술이다. AI 데이터센터처럼 전력 수요가 큰 시설이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할 송전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역 산업과 일자리에도 도움이 되도록 지자체와 기업, 관계부처 간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인력 양성과 지역기업의 사업 참여, 관련 산업 육성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앞서 19일에는 평창군보건의료원을 찾아 의료 인력과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평창군은 고령 주민을 대상으로 약 복용을 관리하고 운동 상태를 분석해 적절한 활동을 추천하는 AI 기반 만성질환·노쇠 예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고령 주민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피는 데 디지털 기술을 활용 중이다. 하 부위원장은 하안미 보건진료소도 방문해 원격 협진 등 디지털 헬스 서비스 운영 상황을 확인했다. 원격 협진은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의료진이 통신 기술을 통해 환자 정보를 공유하고 진료에 협력하는 방식을 뜻한다. 의료기관이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주민들이 필요한 의료 지원을 받도록 돕는다. 강릉에서는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통 관리 현장을 찾았다. 하 부위원장은 강릉 도시정보센터를 방문해 CCTV 통합 관제 등 지능형교통체계(ITS) 운영 상황을 살펴봤다. 이어 '2026 강릉 ITS 세계총회' 장관회의에서 'AI로 생각하는 교통, 모두를 향한 이동'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AI를 활용한 미래 교통 혁신과 국가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9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총회 장관회의에는 13개 국가와 국제기구의 장·차관급 인사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청년 AI 인재 양성과 일자리 문제도 논의했다. 하 부위원장은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를 방문해 이철수 학교법인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과 실무 인재 양성 방안을 논의하고 전기제어과와 스마트자동차과, 산업잠수과 등의 실습 현장을 둘러봤다.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AI 발전으로 기존 직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 부위원장은 AI가 인간의 직업을 단순히 대체하기보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익힌 기술에 AI 활용 능력을 더하면 산업 현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저녁에는 강릉 지역 AI 스타트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지역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과 정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이번 방문에서 청취한 의료와 교통, 인재 양성 및 산업 현장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하 부위원장은 "AI 대전환의 성과는 기술 발전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일상과 지역 산업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의료 취약지 주민부터 기술을 배우는 청년, 대규모 투자에 나선 기업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범정부 정책으로 연결하는 데 위원회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2026.10.20 13:00김동원 기자

LS에코에너지, 3분기에 작년 실적 넘었다…영업익 전년비 50%↑

LS에코에너지가 전력망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따른 수출 증가로 9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LS에코에너지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 3515억원, 영업이익 222억원, 순이익 140억원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1.0%, 영업이익은 50.2% 증가했다. 회사에 따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9873억원, 영업이익은 67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매출 9601억원과 영업이익 668억원을 각각 272억원, 7억원 웃돌았다. 성장을 뒷받침한 것은 해외 전력 인프라 수요다. 회사는 유럽·북미 전력케이블 수출과 버스덕트 공급이 늘면서 실적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전력망 확충과 재생에너지 전환,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주요 수요 요인으로 꼽혔다. 버스덕트는 금속 도체를 외함 안에 넣어 대용량 전력을 전달하는 설비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글로벌 빅테크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와 초고층 건물 건설이 늘면서 공급이 확대됐다. 3분기 버스덕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2~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LS에코에너지는 수요 확대에 맞춰 베트남 호찌민 생산법인 LSCV에 대용량 버스덕트 생산설비를 구축한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7년 하반기다. AI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제품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빅테크 고객 수주를 늘리고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희토류 금속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LSCV에서 방산용 사마륨 금속 생산시설 구축을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양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2026.10.20 11:06류은주 기자

AI는 '더러운 데이터'보다 '쓸 수 없는 데이터'에서 실패한다

"데이터가 엉망이라서요." 인공지능(AI) 프로젝트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 가장 흔히 듣는 말이다. 틀린 것은 아니다. 가트너는 2026년까지 'AI-레디' 데이터를 갖추지 못한 AI 프로젝트의 60%가 중단될 것으로 전망했고, 조직의 63%는 AI에 맞는 데이터 관리 체계를 갖추지 못했거나 갖췄는지조차 모른다고 답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정제·표준화·품질관리에 예산을 쏟는다. 그러나 필자가 공공기관과 기업의 데이터를 직접 가명처리하며 만난 실패는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데이터가 더러워서가 아니라 쓸 수 없어서 멈춘 프로젝트가 훨씬 많았다. 정제를 마친 데이터가 있는데도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학습에 넣지 못하거나, 넣고 나서야 문제가 드러나 서비스를 내리는 경우다. 이번 글에서는 이 병목이 어디서 생기는지, 이를 풀 열쇠인 용도 적합 데이터와 프라이버시 거버넌스를 다룬다. 1. 데이터 품질의 착시: 깨끗한 데이터가 곧 맞는 데이터는 아니다 흔히 데이터 품질은 정확성·완전성·일관성 같은 절대 기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AI에게 좋은 데이터는 '용도에 맞는 데이터'다. 가트너도 AI-레디 데이터는 유스케이스를 대표하고 오류·이상치·예상치 못한 패턴까지 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상거래 탐지 모델을 만들며 '튀는 값'을 지우면 품질 지표는 올라가도 모델은 잡아야 할 신호를 잃는다. 품질은 데이터의 고유 속성이 아니라 용도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에 따져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그 용도로 '써도 되는가'다. 품질 기준을 모두 통과해도 그 용도로 쓸 수 없다면 AI에게는 없는 데이터와 같다. 2. '쓸 수 없는 데이터'의 세 얼굴 ① 법적으로 쓸 수 없는 데이터. 서비스 제공용으로 수집한 고객 데이터를 AI 학습에 쓰면 목적 외 이용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동의 범위, 적법 근거, 가명처리 요건을 따지지 않고 시작한 프로젝트는 개발 막바지 법률적 검토에서 멈춘다. ② 꺼낼 수 없는 데이터. 데이터를 외부 협력사나 클라우드, 해외 LLM API로 보내는 순간 처리위탁과 국외이전 문제가 따라온다. 망분리와 계열사 간 결합 절차도 장벽이다. 필자가 참여한 교통 분야 기관 과제는 데이터를 기관 밖에서 쓸 수 없어, 외부망과 분리된 처리 장비를 기관 내부로 반입해 현장에서 처리하고 결과물만 가지고 나왔다. ③ 보이지 않는 데이터. 가장 위험한 유형이다. 상담 녹취, 계약서, 이메일, 스캔 문서에는 이름·연락처·식별번호·건강정보가 섞여 있지만 정형 DB 중심의 보호 체계로는 잡히지 않는다. 정보보호 분야 기관의 상담 음성을 가명처리할 때도 개인정보는 정해진 칸이 아닌 대화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이를 검색증강생성(RAG)이나 학습 데이터에 그대로 넣으면 질문 한 줄에 개인정보가 흘러나온다. 세 경우 모두 정제 도구로는 풀리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데이터를 '쓸 수 있게 만드는' 체계다. 3. 해법은 하나가 아니다: 용도에 따라 고르는 프라이버시 기술 개인정보를 다루는 방법은 '쓰거나 못 쓰거나'가 아니라 스펙트럼이다. 원본은 유용성이 가장 높지만 동의나 법적 근거가 명확한 범위에서만 쓸 수 있다. 가명정보는 추가 정보 없이는 개인을 알아볼 수 없게 처리한 데이터로, 통계 작성·과학적 연구 등의 목적이면 동의 없이 쓸 수 있어 내부 분석과 모델 학습의 현실적 선택지다. 익명정보는 활용이 자유로운 대신 정보 손실이 크다. 합성데이터는 원본의 통계적 구조를 학습해 새로 만든 데이터로 개발·테스트, 외부 협업, 희소 사례 증강에 강점이 있지만, 원본과 지나치게 닮으면 재식별 위험이 남아 검증이 필수다. 핵심은 '가장 안전한 방법'이 아니라 '용도에 맞는 방법'을 고르는 것이다. 내부 모델 학습에는 가명정보, 외부 협업이나 테스트에는 합성데이터, 대외 공개에는 익명화나 엄격히 검증된 합성데이터를 쓰는 식이다. RAG라면 색인 전 비정형 가명처리가 최소 조건이다. 무조건 익명화하면 쓸모가 사라지고, 무조건 원본을 쓰면 위험이 남는다. 지자체 CCTV 영상을 가명처리할 때도 같은 고민이 필요했다. 공개 보행자 데이터로 실험하니 얼굴을 블러 처리하면 사람 탐지 성능(mAP)이 0.595에서 0.579로 떨어졌지만, 생성형 AI를 이용해 가상 얼굴로 바꾸면 0.594로 거의 그대로였다. 같은 가명처리라도 방식에 따라 데이터의 쓸모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해야 한다면 합성데이터가 답이 될 수 있다. 금융 분야 기관의 착오송금 데이터는 검증을 거친 합성데이터로 만들어 공공데이터포털에 공개됐다. 4. 프라이버시 거버넌스는 브레이크가 아니라 신호등이다 많은 조직이 개인정보 보호를 AI 프로젝트의 마지막 관문으로 여긴다. 다 만든 뒤 법무·보안 검토를 받으니 재작업과 지연이 반복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025년 8월 공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처리 안내서」가 목적 설정 단계부터 처리 범위를 정하고 CPO가 기획 초기부터 참여하도록 권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를 떠올려보자. 잘 설계된 거버넌스가 바로 이 신호등이다. '이 용도라면 이 처리 경로'라는 규칙이 미리 정해져 있으면 현업은 매번 처음부터 승인을 구할 필요가 없다. 거버넌스가 정교한 조직일수록 AI를 더 빨리, 더 넓게 확산시킨다. 5. 성공하는 AX를 위한 실행 조건 ① 데이터 용도 명세부터 써라. 모델을 고르기 전에 풀 문제, 필요한 데이터와 범위, 결과물의 공유 범위를 문서로 정의한다. ② 데이터 지도를 그리고 민감도를 분류하라. 정형 데이터뿐 아니라 문서·음성·이미지 속 개인정보까지 탐지해 위치를 파악한다. 보이지 않는 데이터는 통제할 수 없다. ③ 용도별 처리 경로를 표준화하라. 용도와 위험 수준별로 가명·익명·합성 중 무엇을 쓸지 정해 두고, 사전 승인된 경로는 바로 처리한다. ④ 유용성과 안전성을 함께 평가하라. 처리된 데이터로 실제 과업 성능이 유지되는지, 재식별 위험이 허용 수준인지 두 축을 동시에 확인한다. ⑤ 처리 이력을 남겨라. 어떤 원본이 어떤 처리를 거쳐 어느 모델에 쓰였는지 추적할 수 있어야 사고에 대응할 수 있고, AI 기본법 시대에 요구되는 투명성과 설명 책임도 다할 수 있다. 맺음말 AI 프로젝트의 실패를 '데이터 품질' 탓으로만 돌리면 해법도 정제에 머문다. 그러나 현장의 병목은 데이터가 '용도에 맞는가', '그 용도로 쓸 수 있는가'에 있다. 성공하는 AX의 첫 조건은 더 많거나 더 깨끗한 데이터가 아니라, 용도에 맞게 쓸 수 있는 데이터를 설계하는 거버넌스다.

2026.10.20 09:47양희은 컬럼니스트

[AI 고속도로] 앤트로픽, AI 인프라 확충에 60조원 베팅…엔스케일과 협력 확대

앤트로픽이 영국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업 엔스케일과 약 450억 달러(약 60조원) 규모 추가 컴퓨팅 인프라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확대에 필요한 연산 자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계약이 성사되면 양사 협력 규모는 약 900억 달러(약 120조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앤트로픽과 엔스케일은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조성 중인 '모나크(Monarch)' 데이터센터 캠퍼스의 두 번째 시설에서 AI 컴퓨팅 자원을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계약 규모는 약 450억 달러(약 60조원)로, 이르면 수일 내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지난 8월 양사가 체결한 약 450억 달러(약 60조원) 규모의 기존 계약을 확대한 것이다. 당시 앤트로픽은 엔스케일의 모나크 데이터센터에서 AI 연산 자원을 공급받기로 했으며 추가 계약이 성사되면 해당 캠퍼스에서 확보하는 컴퓨팅 자원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새롭게 추진되는 두 번째 데이터센터는 460메가와트(MW) 규모 컴퓨팅 용량을 제공할 예정이다. 시설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인 베라 루빈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향후 건설될 세 번째 시설에 대해서도 우선 계약권을 확보한 상태다. 모나크 캠퍼스는 엔스케일이 추진하는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다. 전체 개발이 완료되면 총 전력 규모를 8기가와트(GW) 이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엔스케일은 1단계 사업에서 1.37기가와트(GW)의 컴퓨팅 용량을 운영하기 위해 2GW의 발전 설비를 확보하고 2028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인프라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 중이다. 엔스케일 외에도 플루이드스택과 500억 달러(약 66조원), 볼타 인프라스트럭처와 100억 달러(약 13조원), 스페이스XAI와 450억 달러(약 60조원) 규모 컴퓨팅 관련 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규모 연산 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번 계약은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엔스케일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엔스케일은 지난달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서류를 공개 제출했으며 약 300억 달러(약 4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앤트로픽과 추가 계약을 체결하면 장기 고객과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과 전력 확보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스케일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억 4100만 달러(약 1876억원)를 기록했지만 순손실은 약 10억 달러(약 1조원)에 달했다. 지난달 중순까지 엔스케일은 앤트로픽과 체결한 첫 번째 계약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조차 확실하게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공급 역시 변수로 꼽힌다. 모나크 캠퍼스는 전력망 연결 대신 자체 가스발전소를 활용할 계획이지만 발전소 운영에 필요한 대기 관련 허가와 용수 사용 허가 등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자체 발전 방식은 전력망 연결 지연을 피할 수 있는 반면 사업비와 운영 복잡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엔스케일의 경쟁사인 코어위브는 약 500억 달러(약 66조원)에 달하는 부채 부담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대규모 차입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는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과 실제 사업 수행 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검증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엔스케일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추진하던 영국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도 차질을 겪었다. 전력 공급 시점이 2030년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MS가 해당 사업에서 철수한 것이다. 이에 엔스케일은 앤트로픽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사업 기반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양사의 추가 계약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자금 조달 등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인 만큼 계약 조건이나 체결 시점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앤트로픽과 엔스케일 측은 이번 추가 계약 협상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양사의 협상이 진행 중이며 이르면 수일 내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2026.10.20 09:24한정호 기자

롯데백화점은 어떻게 본업에 AI 접목해 성과낼까

“브랜드 AI 도입 후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파트너사와의 협상 과정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객관적인 논의가 가능해졌다는 점입니다.” 롯데백화점이 인공지능(AI) 역할을 자료 작성과 정보 안내를 넘어 브랜드 발굴과 입점 상담, 매장 전략 등 사업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단계로 넓히고 있다. 입점을 희망하는 브랜드의 제안서를 검토해 담당 바이어에게 연결하고 브랜드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매장 위치와 면적을 정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AI가 반복적인 데이터 취합과 보고서 작성을 맡으면서 상품기획자(MD)는 분석 결과를 해석하고 입점 전략을 세우거나 브랜드를 직접 만나는 업무에 집중한다. AI는 선택지와 근거를 제시할 뿐 입점과 매장 배치에 대한 최종 판단은 현업 담당자가 내린다. 롯데백화점의 AI 활용이 실제 업무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향후 적용 범위를 어디까지 넓힐 것인지 최성철 롯데백화점 AI STUDIO장에게 들어봤다. 매출 이력 없어도 '고객 DNA'로 가능성 찾는다 롯데백화점의 AI 전략은 '고객'과 '파트너', '임직원'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고객에게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입점 파트너와 임직원의 업무를 지원하는 영역까지 AI를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인 파트너 대상 서비스는 입점 희망 브랜드를 위한 AI 에이전트 'AI 비즈센터'다. 외부 브랜드가 제안서를 제출하면 AI가 내용을 1차로 선별해 관련 바이어에게 연결한다. 입점 상담부터 담당자 연결, 검토 결과 안내까지 한 곳에서 처리해 입점 검토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구조다. 신생·중소 브랜드를 발굴할 때는 고객의 연령과 소비 성향, 감성 속성 등을 담은 '고객 DNA'를 활용한다. 기존 브랜드와 고객 특성이 유사한 브랜드를 찾아 매출 이력이 부족한 브랜드의 잠재력을 살펴본다. 최 STUDIO장은 “이미 매출이 크거나 데이터가 많이 축적된 브랜드는 MD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며 “대형 브랜드의 매출 규모 자체를 보기보다 그 브랜드가 가진 고객 DNA와 유사한 잠재력을 지닌 신생·중소 브랜드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사내 매출 이력이 부족한 인디·신생 브랜드의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언급량과 검색 버징, 팝업스토어 반응 등 외부 트렌드 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고객 동선·연관 구매로 파트너 설득…판단은 MD 몫 지난 7월 말 도입한 '브랜드 AI'는 롯데백화점 전 점포에 현재 입점했거나 과거 입점한 이력이 있는 브랜드 4000여개를 분석한다. 담당 상품군 안에서 대체 브랜드를 찾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전사 데이터를 교차 분석해 고객층이 유사한 다른 상품군의 브랜드까지 보완재로 제안한다. 브랜드명을 입력하면 핵심 실적과 브랜드 관계망, 유사 브랜드 비교 결과도 자동으로 생성된다. MD는 데이터를 취합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대신 분석 결과를 검토해 입점 전략을 세우고 브랜드와 직접 협의하는 데 시간을 쓸 수 있다. 최 STUDIO장은 “브랜드 AI 도입 후 의사결정의 기반이 정량적이고 입체적인 데이터로 전환됐다”며 “단일 브랜드의 매출뿐 아니라 연관 브랜드와의 동시 구매 패턴, 유사한 고객군을 공유하는 대체 브랜드 후보를 몇 번의 클릭만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는 파트너사와 매장 운영 전략을 논의할 때도 사용한다. 특정 브랜드의 매장 면적이나 위치를 조정할 경우 점포 내 고객의 교차 유입 경로와 인접 브랜드와의 구매 연관성을 근거로 제시한다. 그는 “브랜드사도 자사 고객층이 실제로 어떤 인근 매장과 연계 구매를 일으키는지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며 “주관적인 설득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해 논의하면서 제안한 매장 위치에도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원활하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AI가 입점이나 매장 배치를 직접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숫자로 파악하기 어려운 브랜드의 감성과 시장 평판, 매장 연출 가능성, 파트너사의 협력 의지 등은 MD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최 STUDIO장은 “AI 분석과 현업의 판단이 다를 경우 최종 결정은 현업 담당자가 내린다”며 “AI는 다각도의 데이터와 연관 관계를 보여줘 검토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혀주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온톨로지·MCP로 사내 AI 연결…보안·환각도 통제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을 통해 전사 AI·데이터·정보기술(IT)을 총괄하는 AI STUDIO를 신설했다. 기존 DX팀과 데이터플랫폼팀, IT기획팀, 커뮤니케이션전략팀을 통합하고 전사 AI 전략의 수립과 실행을 전담하는 AX팀을 새로 만들었다. AI STUDIO는 현업의 요청을 받아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무에서 필요한 기능을 찾아 시제품을 빠르게 구현한다. 바이브 코딩을 활용해 가능성을 검증한 뒤 파트너사와 협력해 정식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최 STUDIO장은 “롯데백화점의 차별점은 보여주기식 개념검증에 머무르지 않는 '실사구시적 현장 중심 AX'”라며 “현장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해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AI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검증한 뒤 실무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고객에게는 생성형 AI 쇼핑 에이전트 '더스틴'을 통해 개인화된 상담을 제공한다. 임직원은 자연어로 고객·매출 데이터를 분석하는 BI 에이전트와 고객 의견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VOC AI 등을 이용하고 있다. 점포 안내방송 문안 작성과 마케팅 대상 고객 분석, 개인화 메시지 고도화에도 AI를 적용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AI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객과 브랜드, 상품, 점포, 매출 등 사내에 흩어진 데이터의 관계를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데이터 온톨로지를 구축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업무에 필요한 사내 정보를 안전하게 불러올 수 있도록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 기반의 연결 체계도 마련한다. 최 STUDIO장은 “유통업은 개인정보와 영업비밀 등 컴플라이언스 기준이 엄격해 사내 데이터를 외부 모델에 무작정 투입할 수 없다”며 “보안을 유지하면서 AI 에이전트가 현업에 필요한 지식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참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기본 전제”라고 설명했다. AI의 잘못된 분석을 막기 위한 검증 절차도 운영한다. 원천 데이터의 정합성을 확인하고, 특정 브랜드를 추천할 때는 어떤 고객 정보와 연관 지표를 근거로 삼았는지도 함께 제시한다. 최종 검증과 판단에는 임직원이 참여한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데이터 온톨로지를 점포 운영과 마케팅, 재무, 기획 등으로 확대해 개별 AI 서비스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할 계획이다. 최 STUDIO장은 “이제 개별적으로 가동된 AI 서비스들을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처럼 엮는 일이 남았다”며 “시스템 전반이 하나의 지능형 리테일 플랫폼으로 작동하도록 AI 전환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2026.10.19 16:42김민아 기자

"고쳤다더니 또"…한국서 돈 벌고 데이터 챙긴 앤트로픽, 인증 오류 여전

한국에서 수천억원 결제액을 올리고 국내 작가들의 저작물까지 확보한 앤트로픽이 정작 한국 이용자 피해는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앤트로픽 코리아는 클로드 신원 인증 국가 목록에서 '대한민국'이 빠져 이용자들이 인증을 마치지 못하는 문제를 지난 8월 수정했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같은 피해를 겪는 이용자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지디넷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앤트로픽 인공지능(AI) 서비스 클로드에서 한국 이용자들이 신원 인증을 완료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클로드는 유료 서비스 가입이나 요금제 변경 과정에서 일부 이용자에게 신분증 확인을 요구하는데 국가 선택 목록에 대한민국이 없어 인증을 진행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 이용자 A씨는 지난 9월 29일 PC와 모바일 웹에서 여러 차례 신원 인증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처음 국가를 선택하는 화면에는 대한민국이 표시됐으나 다음 단계에서는 사라졌다. 신분증 종류조차 선택하지 못한 것이다. A씨는 앞서 외부 인증업체 페르소나가 이메일로 보낸 링크를 통해 여권 사진을 제출했지만 인식 오류로 인증에 실패했다. 이후에는 국가 선택 단계부터 막혔다. 안드로이드 앱에서도 인증 화면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기존 채팅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이용자 B씨는 지난 8월 신원 인증 문제로 기존 계정을 포기해야 했다. 유료 요금제 '프로'에서 '맥스'로 변경하려다 대한민국을 선택하지 못해 인증에 실패했다. 유료 이용 기간이 15일 남아 있었지만 계정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화 기록과 사용 내역까지 잃었다. 앤트로픽 코리아 측은 당시 "한국은 신원 확인 지원 국가에서 의도적으로 제외된 것이 아니며 일부 한국 사용자에게 국가 선택 항목이 정상적으로 표시되지 않는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했던 것"이라며 "현재 해당 오류에 대한 수정은 완료됐으며 한국 사용자도 국가 목록에서 대한민국을 선택해 한국 신분증을 제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앤트로픽, 국내 결제액 2441억원…한국어 책 약 41만 권 확보 한국은 앤트로픽의 주요 수익 시장 중 하나다. 한경에이셀의 '2026년 2분기 한국 생성형 AI 소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클로드 신용카드 결제액은 올해 2분기 244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챗GPT 결제액 1455억원을 웃도는 규모로 조사 대상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 결제액의 53.3%를 차지했다. 클로드 결제액 가운데 60.9%는 법인카드에서 발생했다. 한경에이셀의 '2026년 2분기 한국 생성형 AI 소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클로드 신용카드 결제액은 올해 2분기 244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챗GPT 결제액 1455억원을 웃도는 규모로 조사 대상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 결제액의 53.3%를 차지했다. 클로드 결제액 가운데 60.9%는 법인카드에서 발생했다. 앤트로픽은 한국 저작물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미국 수출입·선적 정보업체 임포트키 자료를 분석한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이 AI 학습을 위해 국내에서 사들인 한국어 책은 총 165.69톤에 달한다. 책 한 권의 무게를 평균 400g으로 계산하면 약 41만 4000권이다. 최근에는 한강 등 한국 작가들의 저작물이 앤트로픽의 불법 다운로드 관련 저작권 소송 합의 대상에 포함된 사실도 드러났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지난 17일 앤트로픽의 미국 저작권 소송 합의 대상 목록에서 한국 작가들의 작품 21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황석영의 '손님',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의 영문판이 포함됐다. 앤트로픽은 해적판 도서를 불법으로 내려받아 보관한 문제로 미국에서 저작권 집단소송에 휘말려 총 15억 달러 규모(약 1조 9000억원)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작품당 보상 기준은 약 3000달러(약 399만원)지만 작가 개인에게 전액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수령액은 소송 비용과 출판사 등 권리자 간 배분에 따라 달라진다. 정상적인 도서 구매와 불법 복제본 다운로드는 법적으로 구분된다. 다만 한국 출판계에서는 AI 학습에 활용하는 저작물의 출처 공개와 창작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지난 16일 AI 학습 데이터의 투명한 공개와 권리자 동의, 정당한 보상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출판사 등 단체 158곳과 작가·번역가 등 개인 321명이 참여했다. 피해자 B씨는 "한국에서 막대한 결제액을 기록하고 국내 저작물까지 대량 확보하는 앤트로픽이 정작 한국 이용자 신원 인증 문제와 같은 단순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한국 시장을 무시하는 정황"이라며 "오류를 수정했다고 발표해 놓고 같은 피해가 나오고 있는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26.10.19 14:04김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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