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플러스가 말하는 AI 시대 '진짜 분석가의 일'
[도쿄(일본)=안희정 기자] “이 대시보드, 데이터 분석가가 만든 게 아니라 AI가 만들었습니다. 5분도 안 걸렸습니다.” 라인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MCP(Model Context Protocol) 기반의 분석 자동화 시스템을 공개했다. 복잡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AI가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시맨틱 레이어를 도입해, 기존 수작업 분석 과정을 자동화하고 정밀도까지 높인 점이 핵심이다. 라인플러스 박민서 데이터 분석가는 3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술 컨퍼런스 '테크버스 2025' 에서 최신애 데이터 분석가와 함께 'AI로 데이터 분석가 일자리 뺏기: 생성형 AI를 이용한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 및 데이터 분석 자동화'라는 발표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박 분석가는 "AI는 분석가의 일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분석가가 전략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생성형 AI가 실제로 기업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단순한 자연어 처리 능력뿐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접근 권한과 맥락(컨텍스트)을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MCP는 이 과정을 구조화된 워크플로로 설계해, LLM이 실질적인 분석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토콜이다. 박 분석가는 "AI로 데이터 분석을 하려면 LLM이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고, 요청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 한다. 이를 쉽고 가능하게 해주는 것 중 하나가 MCP서버"라며 "MCP 서버라는 툴 박스를 클라이언트한테 쥐어주면 클라이언트는 이를 이용해서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고 또 필요한 작업들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분석가는기존의 분석 프로세스를 “단계마다 담당자도 다르고, 데이터 추출·가공·시각화까지 수작업이 많아 비즈니스 질문의 맥락이 손실되기 쉬웠다”며 "반면 MCP 기반 시스템에서는 LLM이 사용자의 질문을 분석하고, 데이터 추출부터 지표 계산, 시각화, 리포팅까지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시맨틱 레이어링(Semantic Layering) 기술이 작용한다. 이는 비즈니스 용어, 데이터 스키마, 분석 로직 등 다양한 분석 맥락을 AI에게 전달해주는 중간 계층이다. 라인플러스는 이를 클라이언트·서버·데이터베이스(DB) 단에 각각 적용해,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반영하고 분석 성능을 끌어올렸다. 박 분석가는 "예를 들어 '서비스 이탈률이 얼마냐'는 질문에 대해 AI가 단순히 '비활성 사용자'만 계산한다면, 구독 취소 사용자는 누락된다. 우리가 기대하는 분석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며 "이는 사용자 요청을 AI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LLM에 컨텍스트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최신애 분석가는 실제 분석 사례를 소개하며, 시맨틱 레이어 적용 전·후의 분석 정확도 차이를 설명했다. 최 분석가는 “4월 서비스 이탈률을 계산하는 질문에서, 처음엔 비활성 사용자만 반영해 83%라는 결과를 냈다"며 "그러나 시맨틱 레이어를 통해 구독 취소자까지 포함하자 83.6%, 인덱싱 최적화를 더하니 83.4%로 정정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통해 라인플러스는 LLM이 실질적인 분석 도구로서 작동하려면 단순한 툴 연결이 아니라, 정확한 맥락 설계(Context Design)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맨틱 레이어는 사용자 프롬프트에 포함시킬 수도 있고, 서버 내 설정 파일로 구성하거나, DB 내 메타데이터 및 트리거 구조로 반영할 수 있다. 구현 난이도는 높아지지만 자동화 수준과 분석 정밀도 역시 높아진다. 실제로 라인플러스는 MCP 구조를 활용해 몽고DB, 포스트그레SQL, 태블로, 슬랙 등 다양한 시스템을 연결하고 있으며, 실시간 모니터링, 비즈니스 성과 분석, 업무 자동화 등 다양한 시나리오로 확장 중이다. 최 분석가는 "많은 분석가들이 AI가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면 내 일자리가 사라지는 건 아닐지 걱정하곤 한다"며 "하지만 이 변화가 일자리 위협이 아니라 사람과 AI가 각자의 강점을 살려서 협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LM은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여러 시스템에 동시에 쿼리를 날리고 반복적인 분석 작업을 자동화하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는 데 강하다"며 "특히 속도, 반복, 그리고 규모의 영역에서는 AI가 사람보다 큰 강점을 가지고, 사람은 AI가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로직을 설계하고 시맨틱 레이어를 구축하고 AI가 분석한 결과를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결국 LLM은 사람의 분석 역량을 확장시켜주는 강력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분석가는 AI가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고 전략적인 질문을 던져서 지금보다 더 깊은 인사이트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