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업무 이해·판단·실행까지…KT, '에이전틱 데이터 플로우' 개발
AI가 고객 데이터를 찾아 분석하고 회사의 업무 규정에 맞춰 판단한 뒤 실제 업무까지 처리한다. 업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느 단계에서 오류가 발생했는지 찾아 다시 개선한다. KT는 AI 에이전트에 회사의 데이터와 업무 노하우를 연결해 실제 업무를 맡길 수 있는 전사 데이터 활용 체계를 구축했다고 3일 밝혔다. AI가 질문에 답하거나 정보를 찾아주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업무 맥락을 이해하고 판단과 실행까지 맡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에이전틱 데이터 플로우'로 불리는 솔루션으로, KT는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하는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모델 자체의 성능만큼 기업 내부의 데이터와 업무 지식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할수록 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기업 데이터는 고객과 상품, 영업, 마케팅 등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고 같은 정보를 두고도 시스템마다 명칭이나 기준이 다를 수 있다. 여기에 개인정보 여부와 접근 권한, 사내 정책과 업무 절차까지 따져야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KT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이전틱 데이터 플로우를 ▲K 피처 맵 ▲K 메타 ▲KT 온톨로지 ▲K 이밸류에이션 등 4개 축으로 구성했다. 데이터 준비부터 의미 파악, 업무 수행, 결과 검증까지 AI가 일하는 전 과정을 하나로 연결하는 구조다. 1600여 종 데이터 정리…AI가 찾아서 바로 쓴다 AI가 일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는 K 피처맵에 모았다. 가입과 이용, 상품, 마케팅 등 여러 시스템에 나뉘어 있던 정보를 같은 기준으로 정리해 AI가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고객 프로파일과 상품·요금제, 이용 패턴, 채널 행동 등 KT 사업 전반에 걸쳐 1600여 종의 표준 데이터 자산이 구축됐다. AI가 업무를 맡을 때마다 원천 데이터의 위치를 찾고 다시 가공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데이터는 품질 검증과 버전 권한 관리가 이뤄지고 보안 검토와 접근 권한 설정도 사전에 거친다. AI가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가져다 쓰면서도 허용되지 않은 데이터에 접근하는 일을 막기 위한 장치다. K 메타는 AI에 데이터의 의미를 알려준다. 데이터의 이름과 정의, 형식뿐 아니라 저장된 위치와 다른 정보와의 연결 관계를 관리한다. 개인정보나 기밀정보 여부, 보안 등급과 사용 권한도 함께 제공한다. 예컨대 AI가 고객 분석을 맡았다면 어떤 고객 데이터가 존재하는지를 찾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각각의 정보가 무엇을 의미하고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현재 맡은 업무에 사용해도 되는 정보인지까지 판단할 수 있다. AI가 기업 데이터를 제대로 읽기 위한 일종의 지도와 사용설명서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다. 매뉴얼 운영 노하우까지 연결…AI가 판단하고 실행한다 데이터를 찾고 이해한 다음에는 회사가 실제로 일하는 방식을 알아야 한다. 같은 정보를 갖고 있어도 회사의 정책과 업무 절차를 모르면 AI가 실제 업무를 대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KT 온톨로지가 이 역할을 맡는다. 사내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정책, 업무 매뉴얼, 운영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를 서로 연결된 의미 체계로 구조화해 AI가 상황에 맞는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사람이 읽고 따라 하던 업무 매뉴얼과 운영 절차도 AI가 직접 실행할 수 있는 워크플로우로 바꾼다. 직원 개인이나 조직에 축적됐던 업무 경험을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어 AI가 판단하고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AI가 일을 제대로 했는지는 K 이밸류에이션이 확인한다. 공개 벤치마크와 함께 한국어와 국내 산업 환경을 반영한 자체 평가 기준을 활용해 AI 모델과 에이전트의 품질을 점검한다. 최종 결과만 평가하지 않는다. AI가 업무를 시작하면서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필요한 도구를 제대로 호출했는지, 각 단계에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까지 살펴본다. 잘못된 결과가 나오면 오류가 발생한 지점을 찾아 다시 개선할 수 있는 구조다. KT는 에이전틱 데이터 플로우를 마이K와 세일즈 에이전트, 소상공인 에이전트 등에 적용하고 있다. 출시 예정인 업무 자동화 가칭 에이전트 'K-Claw'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모두의AI와 연계해 적용 범위도 넓힌다. KT가 통신 사업을 운영하며 축적한 데이터와 업무 지식, 운영 경험을 AI가 활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바꾸고 이를 다양한 산업과 업무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상봉 AX미래기술원 AX데이터랩장은 "KT가 목표로 하는 것은 회사 데이터를 알고 있는 AI가 아니라 회사에서 어떻게 일하는지까지 아는 AI"라며 "필요한 데이터를 스스로 찾고 의미를 파악한 뒤 사내 규칙에 따라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며, 그 과정과 결과까지 검증하는 AI 에이전트를 실제 업무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