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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도 배워야 한다"…韓, 피지컬 AI 데이터 확보전

한국이 피지컬 인공지능(AI)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로봇을 가르칠 '경험 데이터' 확보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26일 AI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복수 기업은 사람 움직임과 실제 산업 현장, 가상공간을 활용해 피지컬 AI 학습 데이터 확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거대언어모델(LLM)은 인터넷에 축적된 텍스트와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지만 로봇이 물체를 보고 집고 옮기는 데 필요한 행동 데이터는 현실 세계에서 별도로 확보해야 한다. NC AI는 디지털 트윈과 월드모델, 인간 동작 데이터를 활용해 피지컬 AI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 로봇을 반복적으로 움직여 모든 상황을 경험하게 하는 대신 사람 동작을 로봇이 배울 수 있는 데이터로 바꾸고 현실에서 만들기 어려운 상황은 가상공간에서 구현한다. NC AI는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는 LG전자 등과 수행하는 국책과제에서 기존 모션 데이터와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을 활용한 '범용 모션 트래킹(GMT)' 초기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사람 움직임을 휴머노이드에 맞게 바꾸는 '휴먼-로봇 리타기팅' 기술도 개발 중이다. 현실에서 반복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경험은 가상공간에서 만든다. NC AI는 현대로템과 무인 장비와 로봇이 다양한 상황을 학습할 수 있는 피지컬 AI 통합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고 있다. 실제 환경에서 반복하기 어려운 상황을 가상환경에서 만들어 학습과 검증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리얼월드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람의 작업 경험을 데이터로 확보하고 있다. 여러 대의 카메라로 작업자 움직임을 360도로 촬영해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4D+' 기술을 활용하고 촉각 장갑으로 물체를 잡을 때의 압력까지 수집한다. 류중희 리얼월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에서 "중국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텔레오퍼레이션 방식으로 로봇 학습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며 "우리는 국내외 기업의 실제 작업 현장에서 카메라와 촉각 장갑을 활용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도 데이터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휴머노이드 기업 피규어는 지난달 로봇 학습 데이터 플랫폼 '인덱스'를 공개하고 전 세계 사람들이 집과 공장, 물류센터 등에서 작업하는 영상을 수집하고 있다. 피규어에 따르면 108개국에서 1600만개 이상 영상을 확보했다. 중국은 사람과 로봇을 대규모로 투입해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류저우의 로봇 데이터 훈련센터에서는 100대가 넘는 휴머노이드가 상자 분류와 국수 포장, 커피 만들기 등을 학습하고 있다. 가상환경을 이용해 데이터를 만드는 방법도 확대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실제 데이터를 가공하고 합성 데이터를 생성해 로봇 학습과 평가까지 연결하는 '피지컬 AI 데이터 팩토리'를 공개했다. 현실에서 만들기 어렵거나 위험한 상황을 가상공간에서 만들어 로봇 학습에 활용한다. NC AI 관계자는 "피지컬 AI 경쟁에서는 로봇 하드웨어 정밀도뿐 아니라 인간의 작업 경험을 어떻게 데이터로 만들고, 현실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경험을 가상환경에서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는지 중요하다"며 "인간 동작 데이터와 디지털 트윈, 월드모델을 활용해 로봇이 학습할 수 있는 경험 범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2026.09.26 15:00김동원 기자

사고와 일상 사이, 자동차보험의 빈틈

'모빌리티 판 읽기'는 모빌리티 시장의 흐름을 사회·경제·문화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변화의 본질과 앞으로의 방향을 짚는 분석 시리즈입니다. 주차를 하고 돌아오니 문짝에 못 보던 흠집이 나 있다. 고속도로에서는 앞차가 튀긴 돌이 앞유리에 작은 스톤칩을 남긴다.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그 순간 운전자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보험을 부르자니 자기부담금이 나가고 이력이 남아 다음 해 보험료가 오를까 걱정이고, 그냥 두자니 내 돈으로 수리비를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 실제로 자차 보험을 쓰면 최소 자기부담금이 20만 원가량 발생하고, 손해액이 물적사고 할증기준을 넘어서면 이후 3년간 보험료 인상이 따라온다. 그래서 문콕이나 스톤칩처럼 수리비가 애매한 손상일수록 운전자는 보험과 자비 사이에서 저울질을 반복한다. 자동차보험에 매년 적지 않은 보험료를 내면서도, 정작 가장 자주 마주치는 손상 앞에서는 보험이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 자동차 한 대를 소유한다는 것은 이동수단을 얻는 동시에 크고 작은 위험을 떠안는 일이다. 그 위험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충돌이나 인명 피해처럼 큰 손실을 일으키는 사고, 사고 처리 이후에도 남는 자기부담금과 수리 기간 등의 부담, 그리고 문콕·스톤칩·휠 손상처럼 일상에서 반복되는 경미한 손상이다. 기존 자동차보험은 첫 번째 위험에 강하다. 큰 사고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는 안전망으로서 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사고 이후의 잔여 부담과 일상적인 차량 손상까지 촘촘하게 관리하도록 설계된 제도는 아니다. 매년 보험료를 내면서도 자주 마주치는 손상은 직접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많은 운전자가 답답함을 느낀다. 보험에 가입하고도 해소되지 않는 '생활 리스크'가 오랜 골칫거리로 남아 있는 이유다. 차는 진화했지만, 보험은 여전한 현실 지금의 자동차는 과거와 다르다.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와 각종 센서가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차량은 운행 정보와 상태를 스스로 기록한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고를 예방하는 능력은 높아졌지만 보험사의 부담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다. 배터리와 센서, 전자부품의 비중이 커지면서 작은 충돌도 높은 수리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에서는 사고 건수뿐 아니라 사고 한 건당 손해액인 '사고 심도'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 보험연구원도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보험료 인하 효과의 누적과 함께 부품비·수리비 등 손해배상 비용의 상승을 지목했다. 특히 사고심도 상승은 물적담보를 중심으로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2026년 상반기 국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9%로 전년 동기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손익도 184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상반기 기준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사고 건수는 줄었지만 병원 치료비와 정비공임 등 보상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여기에 전기차와 수입차, 고가 차량이 늘고 법인·리스·렌트 차량의 관리 수요까지 커지면서 보험사가 고려해야 할 위험의 범위도 한층 넓고 복잡해지고 있다. 문제는 자동차가 빠르게 달라지는 동안 보험의 작동 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차량이 매일 데이터를 만들고 스스로 상태를 알리는 시대에도 자동차보험은 여전히 사고가 발생한 뒤 손실을 보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간극을 메울 것으로 기대했던 인슈어테크도 지금까지는 보험료 비교와 상품 추천, 비대면 가입 등 유통 과정의 디지털화에 집중해 왔다. 소비자가 보험을 더 쉽게 찾고 가입할 수 있게 만든 성과는 분명하지만, 기존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가입하는 방식을 디지털로 바꾼 데 가까운 서비스도 적지 않다. 운전 데이터 역시 주행거리나 안전운전 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하는 용도로 주로 활용돼 왔다. 차량을 언제 구매했는지, 어떤 환경에서 운행하는지, 어떤 손상을 반복해서 겪는지, 사고 이후 어떤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는지까지 연결해 관리하는 서비스는 아직 초기 단계다. 이제 인슈어테크의 경쟁은 '더 싼 보험'을 찾는 데서 '운전자의 위험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가'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보험료 비교는 운전자별 위험 분석으로, 가격 할인은 실제 부담 비용 절감으로, 사고 후 보상은 사고 예방과 사후관리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 세계 시장도 이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유럽의 보험 텔레매틱스 가입 계약은 2024년 말 기준 유럽 약 1380만 건, 북미 약 2020만 건으로 추산된다. 두 시장을 합친 가입 계약은 연평균 성장세를 이어가 2029년까지 5190만 건에 이를 전망이다. 주행거리와 운전 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사고 감지와 보상, 위험 예방 등으로 차량데이터의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보험이 놓친 자리를 메우는 움직임 이같은 변화 속에서 자동차보험 바깥에 남아 있던 작은 위험을 관리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도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이 큰 손실을 막는 안전망이라면, 보험과 정비·차량관리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보완 서비스가 함께 필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봇 모빌리티가 최근 선보인 '차봇케어'는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부품케어와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 지원을 결합해 문콕과 스톤칩, 휠 스크래치, 타이어 파손, 스마트키 분실처럼 일상에서 반복되는 차량 손상과 사고 처리 이후의 자기부담금까지 관리한다. 운전자가 작은 흠집 하나를 앞에 두고 보험 처리와 자비 수리 사이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던 상황을 하나의 관리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런 서비스가 보험사가 아닌 모빌리티 플랫폼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보험사는 보험계약과 사고·보상 데이터를 보유한다. 반면 차봇과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은 운전자가 자동차를 사고, 타고, 관리하고, 다시 판매하는 생애주기 전반에서 고객을 만난다. 보험 가입 시점에만 고객과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차량 구매 이전부터 보유와 관리, 교체에 이르는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핵심은 자동차를 판매하는 데서 거래를 끝내지 않는 데 있다. 차량을 구매하는 순간부터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생활 손상과 수리비 부담까지 함께 관리한다면, 구매와 보호가 결합된 보다 완결된 커머스 경험이 가능해진다. 차를 잘 사는 것뿐 아니라 산 뒤의 불확실성까지 줄여야 자동차 구매 경험이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작은 손상을 제때 관리하는 일은 차량의 외관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누적된 손상과 수리 지연을 줄여 차량 상태를 보전하고, 향후 재판매 과정에서 자산 가치를 지키는 관리로 이어질 수 있다. 고객의 동의를 바탕으로 케어와 정비 이력이 데이터로 축적된다면 차량의 관리 상태를 보다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중고차 거래에서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기반도 마련된다. 다만 데이터가 많다고 더 나은 보험과 거래 환경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데이터를 왜 수집하고 어디에 활용하는지 투명하게 설명해야 하며, 개인화가 고위험 운전자의 배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도 필요하다. 구매와 관리, 재판매 전 과정에서 데이터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는 신뢰가 쌓여야 비로소 리스크를 줄이는 거래 생태계도 작동할 수 있다. 보험의 본질은 사고를 계산하는 데만 있지 않다.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의 불안을 함께 나누고, 고객이 실제로 짊어지는 부담을 줄이는 데 있다. 자동차가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한 지금, 보험과 모빌리티 서비스도 사고 이후의 보상을 넘어 운전자의 일상과 차량 생애주기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앞으로 모빌리티 인슈어테크의 경쟁은 보험료를 얼마나 저렴하게 비교해 주느냐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위험을 먼저 발견하고, 필요한 보호와 금융 서비스를 언제 연결하며, 고객이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을 얼마나 줄여주느냐가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차를 판매하고 보험에 가입시키는 데서 끝나지 않고 구매 이후의 유지와 재판매까지 책임지는 방향으로 모빌리티 커머스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2026.09.26 09:30이성미 컬럼니스트

구글, 우주 AI 데이터센터 건설 가세

구글이 지상의 전력 공급 제약 문제를 해결하고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구 궤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은 우선 '선캐처 프로젝트(Project Suncatcher)'를 통해 우주에서 간단한 AI 질의에 응답할 수 있는 칩을 탑재한 실험용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의 발사 임무를 활용해 위성을 궤도에 올릴 예정이다. 이번 위성은 위성 이미지 기업 플래닛(Planet)과 공동 개발했으며,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4개가 탑재된다. 4개의 TPU는 데이터센터 서버 1대 수준의 연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은 약 1킬로와트(kW)의 태양광 전력으로 구동되며, 시험 운용 기간은 약 1년이다. 위성 자체는 최대 6년간 궤도에 머무를 예정이다. 구글은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일부 사항은 우주에서만 테스트할 수 있다"며 "다음 주 첫 번째 TPU를 궤도에 올리면 향후 발사에 필요한 데이터와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은 AI 시스템의 폭발적인 확산으로 급증한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지상 데이터센터와 달리 우주에서는 태양광을 활용해 막대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구글의 구상이다.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발상은 다소 비현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빅테크 기업에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경우 대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낮과 밤의 구분 없이 태양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관련 기술이 아직 검증 단계에 있다. 데이터센터처럼 작동하는 위성 네트워크 구축을 둘러싸고 거대 기술 기업과 첨단 연구기관 간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구글은 이번 실험을 통해 위성의 내구성과 우주 환경에서의 냉각 기술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위성이 최대 100g 수준의 충격을 견디고, 지상 데이터센터와 달리 공기나 물을 사용하지 않는 우주용 냉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도 궤도 데이터센터를 AI 전환의 핵심 인프라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스페이스X는 엔비디아 기반의 자체 궤도 데이터센터를 이르면 2027년 말 발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존과 블루 오리진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다른 기술 업계 인사들도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에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6.09.26 09:00이정현 미디어연구소

마이크론, '역대 최대' 실적 경신 임박…AI메모리 수요 굳건

미국 주요 메모리 제조기업 마이크론의 분기 실적발표가 다음 주로 다가왔다. 마이크론이 제시한 분기 매출 전망치는 500억 달러(67조 8000억원)다.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을 예고했다. 이번 실적발표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계 실적 전망도 구체화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내달 1일 2026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마이크론은 전 분기(3~5월) 매출 415억 달러(약 56조 3000억원), 영업이익 337억 달러(약 45조 7000억원)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1%였다. 마이크론이 제시한 이번 분기 실적 전망치는 전 분기보다 20% 높은 매출 500억 달러(오차범위 10억 달러), 매출총이익률 86% 수준이다. 마이크론의 공격적 성장 목표는 인공지능(AI) 산업 주도로 폭증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기반으로 한다. 마이크론이 전 분기(3~5월) 실적발표 당시 "2027년에도 메모리 수급 상황은 전반적으로 타이트할 것"이라며 "2028년은 점진적 공급 개선을 기대하나, AI·로봇 등 첨단 산업의 강한 성장 덕분에 수요를 따라잡는 시점을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장기공급계약 개념의 전략적고객계약(SCA)도 16건 체결했다. 해당 계약의 최소 보장 매출은 총 1000억 달러다. 가격 하한선은 기존의 모든 분기 최고 마진보다 높은 수준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누적 매출도 올 상반기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마이크론의 이번 분기 실적발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의 3분기 실적 가늠자다. 마이크론은 국내 기업들보다 한 달 빨리 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에, D램·낸드 평균판매가격(ASP), 출하량 등 시장 상황을 미리 판단할 수 있다.

2026.09.26 06:28장경윤 기자

머스크, '콜로서스 2' 투자 고삐…연내 엔비디아 칩 탑재 2배 늘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콜로서스(Colossus) 2' 규모를 확장한다. 올 연말까지 엔비디아 칩 사용량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를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머스크는 "콜로서스 2에는 현재 그레이스블랙웰200(GB200) 칩 11만개와 GB300 44만개가 탑재돼 있다"며 "다음 주에는 22만개의 GB300 칩이 완전 가동될 예정이고, 11월에 22만개가 추가된다"고 밝혔다. 그는 "운이 좋다면, 12월 말까지 22만개가 더 추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의 계획이 순항하는 경우, 올 하반기에만 66만개 칩이 추가되는 셈이다. GB200과 GB300은 엔비디아의 초고성능 AI 반도체다. 블랙웰 울트라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그레이스 중앙처리장치(CPU),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등을 탑재했다. 콜로서스는 머스크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지역에 운영 중인 세계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다. xAI의 AI 모델인 그록(Grok) 학습을 위해 지난 2024년 처음 구축했다. 현재 콜로서스 1·2가 운영되고 있다. 콜로서스 1은 호퍼100(H100) 칩 15만개와 H200 5만개, GB200 3만개로 구성돼 있다. 머스크는 미시시피 지역에 콜로서스 3을 구축하고 있다.

2026.09.25 18:05장경윤 기자

전력 이어 물까지…美 텍사스, 수백개 데이터센터 용수 조사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중심지인 텍사스주가 전력망과 환경 인허가에 이어 용수 사용에 대한 조사까지 확대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주내 수백개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을 대상으로 용수 사용량 보고 의무를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1차 조사 대상은 휴스턴·샌안토니오·댈러스·포트워스 등이 포함된 18개 카운티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다. 텍사스에선 일정 규모 이상의 용수를 사용하는 사업자가 텍사스수자원개발위원회(TWDB)의 관련 조사에 응해야 하지만 일부 데이터센터 개발사가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조사는 텍사스주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의 연장선이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달 텍사스전력신뢰도위원회(ERCOT)와 공공유틸리티위원회(PUCT)에 전력망 연결을 추진하는 데이터센터를 전수 점검하도록 지시하고 감사가 끝날 때까지 신규 전력망 연결 승인을 중단했다. 이어 이달에는 ERCOT가 감사를 마칠 때까지 주 환경규제기관이 데이터센터 관련 신규 인허가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현재 ERCOT가 검토 중인 신규 전력 연결 요청은 474기가와트(GW)가 넘으며 이 가운데 약 90%가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다. 텍사스가 잇달아 규제에 나서는 것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과 용수 등 지역 인프라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AP-NORC 공공문제연구센터와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3분의 2가 데이터센터가 에너지 가격에 미칠 영향을 크게 우려했으며 수자원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다는 응답도 57%에 달했다.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규제 움직임은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밀집지역인 버지니아주 라우던카운티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와 변전소 신청 심사를 최대 12개월 동안 중단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전력망과 전기요금, 소음 등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의회에서도 데이터센터가 발생시키는 인프라 비용을 사업자가 직접 부담하도록 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미 하원은 최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신규 발전설비와 송전망 확충 비용을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부담하도록 유도하는 법안을 찬성 417표, 반대 3표로 통과시켰다. 팩스턴 법무장관은 "우리의 자원과 물, 에너지 공급을 희생할 수는 없다"며 "텍사스 전역의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계속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026.09.25 17:30한정호 기자

데이터브릭스, 로우제로 인수…"기업 데이터 분석 편의↑"

데이터브릭스가 스프레드시트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결합해 데이터 분석 편의성 높이기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데이터브릭스는 클라우드 기반 스프레드시트 스타트업 로우제로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과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우제로는 100만 행을 넘는 실시간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스프레드시트 도구다. 데이터브릭스와 연동하면 기업 직원들이 별도 업무 분석 소프트웨어(SW)를 새로 익히는 부담을 줄이고 기존에 사용하던 표와 수식으로 데이터를 다룰 수 있다. 이번 인수로 데이터브릭스의 자체 AI 에이전트 '지니'는 플랫폼에 저장된 데이터에 관해 일상적인 언어로 질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용자는 이익률 분석이나 잠재 고객과의 영업 진행 상황 파악 등 복잡한 업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을 수 있다. 데이터브릭스는 데이터 보안 유지도 이번 인수 주요 목적이라고 밝혔다. 로우제로를 데이터브릭스와 연동하면 기업 데이터를 보안이 유지되는 클라우드 저장소에 둔 채 스프레드시트 형태로 분석할 수 있다. 보안이 취약한 별도 스프레드시트로 데이터를 옮겨 공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번 인수는 데이터브릭스 재무팀의 내부 활용 경험에서 출발했다. 재무팀은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로우제로를 지니와 함께 사용했다. 경영진이 재무팀에 해당 도구에 관해 묻는 과정에서 스프레드시트와 AI 에이전트를 결합하는 구상으로 이어졌다. 로우제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태블로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000만 달러를 투자받았으며 당시 기업가치는 약 4000만 달러로 추정됐다. 데이터브릭스는 지난달 50억 달러 규모 투자 유치를 마쳤으며 연환산 매출은 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여러 스타트업을 잇달아 인수한 데 이어 앞으로도 이와 같은 인수를 더 추진할 계획이다. 알리 고드시 데이터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스프레드시트는 모든 비즈니스 분석가가 좋아하는 인터페이스 중 하나"라며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와 에이전트, 스프레드시트를 결합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2026.09.25 15:41김미정 기자

[인터뷰] AI 시대 망설이는 기업들, 정부가 'AI 리더' 돼야

"많은 기업이 인공지능(AI) 도입을 검토하지만 본격적인 전환에는 망설이고 있습니다. 기술 변화가 빠르고 성공 사례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초고속인터넷망 구축과 전자정부 추진 당시처럼 정부가 먼저 AI 혁신 사례를 만들고 롤모델을 제시해야 합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AI 시대 정부의 역할이 인프라와 예산을 지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첫 번째 수요자이자 성공 사례의 창출자로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행정·복지·안전·민원 현장에 AI를 먼저 적용해 성과를 증명하고, 민간이 참고할 수 있는 성공 모델을 제시하하며 민간의 AI 전환을 이끄는 리더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프라 쏠림 벗어나야"...실제 현장 바꾸는 'AX 투자' 필요 김 대표는 최근 AI 정책이 그래픽처리장치(GPU), 데이터센터, 반도체, 프런티어 모델 등 인프라와 기반기술 투자에 집중되는 흐름을 짚었다. 인프라와 모델, 인재 양성은 필수지만 실제 산업과 공공 현장에 AI를 접목하는 AI 전환, 즉 AX 투자까지 함께 이뤄져야 생태계가 선순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특히 공공 AX 사업의 예산 연속성이 흔들리는 현실을 우려했다. 일부 기관에서는 내년도 신규 AX 예산이 줄거나 반영되지 않았고, 올해 시작한 사업의 운영·고도화 예산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시범사업을 마친 뒤 현장 적용과 확산으로 나아가야 할 때 예산이 끊기면, 성공 사례를 축적할 기반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인프라와 모델 투자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AI가 실제 업무와 서비스에 적용돼 생산성을 높이고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성과를 내도록 AX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프라 투자와 AX를 대립 구도로 볼 필요도 없다고 했다. 대규모 AI 모델을 처음부터 학습하는 데는 막대한 GPU가 필요하지만, 현장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서비스에는 상대적으로 추론과 운영에 필요한 자원만으로 가능한 영역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공공과 산업 현장의 AI 서비스 수요가 커지면 국산 NPU 등 국내 AI 반도체의 활용 기반도 넓어질 수 있다고 봤다. GPU 지원 방식의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대용량 데이터를 이전하고 보안·개발 환경을 구성하는 데 수주에서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는데, 3개월 단위의 단기 지원만으로는 정작 서비스 개발과 고도화에 투입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개발과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중장기 지원 트랙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AI 도입 주저하는 기업들…정부가 롤모델 돼야 민간 기업이 AI 전환을 주저하는 배경에는 기술 변화와 투자 부담 외에도 높아진 기대치가 있다고 김 대표는 진단했다. 챗GPT 등장 후 경영진부터 실무자까지 AI를 이해하게 되면서, 기업 내부에서는 단순한 업무 개선 수준의 결과만으로는 성과를 인정받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조금만 개선해도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조직 위아래 모두 AI를 알고 있어 기대치가 높아졌다"며 "큰 비용을 들여 도입했는데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기업은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이 도입 성과를 외부에 적극 공개하지 않는 문화도 성공 사례 확산을 늦추는 요인으로 꼽았다. AI 활용 성과를 경쟁력으로 여기는 만큼, 실제 현장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비해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례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경쟁사 한 곳이 먼저 성과를 내면 분위기는 급변할 수 있다고 봤다. 경쟁사가 AI로 비용을 낮추거나 생산성을 높일 경우, AI 도입을 늦춘 기업은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빠르게 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를 등산에 비유했다. "민간은 어느 길이 안전한지, 그 길로 정상에 갈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해 출발선에서 서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먼저 정상에 올라가 길을 보여주면 민간은 그 길을 따라 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는 정부가 단순히 컴퓨팅 자원과 보조금을 제공하는 지원자를 넘어, 공공 서비스의 초기 수요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복지·안전·민원 분야에서 AI 활용 모델을 먼저 만들고 검증해야 민간도 투자 위험을 낮춘 채 전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문서·매뉴얼 해결하는 '작은 AI 도구'부터…실제 체감 성과 필요 포티투마루는 민간 제조·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축적한 AI 역량을 방산·국방과 공공 행정으로 확장해 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온프레미스 방산 AX 플랫폼 고도화, KAI의 AI 기반 방산 설계지식 활용·설계업무 자동화 기술 개발, 군수사령부의 폐쇄망 군수정보 검색·질의응답 AI 실증 등이 대표적이다. 화성특례시의 AI 기반 도시데이터 분석·예측 플랫폼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의약품 안전정보 분석 AI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공공 AX 사업을 수행하며 현장 수요를 접해온 김 대표는 공공 AI 전환이 거대한 단일 시스템을 한 번에 구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복 문서 처리, 민원 응대, 영수증·경비 처리, 매뉴얼 검색처럼 기관과 기업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작은 AI 도구부터 만들어 넓게 확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규모 예산으로 모든 시스템을 한꺼번에 바꾸려 하기보다, 예산의 100분의 1로 작은 도구를 만들어 1만곳, 10만곳에 뿌리는 편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작은 성공이 축적되면 조직 전반의 AI 활용 역량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군수 현장의 정비 매뉴얼 검색은 그가 든 사례다. 수많은 물자와 복잡한 영문 매뉴얼을 다뤄야 하지만, 정비병은 숙련될 즈음 전역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장비 모델과 고장 증상을 입력하면 AI가 관련 매뉴얼과 조치 절차를 찾아주는 시스템이 현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공공기관이 현장의 문제와 업무 맥락을 제시하고, AI 기업이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협업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별 기관이나 담당자가 만든 도구가 인사이동과 함께 사라지지 않도록, 정부가 우수 사례를 표준화하고 다른 기관도 재사용할 수 있게 하는 공공 AI 마켓플레이스와 운영 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공이 먼저 성공 사례를 만들고 이를 민간이 따라갈 수 있는 기준과 레퍼런스로 제시할 때 공공 AX가 민간 투자와 산업 생태계 확산을 이끄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9.25 15:37남혁우 기자

오라클,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에 '불가항력' 통지…전력 확보 차질

오라클이 미국 뉴멕시코주에 건설 중인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가동 지연 가능성에 대비해 개발사에 '불가항력' 통지를 보냈다. 대규모 전력 확보와 인허가 문제로 인한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라클은 뉴멕시코 남부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주피터' 개발사인 블루아울캐피털 계열사에 불가항력 조항을 인용한 통지서를 보냈다. 데이터센터가 계획대로 2028년 가동되지 못할 경우 지급 시점을 늦출 수 있도록 계약상 권리를 확보하려는 조치다. 불가항력 조항은 기업이 통제하기 어려운 사유로 계약 이행에 차질이 발생했을 때 책임이나 의무를 조정하기 위한 계약 조항이다. 이번 통지는 오라클이 프로젝트에서 철수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려는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력 공급과 관련한 불가항력 사유가 인정될 경우 오라클은 임대료 지급 시작 시점을 최대 3년 늦출 수 있다. 프로젝트 주피터는 오픈AI와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이 참여하는 미국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사업 '스타게이트'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다. 데이터센터 캠퍼스의 설계 전력 규모는 2.45기가와트(GW)로, 약 18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규모 전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사업에 차질을 겪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에너지트랜스퍼가 건설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은 뉴멕시코주 당국의 노선 허가 문제로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가동 시점이 내년 2월 1일로 약 6개월 연기됐다. 프로젝트는 블룸에너지의 가스 기반 연료전지를 활용해 전력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지역사회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물 사용, 환경 영향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인허가를 둘러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빠르게 늘면서 전력과 용수 확보 문제가 사업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잇따르는 모습이다. 프로젝트에는 대규모 차입금도 투입됐다. 약 20개 은행이 프로젝트 주피터 건설을 위해 180억 달러(약 25조원)를 대출했다. 데이터센터 가동이 늦어져 오라클의 임대료 지급 시점까지 미뤄질 경우 프로젝트의 현금흐름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소식이 전해진 뒤 오라클 주가는 장중 3.47% 하락했다. 오라클은 프로젝트 일정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라클 대변인은 "프로젝트 주피터는 계획된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뉴멕시코 사업에 전념 중이며 앞으로의 사업 추진에도 자신 있다"고 밝혔다.

2026.09.25 14:44한정호 기자

美 AI·데이터센터 투자 10조 달러 전망…GDP 연평균 3.6% 규모

미국의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구축에 향후 8년간 10조 달러(약 1경 3667조원)가 넘는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 인프라 투자가 건설과 고용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막대한 전력 수요와 차입금 증가로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루킹스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경제학자 스테인 반 니우어버그의 추산에서 미국 AI 인프라 투자는 2025년부터 2032년까지 총 10조 3000억 달러(약 1경 4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연평균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6%에 해당하는 규모다. AI 투자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AI 투자가 GDP의 1.9%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데이터센터 투자는 침체된 건설 시장을 떠받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민간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계절조정 기준 370억 달러(약 50조원)가 투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0억 달러(약 12조원) 증가했다. 반면 주택과 아파트, 쇼핑센터 등 데이터센터를 제외한 민간 건설 지출은 같은 기간 전년보다 약 460억 달러(약 62조원) 감소했다. 고용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링크드인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AI로 인해 미국에서 75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 것으로 추산했다.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도 2024년 이후 11만 7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됐다. AI 관련 채용 공고의 중간 연봉은 약 18만 달러(약 2억 4600만원)로, 전체 채용 공고 중간값인 8만 달러(약 1억 9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반면 데이터센터가 대규모 전력과 인력을 빨아들이면서 다른 산업의 비용 부담을 높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데이터센터가 전력을 선점하면서 토지 가격과 관련 분야 인건비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확대에 따른 금융 부담도 커지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5개 대형 기술기업의 자본지출은 2029년까지 4년간 4조 2000억 달러(약 57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부채를 통해 조달되면서 AI 사업에서 충분한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으로 위험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데이터센터 장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달 미국의 컴퓨터와 디바이스, 반도체 수입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일부 지역에선 전기요금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일자리와 자산가치 상승을 이끌고 있지만 전력과 인력 부족, 물가 상승과 부채 확대 등 미국 경제에 새로운 부담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AI 산업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상응하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가 투자 지속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2026.09.25 09:05한정호 기자

"비트 관리에서 토큰 가치 관리로"...中통신사 사업모델 전환

데이터 사용량을 비트 단위로 관리해온 통신사들이 생성형 AI 시대를 맞아 토큰을 새로운 사업 단위로 주목하고 있다. 아직 상당수 글로벌 통신사가 AI 토큰 사업에 신중한 가운데 중국 통신 3사는 토큰의 생산부터 유통과 정산까지 직접 아우르는 사업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라이트리딩닷컴에 따르면 차이나텔레콤은 AI 토큰을 향후 통신산업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세계 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AI 토큰 판매를 시작했고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도 뒤를 이었다. AI 토큰은 생성형 AI가 이용자의 명령을 이해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처리하는 데이터의 기본 단위다. AI 서비스 이용이 늘수록 소비되는 토큰도 증가한다. 중국 통신사들은 이를 단순한 AI 이용량 측정 수단을 넘어 새로운 서비스와 과금 체계를 구성하는 단위로 바라보고 있다. 리쉐룽 차이나텔레콤 AI연구소(TeleAI) 책임자는 “업계는 현재 전통적인 비트 트래픽 관리에서 토큰 가치 관리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사들이 AI 토큰의 생산과 스케줄링, 정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하는 엔드투엔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이나텔레콤은 자체 토큰 관리 허브에 170개 대규모 AI 모델을 모아 대규모 토큰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와 교통, 제조 등 산업별로 특화된 AI 에이전트도 420개 구축했다. 단말과 토큰 플랫폼을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리쉐룽 책임자는 “차이나텔레콤이 단말 엣지 클라우드 구조를 기반으로 토큰 플랫폼과 이용자 단말 사이의 병목을 줄이고 AI 전송과 애플리케이션을 하나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토큰 소비량도 상당하다. 차이나텔레콤이 지난 7월 출시한 업무용 AI 비서 '텔레에이전트(TeleAgent)'는 이용자 120만 명을 확보했고 하루 토큰 소비량은 2000억 개를 넘어섰다. 중국 통신 3사의 움직임은 국가 AI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은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시장에 확산시키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당장 수익성이 최우선 목표인 것은 아니다. 중국 통신사들은 장기적으로 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사업 기회를 기대하고 있지만 토큰 사용량 증가가 오히려 통신사의 비용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이용량 증가 속도가 관련 비용의 하락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사가 AI를 대규모로 도입할수록 이미 높은 기존 운영비에 토큰 비용까지 추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인앤컴퍼니는 “AI 모델 가격이 매년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지더라도 실제 업무 하나를 처리하는 비용은 비슷하게 유지될 수 있고, 이용량이 증가하면 전체 토큰 비용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산 LLM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더라도 모델 비용은 AI 서비스를 운영하는 전체 비용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베인앤컴퍼니는 통신사가 AI와 에이전틱 AI를 확대할 때 단순한 토큰 단가보다 업무 하나를 처리하는 데 실제로 얼마가 드는지 측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 컴퓨팅에 들어가는 비용을 별도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전용 예산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2026.09.25 08:00박수형 기자

LG전자,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영토 확장

LG전자가 국내외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공급 협력부터 차세대 냉매 공동 개발, 해외 파트너 네트워크 강화까지 전방위로 협업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함께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를 방문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분야의 사업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핵심 솔루션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글로벌 AI 인프라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공급 파트너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단기적으로 주요 전략 거점에 구축되는 AI 데이터센터에 대용량 냉각 솔루션 공급 기회를 구체화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신속한 확장이 가능한 프리패브(Prefab) 데이터센터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프리패브 데이터센터는 전력·냉각·IT 설비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구축 기간 단축이 장점이다. 국내에서는 SK엔무브와 손잡고 차세대 열관리 소재 개발에도 나섰다.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냉매의 지구온난화지수(GWP)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성과 안전성, 냉각 성능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냉매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양사는 국제 환경규제와 냉매 기준에 부합하는 GWP 150 미만, 과불화화합물(PFAS)을 포함하지 않는 친환경·고성능 냉매를 공동 개발하고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SK엔무브가 신규 냉매 후보를 개발하면, LG전자는 실제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해외 협력사와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4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아시아 15개국의 주요 냉난방공조(HVAC) 파트너를 초청해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국가별 기후와 산업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공조 솔루션과 실제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공유했다. LG전자가 협력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은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냉난방공조(HVAC) 시장 규모는 2025년 137억 달러에서 2032년 318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예측 기간(2026~2032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12.8%에 달한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인증도 잇따라 확보했다. LG전자는 이달 2.5메가와트(㎿)급 냉각수 분배장치(CDU)를 엔비디아의 'DSX 레디' 제품으로 승인 받았다. DSX 레디는 엔비디아가 AI 팩토리 구축에 필요한 제품과 솔루션 가운데 일정 요건을 충족한 제품을 인증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승인받은 CDU는 고성능 AI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수를 공급·순환시키는 장치다. LG전자는 지난 7월 600킬로와트(㎾)급, 이달 1㎿급 CDU에 이어 2.5㎿급 제품까지 엔비디아 규격 승인을 받으며 대용량 액체냉각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이번 엔비디아 DSX 레디 승인과 관련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사장은 "엔비디아 DSX 규격 승인을 계기로 더욱 신뢰성 높고 효율적인 냉각 솔루션을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공급할 것"이라며 "차세대 액체냉각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2026.09.24 15:00진운용 기자

[신간] '클루'...대기업 CEO 지낸 1세대 데이터 전문가의 30년 통찰 담아

"데이터가 범람하는 AI시대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분석은 완벽한데,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질문이 반복됩니다. 이 책 '클루'는 숫자의 나열을 넘어 의사 결정의 실마리를 찾는 데이터 스토리텔링의 본질을 다룹니다."(신한금융그룹 진옥동 회장) "AI가 우리 일상을 빠르게 대체하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클루'는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정형화된 데이터와 AI가 건네는 단서(clue) 속에서 새로운 맥락과 의미를 읽어내어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내는 힘, 그것이 바로 AI 시대에 우리가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이다." (LG CNS 현신균 대표) "데이터 분석은 어렵고 건조한 기술로 여겨지기 쉽다. 하지만 흩어진 숫자에서 실마리를 찾고, 조각을 연결해 정교한 이야기를 만든 뒤, 현실과 맞아떨어지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무척 창조적이고 즐거운 일이다. '클루'는 바로 그 분석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책이다. 올바른 질문으로 문제의 본질을 발견하고, 분석 결과를 사람과 고객이 이해할 이야기로 바꾸며, 현실의 결정과 행동에 맞춰보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네이버클라우드 김유원 대표) 30년간 데이터를 지켜온 1세대 데이터 과학자 김혜주 전 롯데멤버스 대표가 AI 원료인 '데이터'에 관한 책 '클루'를 출간했다. 빅데이터와 AI가 화두가 되기 전부터 데이터로 비즈니스 변화를 이끌어온 대한민국 1세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 저자는 SAS 코리아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SKT, IBM, 삼성전자, KT, 신한은행을 거쳐 최근까지 롯데멤버스 대표를 지냈다. 30여 년간 데이터·AI 분야의 최전선에서 일해온 것이다. 학술과 실무를 넘나들며 쌓아온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복잡한 문제를 데이터의 언어로 바꾸 고 그 안에서 결정적인 실마리를 찾아내는 자신만의 사고법을 신간 '클루'에 담았다 “복잡한 수식과 코딩은 AI에 맡기고, 인간은 데이터 언어로 사고해야” 좋은 분석가가 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코드를 짜고, 모델을 돌리고, DB언어인 SQL(Structured Query Language, 데이터베이스에 데이터를 저장·조회·수정·삭제하는 등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관리하기 위한 언어)을 다룰 줄 아는 것은 강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끊임없이 데이터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연습은 거창하지 않다. 가령 “비 오는 날 이사하면 부자가 된다”라는 엉뚱한 가설을 떠올렸다고 해보자. '이사하는 날'은 전입신고일이나 인터넷 이전 설치일로, '부자가 된다'라는 것은 소비 금액이나 해외여행 횟수의 증가 등으로 바꾸어볼 수 있다. 이렇게 막연한 생각을 측정 가능한 데이터로 바꾸고, 어떤 데이터가 필요하고 어디서 구할 수 있을지 궁리하는 것부터가 데이터 사고의 시작이다. '클루'는 이러한 사고 과정을 누구나 익힐 수 있게 7단계로 체계화했다. 1부에서는 데이터가 현실을 어떻게 담아내는지 이해하며 데이터로 사고하기 위한 기초를 다지고, 2부는 흩어진 숫자와 사실에서 의미 있는 이야기를 발견하는 법을 익힌다. 여기까지가 데이터를 바라보는 눈을 바꾸는 과정이라면, 이후부터는 현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과정으로 나아간다. 3부에서는 막연한 현실의 문제를 데이터로 측정할 수 있는 문제로 정의하고, 4부에서는 필요한 데이터를 탐색하며 그 안에 숨은 맥락과 실마리를 찾아낸다. 5부에서는 발견한 실마리를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엮고, 6부에서는 그것을 실제로 읽히고 설득하는 보고서로 구현한다. 마지막 7부에서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데이터가 실제 의사 결정과 행동, 현실의 변화로 이어지게 만드는 법을 다룬다. 현실을 데이터로 바꾸는 데서 시작해, 데이터를 이야기로 만들고, 다시 그 이야기로 현실을 바꾸는 연속 과정인 셈이다. 각 단계에는 저자가 30년간 데이터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일하며 경험한 실제 사례를 많이 담았다.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찾아볼 수 있는 사이트까지 알차게 소개한다. '클루'는 데이터가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람도 현실의 문제를 데이터로 바꾸고 답을 찾아갈 수 있게 이끄는, AI 시대 가장 친절한 데이터 사고 안내서인 셈이다. “AI 시대 주도권은 생각을 맡기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을 키우는 사람이 쥘 것" 데이터로 사고하는 일은 AI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능력이 아니다. '클루'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사람들이 어떻게 숫자와 기록에서 새로운 답을 발견하고 세상을 바꾸어왔는지 보여준다. 고대 이집트의 나일로미터는 해마다 범람하는 나일강 수위를 기둥에 새긴 눈금으로 측정하고 기록해 농사의 풍흉을 예측하고 세율을 책정했다. 이로 인해 이집트는 불확실한 미래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었다. 19세기 런던에 콜레라가 창궐했을 때 의사 존 스노는 사망자가 발생한 집을 지도 위의 점으로 표시해 우물 주변에 환자가 집중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펌프의 손잡이를 제거하자 콜레라 확산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크림전쟁 당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병사들의 사망 원인을 한 장의 그래프로 보여주어 열악한 위생의 심각성을 알리고 군 의료 체계의 개혁을 이끌어냈다. 나일로미터의 눈금, 지도 위에 찍힌 점, 한 장의 그래프. 세상을 바꾼 도구는 이처럼 놀랄 만큼 단순했다. 복잡한 현실에서 핵심을 찾아 가장 단순한 형태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시대가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문제 해결의 본질이다. 더구나 이제 우리에게는 이들보다 훨씬 강력한 도구인 AI가 있다. 몇 시간이 걸리던 분석을 몇 초 만에 끝내고, 원하는 그래프와 보고서까지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도구 격차가 사라질수록 사람 사이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그 도구로 무엇을 보고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가 된다. 같은 AI를 사용해도 누군가는 뻔한 답에 머물고, 누군가는 남들이 보지 못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AI 시대 주도권은 생각을 맡기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을 키우는 사람이 쥔다. 누구나 강력한 도구를 손에 쥘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이전보다 더 멀리 확장할 기회를 얻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하지만, 인간은 데이터에서 이야기를 발견” 챗GPT 등장 이후 우리가 일하고 판단하는 방식은 빠르게 달라졌다. AI는 수백만 건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정리하고, 숨은 패턴을 찾아내고, 예측 모델까지 만들어낸다. 코딩과 시각화는 물론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분석 업무에서는 이미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AI가 더 많은 일을 대신하게 될수록 인간에게는 무엇이 남을 까?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의 역할은 어디에 있을까? 빅데이터와 AI가 화두가 되기 전부터 데이터로 비즈니스의 변화를 이끌어온 저자는 이 질문에 명쾌히 답한다. “데이터 기술자는 AI에 점점 더 대체될 것이다. 하지만 AI가 발전할수록 데이터 스토리텔러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데이터 스토리텔러는 숫자를 분석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숫자가 사람과 비즈니스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하는 번역가와도 같다. 데이터 분석가가 상황을 보고하는 데 그친다면, 데이터 스토리텔러는 행동을 제안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 가령 동일한 고객 이탈 데이터를 보고, 한 사람은 이렇게 보고한다. “이탈 예측 모델의 정확도는 87%이며, 주요 이탈 예측 변수는 최근 3개월간 통화량 감소, 요금제 변경 이력, 고객 서비스 접촉 빈도 순입니다. 이탈 확률 0.73 이상인 고객은 3241명입니다.” 반면 다른 사람은 이렇게 제안한다. “이 고객들은 불편함이 한계에 달했는데도 그동안 마땅히 하소연할 곳이 없었던 겁니다. 지금 정리한 우선순위대로 연락을 드리면, 이번달 이탈을 절반 가까이 막을 수 있습니다.” 전자가 데이터 분석가의 언어라면, 후자는 데이터 스토리텔러의 언어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어떠한 언어가 성과를 만들어낼지는 명확하다. AI가 분석을 대신 하는 시대에 인간에게 더 절실히 요구되는 능력이 무엇인지도 마찬가지다. 30년간 데이터로 기업의 의사 결정과 변화를 이끌어온 저자는 AI 시대에도 대체되지 않는 사람들의 사고법을 7단계로 정리했다. 이 책에는 복잡한 수식도, 코딩도 없다. 그 대신 이야기가 있다. AI보다 더 잘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분석한 데이터를 가지고 성과를 내고 싶은 사람에게 유용하다. 데이터 전문가로 출발해 기업 대표까지 오른 저자 이력은 데이터가 어떻게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통신 분야 빅데이터 플랫폼·경찰청 범죄안전 플랫폼 등 대형 정부 사업의 개발을 총괄했다. 은행권 최초 금융데이터 전문기관 인가를 주도했고, 롯데멤버스에서는 포트폴리오 혁신 및 사상 최대 경영 성과를 달성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통계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에서 통계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연세대학교에서 디지털경영 박사학위를 받았다. SCIE급 학술지에 제1저자로 논문을 발표했다. 빅데이터 분야 기여 공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2020)과 산업포장(2022)을 수상했다. ◆ 책 속에 나오는 문장들 "그렇다면 정말로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의 시대는 끝난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AI가 분석을 잘하면 잘할수록, 역설적으로 더 중요해지는 역량이 있다. 그것은 기술이 아니라 '이야기를 만드는 힘'이다.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정의하는 힘, 데이터가 말하는 바를 사람의 언어로 번역하는 힘, 분석 결과를 행동으로 연결하는 힘, 이것만큼은 아직 AI가 대신 할 수 없다. AI는 '데이터 기술자'의 역할을 점점 더 잘 수행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데이터 스토리텔러'는 다르다. 스토리텔러는 데이터를 가지고 개연성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다. '왜 이것이 문제인지' '무엇이 핵심인지' '이 숫자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하는 사람이다. 그 역할은 AI가 발전할수록 더 희귀해지고, 더 중요해진다."(책 8쪽, 프롤로그: 데이터 기술자가 아니라 데이터 스토리텔러가 돼야 한다에서) "나는 기술의 정교함보다는 문제를 정의한 방식 때문에 이 사례를 특히 높게 평가한다. 당시 통치자들은 범람으로 피해를 본 백성들이 세금을 내지 못해 도망가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군인을 동원해 백성이 도망가지 못하게 막거나, 세금을 무조건적으로 면제해줬다면 어떻게 됐을까? 잠깐은 효과를 봤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대신 이렇게 물었다. “범람의 규모를 미리알 수만 있다면, 세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서 부과할 수 있지 않을까?” 즉 문제를 데이터로 재정의한 것이 다. 이것이 바로 데이터 스토리텔러의 사고방식이다."(22~23쪽, 1장 데이터란 무엇인가에서) "데이터는 IT 부서 전유물도, 데이터 과학자들만의 영역도 아니다. 매일 아침 알람을 끄는 순간부터 시작해서 출근길의 경로 선택, 점심 메뉴 결정, 업무 중 판단, 운동 강도 조절, 잠들기 전 오늘 하루에 대한 평가까지, 우리는 온종일 데이터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분석하며 모든 의사 결정에 활용한다. 차이는 오직 하나, 우리가 이미 매일 사용하고 있는 데이터를 의식하느냐 의식하지 못하느냐에 달렸다. 의식하지 못하는 영역은 절대 개선할 수 없다.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66~67쪽, 4장 일상은 데이터로 굴러간다에서) "분석한 내용의 대부분은 보고서에 담기지 않는다. 분석 과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검증과 탐색의 흔적은 혼자 간직해야 한다. 이것을 다 담으려는 충동을 이기지 못하면 보고서는 두꺼워지고 메시지는 사라진다. 모기업에서 함께 일했던 컨설턴트가 딱 그랬다. 핵심만 짧게 정리하라고 하면, 실제 내용은 건드리지 않고 폰트를 작게 하거나 여백을 좁혀서 쪽수만 줄여왔다. 발견한 데이터들이 아까워서 버리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아까운 것들을 과감히 쳐내지 못하면 결국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 자체를 잃어버리게 된다."(102쪽, 7장 문제를 데이터 언어로 번역하는 법에서) "모 증권사 프로젝트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과제는 '이탈 고객 예측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었고, 박사 학위를 받은 지 얼마 안 된 분이 담당하게 됐다. 모델을 돌렸더니 정확도가 상상 이상으로 높게 나왔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문제가 있었다. 정확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변수가 이탈과 동시에 발생하는 고객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이탈을 '예측'하려면, 이탈이 일어나기 전에 알 수 있는 변수를 써야 한다. 그러나 그 핵심 변수는 이탈과 같은 시점에 이루어지는 행동이었다. 이미 이탈한 것을 '잘 맞힌' 것이지, 앞으로 이탈할 것을 '예측'한 게 아니었다. 정확도가 아무리 높아도, 실제로 이탈 방어 캠페인에는 쓸 수 없는 모델이었다."(150~151쪽, 10장 모델링이란 결국 '틀'을 만드는 일이다에서" "분석 결과를 검토하다 보면 가끔 이상하게 튀는 숫자를 보게 된다. 특정 지역의 이탈률이 전국 평균보다 24배 높다거나, 특정 연령대의 구매 전환율이 갑자기 내려가는 식이다. 그런데 보고서에는 이렇게 눈에 띄는 숫자가 그저 다른 데이터와 마찬가지로 무심히 표기돼 있을 뿐이다. 그럴 때면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이게 왜 안 궁금했어요?” 왜 그런 숫자가 나왔는지, 데이터 오류인지, 실제 현상인지, 뭔가 다른 원인이 있는지를 파고들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무엇 what'에서 '왜 why'로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189쪽, 12장. 좋은 모델은 쉽게 설명할 수 있다에서) "보고서를 쓰는 순서와 보고서를 읽는 순서는 달라야 한다. 분석가는 데이터를 탐색하고,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순서로 작업한다. 그런데 이 순서대로 보고서를 쓰면 결론이 맨 뒤에 오게 된다. 받는 사람은 긴 여정을 따라간 끝에야 핵심을 만난다. 보고서를 읽는 사람은 그 여정에 관심이 없다. 결론이 무엇인지, 그것이 왜 중요한지,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먼저 알고 싶다. 그다음에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은 질문으로 해소하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보고서는 결론부터 시작해야 한다."(204쪽, 13장 보고서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에서) "데이터 분석의 의미는 '재미'에서 출발해 '기여'를 거쳐 '감동'으로 진화한다. '재미'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것이고, 다음 단계인 '기여'는 그 시각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며, '감동'은 행동을 넘어 문제를 보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는 것이다. 세 가지 가치 중 단 하나라도 담고 있다면 분석은 성공적이다. 세 가지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문제다. 그 무엇도 건드리지 못한 채 조용히 잊히는 무익한 데이터를 경계해야 한다."(210쪽, 14장 다시, 재미·기여·감동 중 무엇인가에서) "작은 성과를 이자라고 생각해보자. 분석 프로젝트에는 많은 사람의 시간과 노력이 투자된다. 분석가, 데이터 엔지니어, 현업 담당자, 의사 결정자까지. 이 투자에 대한 첫 번째 이자가 지급돼야 두 번째 프로젝트가 가능해진다. 이자를 주지 않으면서 원금만 계속 투자하라고 하면 아무도 다시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작은 성과를 찾는 일이 결과를 겉만 그럴듯하게 포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체 캠페인 전환율은 목표에 못 미쳤지만, 특정 연령대에서 반응이 유독 좋았다.” “모델 성능은 평범했지만, 데이터 수집 구조를 처음으로 제대로 설계했다.” “분석 결과가 현업 담당자의 직관과 달라서 논쟁이 생겼지만, 그 논쟁이 오래된 가정을 다시 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것이 모두 이자다."(253쪽, 17장. 오답 노트가 조직을 성장시킨다에서) "데이터를 직접 다루는 사람도, 분석 결과를 받아서 의사 결정에 활용하는 사람도 데이터 스토리텔러가 될수 있다. 데이터를 마케팅에 연결하는 사람, 전략에 연결하는 사람, 현장 운영에 연결하는 사람 모두 데이터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다. 데이터 스토리텔러의 핵심 자질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와 습관에 있다. 이 책을 읽은 분들이 일상에서 가설을 세우고, 숫자에서 이야기를 읽어내고, 분석 결과를 현장과 연결하는 연습을 계속하기를 바란다. 분석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어제보다 조금 더 근거 있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만으로 이미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265쪽, 에필로그: 데이터 스토리텔러로 산다는 것에서) ◆ 책 순서 프롤로그|데이터 기술자가 아니라 데이터 스토리텔러가 돼야 한다 1부. 이야기는 언제 만들어지기 시작하는가|데이터가 '의미'로 재탄생하는 순간 1장. 데이터란 무엇인가 2장. 데이터가 글보다 먼저였다 3장. 데이터를 공유하면 다툼이 사라진다 2부. 우리는 이미 이야기 속에 살고 있다|매일 쓰이는 데이터 4장. 일상은 데이터로 굴러간다 5장. 데이터 생산자이자 소비자로 살아가기 3부. 모든 이야기는 문제에서 출발한다|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 체계 6장. 모든 정답은 잘 정의된 문제에서 시작된다 7장. 문제를 데이터 언어로 번역하는 법 4부. 장면을 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데이터를 보기 전에 현실을 읽는 법 8장. 필요한 데이터는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아니다 9장. 데이터 탐색은 숫자가 아니라 현실을 읽는 일이다 5부. 모델은 시나리오를 위해 존재한다|모델링의 본질을 생각하기 10장. 모델링이란 결국 '틀'을 만드는 일이다 11장. 모델은 장면을 위해 존재한다 12장. 좋은 모델은 쉽게 설명할 수 있다 6부. 이야기는 어떻게 전달돼야 하는가|분석 결과를 스토리라인에 따라 만드는 법 13장. 보고서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 14장. 다시, 재미·기여·감동 중 무엇인가 7부.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순간|데이터 활용의 마지막 장면 15장. 적용되지 않은 분석은 분석이 아니다 16장. 성과는 숫자가 아니라 변화다 17장. 오답 노트가 조직을 성장시킨다 에필로그|데이터 스토리텔러로 산다는 것 참고|필요한 데이터는 어디서 구하는가

2026.09.24 14:33방은주 기자

[AI 고속도로] 서버만 바꾸면 AIDC?…기존 데이터센터와 뭐가 다를까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운영하는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이 늘면서 기존 데이터센터와의 차이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AIDC는 고성능 GPU를 집약적으로 운영하는 만큼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높은 전력 밀도와 냉각 성능이 요구되며, 서버뿐 아니라 전력·냉각 설비와 시설 구조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확산으로 대규모 GPU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도 AIDC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 발간한 '코리아 데이터센터 마켓 2026~2029'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기준 182개로 늘었으며 현재 계획·구축이 추진되는 신규 데이터센터 부지만 72곳에 달한다. 국내 상업용 민간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4년 6조 2200억원에서 2029년까지 연평균 1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반 데이터센터와 AIDC의 가장 큰 차이는 서버가 사용하는 전력의 밀도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중앙처리장치(CPU) 중심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을 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AIDC는 여러 GPU를 한 서버에 집약해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하고 추론한다. 같은 공간에 훨씬 많은 연산 장비가 들어가면서 하나의 랙이 소비하는 전력도 크게 높아지고 데이터센터 전체가 감당해야 하는 전력량도 함께 늘어난다. 전력 사용량이 늘면서 냉각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차가운 공기를 서버에 공급하는 공랭식 냉각이 주로 활용됐지만 고성능 GPU가 밀집한 환경에서는 발생하는 열을 처리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이에 냉각수를 서버 내부 또는 가까운 곳까지 공급해 열을 직접 식히는 액체냉각 등 고밀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력과 냉각, 빌딩 설비를 함께 관리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리 기술 역시 AIDC의 주요 요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기존 데이터센터를 AIDC로 바꾸는 일도 단순히 CPU 서버를 빼고 GPU 서버를 넣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존 시설이 고밀도 GPU 장비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지, 전력 설비와 냉각 시스템이 늘어난 발열을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 건물 안에 서버를 설치할 공간이 남아 있더라도 공급 가능한 전력이 부족하면 추가 GPU를 들여놓기 어렵다. 실제 국내에서도 이런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있고 상당수가 과거에 구축된 시설이다. 일부 기존 데이터센터를 AIDC로 전환한 사례에선 서버 집약도가 높아지면서 공간은 기존의 4분의 1 정도만 사용했지만 추가로 공급할 전력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 중이다. 이미 지어진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면 AIDC 구축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결국 전력 확보가 전환 속도를 좌우하는 셈이다. 신규 AIDC도 전력 확보가 최대 관문이다. 2024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수도권에서 데이터센터 전력계통영향평가 1차 기술검토를 신청한 522건 가운데 최종 공급 가능 승인을 받은 사업은 10건, 1010메가와트(MW)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사업도 있어 이를 최종 승인 확률로 볼 수는 없지만 AI 인프라 확대 과정에서 서버 확보 못지않게 전력 공급이 중요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부도 AIDC 확산에 맞춰 관련 제도 마련에 나서고 있다. 내년 3월 시행되는 AIDC 특별법 하위법령에선 AI 학습·추론용 가속기뿐 아니라 이를 운용하기 위한 전력·냉각 설비를 갖추도록 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전력밀도와 AI 장비 전력 비율 또는 규모를 AIDC 인정 기준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연산 성능만 기준으로 삼으면 기술 발전에 따라 적은 수의 최신 가속기만 설치해도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전력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송도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지난 9일 공개토론회에서 "데이터센터에 가속기나 랙 하나를 갖다 놓았다고 AIDC로 인정해 이 법에서 요구하는 특례나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현재로선 전력을 기준으로 하되 구체적인 수치는 향후 더 논의해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6.09.24 09:24한정호 기자

사랑하는 사람 떠올리니 나만의 향수가…SKT의 이색 실험

“사랑하는 대상과 향을 연결짓고, 그걸 토대로 나만의 향수까지 만들 수 있다니 정말 좋네요.” SK텔레콤이 서울 성동구 T팩토리 성수에서 진행 중인 신규 전시 이모션 랩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아유키 씨는 “단순히 좋아하는 향을 고르는 게 아니라 과학적인 방법으로 대상과 가장 잘 어울리는 향을 찾아준다는 점이 신선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모션 랩에서는 사랑하는 대상을 바라볼 때 나타나는 뇌파와 여러 향료를 맡을 때의 뇌파를 비교해 가장 유사한 향료 세 가지를 찾아준다. 이를 배합해 세상에 하나뿐인 향수를 만드는 방식이다. 단순한 향수 만들기 체험은 아니다.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의 핵심 개념인 처리·연결·저장을 일상적인 경험으로 옮겨 전시를 구성했다. 데이터센터 시리즈 첫 전시에서 사진 데이터를 저장하는 경험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데이터처럼 처리하고 다른 대상과 연결한 뒤 향과 색으로 남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시를 기획한 SK텔레콤 공간브랜딩팀 관계자는 “세상의 모든 것을 데이터로 보고, 데이터로 노는 센터를 만들고자 시리즈를 기획했다”며 “이번엔 감정이라는 무형의 데이터를 어떻게 연결과 저장의 관점에서 시각화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뇌파로 향기 찾고 감정은 색으로 남긴다...오감 자극 체험 콘텐츠 대표 프로그램인 '센트 오브 이모션'은 사랑하는 대상과 향 사이의 연결고리를 뇌파로 찾아 향수로 만드는 체험이다. 관람객은 스마트폰으로 체크인한 뒤 자신에게 소중한 대상의 사진을 올리고 향수 라벨과 상대에게 전할 편지를 작성한다. 이후 향기 추출존에서 VR 기기를 착용하고 11가지 향료를 차례로 맡는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향료를 맡을 때 나타나는 뇌파와 앞서 등록한 사진을 바라볼 때의 뇌파를 측정한다. 두 데이터를 비교해 패턴이 가장 유사한 향료 세 가지를 골라 관람객만의 향수로 배합한다. 완성된 향수는 미리 작성한 편지와 함께 하나의 패키지로 받을 수 있다. T팩토리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T팩토리를 태그해 스토리나 피드에 게시하면 선착순 1000명에게 심장 모양 향기 펜던트도 제공한다. 1층에서 감정을 향으로 표현했다면 지하 1층에서는 색으로 기록한다. 컬러 오브 이모션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색으로 표현해 액체 형태로 병에 담아 가져갈 수 있다. 자신과 비슷한 감정을 찾아보는 이모션 바이알 미디어와 다른 관람객이 색에 담은 사연을 살펴볼 수 있는 이모션 백신 라이브러리도 마련됐다. 향과 색이라는 서로 다른 소재를 이용해 보이지 않는 감정을 시각화하고 기록하는 구성이다. 2층에는 휴식 공간인 T팩토리 라운지가 자리 잡았다. SK텔레콤 가입자 1명과 동반 1명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통신사와 관계없이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 음료와 함께 네컷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AI 포토존, 직접 폰 스트랩을 만드는 공간도 운영한다. 데이터센터 원리를 일상 체험으로 향과 색을 활용한 체험에는 SK텔레콤이 집중하고 있는 사업인 데이터센터의 작동 원리가 녹아 있다. 관람객이 자신의 감정을 측정하고 다른 데이터와 비교해 향으로 연결하거나 색으로 남기는 과정이 데이터의 처리·연결·저장 과정과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여러 데이터와 클라우드를 연결하고 스토리지나 클라우드 자체로서 무언가를 저장하기도 한다”며 “관람객은 사랑하는 대상과 연결하기 위해 향이라는 소재를 활용하고 자신의 감정을 색이나 향으로 저장한다는 점에서 데이터센터의 특징과 전시 방향성이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시는 SK텔레콤이 T팩토리 성수를 젊은 세대와 만나는 오프라인 브랜드 접점으로 활용하려는 전략과도 연결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온라인이 발달하면서 통신사가 젊은 세대를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접점과 브랜딩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며 “2030 세대 유동인구가 많은 성수에서 T팩토리를 구축하고 긍정적인 브랜딩을 지속하는 것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모션 랩은 11월 15일까지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추석 당일인 오는 25일은 문을 닫는다. 1층 센트 오브 이모션은 통신사와 관계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하 1층 컬러 오브 이모션 이용료는 1인당 2만원이며 SK텔레콤 가입자는 20% 할인받을 수 있다.

2026.09.23 16:07홍지후 기자

AI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한자리에…내달 1일 'AI-클라우드 빅테크' 개최

인공지능(AI) 경쟁이 모델 개발을 넘어 데이터센터·클라우드·플랫폼·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외 AI·클라우드 기업들이 관련 기술과 전략을 공유하고자 한자리에 모인다. 한국인공지능클라우드산업협회(KACI)는 다음 달 1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제3회 AI-클라우드 빅테크 2026'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행사는 '발전, 연결, 전환으로 여는 AI-클라우드'를 주제로 열린다. 생성형 AI에서 에이전틱 AI로 기술 경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AI 인프라부터 플랫폼과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기술 생태계와 산업 변화를 다룰 전망이다. 특히 AI 경쟁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를 넘어 대규모 AI 워크로드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확대되는 흐름에 주목한다. 실제 업무와 서비스에 AI를 적용하기 위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보안 기술도 주요 의제로 다룬다. 오전 기조강연에선 AI 인프라의 변화가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공용준 KT클라우드 전무는 'GPU를 넘어 AIDC로, AI 인프라 경쟁의 새로운 기준'을 주제로 GPU 확보 경쟁 이후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역량과 AIDC 전략을 소개한다. 박운영 HPE 상무는 기업이 AI를 실제 업무 환경에 도입하고 확장하기 위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AI 전략을 발표한다. 김지훈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네오클라우드와 하이퍼스케일러를 아우르는 AI 팩토리를 중심으로 새로운 AIDC 전략을 공유한다. 오후에는 AI 인프라를 실제 서비스와 업무로 연결하기 위한 기술이 소개된다. 권경민 이노그리드 전무는 GPU에서 AI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AI-PaaS의 역할을 다루고 박성혁 가온아이 상무는 AI 그룹웨어 '가온AI'를 중심으로 AI가 바꾸는 업무환경과 협업 방식을 소개한다. AI 운영과 보안 분야 발표도 이어진다. 정현석 올리브웍스 대표는 AI 플랫폼 환경의 보안 설계를, 고우주 나무AX 상무는 AI-PaaS와 AI옵스에서 AI 데이터센터로 이어지는 운영 전략을 발표한다. 이영수 디딤 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인프라 산업 변화를 전망하고 권기석 영림원소프트랩 사업부장은 전사적자원관리(ERP)와 AI를 결합한 업무 혁신 전략을 공유한다. 국산 AI 반도체와 AI 업무환경도 주요 주제다. 여준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본부장은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한 AI 마이크로 데이터센터(AI-MDC) 기술을 소개한다. 김이곤 SK쉴더스 팀장은 AI 워크스페이스 확산에 따른 보안 아키텍처를, 이해석 폴라리스오피스 부사장은 도메인 특화 데이터와 소형언어모델(SLM)을 활용한 '에이전트 레디 SaaS' 전략을 발표한다. KACI는 이번 행사를 개별 기술 소개에 그치지 않고 AIDC와 GPU 등 AI 인프라에서 AI-PaaS와 AI옵스를 거쳐 SaaS와 업무환경, 보안으로 이어지는 기술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정부·공공기관과 기업 관계자는 AI 기술과 적용 사례를 비교하고 공급 기업과 도입·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 행사장에는 참가 기업의 전시·홍보 부스도 마련되며 정부와 유관기관, 지자체·공공기관, AI·클라우드 기업과 산업계 관계자 등 약 3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봉균 KACI 회장은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이제 경쟁력의 기준은 AI 모델 자체를 넘어 이를 안정적으로 구현하고 확장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플랫폼 역량으로 넓어지고 있다"며 "AI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인프라·플랫폼·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AI-클라우드 빅테크가 AI 인프라에서 플랫폼과 서비스까지 서로 다른 영역의 기업과 기술을 연결하고 이러한 연결이 실제 산업의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며 "AI 도입과 전환을 고민하는 정부·공공기관 및 산업계 관계자들에게도 현재 기술 수준과 향후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9.23 13:46한정호 기자

이테크시스템, 데이터 보호 사업 키운다…엑사그리드와 총판 계약

이테크시스템이 엑사그리드와 손잡고 국내 데이터 보호·백업 스토리지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기업 데이터 규모와 중요성이 커지고 랜섬웨어 공격이 백업 데이터까지 겨냥하면서 전문 백업 스토리지와 데이터 복구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테크시스템은 엑사그리드와 국내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양사는 엑사그리드의 백업 스토리지 기술과 이테크시스템의 국내 파트너 네트워크를 결합해 데이터 보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엑사그리드는 백업 환경에 특화된 전용 어플라이언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빠른 백업·복구 성능과 장기 보관에 최적화된 중복제거 기술, 데이터 증가에 맞춰 용량을 유연하게 확장하는 스케일아웃 구조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기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백업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장애나 사이버 공격이 발생했을 때 데이터를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랜섬웨어 등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기능도 갖췄다. 백업 데이터를 운영 환경과 분리해 보호하는 에어 갭 기술과 AI 기반 랜섬웨어 탐지·대응 기능을 제공한다. 공격이나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을 때 백업 데이터를 활용해 복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최근 기업의 AI 및 AI 전환(AX)이 확대되면서 데이터 보호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AI·AX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규모가 늘어나는 동시에 랜섬웨어 공격 대상이 운영 시스템을 넘어 백업 데이터까지 확대되면서 안전한 데이터 보관과 신속한 복구 체계 구축이 주요 과제로 부상 중이다. 데이터 증가에 따른 스토리지 비용과 백업 운영 효율성도 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단순히 데이터를 별도로 저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백업 데이터를 보호하면서 필요할 때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 체계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사는 이번 총판 계약을 바탕으로 엑사그리드의 티어드 백업 스토리지 등을 국내 기업에 공급하고 영업·기술 지원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고객의 IT 환경과 데이터 보호 요구사항에 맞춘 데이터 보호 솔루션도 제공한다. 이테크시스템이 보유한 파트너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장 확대에도 나선다. 국내 IT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교육과 영업 지원, 공동 마케팅 등을 추진해 엑사그리드의 국내 고객과 파트너 기반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테크시스템은 에티버스그룹의 관계사로 IT 전략 컨설팅과 시스템통합(SI), 네트워크통합(NI) 등을 제공 중이다. AI 인프라와 클라우드, 보안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데이터 보호·보안 솔루션 포트폴리오도 강화하고 있다. 이승영 엑사그리드 한국지사장은 "우리는 다양한 백업 솔루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스케일아웃 기반의 최적화된 성능·경제성·보안을 제공한다"며 "기존 일반 운영 스토리지와 오래된 기술 기반 인라인 중복제거 스토리지는 새로운 현대적 백업 시스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데 여전히 큰 한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대표 IT 공급 기업인 에티버스그룹의 가족회사 이테크시스템과 협력해 다양한 파트너와 고객에게 전문 백업 스토리지로서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범수 이테크시스템 대표는 "AI 시대에는 데이터가 기업 핵심 자산인 동시에 사이버 공격의 주요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총판 계약을 토대로 기존 데이터 보호 솔루션 사업과 엑사그리드의 백업 스토리지 기술을 연계해 고객 비즈니스 연속성과 데이터 보호 역량을 함께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6.09.23 13:15한정호 기자

삼성전자, 최신 퀄컴칩서 차세대 'LPDDR6' 업계 최초 검증 완료

삼성전자가 최근 퀄컴의 최첨단 모바일 칩셋 스냅드래곤8 엘리트 6세대에서 'LPDDR6' 검증을 완료했다. LPDDR6는 내년부터 본격 상용화 궤도에 오르는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다. 삼성전자는 이번 검증을 통해 서버 및 엣지 AI 시장에서 D램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자사 LPDDR6가 퀄컴의 최첨단 모바일 칩셋에서 검증을 완료했다고 23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LPDDR은 스마트폰, 서버 등에 탑재되는 저전력 D램이다. LPDDR6는 지난해 하반기 표준이 제정된 가장 최신 세대 규격에 해당한다. LPDDR6의 대역폭은 10.6~14.4Gbps로, 이전 세대(8.5~10.7Gbps) 대비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16GB 용량의 LPDDR6를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익스트림 6세대'에서 최대 10.7Gbps 속도로 업계 최초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초기 제품 개발 단계부터 이어져 온 삼성전자와 퀄컴 간 긴밀한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를 통해 삼성 LPDDR6가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의 요구 수준을 충족할 수 있음을 입증했으며, 양사는 고도화되는 온디바이스 AI 환경에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빠르게 접목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상무는 "이번 검증으로 LPDDR6의 기술 경쟁력과 제품 완성도를 다시 한번 입증한 만큼, 향후 고객과 시장의 상용화 일정에 맞춰 고성능, 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을 적기에 제공하고 차세대 AI 디바이스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등 온디바이스 AI가 멀티모달 AI와 AI 에이전트로 고도화되면서, 업계에서는 고성능·저전력 LPDDR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생성형 AI 스마트폰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의 36%에서 2026년 45%, 2027년 52%로 확대돼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스마트폰 출하량보다 메모리 탑재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반면, 스마트폰에 탑재된 전체 D램 용량은 6.1% 증가했다. 기기당 평균 D램 용량도 7.8GB에서 8.3GB로 5.5% 늘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글로벌 모바일 D램 시장 1위를 유지해 왔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모바일 D램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 43%를 기록했다. 향후 LPDDR 시장에서는 LPDDR6 비중이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옴디아는 전체 LPDDR 출하량 가운데 LPDDR6 비중이 2027년 3%에서 2028년 9%, 2029년 21%, 2030년 39%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6.09.23 10:40장경윤 기자

LG전자-SK엔무브, AI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열관리 기술' 맞손

LG전자와 SK엔무브가 글로벌 냉매 규제 강화와 증가하는 고효율 냉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열관리 기술 협력에 나선다. LG전자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SK엔무브와 '가전·상업·산업용 신규 냉매, 냉동기유 및 액침냉각 기술 공동 선행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최근 유럽과 북미에서 냉매의 지구온난화지수(GWP) 규제가 강화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고발열 산업의 냉각 효율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양사는 각자의 기술 역량을 결합해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GWP 150 미만 및 과불화화합물 미포함(PFAS Free) 기준을 충족하는 친환경·고성능 냉매를 공동 개발하고, 신규 냉매에 최적화된 고효율 냉동기유 연구도 병행한다. SK엔무브가 신규 냉매 후보를 발굴하면 LG전자가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구조다. 냉동기유는 자동차의 엔진오일처럼 냉난방공조 시스템의 주요 부품 간 마찰과 손상을 줄이는 소재다. 아울러 서버 등 전자기기를 특수 절연유에 담가 열을 식히는 액침냉각 분야의 협력도 확대한다. 양사는 기존 AI 데이터센터 중심의 실증을 넘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 부품 등 고발열 전력 기기 전반으로 액침냉각 기술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사장은 "LG전자의 공조·냉각 기술력과 SK엔무브의 소재 역량을 결합해 차세대 열관리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2026.09.23 10:00진운용 기자

[AI 고속도로] AI 데이터센터 투자 열기 식나…SB에너지, 500억 달러 IPO 속도조절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열풍을 타고 몸집을 키워온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SB에너지가 기업공개(IPO) 속도 조절에 나섰다. AI 모델 개발 속도가 늦어질 경우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컴퓨팅 수요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시장으로 번지면서 데이터센터 기업의 대규모 자금조달에도 경계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SB에너지는 약 500억 달러(약 67조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상장 절차의 속도를 늦췄다. 컴퓨팅 수요와 데이터센터 시장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시장 심리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SB에너지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을 비롯해 오픈AI와 엔비디아의 투자를 받은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다. 아직 실제 가동에 들어간 데이터센터가 한 곳도 없는 상황이지만 높은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IPO 계획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며 시장 상황을 살피면서 상장 절차를 이어갈 방침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의 자금조달에는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인 미국 원자력에너지 기업 홀텍인터내셔널도 시장 상황을 이유로 IPO를 최소 3개월 연기했다. 시장에선 주요 AI 기업의 모델 개발 속도 조절 움직임이 향후 컴퓨팅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주요 AI 기업이 안전을 이유로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추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세도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과 규제 강화 가능성도 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 AI 확산과 함께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이 이어지면서 전력 공급과 환경 문제 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진 가운데 새로운 규제가 인프라 투자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B에너지의 대규모 자금조달 계획 역시 시장의 관심사다. 회사는 현재 계약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완공하는 데 총 1740억 달러(약 235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 중이다. 대부분을 프로젝트 단위 부채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지만 회사 역시 채권시장이 경색될 경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투자설명서를 통해 경고했다. 실제 SB에너지는 최근 IPO 이후 49억 달러(약 6조원) 규모의 추가 부채를 조달하는 방안을 투자자들과 논의했다. 초기 협의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예상한 수익률은 약 10%로, 파이낸셜타임즈는 이같은 금리가 투기등급 수준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가격이라고 전했다. SB에너지는 우선 IPO에 집중한 뒤 추가 부채 조달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주요 고객인 오픈AI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변수다. SB에너지가 미국 오하이오주 파이크카운티에 개발하는 데이터센터 캠퍼스는 오픈AI가 20년간 임차할 예정이다. 오픈AI가 AI 개발 속도 조절 방침을 밝히고 자체 IPO 일정도 늦추면서 투자자들은 향후 데이터센터 수요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반면 엔비디아는 SB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 중이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SB에너지 주식에 15억 달러(약 2조원)를 투자했으며 IPO 때도 15억 달러(약 2조원)를 추가 투입해 총 투자 규모를 30억 달러(약 4조원)로 늘릴 예정이다. 또 오픈AI가 임차하는 오하이오주 데이터센터 캠퍼스에 최대 1050억 달러(약 142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도 제공하기로 했다. SB에너지 관계자는 "회사는 IPO에 집중하고 있으며 상장 절차를 진행하면서 시장 상황을 주시 중"이라며 "추가적인 부채 조달은 IPO 이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09.23 09:48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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