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결의 인디픽] 데린 "참신한 시도에서 새로운 장르가 나온다"
인디게임이 글로벌 게임산업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독창성과 참신함을 매력으로 게임 이용자를 사로잡은 작품도 속속 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업계에도 인디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한국 인디게임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데린 스튜디오는 '플리폴', '실리스', '투매니 좀비스', '박스 투 더 박스' 등 다양한 캐주얼 게임을 선보인 1인 개발사다. 기획, 프로그래밍, 아트, 퍼블리싱까지 모든 업무를 겸업하고 있는 채주영 대표는 게임회사에서 재직하면서 쌓은 경험으로 1인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재 데린 스튜디오는 세 종의 게임을 출시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박스 투 더 박스는 시간을 되감는 참신한 기믹을 사용한 퍼즐게임으로 2022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일반부문 선정작, 2022 인디플어워즈에서 '상상이상'을 수상했다. 이 게임은 현재 글로벌 PC플랫폼 스팀, 닌텐도 스위치에 출시됐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15일 사당 인근 카페에서 채주영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채주영 대표는 "최근 인디게임을 포함해 중소 규모 개발사의 게임에서 많은 애정을 보여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채주영 대표는 "이전에도 게임을 좋아했는데,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자의 꿈을 꾸게 된 것은 대학생 시절이었다. 당시 실험실에 있으면서 모바일 게임을 많이 했다"며 "게임을 하다 보니 나도 한 번 게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길로 서점에서 C언어 책을 사서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처음부터 1인 개발을 하고 싶었지만, 어느정도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게임 회사에 취업해 일을 배웠다"며 "첫 회사는 엔필이라는 개발사였다"고 덧붙였다. 채주영 대표는 그동안 4개의 게임을 선보였다. 설명에 따르면 신작을 개발할 때마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려고 하고 있다. 그는 "쉽게 말하면 과제에 과몰입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며 "무언가 동기가 있으면 더욱 일이 잘되는 타입"이라며 웃었다. 첫 번째 게임은 플리폴은 스팀 SDK 시스템 적용을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다. 두 번째 게임 투매니좀비즈의 경우 여러 명이 함께 게임을 즐길할 수 있는 로컬 멀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제작됐다. 실리스의 경우 온라인 게임전시전에 접수하는 과정을 체험하기 위해 만들어어졌다. 최근 작품인 박스 투 더 박스는 아트 디자인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제작된 게임이다. 해당 게임에는 박스 모양의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채주영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것이다. 그는 "캐릭터를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마침 리소스를 그냥 낭비하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게임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채주영 대표는 박스 투 더 박스에 대해 "많지는 않지만, 난이도 높은 퍼즐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이 게임은 그런 이용자를 확실히 타깃을 삼은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박스 투 더 박스는 시간을 되감아서 퍼즐 문제를 해결하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이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채주영 대표는 "과거 스팀 넥스트 페스트 당시에 데모버전을 공개했는데, 그중에 한 이용자가 '이전에 진행한 것으로 돌릴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면 좋겠다'고 피드백을 남겼다"며 "이 내용을 보고 아예 되감기 기능을 넣고 게임 UI를 동영상 플레이어처럼 만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채주영 대표는 "객관적으로 흥행이라고 보기엔 어렵지만, 박스 투 더 박스는 그동안 출시한 세 개 게임 성과를 합친 것보다 더 높은 수익을 창출했다"며 "지난해 BIC 출시했을 때만 해도 '이 게임이 내가 마지막으로 만드는 게임이겠구나' 생각했는데, 1인 개발을 더 이어갈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제 메신저 상태 메시지가 '게임으로 먹고 살고 싶다'인데, 박스 투 더 박스의 결과로 어느 정도는 소망을 이룬 상태"라며 웃었다. 해당 게임에 대한 여러 가지 피드백을 받았지만, '어렵지만, 할 만 하다'는 반응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어려워하면서도 끝까지 게임을 깨려고 하는 이용자들을 보면 뿌듯함이 느껴진다"며 "제가 선호하는 레벨 디자인이 포기할 때쯤 성공을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채주영 대표는 컴퓨터학원에 학생들을 지도하는 부업을 겸하고 있다. 그가 학생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 하나 있다. 채주영 대표는 "무언가 만들었다면, 무조건 완성을 시키라고 말한다"며 "애매하게 멈추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게임 완성도에 대한 중요성도 힘주어 말했다. 채주영 대표는 "모든 게임은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완성도가 부족하면 아무리 게임이 좋아도 몰입도를 해치게 된다. 나 역시 다른 게임을 하다가 완성도가 낮아 몰입이 깨진 적이 있는데, 내가 싫어하는 것을 이용자에게 똑같이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채주영 대표는 차기작에 대해 여러 가지를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시가 유력한 작품은 텍스트 어드벤처 형태의 게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신작은 아트 리소스가 적은 장르를 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작에도 새로운 도전과 시도가 담길 예정이다. 채주영 대표는 "이번에는 아예 스토리에 힘을 준 게임을 만들거나, 혹은 터치 조작감을 강조한 모바일게임, 아니면 매트로베니아 장르처럼 새롭게 맵이 만들어지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채주영 대표는 "지금같이 소규모 개발사의 게임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개발자들은 큰 힘을 얻는다"며 "개발자들도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러한 참신한 게임들이 조명을 받았으면 한다. 참신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장르의 게임이 출시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