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5 디자인 공개…첫 中 현지 생산 전용 전기차
기아가 전기차 강국인 중국을 겨냥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용 전기차 '더 기아 EV5'를 공개했다. 기아는 성공적으로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한 저력을 바탕으로 저조한 중국 시장 실적을 반등할 신차 투입에 나선 모양새다. 기아는 25일 중국 쓰촨성 청두(成都)에 위치한 중국서부국제박람성에서 열린 '2023 청두 국제 모터쇼'에서 EV5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EV5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제작한 기아의 세 번째 전용 전기차이자, 중국 시장을 노려 현지에서 생산하는 첫 전용 전기차다. 이 차는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기아 EV 데이'에서 선보인 '콘셉트 EV5'의 양산형 모델이기도 하다. EV5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구성하는 5가지 키워드 중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을 기반으로 디자인됐다. 면과 선을 강조하는 디자인을 통해 강인하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주고, 앞서 출시된 SUV 전기차 EV9과의 패밀리룩도 충실히 따랐다. 전면부에는 여러 개의 작은 정육면체로 구성된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별자리에서 영감을 얻은 스타맵 LED 주간주행등이 탑재됐다. 가운데에 자리한 LED 램프를 주간주행등도 연결됐다. 후면에는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적용된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장착됐다. 운전자가 다가오면 다양한 패턴 조명으로 반겨주는 다이나믹 웰컴 라이트 기능도 전·후면 LED 램프에 적용됐다. 실내는 '자연과 인공의 경계 없는 조화'를 주제로 해 디테일의 완성도를 높이고 실내 곳곳에 세심한 배려를 담았다는 게 기아의 설명이다. 전면에는 EV9에 이어 12.3인치의 클러스터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를 묶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도 탑재됐다. 1열에는 좌석과 콘솔 박스를 잇는 벤치 스타일의 시트가 적용됐다. 단절돼있던 운전자와 동승자 사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공간을 마련해 활용성을 높였다. 2열 시트는 뒤로 젖혀 아웃도어 활동 시 실내 공간을 넓힐 수 있는 시트백 완전 평탄화(0도) 접이 기능이 적용됐다. 트렁크 바닥에는 가변형 러기지 보드를 통해 많은 물품을 효율적으로 적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러기지 보드의 앞부분은 반자동 팝업 및 전후 슬라이딩 기능이 적용돼 편리함을 더했으며, 차박 시 테이블로도 활용 가능하다. 기아는 상반기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올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다만 중국에서는 올해 1~7월 누적 판매 대수 4만7천739대로 지난해보다 더 나빠지는 상황이다. 또 전 합작 파트너 업체인 둥펑자동차도 신규 전기차를 공개하면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기아는 현지업계가 계속 지적해왔던 전기차 출시를 앞두게 되면서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한 포석을 다질 방침이다. 기아는 이날 언론 공개 행사에서 중국 내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소개하고 EV6를 정식 출시하는 등 전기차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경현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부사장)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 중인 중국에서의 성공은 기아 글로벌 전략의 핵심 과제"라며 "EV5를 앞세워 전동화 전환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오는 26일부터 내달 3일까지 진행되는 2023 청두 모터쇼에서 EV5 3대를 비롯해 EV6 GT라인 전동화 모델, 카니발, 스포티지, 셀토스 등 10대를 전시한다. 한편 기아는 오는 10월 국내에서 '기아 EV 데이'를 개최해 EV5의 자세한 상품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