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 코믹스] 울지 못하는 창업가들에게
'지디 코믹스'는 정보통신기술(ICT) 등 산업계에서 이슈가 되거나 독자들이 궁금해 하고 공감할만 한 주제를 선정해 보기 쉬운 웹툰과, 간단한 텍스트로 연재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창업 지원기관 디캠프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스타트업 창업자 정신건강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가의 정신 건강 상태는 모든 지표에서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중간 수준 이상의 우울을 겪고 있는 창업가는 조사 대상 271명 중 88명(32.5%)으로, 전국 성인 평균(18.1%) 대비 높았습니다. 창업자 10명 중 2명은 자살 위험성 고위험군에 속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죠. 보통 기업의 CEO라고 하면, 높은 연봉을 받고 최고급 세단을 모는 '딴 세상' 사람 같이 느껴지지만, 사실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고독한 위치이기도 합니다. 특히 창업가의 길을 걷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들 상당수는 당장 한두 달 뒤 생존을 걱정할 만큼 절벽 끝에 선 기분으로 팍팍한 살림살이를 꾸려 가기도 합니다. 이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상 이상으로 클 수밖에 없습니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창업자 77%가 장기불황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스타트업 중 기업공개에 성공한 곳은 5곳에 그쳤고, 기대를 모았던 컬리, 밀리의서재, 원스토어 등이 상장을 철회했습니다. 배달대행 '부릉'을 서비스 중인 메쉬코리아는 회생절차를 밟는 중이며, MCN 업계 1위였던 샌드박스네트워크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산타토익'으로 이름을 알리며 소프트뱅크 비전뱅크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았던 뤼이드, 물류 스타트업 두핸즈도 지난해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경기 불활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들을 긴축 재정에 들어갔습니다. 인건비, 광고 마케팅비 등을 줄이며 기나 긴 겨울잠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에 구글·카카오 등에서 수십년 간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는 창업자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막연한 불안감과 회사가 망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감에 공황장애까지 겪는 대표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이런 심리적, 정신적 문제는 한 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고 자각 하기도 어렵죠. 혼자 이겨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닌 만큼, 어려움을 열어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종종 우리는 직원인 우리가 직장 상사에게 마땅히 이해 받아야 하는 존재고, 우리가 더 많은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회사의 CEO직을 짊어진 대표들도 높은 연봉만으로 덜 수 없는 나름의 어려움에 밤잠을 못 이루기도 하죠. 스타트업 대표들은 더 그렇습니다. '연봉이 낮아서'·'복지가 없어서' 등 아쉬움도 많고 하고픈 말도 많겠지만, 오늘은 고독한 창업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힘들었을 때 나를 일어서게 했던 건 사실 '따가운 말'이 아닌, '따뜻한 말'이었던 걸 생각하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