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대만도 25%…韓 반도체 세액공제율 8% 태부족
대만도 미국처럼 반도체 기업이 투자하면 세금을 25% 깎아주기로 했다. 한국은 현재 8%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이달 마련해 국회 통과를 추진 중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세액공제율이 늘어난다. 투자 증가분에 10%포인트 더하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25%, 중소기업은 35%까지 적용된다. 애초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원안, 정부 제출)에 대한 수정안은 대기업이 반도체 시설에 투자하는 금액의 8%를 세액공제한다는 내용으로 구랍 23일 밤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시 기재부는 재정에 부담된다며 6%에서 2%포인트만 높였다. 반도체 업계를 비롯한 경제단체는 국회에 다시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세액공제 상향에 대한 입법이 빠르게 진행돼 민간 투자를 뒷받침하도록 국회가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정부의 투자 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국회에서 순조롭게 입법될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이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장(무소속)은 “세계적으로 25% 공제하는 가운데 15%는 시작”이라며 “부족한 부분은 국회에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대기업의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25%로 높이자고 주장해왔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설계실 연구보조원으로 시작해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까지 올랐다. 경쟁국은 자국 기업에 세액공제율을 25%로 내놨다. 대만 입법원(의회)은 지난 7일 대만 반도체법으로 불리는 산업혁신 조례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기술 혁신과 세계 공급망에서 중요한 업체가 연구개발(R&D)과 선진 생산 공정 설비에 투자할 때 각각 투자비의 25%와 5%를 세액공제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대만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Foundry·파운드리) 기업 TSMC가 있다. 미국은 지난해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세금을 25% 깎는 반도체칩과 과학법을 제정하고 반도체 시설 신설·확장·현대화에 5년 동안 보조금을 520억 달러(약 67조원) 주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인텔이 오하이오주와 애리조나주에 각각 2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