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패스 트래블러, 16비트 감성 그대로 살린 모바일 RPG
지난 2018년 닌텐도스위치로 출시된 RPG 옥토패스 트래블러는 슈퍼패미컴으로 대표되는 16비트 콘솔 시절의 향수를 강하게 자극하며 게임 이용자, 특히 30~40대 이상 이용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16비트 콘솔 시절 일본 RPG 시장을 이끌었던 스퀘어에닉스는 당시 노하우를 최대한 옥토패스 트래블러에 반영했다. 약 30년 전 감성은 살리고 낡은 티는 없애기 위해 3D 배경에 픽셀아트로 그려진 2D 캐릭터를 적용한 후 광원 효과와 블러 효과 등을 적용한 HD-2D 기법은 이용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스템 역시 과거 게임의 형태를 계승하고 다듬어서 플레이 감각도 그대로 유지했다. 브레이크 상태로 만드로 패턴을 파훼하는 시스템, 속성과 무기 종류에 따라 적용되는 약점 시스템을 활용한 턴제 전투 덕분에 옥토패스 트래블러는 실시간, 3D 키워드에 적응된 이용자를 한 순간에 16비트 콘솔을 즐기던 그 시절로 돌려보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7일 넷이즈코리아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RPG 옥토패스 트래블러: 대륙의 패자는 이런 원작의 장점을 그대로 공유하는 게임이다. 다만 플랫폼이 모바일로 변경됐고 이에 맞춘 편의성이 강화됐으며, 4인 파티 전투가 아닌 8인 파티 전투로 게임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풍성한 이야기와 상호작용은 원작보다 더욱 발전한 요소다. 그리고 이 요소는 옥토패스 트래블러: 대륙의 패자가 흔히 접하는 모바일 RPG가 아니라 콘솔 게임을 그대로 모바일게임으로 옮겨왔다는 증거가 된다. 게임은 부와 권력, 명성 등 주제를 담은 스토리에 맞춰 진행된다. 여기서 파생되는 각 캐릭터 자체의 이야기와 다양한 사이드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게임 속 사건이 왜 생겨났는지, 주변 인물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기본적으로 흐름을 따라가는 선형 구조 게임이지만 게임을 전개하며 만나게 되는 여러 퀘스트를 먼저 진행하더라도 아무런 문제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마치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에서 핵심 주제에 대한 에피소드가 방영되다가 중간중간 분위기를 환기하는 곁가지 이야기를 더해 피로도를 줄이고 각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하는 구성을 취하는 것과 같은 전략이다. 또한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사물, 인물과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해 게임 속 세계를 돌아다니는 재미를 잃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옥토패스 트래블러: 대륙의 패자는 경쟁 요소가 전혀 없이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강력한 캐릭터를 획득하지 않더라도 게임 진행에는 문제가 없는 구성이어서 쫓기듯이 게임을 즐길 필요가 없다. 내가 원하는 만큼만 원하는 템포로 게임을 즐기면 그만이다. 이런 특징이 이용자 성향에 따라 답답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느긋하게 게임을 즐기며 대단원으로 달려가기 원하는 이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게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