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노조, SNS서 사측 공개 항의...P.I.P가 뭐길래
LG전자 사무직 노조가 내부 인사 제도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21년 3월 설립된 LG전자 사무직노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심으로 결성된 노조다. 전체 조합원 중 절반 이상이 2030세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사무직 노조는 최근 '사람중심의 P.I.P 대항기'라는 제목의 만화를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올렸다. 두편에 걸쳐 게재된 해당 만화는 내부 인사제도의 부당함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와 그 과정을 담았다. P.I.P(저성과자 역량향상 프로그램)는 LG전자 내부 인사제도 중 하나로 퍼포먼스.임프르브먼트.프로그램(Performance.Improvement.Program)의 약자다. 프로그램 대상자는 3년동안 고과에서 C 등급이하 성적을 두번이상 받은 직원들 중 선정된다. 하지만 노조 측은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5년이하 연구원도 대상에 포함되는 등 대상자 선정 과정과 이유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프로그램 대상 풀(Pool)에 들어가면 2주간 교육을 받고 3개월간 1인 현업 태스크(Task)하게 된다. 하지만 2주동안 받는 교육은 임원 승진 시 해주는 소양 및 커뮤니케이션 교육과 동일하며 현업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업 태스크가 끝나면 조직책임자(담당+팀장)와 인사팀이 대상자의 패스(Pass) 또는 페일(Fail)을 결정한다. 패스하면 현업으로, 페일되면 대기발령 상태가 된다. 문제는 대기발령 상태가 되면 약 3주간 회사 회의실에 혼자 고립된다는 것이다. 혼자 회의실에서 매일 활동 보고서(잡 매칭)를 쓰고 매주 1회 1시간 동안 인사팀과 N대1로 화상미팅으로 활동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잡 매칭에 실패하면 결국 해고를 당하게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측은 P.I.P 교육의 부당성, 불법성, 교육의 부적합성, 대상자 선정 기준의 모호함을 지적한 공문을 지난해 두 차례 사측에 보냈지만 공식적인 답변은 없었다고 한다. 노조는 P.I.P 대상자들에게 노조가 실행할 수 있는 법적 조치를 설명하고 법률 상담 지원에 나섰다. 대상자들의 상황 및 지원 사항 파악을 위해 온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모임도 주도했다. 그 결과 업무가이드를 기반한 활동으로 대상자였던 노조원 20명 중 18명이 P.I.P에서 풀아웃(Pool out)되는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P.I.P를 둘러싼 구성원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성과가 좋지 않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업무향상을 지원하는 취지의 제도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P.I.P는 최근 수년간 성과가 저조한 인원을 대상으로 사내 교육을 통해 본인 업무에서 성과를 잘 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