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어스토리지가 지속가능성을 외치는 이유
“지속 가능성을 말할 때 청정 에너지 사용에 많은 초점을 맞추거나, 사용하는 탄소를 상쇄하기 위해 나무를 심는 등의 행동 때문에 에너지 절감에 충분히 집중하지 않는다. 천 그루의 나무를 심고 싶다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10메가와트를 적게 사용하는 게 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보다 더 나은 일일 수 있다. 사용하는 것을 상쇄하는 데 집중하면 안 되며, 덜 사용하는 방법에 집중해야 한다.” 퓨어스토리지 창업자이자 최고비전책임자인 존 코즈 콜그로브 퓨어스토리지 창업자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퓨어 액셀러레이트 2023' 행사 현장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퓨어스토리지는 엄청난 전력을 사용하는 큰 제조 시설을 갖고 있지 않지만 우리와 관련된 가장 큰 전력 사용은 실제로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에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제품을 가능한 한 에너지 효율적으로 만들고, 가능한 한 적은 전력을 사용하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제품보다 훨씬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제품을 대체하는 것,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초점은 여기에서 비롯된다”며 “퓨어스토리지는 에너지를 덜 사용하고 다른 모든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퓨어스토리지는 기업용 외장 스토리지 시장에서 올플래시 제품을 앞세워 가파르게 성장한 회사다. 하드디스크 대비 월등히 빠른 성능으로 기존 스토리지 시장을 뒤흔들었다. 여전히 속도, 성능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지만, 최근 수년 사이 지속가능성을 제품의 강점 맨 앞에 세우고 있다. 퓨어스토리지는 기존 디스크 기반 스토리지 시스템을 자사 올플래시 스토리지 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데이터센터 내 스토리지 인프라의 에너지 소모를 8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올해 엔트리급 제품군까지 출시하며 대규모 콜드 데이터 영역의 에너지 절감을 공략하고 있다. 이른바 '올플래시 데이터센터'란 비전 하에 전체 데이터센터 에너지 절감을 겨냥한다. 지난 퓨어 액셀러레이트 2023 행사의 핵심 주제도 에너지 절감이었다. 퓨어스토리지에 따르면, 스토리지는 전체 데이터센터 에너지 소비의 40%를 차지한다. 스토리지만 바꿔도 데이터센터 에너지 절감 효과를 20% 달성할 수 있다고 누차 강조했다. 퓨어스토리지의 지속가능성 행보는 생성 AI의 시대로 접어든 IT 세계에서 더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생성 AI는 방대한 GPU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데, GPU는 막대한 전기를 소비한다. 생성 AI가 더 많이 활용될수록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존 코즈 콜그로브 창업자는 “생성 AI 시대에 스토리지 예산은 감소하지 않고, 더 증가한다”며 “GPU는 매우 비싸고 원하는 만큼 확보하기도 어려운데, 그런 GPU를 잘 사용하려면 데이터를 계속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퓨어스토리지 제품을 통해 GPU 가동 시간을 줄이면서, 데이터 활용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설명했다. 그는 “예전에 일부 모델을 만드는 데 6~7개월 걸렸던 AI 프로젝트 고객이 지금은 6~7일 만에 모델 훈련을 완료한다”며 “AI에 데이터를 공급하는 작업에서 우리의 플래시블레이드는 특별히 적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신이 큰 파일이든 작은 파일이든 관심을 가졌다면, 플래시블레이드는 작은 읽기나 큰 읽기에 상관없이 뛰어난 적응력으로 데이터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엄청난 성능을 제공한다”며 “실제로 기업은 GPU에서 20%의 사용률만 얻을 수 있기에, AI 일을 하는 데 5 배나 많은 것을 사야하고, 스토리지는 거기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퓨어스토리지는 전세계 100여개의 주요 AI 프로젝트에 스토리지를 공급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사례는 메타로, 메타는 생성 AI를 연구, 개발하는 전용 데이터센터에 '리서치슈퍼클러스터(RSC)'를 구축했다. 퓨어스토리지는 메타 RSC의 주요 스토리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퓨어스토리지는 데이터센터에서 디스크의 가치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말한다. 하드디스크의 성능과 기술 개선 속도는 정체기에 이른 반면, 낸드플래시와 플래시드라이브의 발전 속도는 가파르게 우상향하고 있다고 비교하면서다. 올해 컨퍼런스에서 퓨어스토리지는 2028년이면 전세계에서 새로운 하드디스크는 더 이상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콜그로브는 “플래시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고, 앞으로 플래시어레이와 플래시블레이드는 새로운 E제품군으로 디스크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플래시 스토리지는 그동안 하나의 셀 안에 담는 비트 수를 늘리면서 발전시켜왔다. SLC로 시작했던 플래시는 QLC까지 이르렀다. QLC는 한 셀에 4비트를 담아 성능 대비 가격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퓨어스토리지는 올플래시 제품군 중 플래시블레이드에 QLC를 채택해 높은 가성비를 제공하고, 올해 하드디스크 가격에 필적하는 기가바이트당 20센트에 스토리지를 공급하게 됐다. 콜그로브는 “플래시블레이드는 높은 처리량을 중시해서 QLC를 사용하고, 플래시어레이는 짧은 지연시간을 위해 TLC를 사용하고 있다”며 “2~3년 안에 모든 제품의 QLC로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모든 제품에서 QLC를 사용하면서, 몇가지 다른 등급의 QLC를 가질 수 있을텐데, 어쨋든 그것이 가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퓨어스토리지는 회사의 아이덴티티에 오렌지색을 사용한다. 창업이래 일관되게 유지되는 색이다. 그 연유를 묻자 창업 당시 모든 스토리지 기업의 아이덴티티가 파란색이었기 때문에 가장 차별화되는 색을 고른 것이라고 콜그로브는 답했다. 그는 “퓨어스토리지를 시작할 때 첫번째 부사장으로 제품 관리와 마케팅, 모든 것의 첫 번째 부사장인 매트 킥스 뮬러란 사람을 고용했다”며 “그는 공학을 제외한 모든 것을 했는데, 그가 '퓨어란' 이름을 선택했고, 이름을 고른 후 모든 스토리지 회사의 로고를 인쇄해 슬라이드에 올려놓고 우리의 제안 로고와 비교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날 그는 모든 스토리지 회사가 파란색이고 그 색상환의 반대가 오렌지색이며, 우리가 다른 스토리지 회사와 다르려 노력한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그는 우리 모두에게 모든 스토리지 회사 로고와 자신의 제안을 한데 펼쳐놓고 함께 비평하도록 했고, 그가 오렌지색을 골라 내자 마자 페이지의 하이라이트처럼 보였기 때문에 그것으로 결정이 끝났다”고 술회했다. 그는 당분간 플래시의 시대가 쭉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에 도전하는 새로운 매체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극적인 반전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60년대 후반부터 디스크는 테이프의 뒤를 이어받아 지배적인 스토리지 기술이었고, 그외에 경제적 규모에 도달 할 수 없었던 모든 기술은 길가에 버려졌다”며 “디스크 발전 그래프는 개선을 중단할 때까지 직선으로 행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곡선이 평평해지고 개선되지 않을 시점에, 플래시는 디스크를 대신할 기회를 얻었고 먼저 최고의 성능으로 디스크의 지위를 인계받을 기회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플래시가 계속 개선되는 한 어떤 것도 도전하지 않을 것이며, 플래시가 느려지고 개선 속도가 더뎌지면 그때서야 새로 도전할 기술이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DNA 스토리지는 근본적으로 화학반응이어서 테이프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고, 옵테인 메모리는 플래시보다 빠른 기술이지만, 경제적 규모를 확보할 수 없기에 플래시보다 30배, 40배 비싸면서 그만큼 더 빨라지진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플래시를 대체할 것이 무엇인지 답하기 위해 우리는 플래시의 속도 저하와 개선, 그리고 새로운 기술의 많은 채택을 주도할 수 있는 일부 신흥 제품군을 찾아야 한다”며 “그래야 새로운 기술은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도 플래시에 도전할 수 있는 규모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