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인재 영입이 건강한 조직문화 위한 첫 단추다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이승규 PD는 '조직의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HR'이란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라는 국군의 사명과 임무가 명시돼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군의 주요 군사작전은 공격작전 아닌 방어작전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방어작전의 핵심은 바로 155마일 휴전선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필자가 보병소대장으로 복무하던 2012년~2013년의 전방부대는 휴전선의 남방한계선의 경계작전을 수행하는 GOP(General Outpost) 부대와 전투훈련을 중심으로 하는 FEBA(Forward Edge of Battle Area) 부대가 일정한 주기(6개월~1년)로 대대급 부대가 임무를 교대했었다. FEBA부대에서 GOP부대로 이동하면, 소대급 제대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부대주둔지에 모여서 훈련 및 생활하던 공간에서 소초 단위로 독립된 주둔지 생활을 하게 된다. GOP소초는 365일, 24시간동안 3교대를 하며 각 2~4km의 철책에서 실탄을 휴대해 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한다. 즉, 언제든 생존에 대한 위험이 도사린 곳이다. 실제로 GOP소초에서는 장병 1명의 총기난사로 많은 군인들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하기도 했다. GOP부대 투입을 앞둔 FEBA부대의 지휘자(관)에게는 중요한 고민이 생긴다. 어떤 장병들과 함께 투입할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이 고민은 반대로 어떤 장병들과는 함께 투입하지 않을 것인가도 동시에 이뤄진다. 막 부대로 전입 온 신병이 아니라면은 충분히 부대생활을 통해 각 장병들의 성격, 심리상태, 교우도식도(장병 간의 관계)를 통해 함께 투입할 대상과 비대상을 식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은 지휘자(관)에게 사람을 온정이 아닌 부대전체 관점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새로운 구성원을 영입할 때, 매우 신중하게 접근한다. 우리 조직과 FIT하지 않은 구성원 한 명이 합류했을 때, 발생할 기회비용은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고려해 채용 검증과정을 거친다. 과정의 목적은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확인하기 위한 과정의 총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검증에만 무게의 축을 둘 수는 없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야 검증할 수 있는 풀도 많아지기 때문에 먼저 우리 조직에 대해 매력 어필을 잘해야 한다. 실제로 GOP부대 투입 전에는 인접부대로부터 우수한 장병을 추천 또는 직접 지원받기도 한다. 우리 조직과 함께 하고 싶은가? GOP근무가 막중한 책임만 있는 것만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보상도 있다. GOP부대 장병에게는 소정 보상휴가와 수당이 제공된다. 바람직한 홍보내용은 아니겠지만, 24시간 경계작전의 임무 특성상, 교육훈련은 최소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경계근무 외 개인시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우수한 장병들만 근무한다는 자부심도 덤으로 홍보 요소가 될 수 있다. 필자 역시 임관 후, 강원도 인제에서 GOP소초장으로 복무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기업에서도 우수인재를 모집하기 위해 다양한 채용홍보, 브랜딩 활동으로 기업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채용브랜딩의 핵심은 MVC(Mission·Vision·Core value)를 기반으로 “우리 조직이 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입사하게 되면 어떠한 조직문화에서 어떤 사람들과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을 느끼게 하고, 구성원 개인관점에서 “나는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 일체다. 물론, 기업의 보상수준, 복지제도도 채용브랜딩의 중요한 요소를 포함될 수 있지만, 사람은 각기 다른 이유로 사람과 조직에게 매력을 느끼므로 기업의 채용브랜딩은 보편적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 동료들이 신뢰할 수 있는가? 부대원 모두가 실탄으로 장전하고 근무를 서는 곳에서 부대원들 간의 상호신뢰는 너무나 중요하다. 적어도 동료가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부대와 기업은 후보자가 원하는 인재상에 얼마나 부합하는가? 조직에 FIT하는가? 에 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가장 좋은 검증은 함께 일해보고 살아가면서 알아가는 것이겠지만, 기업의 채용현장에서는 짧은 전형과정에서 구성원의 모든 것을 검증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검증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마이다스 에이치닷팀에서 개발한 'AI역량검사'다. 필자는 2017년 마이다스 하반기 공개채용 시, 국내에서 가장 먼저 AI역량검사를 채용전형에 도입한 채용담당자였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기존 채용과정에서의 불확실하고 비효율적인 서류전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가? GOP소초라는 소규모 부대도 통신장비를 잘 다루고 상황판단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상황병, 험난한 지형에서 경계근무를 설 수 있는 신체가 건강한 경계병, 음식을 조리하는 취사병, 소초원들의 복지를 위한 시설병, 보급병까지 그 역할이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공통적으로 책임감과 건강한 신체와 정신이 필요하지만, 담당하는 업무별로의 경험과 전문성도 필요하다. 기업에서도 채용 시, 조직FIT과 함께 중요하게 보는 것이 바로 직무FIT이다. 지원자의 성향과 경험이 채용하고자 하는 JD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직무에 따라서는 사전과제나 포트폴리오를 요청하기도 하지만, 정해진 답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한 요즘에는 이 역시도 효과적인 선발과정이라 보기 어렵다. 앞서 설명한 AI역량검사는 모든 직무에 같은 가중치를 적용하지 않는다. 직군 별 재직하는 고성과자의 특성을 분석해 우리 조직과 직무에 맞는 가중치를 적용, 선발의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신규입사자의 수습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역량검사 가중치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할 수 있다. 지원자 중 조직FIT과 직무FIT에 대해 최적의 스크리닝을 한 대상을 면접전형으로 올리는 것만으로도 채용에서는 매우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채용의 완성은 온보딩까지다” 라는 말이 있다. GOP소초에 투입된 이후에도 장병의 심리검사와 면담을통해 임무수행이 가능한지 수시로 체크한다. 기업에서도 아무리 정확도가 높은 채용전형 과정을 거치더라도 100% 정확도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채용이 최종합격과 입사가 아닌, 입사 후 수습기간 동안 우리 조직에 적합한 지원자인지 검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