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지진 진짜 원인…'1만개 신규 단층'이 지각 흔든다 [우주로 간다]
최근 달 표면 곳곳에서 1만 개가 넘는 신규 단층이 발견됐다. 이 단층들이 기존 지각 틈을 자극해 움직이게 하거나 새로운 단층을 만들어내면서 달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즈모도 등 외신은 국제 학술지 '행성 과학 저널(The Planetary Science Journal)'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20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연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달 정찰 궤도선(LRO)에 탑재된 카메라(LROC)로 촬영한 이미지를 분석해 달 표면 전역에서 새로운 단층 1만 개 이상을 발견했다. 특히 연구진은 능선과 '엽상 절벽(lobate scarp)'으로 불리는 길고 구불구불한 지형 구조에 주목했다. 이 지형은 천체가 수축하면서 형성된다. 연구진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달의 반지름이 지난 4억 년 동안 약 45m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수축 현상이 달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수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달 표면은 여러 지각판으로 나뉜 지구와 달리 연속된 한 개 껍질처럼 작용한다. 이에 따라 기존 단층의 움직임이나 새로운 단층 형성으로 인해 달 어느 곳에서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이번 연구에 참여한 톰 워터스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명예 선임 과학자가 밝혔다. 수축하는 달, 흔들리는 표면 과학자들은 일반적으로 달이 격렬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고 보고 있다. 수십억 년 전 지구에 거대한 천체가 충돌하면서 뜨거운 파편이 우주로 튀어나왔으며, 이 물질들이 뭉쳐 달을 형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달이 식으면서 수축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NASA도 관련 자료에서 “많은 물체는 식으면서 수축하며, 달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2019년 워터스와 동료 연구진은 달 표면 주름처럼 보이는 지형이 실제로는 월진을 일으킬 수 있는 활성 단층이라는 증거를 발견했다. 당시 NASA는 아폴로 임무에서 설치한 지진계로 관측한 월진의 진앙이 이러한 단층과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는 NASA의 아르테미스 유인 달 탐사 계획에도 우려를 낳았다. 워터스도 이 문제에 주목했다. 2024년 발표된 후속 연구에서는 이러한 젊은 단층의 위험성이 더욱 부각됐다. 당시 아르테미스 3호의 착륙 후보지 13곳이 월진 진앙으로 추정되는 지점과 상당히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달 탐사 과정에서 산사태 등 지형 변화로 인한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NASA는 해당 연구를 소개하기도 했다. 하나의 거대한 판처럼 작용하는 달 지구에서 발생하는 지진조차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달의 지진을 예측하는 일은 더욱 까다로울 수 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에 따르면, 지구의 암석권은 약 15개 지각판이 모자이크처럼 배열돼 있다. 지각 활동과 지진 활동의 약 90%는 이런 판의 경계 부근에 집중된다. 반면 달은 한 개 거대한 판처럼 작용하며, 표면 전체가 끊어지지 않은 껍질같은 구조를 이룬다. 이는 지구처럼 특정 판의 경계에 지진 발생 가능성이 집중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기존 단층이 움직이거나 새로운 단층이 형성되면서 발생하는 월진이 달 표면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달 탐사, 착륙 지점 선정 중요 연구진은 논문에서 달의 초기 역사에 두꺼운 표토층이 단열재 역할을 해 내부의 냉각과 수축을 늦췄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달 표면에 주름처럼 나타나는 지형은 비교적 최근에 형성되기 시작했을 수 있다. 연구진은 달의 지질학적 시간 척도에서 약 11억 년 전부터 시작된 코페르니쿠스기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달의 수축 속도가 대체로 일정했다고 가정하면, 달의 반지름은 100만 년마다 약 6~11㎝씩 줄어든 셈이다. 워터스는 "LROC 이미지에서 확인된 젊은 단층의 수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다”며 “달 내부가 계속 식고 수축함에 따라 기존 단층이 성장하고 새로운 단층이 형성되는 현상이 오늘날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아르테미스와 같은 달 탐사 임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달 지각이 두꺼운 지역일수록 단층이 적게 나타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런 지역은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착륙 후보지가 될 수 있다. 결국 달 탐사의 안전성을 높이려면 착륙 예정지의 지질학적 특성과 월진 위험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탐사 대상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할수록 임무 수행 과정에서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향후 유인 달 탐사 계획에도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