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인간을 다시 보내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 [우주로 간다]
1969년부터 1972년까지 가동됐던 아폴로 임무를 통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총 12명의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냈다. 하지만, 최근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으로 구체화된 달 유인 탐사 임무는 진행 속도가 느리고 지지부진해 보인다.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은 21일(현지시간) 최근 가동된 아르테미스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가 과거 아폴로 임무에 비해 속도가 느린 이유에 대해 ▲돈 ▲정치적 문제 ▲우선순위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과거 아폴로 임무에 투입된 예산은 어마어마하다. 프로젝트 전성기 때 NASA는 미국 연방 전체 예산의 약 5%를 달 탐사 임무에 썼고, 그 중 절반 이상이 아폴로 프로그램에 투입됐다. 현재 시장 가치를 고려하면 전체 아폴로 프로그램에 투입된 비용은 2천600억 달러(약 357조 7천600억원)를 넘을 것이라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아폴로 프로젝트의 전신이었던 제미니(Gemini)와 로봇 달 프로그램 예산까지 포함하면 2천800억 달러(약 385조 2천800억원)를 넘는 수준이다. 이에 비해 NASA는 최근엔 미국 연방 예산의 0.5% 미만을 달 탐사에 투입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NASA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투입한 예산은 약 900억 달러(약 123조 9천400억원)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예산이 줄으들면 프로젝트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스페이스닷컴의 설명이다. 정치적 문제도 투입 예산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1960년대 미국은 최초 유인 달 탐사 타이틀 획득을 위해 소련과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는 대중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고, NASA의 막대한 예산을 감독한 국회의원도 이를 지지했다. 하지만, 미국이 최초 유인 달 탐사 분야에서 '최초' 타이틀을 얻은 후 대중들의 관심은 빠르게 식었다. 덩달아 NASA의 예산도 급감했다. 이런 정치적 배경과 적은 재정 자원으로 인해 NASA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가동하던 몇 가지 우주 프로젝트를 중단했고, 이 같은 기조는 오늘날 여전히 아르테미스 임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지금 가동 중인 아르테미스 임무의 우선 순위는 과거 아폴로 임무와는 너무 다르다. 예를 들어, 현재의 위험 허용 범위는 1960년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아폴로 임무는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아 위험했고 실제로 여러 임무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3명의 우주비행사가 사망한 아폴로 1호 화재, 아폴로 6호의 엔진 정지 사고, 아폴로 13호에 탑승한 우주인들이 사망할 뻔한 치명적인 설계 결함 등 여러 임무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현재 NASA와 국회의원, 대중은 과거 14명의 우주비행사가 목숨을 잃은 1986년 챌린저호와 2003년 콜롬비아호 사고의 비극 이후 다시는 그런 수준의 위험을 감수할 의향이 없다. 아폴로 임무는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약 몇 시간 동안 보내는 데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다. 그들은 달에 가서 샘플을 수집하고 몇 가지 간단한 실험을 준비한 후 다시 지구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르테미스 임무의 목표는 완전히 다르다. 우선, 우주 비행사는 달 표면에서 최대 일주일가량을 보내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음식, 물, 연료 및 과학 도구가 필요하다. 또, 과거 아폴로 임무는 과학적 성과보다는 소련보다 달에 먼저 가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는 과학 조사가 중심을 차지할 예정이다. 때문에 더 길고 복잡한 임무 설계가 수반된다. 마지막으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목표는 단순히 인간을 달에 보내는 것이 아닌 향후 달에 영구적인 인간 거주지 건설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시작하는 것이다. 궤도를 도는 연료 보급소부터 미래 식민지를 위한 부지 선택까지 모두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속한다. 때문에 아폴로 프로젝트보다는 훨씬 더 복잡한 프로그램이라고 스페이스닷컴은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