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 특허침해 소송 진범은 中 BOE?..."조사받겠다" 자진신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 특허를 침해한 미국 부품 판매 업체를 제소한 가운데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 BOE가 스스로 조사받겠다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중국 BOE는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 특허 관련 조사를 받겠다고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소송을 건 부품 업체에 ITC가 소명 자료를 내라고 요구한 와중에 BOE가 자진해 조사를 받겠다고 한 것이다. ITC는 미국에서 지적재산(IP) 보호 수단으로 쓰는 관세법 337조를 근거로 특허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미국에 등록된 특허·저작권·등록상표를 침해하는 행위가 규정된 조항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장에서 BOE를 언급하지 않았다. 모바일센트릭스, 인저드가젯, DFW셀폰&파츠, 가젯픽스 같은 미국 부품 도매사 17곳이 삼성디스플레이 특허를 침해한 제품을 수입·판매하지 못하게 하라는 소송을 지난해 12월 28일 ITC에 접수했다. 올해 1월 17일 소장을 보완했고, 열흘이 지난 27일 ITC가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지난 1월 31일 열린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중에 팔리는 일부 제품이 삼성디스플레이 '다이아몬드 픽셀' 특허를 침해한 사실을 발견했다”며 “어느 업체가 만들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출처 불명의 패널이라 미국 부품 도매 업체 17곳을 미국 ITC에 제소했다”고 전했다. 이 문제는 1년 전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 부사장은 지난해 1월 열린 2021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 양산에 성공해 개척한 시장”이라며 “다이아몬드 픽셀 지식재산권이 고유의 차별화 기술을 보호하고 가치를 인정받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기술을 사용하고 가치를 보호하는 일은 고객사와 소비자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다이아몬드 픽셀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화면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픽셀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배치한 화질 향상 기술이다. 사람이 눈으로 가장 잘 인지하는 초록(G) 소자를 제일 작게 만들고 촘촘히 분포해 적·녹·청(RGB) 색상을 잘 살린다고 평가된다. 업계는 이 특허를 침해한 제품이 주로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소송을 냈다는 소식에 미국에서 수리할 권리를 지지하는 유명 유튜버 루이스 로스만은 “ITC가 삼성디스플레이 손을 들어주면 수리 산업에 타격”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수리협회와 공익연구그룹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에서 전자 폐기물을 줄이려는 노력에 반하고 있다”고 ITC에 공동 성명을 냈다. 이들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 정품은 비싼데다가 이를 조달하려면 오래 걸린다며 소비자가 다른 부품으로도 빠르고 저렴하게 OLED를 고쳐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에서는 소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OLED가 탑재된 제품을 쓰다가 망가져 삼성 공인 서비스센터인 삼성스토어(옛 삼성디지털프라자)를 찾아가면 정품으로 고쳐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비자가 싸게 살 권리는 있지만 이 과정에서 특허를 침해하면 잘못이라고 맞섰다. 특허를 침해하지 않은 사설 부품 판매까지 모두 막는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 부사장은 “특허 자산을 지키기 위한 법률적 조치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ITC가 삼성디스플레이 손을 들면 미국 수리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 정품이나 특허를 침해하지 않은 부품을 써야 한다. ITC가 결론을 내기까지 일반적으로 1년 넘게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ITC 소속 행정법판사가 판결하고 미국 대통령이 승인하면 확정된다. 이에 불복하면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대통령이 ITC 최종심결을 거부하면 신청자와 피신청자 모두 불복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