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기업 경쟁력, '데이터 신뢰도'에서 판가름"
인공지능(AI) 기술이 비즈니스 전반에 스며들며 데이터가 기업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이제는 단순히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 출처가 명확하고 검증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AI가 도출하는 인사이트의 질은 결국 입력되는 데이터 품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데이터의 상당 부분은 고객 조사와 시장 분석을 통해 수집되는 1차 데이터다. 이에 따라 리서치 기업들은 데이터 관리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응답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수집 과정의 품질을 정교하게 관리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 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리서치 시장에서는 이미 데이터 관리 역량을 고도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다이나타는 자체 솔루션인 '퀄리티스코어'를 통해 부정 응답자나 봇을 실시간으로 탐지·차단하는 머신러닝 기반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175개 이상의 지표를 기반으로 데이터가 수집되는 순간부터 품질 필터가 작동하며, 오염된 응답이 분석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사전 차단한다. 글로벌 마케팅 데이터 분석 기업 '칸타'는 'Qubed'를 통해 부정 응답에 정밀하게 대응해 데이터 신뢰도를 확보한다. 응답 특징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유형화해 대응하고, 응답자의 누적 이력 전체를 학습에 활용한다. 부정 응답 패턴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시스템을 진화시켜 새로운 유형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데이터 품질을 높이고자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리서치 테크 기업 오픈서베이는 설문이 설계되는 순간부터 데이터 신뢰도를 관리한다. 전문가가 설계한 리서치 템플릿을 기반으로 누구나 수준 높은 설문을 구성할 수 있으며, AI가 응답자 피로도와 이탈 징후를 감지해 문항 개선안을 제안한다. 문항이 복잡하거나 응답 부담이 크면 불성실한 답변이 늘어날 수 있어, 응답 데이터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설문 설계 단계부터 정교하게 접근한다. 정밀한 로직과 직관적인 응답 화면 또한 응답 정확도를 높이는 구조적 장치다. 수집 이후에도 데이터 품질 관리는 계속된다. 응답별 품질 점수를 산출해 저품질 응답을 손쉽게 걸러낼 수 있으며, 봇·어뷰징 응답은 AI가 자동 감지해 데이터 왜곡을 원천 차단한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검증 과정 자체를 자동화한 것이다. 황희영 오픈서베이 대표는 "과거 리서치 기업의 경쟁력은 보고서 기반의 분석 역량에 국한돼 있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관리하느냐로 확장됐다"면서 "좋은 의사결정은 좋은 데이터에서 시작되는 만큼, 이제는 데이터 관리 역량을 갖추는 것까지 기업이 주목해야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