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 印 방문한 애플 팀 쿡...삼성 텃밭 노린다
애플이 삼성전자가 주도해 온 인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애플은 인도를 아이폰 주요 생산기지로 낙점하며 전략적 판매거점이자 생산거점으로 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애플은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에 첫 애플스토어를 오픈했다. 애플은 또 오는 20일 수도 뉴델리에서 2호점도 개장한다. 애플스토어 개장에 발맞춰 팀 쿡 애플 CEO도 인도 현지를 방문했다. 그의 인도 방문은 7년 만으로, 이번이 두번째다. CEO 취임 후 10년 간 한국에는 한번도 방문하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그는 뭄바이에 도착하자마자 인도 대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타타그룹 경영진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CEO는 뭄바이 애플스토어 개장 행사에서 직접 고객들을 맞이했다. 그가 직접 현지 사업을 챙길 만큼 인도는 중요한 시장이 됐다. 쿡 CEO는 지난 실적 발표에서 "인도 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몇 년 전만해도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중저가폰 판매가 주를 이뤘다. 가성비 스마트폰을 앞세워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상대적으로 비싼 애플의 아이폰은 인기가 적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샤오미가 1위(20%), 삼성전자가 2위(20%)다. 뒤이어 비보가 3위(16%), 리얼미가 4위(14%), 오포가 10%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애플은 인도에 진출한지 25년이 됐음에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0%도 안 된다. 하지만 인도도 조금씩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나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의 11%가 프리미엄 시장(48만원 이상)이었으며 작년 시장 매출의 35%를 차지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는 애플의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애플의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16% 성장했으며, 프리미엄 부문(48만원 이상)과 울트라 프리미엄 부문(72만원 이상)에서 선두를 유지했다. 인구가 14억명이 넘는 인도는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이다. 애플이 판매를 늘릴 기회의 시장인 셈이다. ■ '메이드 인 인디아' 아이폰 늘어난다 인도는 애플의 새로운 판매거점뿐 아니라 생산거점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중국 정저우 공장 사태로 아이폰 생산에 차질을 빚은 이후 공급망 탈중국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대안으로 떠 오른 곳이 바로 인도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14을 중국과 함께 인도에서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최신 제품을 인도에서 생산한 것은 처음이었다. 애플은 2025년까지 전체 아이폰 생산의 25%를 인도로 옮길 예정이다. 아이폰 외 아이패드와 에어팟도 인도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애플의 인도 생산 확대는 정부의 지원과도 맞닿아 있다. 인도 정부는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애플, 삼성전자와 같은 다국적 기업들에 세제혜택과 같은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외신은 쿡 CEO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애플의 인도 생산 확대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