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 엉따 켜줘"...말귀 밝은 '스마트카' 시대 성큼
차 안에서 말만 하면 앞유리 성에를 제거하고, 집안 에어컨 온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아직 충분히 만족할만 한 수준까진 아니지만 줄임말도 알아듣고, 가벼운 농담도 주고 받을 수 있는 '스마트카 시대'가 보다 가까워진 느낌이다. SK텔레콤은 차량용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오토'에 음성을 활용한 ▲티맵 내비게이션 ▲차량 제어 ▲전화·메시지 전송 ▲플로 음악 재생 ▲스마트 홈 서비스를 적용했다. 누구오토를 이용하면 모든 기능을 음성으로 실행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 기자는 지난 8일 볼보 XC60 차량에 탑승해 약 1시간 동안 서울 도심을 주행하며 LTE 기반 누구오토 인포테인먼트(IVI) 서비스를 사용했다. "아리아"라고 부르자 누구오토가 어떤 기능을 실행할지 말해달라며 반응했다. 운전대 옆, 차량 전면 중앙에 있는 디스플레이에는 티맵 내비게이션, 음악 플랫폼 플로, 블루투스 연결된 운전자의 스마트폰이 표시됐다. "아리아, 남산타워 주차장" 이라고 말하자 티맵 내비게이션 길 안내가 시작됐다. 디스플레이는 티맵 화면으로 전환되고, 지도 위 현재 위치와 교통 정체 상황이 표시됐다. 음성 인식으로 경유지도 추가할 수 있었다. 창문 열고 달려도 음성 인식 누구오토는 비교적 시끄러운 상황에서 줄임말을 사용해도 음성을 잘 인식했다. 길 안내를 따라가다 "아리아, 보조석 엉뜨 켜줘", "보조석 시트 마사지 켜줘"라고 주문하자 해당 기능이 실행됐다. 티맵오토의 AI는 발화어구 분석을 통해 시트 열선의 별칭인 '엉뜨', '엉따'를 인식했다. 도심 주행 중 창문을 열고 "아리아"를 불렀다. 외부에서 경적이 울리고, 차들이 달리는 소리가 들려도 목소리를 인식했다. SK텔레콤 자체 시험 결과, 누구오토는 고속주행 상황에서 음성인식률 93%를 보였다. 이 외에 차량 제어 기능으로 성에 제거를 주문하면 에어컨으로 차량 내부 온도를 조절하고, 운전대 열선, 에어컨 전원, 통풍 등을 조작할 수 있다. 다만, 안전 주행을 위해 창문, 좌석 위치, 등받이 각도 등은 조작할 수 없다. 목소리만으로 메시지 전송...AI와 농담도 주고받아 누구오토를 이용하면 음성 인식 만으로 연결된 스마트폰의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민욱님에게 테스트중이야라고 문자 보내줘"라고 말하자 누구오토가 저장된 연락처 목록에서 '민욱님'을 찾아 메시지를 보냈다. 같은 방식으로 전화 통화도 걸어봤다. 누구오토는 티맵 정보를 활용해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도착 시간을 문자로 보내달라고 하면 티맵상 예상 도착 시간을 메시지 내용에 담는다. 전화를 걸 때는 T전화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할 수 있다. 만약 "도미노 피자에 전화 걸어줘"라고 말하면 근처에 주문할 수 있는 가게를 찾아준다. 음성 명령으로 각종 인포테인먼트 기능도 실행했다. 가수 뉴진스의 노래를 틀어달라고 하면 플로 앱이 연결됐다. SK텔레콤 주가를 알려달라는 질문엔 전일 대비 상승률과 함께 당일 마감가를 답했다. 일본어로 '사랑해'를 어떻게 말하냐고 묻자 원어민 발음으로 아이시테루(あいしてる)를 알려줬다. 특히 누구오토는 감성 대화를 지원했다. "저녁 메뉴 추천해줘"라는 말에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육개장을 먹어봐"라고 답했다. 다만 대화가 연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1문1답으로 끝났다. 대화는 디스플레이에 글자로 표시됐다. 이 외 누구오토는 홈 서비스 기능으로 삼성전자, LG전자의 IoT 기기 제어를 지원한다. 집에 도착하기 전에 에어컨 전원을 미리 켜고, 로봇청소기를 작동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볼보와 함께 약 300억원을 투자해 해당 전용 서비스를 만들었다. 다른 완성차 업체와 협업을 지속 확대한드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