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뇌혈관 MRI 검사, 뇌질환 의심 등에만 건강보험 적용
앞으로 뇌·뇌혈관 MRI 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이 뇌질환 의심 등의 경우로 축소된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17일 뇌·뇌혈관 MRI 급여기준 강화 내용을 담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를 개정한다고 밝혔다. 개정된 고시는 의료현장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일정 유예 기간을 거친 후 10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고시 개정은 2023년 2월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의 후속 조치로 지난 정부의 MRI, 초음파 검사의 보장성 강화에 따라 이용이 급증하자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마련됐다. 자기공명영상(MRI)‧초음파 검사 진료비는 2018년 1천891억원에서 2021년 1조8천476억원으로 약 10배 증가했고, 건강보험 적용 MRI 연간 총 촬영건수도 2018년 226만건에서 2020년 553만건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단기간에 검사량이 급증한 뇌·뇌혈관 MRI 검사에 대해 전문 의학회가 참여하는 급여기준개선협의체를 통해 의학적 필요도를 기준으로 급여기준 개정안을 마련해 지난 5월30일(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된 바 있으며, 행정예고를 거쳐 확정됐다. 두통‧어지럼 관련 뇌 MRI 급여 확대 전‧후 진료비를 보면 2017년 143억원에서 2021년 1천766억원으로 1천135% 증가했다. 이번에 강화되는 두통‧어지럼에 대한 뇌‧뇌혈관 MRI 건강보험 적용 기준을 보면 의학적으로 모든 두통·어지럼에 MRI 검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므로 진료의의 판단에 의해 뇌출혈, 뇌경색 등 뇌질환이 의심되는 두통‧어지럼에 대해서만 MRI 검사 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에 단순 편두통, 만성 두통 등 진료의가 의학적으로 MRI 검사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한 경우에 환자가 원하여 MRI 검사를 시행한다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기존에 뇌질환이 확진되었거나, 신경학적 검사(뇌신경 검사, 사지 운동기능 검사 등) 등에서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기존과 같이 MRI 검사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한다. 구체적으로 '두통'의 경우 ▲내 생애 처음 겪어보는, 벼락을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 ▲번쩍이는 빛, 시야소실 등을 동반한 두통 ▲콧물, 결막충혈 등을 동반하고 수일 이상 지속되는 심한 두통 ▲기침, 배변 등 힘주기로 악화되는 두통 ▲소아에서 발생한 새로운 형태의 심한 두통 또는 수개월 동안 강도가 심해지는 두통 ▲암 또는 면역억제상태 환자에서 발생한 평소와는 다른 두통에 가능하다. '어지럼'과 관련해서는 ▲특정 자세에서 눈(안구) 움직임의 변화를 동반한 어지럼 ▲어지럼과 함께 걷기나 균형을 유지하기가 어려움 ▲어지럼과 함께 갑자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음 등이다. 복지부는 해당 두통·어지럼 증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MRI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진료의를 통한 진단 필요하다며, 이번 고시 개정을 통해 MRI 검사 필요성이 낮은 단순 두통·어지럼에 대한 무분별한 MRI 검사 문화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복지부 정윤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MRI 등 고가의 영상검사에 대한 급격한 보장성 강화로 일부 불필요한 검사가 남용된 측면이 있다”라며 “이번 고시 개정을 통해 고가 영상 검사는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건강보험으로 보장될 것이며, 이를 통해 절감된 재정은 중증, 필수 의료 등 가치 있는 분야에 투입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을 내실화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