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K-스타트업, 유럽에 빨간 혁신 수혈하다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넥스트관. 웅성거리는 소리가 넓은 홀을 채운다. 각국 스타트업들이 선보인 최신 기술을 접한 관람객들이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다. 글로벌 기업이 준비한 혁신 기술들이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면, 넥스트관의 기술들은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꽂아만 두면 신발 관리 끝...브리즈케어 특히 하얀 피부의 관람객들이 눈길을 떼지 못하는 곳이 있다. 커다란 자석 모양 전자기기가 눈에 확 들어오는 본앤메이드다. 국내 기업 경인전자가 운영하는 소형 가전 전문 브랜드다. 이날 전시회에서는 신발 및 의류 관리용 살균·건조기인 '브리즈케어(BreezeCare)'가 유럽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브리즈케어는 자석 또는 말발굽 모양의 소형 가전으로, 사용한 신발에 넣어서 사용하는 형태다. LG전자 슈케이스가 신발 보관을 위한 가전이라면, 브리즈케어는 평소 신는 신발을 관리하는 게 목적이다. 유럽 소비자들이 주목한 부분은 사용 방법이다. 사용 시간을 맞춘 뒤 신발에 꽂아두기만 하면 된다. 구두, 운동화 등 신발 종류와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 또 휴대가 간편해 신발을 갈아신기 힘든 출장에도 갖고가기 편하다. 배터리의 경우 C타입 충전기를 통해 충전할 수 있으며 최장 10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 조효상 본앤메이드 팀장은 “비오는 날 신어서 젖어있는 신발도 젖은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한 2시간이면 다 마른다”며 “이번 IFA에서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전시회를 나온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우스 빔프로젝터, 발열 없는 프로젝터 선봬 약 40분간 전시관을 몇바퀴 돌았다. 이 시간 동안 하늘색 불빛의 한국관 중심에는 정장을 입은 남자 2명이 서 있다. 어떤 혁신 기술인가 싶어 남자들이 자리를 옮김과 동시에 부스를 방문했다. 부스에서는 빔 프로젝트를 작은 벽 위로 쏘고 있었다. 회사의 이름은 '제우스 빔프로젝터'였다. 생각보다 평범한 전시에 어떤 기술로 IFA에 참가했는지 물었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안에 내장된 배터리가 한번에 3시간까지 가능한데, 만져보시면 알겠지만 발열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품을 만져보니 전시가 시작 후 약 4시간 가량이 지난 시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뜨겁지 않았다. 제우스 빔프로젝터 관계자는 “관련해 국내에 가지고 있는 특허가 있다”며 “이번 IFA에서 LG전자에서 방문해 해당 기술에 대해 문의했다”고 말했다. 증착의 스페셜리스트 반암 차세대 박막 개발 스타트업 반암의 부스도 넥스트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회사는 CES 2025에서 공개한 바 있던 벌크형 반도체와 함께 반짝거리는 기판을 전시했다. 최근 글로벌 칩메이커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유리기판이다. 아울러 회사는 반도체, 양자 컴퓨터 및 광학용 신소재 박막을 전시했다. 광학기반 양자 컴퓨터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는 웨이브가이드(Waveguide), DBR 미러, SNSPD용 박막 등이다. 앞서 반암은 지난 4월 세계 최대 포토닉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Luminate에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 선정된 바 있다. 현재는 미국에서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법인 설립과 양자 광학 전문 마이크로 파운드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수덕 반암 대표는 "이번 IFA 전시는 기존 에너지 감응형 소재 뿐만 아니라 양자 광학용 박막 소재로의 확장을 위한 여정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