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3社, 지난해 15兆 매출 달성...낙수 효과 '톡톡'
지난해 완성차 기업들이 호실적을 내면서 국내 타이어 기업들이 낙수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가 두자릿수 매출 상승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넥센타이어는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봤고 한국타이어는 노조 파업, 오너리스크 등 올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지난해 8조3천942억원(17.5%) 매출을 달성했다. 금호타이어는 3조5천592억원(36.8%), 넥센타이어는 2조5천974억원(24.9%)을 기록했다. 세 회사 모두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각 사의 영업이익은 한국타이어는 7천57억원으로 9.9% 증가했다. 금호타이어도 매출 상승에 따라 237억원을 달성해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영업손실 5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네 분기만에 적자해소 가능성이 보였으나 전년 46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상승은 타이어의 판매단가 인상, 판매수량 확대 등으로 신장했다”며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원재료비와 선임 등이 급증함에 따라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는 전동화 전환에 맞춘 타이어 기업들의 전략이 주효했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온(iON)'을 론칭하고 유럽, 북미 시장 등에 진출했다. 이와 함께 BMW, 아우디, 현대차, 토요타, 스코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신규 전기차 모델에 타이어 공급을 성사했다. 전기차가 지난해 기준 1천만대를 넘어서면서 전기차 타이어 OE(신차용 타이어) 수주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기존 시장에서 확장되는 새로운 시장이기 때문에 전기차 타이어 시장에 더욱 집중한다는 게 각 사의 입장이다. 금호타이어는 폭스바겐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D.4에 자사의 크루젠 EV HP71을 공급했다. 넥센타이어 역시 차세대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 기아뿐만 아니라 BMW X1과 iX1에 자사 타이어인 엔페라 스포츠를 공급했다. 업계에서는 타이어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신차 타이어를 전기차 55만대에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전기차 판매량 약 800만대 중 7%로 추정된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목표로 봤을 때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105만대에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 7%였던 점유율이 10%까지 상승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원재룟값 하락도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천연고무 가격이 11% 하락하고, 합성고무는 25% 내려갔다. 원자잿값이 하락하면서 투입원가도 내려가게 된 셈이다. 운송비 부담도 경감될 예정이다. 정 연구위원은 “지난해 타이어 기업 실적 손실의 가장 큰 적이었던 물류비가 올해 절반 이상 회복할 수 있는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는 타이어 기업들의 실적이 오르고 있지만 올해는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회장이 배임,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어 오너리스크가 예상되고 노동조합이 작년에 걸쳐 올해에도 게릴라성 파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넥센타이어도 지난해 적자전환으로 돌아서면서 쉽지 않은 길을 가게됐다.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 생산 거점을 넓혀야하는데 증설할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넥센타이어는 국내 공장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생산량의 90%가 한국과 중국에서 출하하는 상황이다. 넥센타이어의 주 매출 비중이 유럽과 북미, 중동으로 75%에 달하지만, 아시아권에서 수출하면서 운송비에 큰 영향을 받았다. 반면 한국타이어는 해외 생산 거점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물류 공급망을 정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유럽 7천840억원(+18%), 북미 6천700억원(+38%) 가량의 해외 매출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