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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자 잡음 증폭…특정 신호 추출 성공

잡음(노이즈)은 신호처리에 나쁜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임계치 이하의 신호 세기를 증폭시켜, 신호 감지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뇌에서 특히, 그런 현상(확률적 반응)이 발생한다. 반면, 반도체에서 잡음은 주로 제거 대상이었다.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소자 잡음을 증폭시켜, 주요한 특성만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경민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반도체 잡음을 사람의 뇌처럼 정보를 처리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뉴로모픽 뉴런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논문제1저자인 김도훈 신소재공학과 연구원(박사)은 "PC나 스마트폰 등은 내재적으로 신호처리에 문제가 없으나, IoT(사물인터넷0 등에서는 말단에서 신호처리가 제한적이다. 220V 전원이나 GPU 등을 쓰면 되지만, 스마트워치처럼 휴대용 기기나 뿌려지는 센서 등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멤리스터 소자'를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멤리스터가 저항 상태를 바꾸면 전류 잡음 크기와 변동 특성이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낮은 저항 상태에서는 움직임과 같은 저주파 신호를, 높은 저항 상태에서는 음성과 같은 고주파 신호를 인코딩하도록 동작 범위를 전환했다. 일단 확률적 반응을 위해 잡음을 증폭, 뇌의 뉴런이 정보를 전달할 때 발생시키는 것과 유사한 불규칙한 전기 신호인 '스파이크'를 만들었다. 이를 이용해 '프로그래밍 가능한 확률 뉴런(PPN)'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반도체 잡음을 확률적 스파이크 발생에 활용한 결과 멤리스터 저항 상태를 변화시켜 동일한 구조에서도 입력에 대한 발화 확률을 조절하는데 성공했다. 또 확률 뉴런을 시계열 신호 주파수 선택적 인코딩에 적용, 멤리스터의 저항 상태를 변경하는 것만으로 인코딩 가능한 주파수 범위를 전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저항 상태를 달리해 0.4~10Hz의 저주파 영역과 20Hz~8kHz의 고주파 영역을 각각 인코딩하고, 이를 서로 다른 시간 규모를 갖는 인간 행동 인식 데이터(UCI HAR)와 음성 숫자 데이터(Audio MNIST)에 적용했다. 그 결과 UCI HAR에서는 94.8%, 오디오 MNIST에서는 95.0%의 분류 정확도를 달성했다. 김경민 교수는 “멤리스터에서 발생하는 잡음을 단순한 오차나 불안정성으로 보지 않고 정보처리 자원으로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저전력 뉴로모픽 시스템의 신호처리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IF: 29.1)'에 게재됐다.

2026.08.16 13:12박희범 기자

"30초씩 6번 전력질주했더니"…몸속에서 벌어진 놀라운 변화

단 몇 분간의 고강도 운동도 대사질환 위험 감소 등 건강상 이점과 연관된 광범위한 분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초씩 6차례 전력질주한 직후 혈액에서 측정한 단백질 약 4분의 1이 변화했다. 다만 이는 운동 직후 나타나는 분자 수준의 반응을 비교한 것으로, 짧은 전력질주가 장시간의 중강도 운동보다 건강에 더 좋거나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록펠러대학에 따르면 폴 코언 분자대사연구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30초간 전력질주를 6차례 실시한 뒤 혈액을 분석한 결과, 측정한 단백질 가운데 약 4분의 1에서 변화가 나타났다. 반면 90분간 중강도로 사이클링한 직후에는 변화한 단백질이 0.25% 미만이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메디슨'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운동 강도와 지속시간에 따라 혈액 속에서 분비되는 단백질과 대사물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봤다. 운동에 반응해 혈액으로 분비되거나 농도가 변하면서 다른 조직에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을 '엑서카인(exerkines)'이라고 한다. 분석 결과 가장 큰 즉각적인 변화는 고강도 전력질주에서 나타났다. 참가자들이 30초씩 6차례 전력질주한 직후에는 측정 대상 단백질의 약 4분의 1이 변화했다. 혈액 속 대사물질에서도 광범위한 반응이 나타나 200개 이상 대사물질 농도가 달라졌다. 특히 혈관 성장과 조직 재형성, 호르몬 신호 전달 등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이 운동 직후 빠르게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일부가 운동 직후 새롭게 만들어진 단백질이 아니라 세포 표면에 존재하던 단백질 일부가 잘려 혈액으로 빠르게 방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현상을 '엑토도메인 셰딩(ectodomain shedding)'이라고 한다. 운동 직후 채취한 혈액이 다른 세포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봤다. 연구진이 운동 후 참가자의 혈액을 인간 지방세포에 노출하자 전력질주 직후 채취한 혈액에서는 지방세포의 유전자 활동에 광범위한 변화가 나타났다. 에너지원 처리부터 호르몬 반응, 영양소 가용성을 감지하는 과정과 관련된 유전자 등이 영향을 받았다. 중강도 사이클링 직후 채취한 혈액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변화가 관찰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를 중강도 운동의 분자적 효과가 작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운동 종류와 강도에 따라 반응이 나타나는 시점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90분간 중강도 운동을 한 경우 운동을 마친 직후보다 약 3시간이 지난 뒤 지구력 운동에 따른 에너지 수요와 관련된 지방산과 간 유래 단백질 등이 혈액에서 의미 있게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서 발견한 단백질 변화가 장기적인 건강 지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추가로 분석했다. 이를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5만3천명 이상의 데이터를 활용해 운동에 반응하는 단백질과 심혈관·대사질환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운동에 따라 변화한 여러 단백질이 심혈관·대사질환 위험 감소와 연관성을 보였다. 특히 비만과 제2형 당뇨병 등 대사질환 관련 지표에서 두드러졌다. 질병 위험 감소와 연관된 단백질 33개 가운데 32개는 전력질주 후 농도가 변했다. 중강도 운동 직후 변화한 단백질은 3개였다. 이들 단백질 가운데 4분의 1 이상은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느린 것과도 연관성을 보였다. 다만 이는 해당 단백질의 변화가 실제로 질병 위험을 낮추거나 노화를 늦춘다는 것을 입증한 결과는 아니다.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이용해 단백질과 건강 지표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은 고강도 운동에서 나타난 큰 분자 반응이 단순히 전력질주에 익숙하지 않은 참가자의 일시적인 스트레스 반응인지도 확인했다. 참가자들이 8주 동안 운동 훈련을 받은 뒤 다시 실험한 결과에서도 고강도 운동에 따른 특징적인 분자 반응은 유지됐다. 연구를 이끈 폴 코언 록펠러대 분자대사연구소장은 “8주간 훈련한 뒤에도 이러한 반응이 나타났다는 것은 신체가 익숙하지 않은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강도 높은 운동 자체의 특징적인 반응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운동 강도에 따라 인체에서 서로 다른 엑서카인이 분비되고, 이러한 물질이 신체 곳곳에 운동 신호를 전달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루크 올슨 박사는 “서로 다른 강도의 운동이 신체 전반에 각기 다른 적응을 일으킨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를 연결하는 분자적 메커니즘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엑서카인이 운동 강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만으로 3분의 전력질주가 90분의 중강도 운동보다 건강에 효과적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연구진이 직접 비교한 것은 주로 운동 전후 혈액에서 나타나는 단백질과 대사물질의 변화이며, 체중 감소나 심혈관질환 발생률, 수명 등 장기적인 건강 효과를 비교한 연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2026.08.14 10:54안희정 기자

기초과학연구원 신임 원장에 장복석 연구단장 임명

한국기초과학연구원(IBS) 사상 처음으로 기관 내부에서 기관장이 배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4대 IBS 원장에 장석복 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 겸 KAIST 화학과 특훈교수(63세)를 4일자로 임명했다. 임기는 오는 2031년까지, 5년이다. 장석복 신임 원장은 1962년 강원도 영월 출생이다. 1985년 고려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KAIST 화학 석사, 1996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기화학 촉매반응 분야 전문가다. 세계 상위 1% 연구자(HCR)에 8년 연속(2015~2022) 선정됐다. 미국 화학회지(JACS) 편집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장 신임 원장은 IBS 연구단이 처음 출범한 2012년부터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을 이끌었다. 기관 사상 처음으로 조직 내 연구단장이 원장으로 선임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이력 가운데 특이사항은 석·박사 및 박사후연구원을 120여 명 배출했고, 네 명중 한 명꼴인 31명이 교수로 임용됐다.

2026.06.04 10:20박희범 기자

결핵 백신에 온도반응성 나노입자 적용 면역 반응 향상

결핵 백신에 온도반응성 나노입자를 적용하자 결핵균에 대한 방어가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한국세라믹기술원의 온도반응성 나노입자 기술 연구를 활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A temperature-responsive PLA-based nanosponge as a novel nanoadjuvant and efficient carrier of Ag85B for effective vaccine against Mycobacterium tuberculosis'다. 'Cell Communication and Signaling' 최근 호에 게재됐다. 이번에 적용된 나노입자는 상온에서 입자 형태지만, 체온에서 항원을 방출시키는 신개념 입자로 알려져 있다. 항원을 천천히 방출하여 면역 반응을 장기적으로 활성화하고, 별도의 첨가제 없이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해당 나노입자를 결핵 백신에 적용한 결과, 나노입자에 의해 T 세포 면역이 더욱 활성화되어, 기존 BCG 백신이나 항원만 접종한 경우보다 더 나은 결핵균 감염에 대한 방어 효과를 보였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앞으로 신기술 기반의 나노 전달체 기술을 재조합 단백질뿐만 아니라 mRNA 백신 등 다양한 백신 플랫폼에 적용하는 공동연구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도근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장은 “전달체 이외에도 면역증강제·플랫폼·항원 최적화 등 백신 핵심 요소기술의 지속 연구로 국내 기술 기반의 신변종 감염병 대비·대응 가능한 백신 요소기술을 확보하겠다”라고 밝혔다.

2025.05.01 12:00김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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