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AI, 웹툰·웹소설 창작 과정 줄인다
생성 인공지능(AI)이 웹툰, 웹소설 제작 과정에 스며들었다. 작가들이 생성 AI로 불필요한 노동 시간을 단축하고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웹툰, 웹소설 작가는 살인적인 스케줄로 창작 활동을 해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2년 웹툰 작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 작가 하루 업무 시간은 평균 10.5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자가 웹툰 한 회를 보는 시간은 3분이지만, 작가가 한 회 분량인 약 80컷 이미지를 제작하는 데는 약 150시간 걸린다. 이에 발맞춰 국내 AI 스타트업은 생성 AI로 작가 노동 환경을 개선하려 노력 중이다. 작가들의 불필요한 노동 시간을 단축해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국내 AI 스타트업 라이언로켓은 이미 지난해부터 웹툰 노동에 생성 AI를 적용했다. 이 기업은 자체 개발한 배경 생성, 펜 터치, 채색 등 이미지 생성 AI 기술을 보유했다. 특정 캐릭터를 고정하는 딥러닝 기술도 갖췄다. 라이언로켓은 캐릭터 그림 10장만 있으면 자사 AI 기술로 다양한 웹툰 컷을 생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사냥개들' '꿈에서 자유로' 등을 만든 제작사와 계약 맺었다. 이현세 AI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공포의 외인구단'(1982년), '아마게돈'(1988년) 등을 제작한 이현세 그림체를 AI에 학습해 신판으로 구현하는 프로젝트다. 현역 만화가와 AI의 공식적인 협업으로는 국내 첫 사례다. 라이언로켓은 올해 12월 AI로 제작한 이현세 작가의 작품 '카론의 새벽'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승환 라이언로켓 대표는 "생성 AI 기술로 전 세계 누구나 창의성과 잠재력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우리 기술로 K-웹툰과 K-웹소설의 성장에 기여하고, 생산성을 혁신해 웹툰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생성 AI가 창작 활동에 활발히 스며들기 위해선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 저작권 문제다. 아직 생성 AI가 만든 작품이 법적으로 인간의 것인지, AI의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또 생성 AI가 저작권자와 비슷한 글과 그림을 생성해 냈을 시, 대처해야 하는 법도 마땅치 않다. 이에 대해 기업은 저작권 논란을 피하면서도 생성 AI를 작품 창작에 활발히 접목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이달 24일 '단(DAN) 23' 행사에서 생성 AI 저작권 문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김준구 대표는 "최근 생성 AI에 많은 저작권 논란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이런 논란이 없으면서도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AI에 접근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작가 이미지를 학습한 뒤 사진을 넣으면 해당 작가의 그림이나 그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자산으로 만들어 주는 툴을 개발 중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