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패션 플랫폼 다시 도전…'노크잇'으로 무신사 견제
네이버가 패션 전문 플랫폼 '노크잇'을 출시하며 무신사가 주도해온 버티컬 플랫폼 패션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단순 커머스 확장을 넘어 AI 개인화 추천에 활용할 '취향 데이터' 확보가 핵심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추천 알고리즘, 멤버십 혜택, 콘텐츠 방식 전반에서 서로 다른 접근법으로 경쟁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13일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기존 남성 전용 패션몰 '미스터'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지난 6일 버티컬 패션 플랫폼 '노크잇'을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내에 출시했다. 노크잇은 남성과 여성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숍까지 취급하는 상품의 영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패션 데이터 수집…개인화 추천 강점으로 네이버가 버티컬 패션 플랫폼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브랜디에 투자를 단행했던 네이버는 2022년 말 패션 전문 서비스 '패션 타운'을 선보였다. 이보다 앞선 2020년에는 남성 패션 전문관 '미스터'를 출범시켰다. 이처럼 네이버가 패션 플랫폼에 집중하는 까닭은 AI 학습에 필요한 양질의 빅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옷을 구매한다는 것은 '취향'이라는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의미로, 데이터를 잘 쌓아야 이용자에게 정교한 추천을 제공할 수 있다. 과거 네이버 패션타운에는 고객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클로바 MD가 적용되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기존 네이버 쇼핑의 강점은 최저가 검색과 빠른 결제였다면 패션 영역은 생필품보다 데이터의 부가가치와 확장성이 크다”며 “기술은 개발자가 있으면 만들 수 있지만, 쓸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가 없으면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용자가 사고 싶은 물건이 명확할 때만 유효한 목적형 쇼핑에서 발견의 재미를 주는 버티컬 공간을 만들어 네이버가 이용자들을 이전보다 오래 머물게 하려는 시도로 해석해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AI 기술력 '격돌'…상품 구색·가격대는 차별화 AI 기반의 상품 추천 기술력은 네이버가 무신사에 대항할 경쟁력으로 꼽힌다. 다양한 패션 상품을 취급하는 만큼 업계 내에서는 노크잇의 주요 경쟁자로 무신사를 바라보고 있다. 무신사는 메인 화면 추천 탭에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챗GPT 포 카카오'에 파트너사로 참여해 무신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화를 통해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게 했다.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도 '쇼핑 AI 에이전트'로 상품을 추천할 때 노크잇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바탕으로 답변을 제공한다. 상품 구색은 무신사가 브랜드 1만개 이상인 반면 노크잇은 아직 출범 초기 단계로 입점 브랜드가 수백개 수준이다. 가격대는 캐주얼웨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가 플랫폼 내부에 입점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신사 대비 노크잇이 높은 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개인화 추천을 잘하고 네이버에서만 볼 수 있는 패션 브랜드를 넓혀가려는 것이 노크잇의 전략”이라며 “패션타운과 비교하면 타깃층이 다르다. 젊게는 1020부터 2030까지”이라고 답했다. '헤비 유저 락인' 무신사 VS '범용 혜택' 네이버 노크잇 이외에도 양사는 멤버십과 적립 및 할인 혜택을 다르게 설계했다. 노크잇은 멤버십 회원에 한해 약 한 달 간 기본 적립 1%에 멤버십 추가 적립 최대 4%, 노크잇 추가 적립 5%를 더해 최대 10%까지 적립 가능하다. 무신사는 최고 등급인 블랙다이아몬드 회원에게 할인 4%, 적립 최대 4%, 2~9% 할인 쿠폰 등을 지급한다. 양사가 동일하게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의 경우 노크잇은 할인, 무신사는 전문성을 무기로 내세웠다. 노크잇은 시간대별로 방송을 편성하고, 라이브 이벤트로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무신사는 방송에 브랜드 대표 혹은 자사 MD, 에디터를 등장시켜 스타일링 팁 등을 전수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최근 네이버페이 결제를 중단하며 견제에 들어간 것만 봐도 서로 경쟁자로 여긴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노크잇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의 적립금을 무기로 무신사의 충성고객을 흔들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점을 보면 네이버는 일상의 확장성을, 무신사는 수익 중심의 폐쇄성을 선택했다”며 “네이버는 네이버페이와 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이용자가 패션 쇼핑으로 얻은 혜택을 전 영역에서 소비하게 했지만, 무신사는 이용자의 결제 동선과 데이터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음으로써 자사의 수익 모델을 보호하려는 버티컬 가두리 전략에 집중하는 모양새”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다만 패션 고관여 이용자들에게는 무신사의 집중도가 강점이 되기도 한다. 전문몰만이 줄 수 있는 밀도 높은 혜택이 충성 고객을 확실히 락인시킬 수 있다”며 “네이버가 제공하는 압도적인 범용 혜택을 포기한 이용자에게 그만큼의 독보적인 보상을 지속해서 줄 수 있을지가 무신사가 직면한 숙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