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사, 네트워크 플랫폼 연합 '세몰이'
MWC 개막을 앞두고 세계 각국의 통신사들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의 '오픈 게이트웨이 이니셔티브'를 통한 신규 서비스를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해 열린 MWC24에서 출범한 오픈 게이트웨이 이니셔티브는 개발자들이 통신사의 네트워크에서 각종 신규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API를 규격화하는 작업을 거쳐왔다. 통일된 API를 바탕으로 개발자들이 새로운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면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다른 나라의 통신사에서도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글로벌 통신사들이 네트워크 프레임워크 표준 아래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기자와 만난 알렉스 싱클레어 GSMA CTO는 “이니셔티브 출범 당시 연말까지 상용화가 가능한 API를 하나 출시하는 게 목표였고 현재로선 그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 여러 서비스의 상용화가 가시화되면서 이니셔티브의 활동이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동남아 지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의 통신사들이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최근 유심 변경, 기기 위치 찾기, 번호 확인 등의 API 서비스를 시작키로 했다. 이같은 API를 바탕으로 모바일 금융이나 전자상거래를 위해 보안이 강화된 고객인증이 가능할 전망이다. 텔콤셀, 인도삿 오오레두, XL악시아타, 스마트프렌 등 인도네시아 현지 통신사들이 대거 참여한 점이 눈길을 끈다. MWC 바르셀로나가 열리는 스페인 현지의 오랑주, 텔레포니카, 보다폰 등의 통신사들도 유사한 쓰임새의 API 상용화를 이달 초에 발표했다. MTN을 비롯한 남아공의 통신사들도 휴대폰으로 보안이 강화된 고객인증을 할 수 있는 API 상용화에 나섰다. 아프리카는 상대적으로 금융 인프라가 취약해 모바일 금융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지역으로 꼽힌다. GSMA 내에서도 이니셔티브를 통한 네트워크 가치 제고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다. 미국의 주요 통신사인 버라이즌, AT&T, T모바일은 드론 제조사와 함께 5G 이동통신망으로 드론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테스트를 마쳤다. 공동 개발 API가 배포되면 비행 중인 드론의 연결성을 유지하면서 기체의 이상 발생 시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