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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원인과 전망은

질문 1.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4.7%, 30년물 5.3% 돌파 원인은 무엇인가.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한 이유는 단순히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 같아서”라고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번 상승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부담, 연준의 물가 대응 신뢰 문제, 그리고 글로벌 장기금리 동반 상승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로 봐야 합니다. 첫째,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중동 전쟁과 유가 리스크입니다. 최근 시장은 미국·이란 갈등과 호르무즈 해협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이 다시 오르고, 이것이 미국 물가를 재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과 높은 유가가 투자자들로 하여금 인플레이션 충격을 다시 우려하게 만들었고, 이 때문에 전 세계 채권금리가 동반 상승했습니다. 특히 3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장중 5.321%까지 올라 거의 20년 만의 고점에 도달했습니다. 둘째, 미국채 공급 부담입니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커지면 국채 발행이 늘어납니다. 국채 공급이 많아지면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합니다. 미국이 30년물 국채를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차입비용으로 발행했다고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이 미국의 늘어나는 부채와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8월 13일 250억 달러 규모 30년물 입찰 수익률은 5.22%까지 올라갔습니다. 셋째, 연준에 대한 신뢰 문제도 작용했습니다. 시장은 최근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둔화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보지만, 동시에 물가가 여전히 연준 목표 2%보다 높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근 고용 부진과 완화된 물가지표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에 금리 상승 우려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넷째, 장기금리 상승의 핵심은 실질금리 상승입니다. 로이터는 8월 14일 분석에서 최근 장기금리 상승은 단순한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보다 실질금리 상승에 더 가깝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재정적자, 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수요, 글로벌 정부부채 증가가 장기 실질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올해 GDP의 약 6%, 금액으로는 약 1.9조 달러 규모로 예상된다고 로이터는 전한바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번 장기금리 상승은 네 가지 힘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입니다. 전쟁은 유가와 물가를 자극했고, 재정적자는 국채 공급 부담을 키웠으며, 연준은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신뢰의 시험대에 섰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실질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동시에 치솟은 것입니다. 질문 2. 금리가 오르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고,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장기금리 상승은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줍니다. 10년물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회사채, 기업 투자, 주식 밸류에이션의 기준금리 역할을 합니다. 30년물 금리는 미국 정부의 장기 재정 부담과 연금·보험·장기 투자자산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10년물 4.7%, 30년물 5.3% 돌파는 단순한 채권시장 이벤트가 아니라, 경제 전체의 할인율이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첫째, 주택과 소비에 부담이 커집니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오르면 모기지 금리도 함께 올라갑니다. 주택 구입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는 대출을 줄이게 됩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 둔화와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기업 투자와 주식시장에 부담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차입비용이 올라갑니다. 특히 성장주와 AI 관련 기업처럼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기대가 큰 기업은 높은 할인율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AI 투자 붐과 정부부채 증가가 장기 실질금리 상승의 한 요인이 되고 있으며, 실질금리가 계속 상승하면 결국 차입과 위험자산 선호를 압박할 수 있습니다. 셋째, 미국 정부 재정에도 부담입니다. 국채금리가 높아지면 미국 정부의 이자비용이 커집니다. 이자비용이 늘면 다시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고, 이는 장기금리를 더 밀어 올리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시장이 30년물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0년물은 단기 통화정책보다 장기 재정 신뢰를 더 많이 반영합니다. 넷째, 금값에는 양면적인 영향이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금값에는 부담입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장기금리가 높아질수록 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커집니다. 그래서 최근 칼럼에서 반복해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쟁은 금을 올리려 하지만, 금리는 금을 누릅니다.” 전쟁 리스크가 유가와 물가를 자극해 금리 상승으로 연결되면 금값은 오히려 압박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반대 효과도 있습니다. 장기금리 상승이 단순한 성장 기대가 아니라 미국 재정 불안, 달러 신뢰 약화, 인플레이션 통제 불신에서 나온 것이라면 금은 다시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을 수 있습니다. 즉 금리 상승 초기에는 금값에 부담이지만, 금리 상승이 금융불안과 달러 신뢰 문제로 번지면 금값에는 중장기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전망은 세 단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10년물 4.7%, 30년물 5.3% 부근에서 시장이 매우 민감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7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둔화되면 금리 상승 압력은 다소 완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가가 다시 오르거나 9월 FOMC에서 매파적 메시지가 나오면 금리는 다시 고점을 시험할 수 있습니다. 중기적으로는 30년물 금리가 더 중요합니다. 30년물은 연준의 단기금리보다 미국 재정, 국채 수급, 장기 인플레이션 신뢰를 반영합니다. 30년물이 5.3%를 넘어 높은 수준에 머문다면 시장은 미국의 장기 재정 신뢰를 계속 의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무한정 오르기는 어렵습니다. 높은 금리는 결국 주택, 소비, 기업투자, 주식시장에 부담을 줍니다. 어느 순간 경제 둔화가 뚜렷해지면 시장은 다시 금리 하락을 가격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전까지는 높은 장기금리와 높은 변동성의 시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정리하면, 장기금리 상승은 경제 전체의 할인율이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주택, 소비, 기업투자, 주식시장에는 부담이고, 금값에도 단기적으로는 악재입니다. 그러나 금리 상승의 뿌리가 미국 재정 불안과 달러 신뢰 약화라면, 금은 다시 중장기 안전자산으로 부각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금시장은 금리 수준보다 금리 상승의 이유를 봐야 합니다. “성장이 만든 금리 상승은 금에 부담이지만, 신뢰 훼손이 만든 금리 상승은 결국 금의 역할을 키울 있습니다." 질문 3.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은 국내 금융시장, 특히 주식·부동산·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미국 장기금리 상승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국채금리는 사실상 세계 금융시장의 기준금리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상승하면 한국의 주식·채권·부동산에도 상당한 영향을 줍니다. 특히 지금처럼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단순한 경기 호황이 아니라 재정적자, 물가, 국채 공급 부담에서 비롯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는 대체로 긴축적인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8월 18일 미국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KOSPI는 1.55%, KOSDAQ은 3.52% 하락했습니다. 첫째, 주식시장에는 할인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이동이라는 두 가지 부담이 생깁니다. 주식의 가치는 결국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 가치로 할인해 평가합니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올라가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사용하는 할인율 자체가 높아집니다. 따라서 같은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도 이론적인 적정 주가는 낮아지게 됩니다. 특히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은 성장주와 고평가 종목입니다. 미래의 이익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돼 있는 AI·인터넷·바이오·2차전지 등의 업종은 장기금리 상승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합니다. 첨부 원고에서도 AI 관련 기업처럼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기대가 큰 기업은 높은 할인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에는 여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미국 국채금리가 4~5%대로 올라가면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한국 주식을 보유해야 할 이유가 상대적으로 줄어듭니다.미국 국채라는 안전자산의 수익률이 충분히 높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외국인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거나 신규 유입이 둔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반도체처럼 실적 증가가 금리 부담을 압도할 정도로 강한 업종은 상대적으로 견조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금리 상승=한국 주식 전체 하락”으로 단순화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 채권시장에는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국내 국고채 금리도 동반 상승 압력을 받습니다. 실제 한국 10년물 국채금리는 8월 18일 약 4.40%까지 올라왔습니다. 한국 자본시장연구원도 미국의 기간 프리미엄 상승과 국내 채권 공급 여건이 국내 장기금리의 상방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채권에서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금리 상승 = 기존 채권 가격 하락 입니다. 따라서 장기채를 많이 보유한 보험사·연기금·금융기관이나 장기채 펀드는 평가손실 위험이 커집니다. 반면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는 높은 수익률로 채권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는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국고채 금리가 올라가면 회사채 금리도 상승하기 때문에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커집니다. 특히 재무구조가 약한 기업이나 부동산 PF와 연결된 건설·금융회사에는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셋째, 부동산에는 가장 느리지만 가장 오래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미국 장기금리가 한국 부동산 가격을 직접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 장기금리 상승 → 한국 장기금리 상승 → 은행채·금융채 금리 상승 →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이라는 경로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75%이지만,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시장금리와 은행의 조달비용도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인상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한국은행의 향후 정책 선택에도 제약을 주면서 시중 대출금리 하락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는 크게 세 가지 영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① 주택 구입자의 이자 부담 증가 ② 투자자의 기대수익률 하락 ③ 부동산 PF 등 개발사업의 금융비용 증가 특히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차입을 이용한 투자가 많기 때문에 금리의 영향이 상당히 큽니다. 금리가 높은 수준에 오래 머물수록 거래량이 먼저 둔화되고, 이후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내 금융시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미국 장기금리 상승은 한국 경제에 일종의 '수입된 긴축(imported tightening)'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흐름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 → 글로벌 자금의 미국 국채 선호 증가 → 한국 장기금리 상승 압력 → 주식 할인율 상승·외국인 자금 부담 → 기업 회사채·대출금리 상승 → 주택담보대출·부동산 PF 부담 증가 → 소비·투자 둔화 따라서 주식에는 밸류에이션 부담, 채권에는 가격 하락, 부동산에는 금융비용 상승이라는 서로 다른 경로로 같은 충격이 전달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미국 금리가 왜 오르는지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경제가 강해서 장기금리가 오른다면 한국 수출과 기업 실적에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재정적자·국채 공급·인플레이션·지정학적 위험 때문에 장기금리가 오른다면 국내 금융시장에는 훨씬 부담스러운 금리 상승입니다. 최근 미국 장기금리 상승 역시 정부부채와 대규모 국채·회사채 공급,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은 한국에 '보이지 않는 금리 인상'과 같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미국 장기금리가 오르면 국내 채권금리와 기업 조달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함께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식에는 할인율 상승, 채권에는 가격 하락, 부동산에는 이자비용 증가로 나타납니다. 특히 지금처럼 미국의 재정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비롯된 장기금리 상승은 한국 금융시장에도 단순한 금리 문제가 아니라 자산가격 전반의 재평가를 요구하는 신호라고 봐야 합니다."

2026.08.19 10:16김종인 컬럼니스트

물가는 식었고 금값은 뛰었다. 그러나 금리는 제자리

8월 2주차 금시장은 두 개의 얼굴을 보였다. 국내 KRX 금시장은 4일간 금값 반등이 이어지자 개인 매수세가 급증했다. 그러나 동시에 국제금시세 대비 KRX 가격이 평균 0.5% 안팎의 프리미엄을 보이면서 자기매매회원의 매도세가 크게 늘었다. 개인은 “오르는 금값”을 보고 샀고, 자기매매회원은 “비싸진 KRX 가격”을 보고 팔았다. 국제 금시장도 비슷했다.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온건하게 나오면서 시장은 9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반영했다. 이 기대는 달러와 미국 국채금리를 낮추며 금값을 밀어 올렸다. 그러나 14일에는 금값이 급락했다. 상승의 이유였던 금리 동결 기대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금값이 단기간에 너무 빠르게 올랐고, 인플레이션 둔화가 “금리 인하”가 아니라 “금리 동결”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이었다. 1. 한국거래소(KRX) 금시장: 김치프리미엄 발생, 투자에 신중 국제금시세는 8월 10일 198,300원/g에서 8월 13일 199,700원/g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KRX 금시세는 8월 10일 198,280원/g에서 8월 13일 200,570원/g까지 상승했다. 8월 14일에는 국제금시세가 197,420원/g, KRX 금시세가 198,350원/g으로 하락했지만, 주간 전체로 보면 KRX 가격은 국제 환산가격보다 높은 프리미엄 구간에 머물렀다. 이때 수급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개인은 금값이 4일간 반등하자 추격 매수에 나섰다. 국내 금값이 국제가격보다 다소 비싸더라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개인 매수를 자극했다. 반면 자기매매회원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자기매매회원은 일반 투자자가 아니라 실물 유통, 재고 운용, 수출입, 시장조성과 연결된 전문 참여자다. 이들은 KRX 가격이 국제가격보다 비싸지면 매수보다는 매도 유인이 커진다. 즉, 이번 주 자기매매회원의 대규모 순매도는 금값 전망에 대한 부정적 판단이라기보다 가격 괴리 활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KRX 시장에 김치프리미엄이 형성되면 자기매매회원은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 장내가격에서 매도하고, 실물 재고나 국제가격과의 괴리를 조정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김치프리미엄 상황에서는 매수를 자제하고 국제시세와의 Gap을 살피면서 투자에 신중을 기울려야 한다. 2. 국제 금값 : 상승후 조정 8월 2주차 국제 금값은 주 초반부터 강하게 올랐다. 배경은 분명했다. 미국 7월 CPI와 PPI가 예상보다 온건하게 나오면서 시장은 9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반영했다. Reuters는 8월 12일 금값이 두 달여 만의 고점으로 상승한 이유를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금리 인상 베팅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현물 금은 온스당 4,406.64달러까지 올랐고, 달러 약세와 기술적 매수세도 금값 상승을 도왔다. 그러나 13일 이후 금값은 흔들렸다. Reuters는 8월 13일 금값이 1% 이상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금값이 미국 물가 지표 이후 두 달 고점까지 오른 뒤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동시에 PPI가 전반적으로 완화됐지만 서비스 가격 상승이 남아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값 하락의 의미다. 14일 조정은 금리 동결 기대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금리 동결 기대는 유지됐다. Reuters는 8월 14일 부드러운 물가 지표와 미국 소비 관련 지표 부진이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췄고, 달러 약세가 금값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WSJ도 8월 14일 주간 기준으로 금 선물이 상승 마감했으며, 금리 인상 기대 약화가 귀금속 시장으로 자금을 유입시켰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번 주 국제 금값의 변동은 이렇게 해석해야 한다. 상승의 이유는 금리 동결 기대였고, 하락의 이유는 기대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단기 급등 이후 차익실현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3.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와 금값 이번 주 핵심은 미국 7월 CPI와 PPI 발표였다. 두 지표 모두 시장에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올리기 어려워졌다”는 기대를 심어줬다. Reuters에 따르면 7월 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고, 근원 CPI는 0.2% 상승했다. 전년 대비 근원 CPI는 2.5%로, 6월 2.6%보다 낮아졌다. 이는 물가가 여전히 연준 목표 2% 위에 있지만, 적어도 7월에는 재가속되지 않았다는 신호였다. 이어 발표된 PPI도 시장에 우호적이었다. Reuters는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고, 6월 수정치 -0.1%에 이어 생산 단계의 물가 압력이 둔화됐다고 보도했다. 전년 대비 PPI는 6월 5.5%에서 7월 4.7%로 낮아졌다. AP도 7월 도매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4.7%로 둔화됐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도매물가도 4.2%로 6월 4.7%에서 낮아졌다고 전했다. 이 결과 시장은 9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반영했다. Reuters는 8월 14일 부드러운 소비자·생산자 물가 지표와 약한 고용 지표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췄다고 분석했다. 8월 17일 Reuters도 고용과 물가 지표가 모두 부진하게 나오면서 시장이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를 낮췄고, CME FedWatch 기준 9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 확률이 66.9%까지 올라갔다고 보도했다. 금값에는 이 흐름이 직접적인 호재였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 금을 보유하는 기회비용이 줄어든다. 달러가 약해지면 비달러권 투자자의 금 매수 부담도 낮아진다. 따라서 CPI와 PPI 둔화는 금값을 밀어 올리는 재료였다. 따라서 금값에 대한 해석은 다음과 같다. CPI와 PPI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춰 금값을 올렸다. 그러나 개인소비지출(PCE)지표가 아직 충분히 낮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금값의 상단은 여전히 장기금리와 달러에 의해 제한된다. 2026년 1월부터 7월까지의 물가·금리·금값 흐름을 보면 이 구조가 선명하다. 3월 이후 PCE와 PPI가 높아지면서 금값은 고점 이후 조정을 받았다. 5~6월에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미국 10년물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금값은 약세를 이어갔다. 7월에는 PPI가 둔화되며 금리 동결 기대가 살아났지만, 7월 PCE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은 완전한 추세 전환보다는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 정도로 해석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독자를 위한 정리] 8월 2주차 금시장은 하반기 금값 전망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CPI와 PPI 둔화는 금값에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14일 조정은 금값이 아직 금리의 벽을 완전히 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따라서 독자는 다음 세가지 지표를 살펴보면서 금리와 금값의 흐름을 읽고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다. 첫째, 7월 PCE가 실제로 둔화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CPI와 PPI가 온건하게 나왔더라도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지표는 PCE, 특히 근원 PCE다. 7월 PCE가 6월보다 확실히 낮아진다면 금값은 다시 상승 동력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PCE가 3%대 중반에 머문다면 금값 상승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8월26일 9시30분 발표) . 둘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방향이다. 금값은 물가보다 금리에 더 민감하게 움직인다. 금리 동결 기대가 커져도 장기금리가 오르면 금값은 눌릴 수 있다. 특히 미국채 공급 부담, 일본의 미국채 매각 우려, 엔화 약세에 따른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은 모두 금값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셋째, KRX 가격 괴리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국제 금값보다 KRX 프리미엄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이번 주처럼 KRX 프리미엄이 0.5% 안팎으로 벌어지면 개인은 상승세를 보고 매수하지만, 자기매매회원은 가격 괴리를 활용해 매도에 나선다. 국내 투자자는 금값 상승만 볼 것이 아니라 국제가격 대비 KRX 가격이 비싼지 싼지를 함께 봐야 할 것이다.

2026.08.18 09:42김종인 컬럼니스트

"석기시대 발언보다 더 무서운 것…금값을 누르는 진짜 힘"

"트럼프의 위협, 호르무즈 결제 전쟁, 그리고 고용지표가 만든 금 시장의 진짜 구조." 4월 첫째 주 금 시장은 세 가지 축이 동시에 충돌한 한 주였다. 4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전후해 금 가격은 급등 뒤 급락하는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였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와 관련해 통행료와 비달러 결제 논의를 꺼내 들며 글로벌 결제 질서에 균열을 냈다. 이어 4월 3일 발표된 미국 3월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다시 밀어냈다. 이번 주 금 시장은 “전쟁이면 금이 오른다”는 단순 공식을 넘어, 전쟁·유가·달러·금리·고용이 한꺼번에 맞물리는 전형적인 매크로 국면으로 진입했다. 1. 4월 1주차 금 시세 동향 4월1주차(3월30일~4월3일) 금 시세 그래프를 보면, • 국제 금시장은 전 거래일 대비 1.9% 상승한 220,690원으로 시작하였다. 주중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발표시 전쟁 종료 기대감에 2.9%까지 상승하였으나 전쟁 심화 발언으로 상승폭이 둔화되어 226,310원에 마감하였다. • KRX 금현물 시장은 국제 시세와 거의 차이가 없었고 이에 따라 김치 프리미엄이 제로 수준이였다. • KGE 금 도.소매 시장은 주초 금값 상승에 따라 차익실현을 위한 실물금 매도 분위기가 높았다. 2. 4월 1일 트럼프 담화: 기대가 금을 올렸고, 내용이 금을 눌렀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전까지 시장은 “전쟁 확전 억제” 또는 “휴전 로드맵” 가능성에 베팅했다. 그 기대 속에서 금 가격은 4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로이터에 따르면 4월 1일 뉴욕장 기준 현물 금은 2.5% 오른 온스당 4,784.22달러, 금 선물은 2.9% 오른 4,813.1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3월 19일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담화 내용은 시장이 기대한 “종전 신호”가 아니라 “강경 지속”에 가까웠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쟁 종료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 강경한 군사 기조를 유지했고, 시장은 이를 전쟁 장기화 + 유가 상승 + 인플레이션 재점화 시나리오로 해석했다. 그 결과 금 가격은 담화 이후 급반전했다. WSJ에 따르면 4월 2일 현물 금은 약 1.8% 하락해 온스당 약 4,674달러로 밀렸고, 뉴욕 금 선물이 장중 4% 하락해 온스당 4,619.30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즉, 담화 기대 국면의 4,784~4,813달러에서 담화 이후 4,619~4,674달러로 움직였으므로, 하루 만에 대략 2.3~4.0% 하락폭이 확인된 셈이다. 이 현상은 금이 약해서가 아니다. 시장은 전쟁 자체보다, 전쟁이 만들어낼 유가 급등 → 금리 상승 → 달러 강세를 더 두려워했다. 즉, 이번 급락은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거시금융 변수에 의해 단기적으로 눌린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3. 이란의 통행료·비달러 결제 이슈: 달러 패권 강화인가, 균열의 시작인가 이번 주 또 하나의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 결제 질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평균 약 2,000만 배럴, 즉 세계 석유 소비의 약 20%가 지나는 초핵심 에너지 통로다. 이중 약 15%가 중국 위완화로 결제되고 있으며, 85%는 미달라로 결제되고 있다. 로이터는 이란이 해협 통제력을 통해 세계 경제와 미국 정치에 큰 레버리지를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는 여기서 이란이 호루무즈 통행료를 중국 위안화 또는 미국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를 적용할 경우 달러 패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이며 또한, 이로 인해 금값 방향이 어디로 흘러 갈것인지를 예상해 볼수 있다. 즉,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국채 수요를 늘려 달러 패권을 강화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이 배럴당 1~2달러를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이 금액이 모두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되고, 그 스테이블코인이 100% 미 단기국채(T-bills) 를 준비자산으로 보유한다고 가정하면, 이론적으로는 연간 73억~146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 수요가 새로 생길 수 있다. 다만 이것은 “그만큼의 국채 수요가 가능하다”는 뜻이지, “그만큼의 국채를 새로 발행한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 국채 시장 전체 규모에 비하면 작지만, 에너지 결제가 디지털 달러로 고정될 경우 상시적인 달러 및 단기국채 수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구조가 현실화되면 달러와 금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처럼 정리된다. 달러에 미치는 영향 •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확대되면 에너지 거래의 디지털 달러화가 진행된다. • 이는 달러 수요를 줄이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형태의 달러 수요를 만들 수 있다. • 따라서 “위안화·비달러화” 주장과 달리, 실제 결제 인프라가 달러 스테이블코인 중심이면 달러 패권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 금에 미치는 영향 •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 요인이므로 금에는 부담이다. • 중장기적으로는 결제 질서가 정치화될수록, 각국 중앙은행과 민간 자산배분은 정치 리스크가 적은 중립적 자산, 즉 금으로 더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 따라서 단기 금값에는 하방 압력, 장기 금값에는 구조적 상방 요인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중간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달러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해석은 정치적 해석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된 정책 사실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시장이 그런 방향으로 인식할 경우, 달러 강세 ↔ 금 조정이 먼저, 정치화된 통화질서 불안 ↔ 금 재평가가 나중에 나타날 수 있다. 4. 미국 3월 고용지표: 숫자는 강했지만, 내용은 스태그플레이션 경계를 지운 것이 아니다 4월 3일 발표된 미국 3월 고용지표는 헤드라인만 보면 강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3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7만8천 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3%로 내려갔다. 발표 직후 미국 10년물 금리는 4bp 올라 4.35%, 달러 인덱스는 100.08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 수치를 곧바로 “경제가 매우 건강하다”로 해석하면 위험하다. 같은 로이터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경고가 함께 들어 있다. • 실업자 수 감소에는 구직 포기 또는 노동시장 이탈이 일부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 • 연준은 이미 인플레이션 4.4%와 전쟁발 에너지 충격을 동시에 보고 있다. • 즉, 고용은 버티는데 물가와 에너지가 다시 오르는 구조, 다시 말해 초기 스태그플레이션 경계 국면으로 읽힐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의 연결고리는 이렇다. “전쟁으로 유가가 오르면, 운송·에너지·원재료 비용이 오르고, 물가가 다시 올라가는데 고용이 예상보다 버티면 연준은 금리를 쉽게 못 내린다. 결국 성장은 둔화되는데 금리는 높은 상태가 길어진다”. 이 구조는 단기적으로 금에 불리하다. 금은 무이자 자산이기 때문에, 고금리 장기화 기대는 금값을 누른다. 그러나 이 구조가 더 진행되어 실물 경기 둔화와 정책 신뢰 약화가 본격화되면, 그때부터 금은 다시 강해진다. 즉, 고용지표는 단기 금값에는 하방 요인, 중기 금값에는 전환 시그널을 늦추는 변수라고 보는 것이 맞다. [독자를 위한 정리] "트럼프의 담화는 금을 끌어올렸지만, 담화의 내용은 금을 눌렀다." 지금 금은 약한 것이 아니다. 전쟁이 만든 유가, 금리, 달러 구조 때문에 눌려 있는 시장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만약 유가 고공행진이 길어지면서, 고용 둔화와 소비 둔화가 확인되기 시작하면, 금은 다시 “안전자산, 통화대체자산”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2분기 중후반에는 금이 정책 금리 피크아웃 기대를 먼저 선반영하며 상방을 다시 열 수 있다. 결론적으로, 독자분들은 과거 역사적 흐름을 읽으면서 금리와 달러의 매크로한 구조가 어떤 시그널을 보이는지를 매의 눈으로 예의 주시하며 금 투자에 신중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26.04.06 13:29김종인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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