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주범 '나쁜 지방세포', 면역세포가 잡는다
비만한 사람에게 당뇨병 등을 일으키는 나쁜 지방세포를 면역세포가 없애는 기전이 발견됐다. 비만을 이기고 대사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활용될 수 있으리란 기대다. 비만은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병 등 각종 대사질환을 유발한다.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이 2020년에만 세계적으로 2조 달러에 이른다. 비만인 사람에겐 지방조직 내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크기가 큰 '나쁜 지방세포' 비율이 높아진다. 이같은 나쁜 지방세포의 축적은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의 원인이 된다. 우리 몸 지방 조직엔 특별한 면역세포가 있어 나쁜 지방세포를 제거하고 건강한 새 지방세포로 교체하는 자가보호 기능을 한다. 이같은 지방세포 교체를 통한 자가보호 과정이 조절되는 과정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재범 교수와 포스텍 김종경 교수 연구진은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한 논문을 통해, 지방조직 안 면역세포의 일종인 '불변성 자연살해 T (iNKT, invariant Natural Killer T) 세포'가 지방세포 교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iNKT 세포는 지질항원을 인지하는 특성을 가지며, 체내 여러 조직에서 사이토카인 분비나 표적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연구진은 지방조직 내 특정 iNKT 세포 아집단이 비만 상황에서 새롭게 생성되며, 이들은 세포사멸 능력이 높아 크기가 크고 염증을 일으키는 지방세포의 사멸을 선택적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밝혔다. 또 지방조직 내 다른 iNKT 세포 아집단은 지방조직 줄기세포의 분열을 촉진해 건강한 새 지방세포 생성에 관여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연구진은 특정 면역세포가 지방조직에서 나쁜 지방세포를 없애고 교체하는 과정을 조절하는 기전을 규명, 이 면역세포가 지방조직의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을 처음 보였다. 이를 통해 비만 극복 및 대사질환 치료법 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 제목은 Unique adipose tissue invariant natural killer T cell subpopulations control adipocyte turnover in mice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