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신비는 정말 다른 나라보다 비쌀까
한국의 5G와 LTE 요금이 세계 주요국가와 비교해 결코 비싼 수준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통신 요금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 통신비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지표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김용재 한국외대 교수는 11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코리아인덱스 방법론을 융합한 5G, LTE, 유무선 결합상품 요금 수준을 비교해 공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데이터 10GB 제공량 기준 5G 요금제가 가장 비싼 곳은 월 9만2천원 수준의 일본이고 한국은 3만7천원으로 OECD 10개 국가 중 7위에 머물렀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캐나다와 독일이 11만8천원으로 가장 비싸고 한국은 6만원으로 8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일 평균 임금대비 통신요금 역시 비교 국가의 평균 수준이다. 무제한 요금제는 평균을 밑돌았다. 초고속인터넷 100Mbps와 LTE 18GB+로 이뤄진 결합상품 구성에서는 비교국가의 일평균 임금대비 통신요금이 39.3%, 한국은 27.4%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3회선이 묶인 경우 비교대상 10개국의 일 평균 임금 대비 요금은 평균 65.6%, 한국은 60.9%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통신요금 수준이 비교 대상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다”면서 “초고속인터넷 유선상품과 결합시 우리나라 요금수준은 상대적으로 더 저렴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 관점에서는 단말기 비용을 포함해 통신비의 높고 낮음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단말기 구입비를 포함해 비교할 경우 현재 중간 수준의 비용 부담을 담보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즉 결합상품 요금 비교까지 나섰지만, 단말기 비용을 고려한 비교 방법론이 과제로 남는다는 뜻이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 역시 기존 통신요금 비교의 문제점을 꼽았다. 이를테면 OECD의 요금 수준 비교는 한국 통신 이용자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 국내 이용자의 데이터 이용이 월 10GB에 달했는데, 최대 2GB 요금제만 따졌다는 것이다. 다른 해외 기관들의 조사도 한국의 통신 품질이나 실제 사용량이 많은 요금 구간과 다른 점을 따지는 경우가 많다. 신 교수는 “진화하는 통신 서비스 체계에 맞춰 음성과 데이터 통신의 비중을 달리하며 비교대상 서비스와 관련 데이터의 적절한 선정과 추정이 필요하다”면서 “음성 데이터 제공량에 따른 요금 수준을 단순 비교해 해석할 것이 아니라 품질 수준과 경쟁상황을 모두 반영한 합리적 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싼 요금제를 원하지만 얼마나 더 싸져야 만족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기업은 노력을 했지만 못 알아봐준다고 여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현재 이용자에 싸고 품질이 좋은 서비스를 쓸 수 있게 해야 하고 동시에 디지털 생태계에서 통신 인프라가 차지하는 전후방 효과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며 “또 미래의 이용자를 위한 적정한 재원을 배분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