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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구'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1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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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재강국] 연구가 깊어지는 곳에 인재가 모인다

국가AI연구거점(NAIRL)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을 받고 서울시와 서초구청이 뒷받침하는 AI 연구 컨소시엄으로, 카이스트·고려대·포스텍·연세대와 국내 기업들이 함께한다. 지디넷코리아는 격주마다 한국 AI 연구 생태계가 나아갈 방향을 국가 AI 연구거점의 생생한 이야기로 조망해 본다. [편집자주] 지난 10월6일 서초 AICT에서 국가 AI 연구거점의 오픈랩 행사인 'NAIRL 이노베이션 쇼케이스 2026'이 열렸다. 지난 7월 개최된 글로벌 AI 프론티어 심포지엄과 함께 거점이 해마다 여는 두 행사 가운데 하나로, 그간 쌓아 온 연구를 전면 개방해 공유하고 관심 있는 기업과 연구자를 만나 기술이전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는 카이스트·고려대·연세대·포스텍에 걸친 거점 연구실들이 AI 기술 45건을 들고 나왔고, 전시는 연구실이 가진 해결책과 기업이 가진 문제를 맞추는 방식으로 네 구역으로 나뉘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연구진이 직접 데모를 시연했다. '논문을 내지 못하면 도태된다(Publish or Perish)'는 논문 중심의 잣대가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결과물로 연구를 증명하라는 '보여 주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Demo or Die)'는 정신을 살린 것이다. 개회사를 마치고 전시장을 돌며 필자가 본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3년차에 접어든 거점의 궤적이었다. 국가 AI 연구거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으로 지난 2024년 출범했다. 정부가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세우면서 캐나다의 벡터 연구소(Vector Institute)와 밀라(Mila), 프랑스의 인리아(Inria)와 PRAIRIE,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혁신지능통합연구센터(RIKEN AIP)처럼 국가 차원의 연구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거점은 그 판단에 대한 답으로 설계됐다. 국내 4개 대학에서 우수한 연구성과를 올리고 있는 45개의 개별 교수 연구실이 하나의 과제 체계 아래 들어왔고 석박사 연구인력 200여 명이 함께한다. 개별 대학 체제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연구실들이 같은 과제 안에서 결합하는 것, 이것이 거점의 출발점이자 가장 큰 자산이다. 거점의 연구는 세 개의 연구주제로 짜여 있다. 모델을 키울수록 성능이 좋아진다는 스케일링 법칙의 비용 한계를 경량화와 새로운 학습 알고리즘, 데이터 효율화로 넘어서는 연구, 시각과 언어와 감각 데이터를 통합해 로봇이 물리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게 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 그리고 영상과 분자 구조, 시계열까지 실제 물리와 생물학의 법칙을 지키며 생성하는 고차원 생성 모델 연구다. 세 주제 모두 미래지향적인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기초연구다. 절대 규모의 컴퓨팅과 자본으로 겨루기 어려운 한국이 원천기술에서 자리를 만들려면 이 층위를 붙잡아야 한다는 것이 거점 교수들이 뜻을 모아 내린 판단이었다. 출범 이후 거점 교수진은 이 세 주제의 성과를 세계 최상위 학술대회에 꾸준히 발표해 왔다. 10월 전시장에 놓인 45건의 기술과 데모는 바로 그 논문들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3년차의 거점이 확인한 것은 세 가지다. 첫째, 기초연구는 국경을 넘을 때 깊어진다. 데이터와 컴퓨팅은 규제에 묶여 국경을 넘기 어렵지만, 연구자와 지식은 넘을 수 있고 지식은 나눠도 줄지 않는다. 거점에는 출범 때부터 해외 석학급 교수 19명이 국내 연구진과 짝을 이뤄 참여해 왔다. 기관 간 협력은 지난해 7월 일본 RIKEN AIP, 12월 캐나다 이바도(IVADO)와의 협약으로 시작해 올해 7월 서울에서 한 번에 가시화됐다. ICML 직전 연 글로벌 AI 프론티어 심포지엄에 국내외 연구자와 산업계 1000여 명이 모였고, 이어 벡터 연구소와 협약을 맺었으며, 이달에는 프랑스 PRAIRIE와도 손을 잡았다. AI 주권에 수조 원을 투입하는 세 나라의 대표 연구기관들이 한국의 파트너로 거점을 택한 것이다. 둘째, 인재는 환경이 있어야 모이고 남는다. 컴퓨팅과 데이터는 투자하면 늘릴 수 있지만, 사람은 도전할 만한 환경이 없으면 머물지 않는다. 거점이 만들려 한 것은 국내 연구진이 해외 석학들과 머리를 맞대고 우리가 풀어야 할 난제를 치열하게 공략하는 환경이다. 석박사 대학원생 200여 명은 그 한가운데서 세계적 연구자들과 같은 문제를 붙잡고, 해외 연구기관과 글로벌 기업으로 파견되며, 전시장에서는 기업의 질문을 직접 받아 적는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한국 AI를 이끌 차세대 핵심 연구자로 성장한다. 셋째, 기초연구는 현장을 만날 때 새로운 질문을 얻는다. 다만 대학의 연구와 기업의 당면 문제는 시간의 단위가 다르다. 기업은 분기와 제품 주기로 움직이고 기초연구는 수년에 걸쳐 쌓인다. 대학 연구를 산업의 일정에 억지로 맞추면 연구도 산업도 얻는 것이 없다. 그래서 거점은 둘을 붙이는 대신 만나는 자리를 만들었다. 협력 기업 12곳과의 파트너십 위에 지난해 6월 첫 오픈랩을 열었고, 올해는 참가 기업에 45개 기술을 미리 정리해 건네고 사전 예약과 현장 매칭으로 산학 간 일대일 상담을 주선했다. 그 테이블에서 나온 것은 연구실 안에서는 보이지 않던 질문들이었다. 고온다습한 비닐하우스는 농업 로봇에게 가혹한 환경이라 로봇의 센서가 고장 나도 AI는 강건하게 버텨야 한다는 이야기, 그럴듯한 서울의 모사가 아니라 실제 서울이어야 한다는 이야기, 치매 진료용 AI는 병원 폐쇄망 안에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 센서 고장에도 흔들리지 않는 AI,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생성, 폐쇄망 안에서도 돌아가는 가벼운 모델은 모두 거점의 세 연구주제가 아직 풀지 못한 기초연구의 질문이기도 하다.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에서 새로운 기초연구를 발굴하는 것이 거점의 몫이다. 앞으로 할 일은 세 연구주제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적은 자원으로 더 믿을 수 있는 모델을, 실제 환경에서 검증되는 로봇을, 현실의 법칙을 지키는 생성 모델을 만드는 각 주제의 다음 질문이 정해져 있고, 감사하게도 정부가 지난해 대규모로 확보하고 지원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는 그 질문을 더 큰 규모로 실험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해외 파트너와의 협약은 방문연구와 연구자 교류 같은 실제 왕래로 구체화하고, 오픈랩에서 접수한 기업 수요는 공동연구와 기술이전으로 이어간다. 법칙 하나를 넘고 로봇 하나를 현장에 세우는 데는 수많은 실패와 몇 년의 시간이 들고, 그 시간을 지탱하는 것은 거점이 다음 단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일관된 뒷받침이다. 정부가 거점에 기대한 것이 세계가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한국의 AI 연구 구심점이라면, 거점은 그 기대에 연구와 사람으로 답하려 한다. 넉 달 동안 이 지면에 글을 보내 준 국내외 필진께 감사를 전하며, 10월 서울 서초에서 받아 적은 질문들이 새로운 연구가 되어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2026.11.02 16:33김기응 컬럼니스트

핵융합·핵분열·지역(5극3특)·우주 R&D에 전력투구

내년 정부 R&D 예산이 지난해 대비 평균 11.2%, 4조원이 늘어난 39조 5,000억원으로 편성된 가운데, 평균을 훌쩍 넘어선 전략적인 아이템이 관심을 끈다. 분야별로 보면, 전년대비 69.1%가 증가한 AI를 제외하고 첨단로봇·모빌리티가 46.9%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이어서 미래에너지·원자력이 37.7%, 지역R&D가 35.6%, 우주항공·해양이 35.4%로 뒤를 이었다. 뒤늦게 발굴된 7대 SEED 프로젝트도 34.4% 늘었다. 또 PBS(연구과제중심제) 폐지로 인건비 부담을 안게된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부처 직할기관 예산은 8,000억원이 증가한, 4조 8,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지역, 양자를 비롯환 기초R&D, K-방산, 우주, 기술사업화 등을 중심으로 예산 구조를 들여다보면, 정부의 투자대비 성과에 대한 기대감과 전국 균형발전, 미래에 대한 투자 등의 의중이 곳곳에서 읽힌다. 대표적으로 비욘드 AI로 일컬어지는 양자분야에는 내년 700억원이 증가한 3,700억원을 투입한다. 주력 분야는 국내 제조산업 역량 기반 양자 소부장 시장 선점과 유스케이스 개발이다. 또 예산 발표와 함께 공개된 초광역 양자클러스터 3개 지원과 양자컴퓨터 완제품 제조를 통한 양산 공급망 생태계 육성, 양자통신·센서 상용화 기술 등에도 지원 포커싱이 맞춰졌다. 이를 위한 신규 사업으로는 국산양자컴퓨터그랜드제조챌린지 175억원, 퀀텀밸리QX기술혁신지원 260억원 등으로 짰다. 핵분열과 핵융합 분야도 주목받는다. 핵분열 연구의 중심 축으로 부상한 혁신형 SMR(소형모듈원자로) 상용화(2032년 운영허가신청) 및 선박용 용융염원자로(MSR) 설계 착수, 우주‧국방용 초소형원자로(MMR)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예산은 i-SMR상용화에 577억원, MSR핵심기술 개발에 520억원, 극한환경원자력전원공급 사업에 107억원을 투자한다. 모두 신규사업이다. 핵융합 분야에서는 핵융합로 핵심 소재‧부품‧장비 개발‧실증을 위한 인프라 구축 착수와 핵융합로 설계기간 단축을 위해 AI 기술을 접목한 가상 플랫폼 개발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핵융합 핵심기술 실증기반 구축에 1,601억원과 AI기반 디지털 가상 핵융합로 플랫폼 구축에 100억원을 투입한다. 지역은 투자형 R&D로 전환한다. 지원에 대한 반대급부가 없던 형태에서 투자와 회수, 재투자가 선순환 구조를 갖는 투자형 R&D에 1,000억원을 배정했다. 투자형태상 큰 틀은 SPC형(특수목적법인)과 투자조합형이다. SPC형에는 유전자·세포치료제사업화 및 성과환류(250억원), 신규화합물반도체상생팹(400억원) 조성 등이 포함된다. 또 투자조합형은 민간협력투자형기술개발(200억원)과 공공연구성과기반투자형R&D(243억)가 있다. 이들은 모두 신규사업들이다. 부처간 연계사업도 올해대비 내년 예산이 1,661억원으로 올해 591억원 대비 3배이상 늘었다. 지역을 R&D 혁신의 중심으로 전환하는 전례없는 투자도 이루어진다. 지역간 불균형 해소와 권역별 성장 지원을 위해 4조 5,000억원이 지원된다. 포인트는 5극3특 중심의 자율형R&D 확대다. 신규 편성한 사업은 ▲4극3특과학기술혁신(1,497억원) ▲5극3특 성장엔진프로젝트(1,400억원) ▲권역단위핵심기업육성(70억원) 등이다. 지역 AX 지원과 함께 대학-지역 연계형 기초연구 사업 확장에도 공을 들였다. 신규 사업인 개인기초(지역장기)에 300억원과 계속사업인 이공학학술연구기반(글로컬랩)에 448억원을 투입한다. 국방 분야에선 한국형 팔란티어 육성을 위한 국방 AI 플랫폼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우선 예산은 신규 1차년도에 60억원을 편성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서도 보여지듯 새로운 전쟁 이슈로 부상한 드론 투자도 속도를 낸다. 우선 내년 정찰용 드론 100대 실증과 오는 2030년까지 총 6만여대 드론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신규 사업으로 드론분야 시장창출프로젝트에 99억원, 계속사업인 신속시범사업에 1,153억원을 투입한다. 이외 국방 핵심기술 국산화를 위해 신규사업으로 ▲국방반도체 565억원, 유무인복합체계용 첨단항공추진체계 20억원 ▲차세대 항공무기체계용 첨단항공엔진 핵심소재・부품제조기술 개발 67억원 등을 편성했다. 인재양성에선 전년대비 3,000억원이 늘어난 1조 8,000억원이 배정됐다. 기초연구는 2,000억원이 늘어난 3조 6,000억원을 지원한다. 지원 과제수로는 계속 과제를 포함, 총 2만 6,000개다. 지난해 대비 1,000개 늘었다. 복원된 풀뿌리형 기본연구 예산 편성도 올해 1,499억원에서 내년 3,185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PBS가 폐지된 출연연은 내년 인건비 지원 목표가 평균 70.2%로 내년 예산 8,000억원을 늘려, 총 지원규모로 4조 8,000억원을 투자한다. 이외에 이벤트성이 강한 우주항공도 주목받는 분야. 누리호 5차 발사가 올해 10월로 예정된 가운데, 내년부터 민간 주도 달착륙선 개발이 본격화된다. 전체적으로 늘어난 예산은 5,000억원이다. 총 2조원이 우주항공 및 해양 분야에 투입된다. 배경훈 부총리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부 R&D 예산 중가율이 내년에도 두 자릿수"라며 "R&D 투자에 대한 국민주권 정부 의지는 확고하다. 국민 모두가 성장의 열매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촘촘히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01 12:05박희범 기자

과학장학생 3000명→1만 명으로…기초연구 지역할당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대우할 국가과학기술자(리더급/차세대) 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국가과학기술자는 향후 5년간 총 1,100명을 뽑아, 지원한다. 과학장학생은 현행 3,000명 수준에서 1만 명으로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9회 심의회의'를 열고, 3대 전략 10대 대과제로 구성된 '제5차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 기본 계획에 따르면 향후 과학기술 인재 정책 방향은 '인재 양성'에서 '성장과 역량' 발휘로 패러다임이 전환된다. 비전은 '과학기술인이 되고 싶은 나라, 과학기술인이 존중받는 나라'를 제시했다. 우선 출연연구기관 연구 인력이 늘어난다. 또 4대 과기원 정원도 확대한다. 양쪽 합쳐 100명 전후 늘릴 방침이다. '국가과학기술자(리더급/차세대)' 육성도 한단계 도약한다. 리더급은 국내에서 활동 중인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만 55세 이하)를 대상으로 올해부터 매년 20명(총 100명), 차세대는 세계적인 연구자로 성장할 잠재력을 따져 2027년부터 매년 200명씩 총 1,000명을 선발한다. 선정자에게는 연구활동비(리더급 연 1억원/차세대 연 5,000만원)를 3+2년간 지원한다. 기초연구 지원도 대폭 확대된다. 장기적으로 전체 교원의 30%, 전임교원의 50%가 혜택을 보도록 했다. 내년부터는 초·중등 학생 수·과학 역량제고를 위해 교육과정 개선 검토를 추진한다. 특히, 전국 학교에 '지능형 과학실'을 구축, 탐구·실험 중심의 교육환경을 확충한다 우수 인재 조기 확보를 위해선 학·석·박사 연계형 패스트트랙도 도입한다. 학사 3년, 석박사학위는 통합으로 4년 등 총 7년 이내에 학위 습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연구생활장려금(한국형 스타이펜드) 지원 대학을 오는 2030년까지 70개교 내외로 확대하고, 대통령과학장학금 등을 포함한 현재 3,000여명 수준의 과학 장학생 지원 규모도 1만 명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군 대체 복무를 위한 전문연구요원 제도의 경우 AI・AX 분야 석・박사 학위 취득자(240명)는 대기업 및 출연연에도 복무할 수 있도록 개선, 이공계 대학원생이 군 복무와 연구를 연계할 수 있도록 한다. 또 과기원과 지역대학 간 산학 AX 공동연구소(4개 과기원, 9개 분야 구축)를 구축, 지역 교육·연구 역량을 산업 수요와 긴밀히 연결한다. 기초연구사업 중 기본연구의 40% 이상을 지역에 우선 할당하고 지역 대학 우수 연구소를 육성(기초연구실 지역할당제 등)하는 한편, 블록펀딩형 지역 자율 R&D를 확대한다. 해외 인재 유치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오는 2030년까지 해외 우수 연구자 2,000명을 유치한다. 이를 위해 톱티어 비자 적용 대상과 K-STAR 트랙을 확대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부존자원 없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선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결국 '사람'”이라며 "연구자들이 마음껏 성장하고 활약할 수 있는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방점을 찍어 '과학자를 꿈꾸는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31 19:39박희범 기자

과기정통부, 기초 혁신 선도연구센터 11개 가동

기초 연구분야 혁신을 주도할 선도연구센터 11개가 연구 활동에 들어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도 기초연구사업 선도연구센터에 선정된 11개 센터를 대상으로 지정서와 현판 수여식을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선도연구센터는 1990년 융합과 협업을 기반으로 혁신적 기초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지식 네트워크 형성 및 창의·융합 연구자를 양성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센터에는 연 15~22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7년간 지원한다. 올해에는 이학분야 4개, 공학분야 3개, 기초의과학분야 4개 등 총 11개의 선도연구센터가 선정됐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됐다. 이학분야 4개 SRC는 ▲수리 알고리즘 및 보안 연구센터(서울대, 김판기 교수팀) ▲양자 포노닉스 연구 센터(부산대, 이재광 교수팀) ▲염색체 시스템·다이내믹스 연구센터(중앙대, 김근필 교수팀) ▲식물열매성장 연구센터(대구경북과학기술원, 곽준명 교수팀) 등이다. 공학분야 3개 ERC는 ▲공중합체 순환형 시스템 연구센터(연세대, 류두열 교수팀) ▲신뢰보장 분산 물리 시스템 연구센터 ▲환경부하성 폐자원 고부가 전환 연구센터(서울시립대, 박영권 교수팀) 등이다. 의학분야 4개 MRC는 ▲종양 진화-환경 시스템 연구센터(가톨릭대, 김태민 교수팀) ▲뉴럴 다이나믹스 기반 신경발달장애 연구센터(서울대, 서영호 교수팀) ▲뉴로컨티뉴엄센터(아주대, 박상면 교수팀) ▲한의학 기반 선도융합 신경조절 연구센터(부산대, 신화경 교수팀) 등이다. 한편 선도연구센터는 연간 약 3,500건에 이르는 SCI(과학기술논문색인) 급 논문을 발표한다. 논문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피인용 횟수는 국가 전체 평균의 1.5배에 이른다.

2026.08.27 16:34박희범 기자

이승복 서울대 교수, 한국뇌연구원 제5대 원장으로 취임

이승복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가 한국뇌연구원(KBRI) 제5대 원장으로 6일 취임했다. 이승복 신임 원장은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뇌과학 분야 전문가다. 이후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신경계 발달 및 시냅스 가소성 등 기초 뇌과학을 연구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및 심의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제도혁신기획단 공동단장, 한국과학기술인총연합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 신임 원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창의적 기초연구 토대 위에 국가적 임무를 수행하는 혁신적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영 비전으로는 ▲기초·원천에서 실용화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뇌 연구 체계 확립 ▲국내·외 뇌 연구 역량을 결집하는 융합 허브 구축 ▲뇌 연구 인프라 활용 고도화를 제시했다. 이승복 신임 원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기초연구 환경을 지원, 뇌의 신비를 밝히는 한편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뇌과학연구원은 연임했던 서판길 전 기관장 임기가 2024년 12월16일 만료됐다. 지난 16개월간 기관장 공모와 재공모를 번복하다 이번에 최종 선발, 취임했다.

2026.04.06 15:34박희범 기자

황정아 의원, 기초연구에 R&D 총 예산대비 10%이상 투입 법안 발의

기초분야 연구에 국가R&D 예산의 10% 이상 투입하는 '기초연구 투자법'이 발의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구을 )은 국가 R&D 예산의 10% 이상을 기초분야 연구에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기초연구법(기초연구진흥 및 기술개발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올해 기초연구 예산을 지난해 대비 14.6% 늘어난 3조 4,000억 원으로 정했다. 지난 20 일 이재명 대통령은 KAIST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R&D 예산 삭감으로 무너진 연구생태계를 복원하는 일에 온 힘을 쏟고 있다”며 , “신진연구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초연구 예산을 과감히 늘린 것이야말로 가장 큰 성과” 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의한 기초연구법 개정안은 국가가 다음 연도 예산을 편성할 때 국가 R&D 예산 규모 대비 기초연구사업 예산의 비율을 10% 이상되도록 하는 제도다. 기초연구 투자 예측 가능성과 지속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하자는 취지로 추진된다. 이와함께 회계연도 일치 원칙 예외 조항을 두기로 했다. 해당 연차에 소요되는 연구개발비 전액이 해당 회계연도 예산안에 반영, 경직된 예산 구조로 인한 연구 중단과 비효율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그 외에도 정부가 대학 기초연구 환경 조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 시설·장비 구축 및 지원 ▲인공지능 기반 정보 인프라 구축 및 지원 ▲연구 인력 확충 및 지원 등을 명문화했다. 또 국가기초과학연구소를 지정, 행정·재정적 지원을 해나가도록 했다. 황정아 의원은 “기초연구라는 뿌리가 튼튼하지 않다면 아무리 잎이 무성해도 바람 한 번에 나무가 쓰러질 수 밖에 없다”며, “신속히 법안을 통과시켜 현장 연구자들이 흔들리지 않고 과학기술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의원은 “향후 기술패권을 좌지우지할 응용연구와 산업기술의 핵심도 기초연구”라며 “대한민국을 뿌리가 강한 과학기술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흔들림 없는 기초연구·과학기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정아 의원실은 이번 기초연구 투자법 발의에서 R&D 예산의 10% 이상을 기초분야에 투자해야하는 근거에 대해 ▲기초과학의 중요성 ▲기초연구 지속성 등 정성적인 이유를 제시했다.

2026.02.23 14:27박희범 기자

연총 "PBS 폐지·R&D 예산 증액 환영"…연구자 의견 반영 제도화 제안도

(사)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회장 김진수)가 3일 PBS(연구과제중심제도) 폐지와 2026년도 국가 R&D 예산 대폭 증액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과 함께 확실한 이행을 촉구하는 요구 성명을 발표했다. 연총은 3대 요구사항으로 ▲PBS 폐지의 확실한 이행 ▲R&D 예산 확대에 따른 집행 구조 보완 ▲연구자 의견 반영 제도화를 제시했다. 연총은 "PBS 폐지에 관한 정부 결정은 연구자들을 혁신 주체로 인정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하며 "대한민국 과학기술 경쟁력 재건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총은 그동안 PBS 개선과 폐지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연총은 또 PBS 폐지로 생긴 빈자리는 안정적 인건비 지원과 연구 자율성 보장을 핵심 원칙으로 하는 새로운 제도로 채워 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정부가 제시한 '임무 중심 연구 체제'가 연구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단계적 PBS 폐지 과정에서 연구자의 불안과 혼란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함께 내년 R&D 예산 증액과 관련해서는 단순한 숫자 증가가 아니라 △연구자 처우 개선 △연구 환경 혁신 △도전적 연구 활성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초연구(3.4조 원, 14.6% 증가), 출연연 예산(17.1% 증가, 약 4조 원), AI R&D(2.3조 원, 106% 증가), 전략기술(8.5조 원, 29.9% 증가) 등 핵심 분야 투자 강화는 미래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긍정적' 신호로 평가했다. 연총 측은 또 과제비에 인건비 연동을 즉각 폐지하고, 안정적 인건비 100% 지원을 최우선으로 시행하는 등 연구 몰입 환경을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김진수 회장은 "PBS 폐지와 R&D 예산 확대는 과학기술계의 숙원이자, 연구자의 권익 보호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전환"이라며 "이번 정책 변화가 연구 자율성과 창의성을 회복하는 새로운 연구 문화 정착으로 이어지도록 끝까지 목소리를 내고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9.03 17:49박희범 기자

과기정통부 내년 기초연구 생태계 회복에 역대 최대 2.74조 원 투입

내년 기초연구 과제 수가 올해 대비 28.5% 늘어난 1만5천800개, 예산 규모가 총 2.74조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도 기초연구사업 예산을 2.74조 원으로 편성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올해 2.34조 원과 비교해 약 17.2% 증가한 수준이다. 기초연구사업의 과제 수는 올해 대비 약 28.5% 확대했다. 과제수로는 약 1만5천800개다. 이 가운데 신규 과제가 약 7천개로 올해 대비 98.2%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24년 폐지했던 기본연구 사업을 복원한다. 오는 2026년도 약 1천150억 원 규모로 약 2천개의 기본연구 과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세종과학펠로우십 복귀트랙을 신설한다. 해외에 진출한 우리나라 박사후연구원들의 국내 복귀를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내년엔 약 260억 원을 투자, 약 130명의 우수 인재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내년부터 기존 '중견연구' 사업 명칭을 '핵심연구'로 변경한다. 연구의 성장 단계별로 연구비와 연구 기간을 차등화해 지원한다. 특히, 창의연구, 씨앗연구 등 복잡했던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기로 했다. 개인 기초연구 확대와 더불어 집단연구 역량 향상에도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기초연구실(BRL)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국가연구소(NRL2.0) 사업도 지속 추진(신규 4개 선정)한다. 기초연구실은 신규 과제수를 올해 111개에서 내년 132개로 늘릴 방침이다. 이외에도, 연구자의 AI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대학의 연구인프라 첨단화와 기초과학-AI 융합형 인재 양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초연구기반구축사업 내에 'AI·디지털 기반 대학 연구혁신'사업 꼭지를 신설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구혁채 1차관은 “내년 기초연구 예산은 기초연구 생태계 복원을 넘어 재도약을 위한 첫 출발점”이라며, “편성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운영하여 젊은 연구자들이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우수 연구자가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2025.09.01 11:43박희범 기자

과기정통부 "오는 11월 (가칭) 기초연구 진흥 방안 수립"

기초연구 생태계 회복과 성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충북대학교에서 오는 11월을 목표로 추진중인 '(가칭) 새정부의 기초연구 진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간담회는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이 충북대학교를 찾아 연구자들의 현장 애로와 제안을 듣기위해 준비했다. 최근 기초연구 과제 수 감소로 학문적 다양성이 훼손되고, 연구 과제의 갑작스러운 폐지나 연구비 일괄 삭감 등으로 연구 자율성과 예측 가능성이 저하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참석자는 교수진으로 최은영 서울대 의대 교수와 김근수 연세대 교수, 오진우 부산대 나노에너지공학과 교수, 김태경 POSTECH 교수, 김현식· 송지준 KAIST 교수 등 11명, 충북대 석·박사 4명 등 총 15명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기초연구생태계의 빠른 회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다양한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공약 사항인 ▲풀뿌리 연구 복원을 비롯한 위축된 기초연구 과제 수 회복 ▲연구자 자율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예측 가능한 기초연구 지원체계 구축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초연구 지원 확대 ▲ 연구몰입 환경 조성을 위한 연구행정 부담 완화 등이 개진됐다. 기초연구 산실인 ▲대학 연구기반 확충 ▲기초과학과 AI의 접목 ▲우수 연구 인력 유지와 해외 인재 유치 등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안 등도 논의됐다. 배경훈 장관은 “기초연구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는 영역인 만큼, 우리 연구자들이 예측 가능하고 자율적으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장관은 또 “오늘 현장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기초연구생태계의 단순한 회복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가칭) 새정부 기초연구 진흥 방안'을 조속히 수립(11월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배경훈 장관은 간담회 종료 후 국내 거점 국립대 중 유일하게 양자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충북대 '충북양자연구센터(센터장충북대 물리학과 김기웅 교수)내 주요 연구시설을 둘러봤다.

2025.08.07 14:01박희범 기자

[기고] "대한민국 과학기술 정책은 아직도 냉전구조...근본 변혁없인 희망없어"

대한민국 과학기술 역량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근본 문제는 과학기술 기반 혁신생태계, 즉 산학연 구조의 붕괴에 있다. '산', '학', '연'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한 채 서로 기능적 중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도대체 왜 대한민국 R&D 구조가 지금과 같은 '왜곡된'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가? 이에 대한 똑떨어진 답을 내긴 어렵지만, 대한민국 R&D 정책이 본격화된 시대상과 맥락을 살펴보면, 간접적으로 유추는 할 수 있다. 대한민국 R&D 정책 구조는 당시 냉전기 국가 주도형 기술개발체제의 연장선에서 들여다볼 수 있다. 북한이라는 존재를 앞두고 박정희 정권 등 역대 군부정권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방위산업, 국방과학기술 역량을 빠르게 늘릴 필요가 있었다. 1970년대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진 중화학공업 육성과 대덕연구단지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시기 무기개발 사업으로는 '번개 사업'과 '율곡사업'도 있다. 이 같은 정책과 사업 이면에는 1970년대의 미·중 '데당트(완화국면)'가 근간으로 작용한다. 베트남 전쟁이 종결되면서 당시 대한민국은 지정학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협력을 추진하는 이상, 주한미군은 미국과 중국의 화해 분위기 속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도 당시 미·중 데당트는 주한미군 철군 논의로 이어지게 된다. 그 결과, 당시 군부 정권은 향후 이뤄질지 모르는 우발적인 안보 위기를 대비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미국과 멀어질 수 있다는 실존의 위기의식 속에서 절감하게 된 것이 바로 '자주국방'의 필요성이다. 미국 등 타국의 과학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과학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무기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그에서 비롯된다. 갑작스러운 안보 공백에 대처하기 위해선 국방과학과 관련해서 발빠른 연구개발 성과가 필요했다. 이것이 대한민국 R&D 정책 구조의 시초이다. 당연히 제조업 및 방위산업 관련 과학기술 역량을 늘리기 위해선, 학계든 연구계든 산업계든 역할 구분에 상관없이 경쟁 체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경쟁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빠른 성과 창출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미국 등 해외 선진국의 과학기술 역량을 빠르게 모방하도록 하는 것이 본연의 의도에 해당한다. 학계도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를 모두 수행하고, 연구계도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를 모두 수행하도록 한 것이 현재 대한민국 R&D 구조의 근본적인 문제다. 분업을 의도하기 보다는, 의도적으로 기능상의 중복을 유도하면서 경쟁을 통해 빠른 성과를 창출하도록 R&D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본연의 산학연 구조에서는 학계와 연구계가 서로 협력하는 것을 요구하는데, 서로 경쟁의 대상이 되어버린 이상 지적 교류나 협력이 있을 리가 없다. 괜히 공동 연구 등으로 연구 교류를 추진하다간, 개인의 논문 성과만 저조해지면서 일자리에서 쫓겨날 위험성을 감수해야만 할 것이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능상 중복으로 학계든 연구계든 자연스레 서로 우열을 논하곤 한다. 이는 최근, 왜 출연연이 필요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일각의 목소리와 맥락을 같이 한다. 그렇다면 산업계는 어떠한 역할을 맡는가? 본래 산학연 구조대로라면 학계에서 고안된 기초연구의 성과가 출연연을 거쳐서 자연스레 산업계로 전달되면서 기술사업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냉전 시대 당시 역대 정부가 요구하던 바는, 국방과학기술 역량의 증진이다. 당연히 수요자는 민간이 아니라 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방과학기술이 R&D 정책의 중심이 된 만큼, 해당 기술들을 함부로 민간에 이전하기란 곤란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연구계와 산업계의 연결고리는 상당히 느슨해졌다. 형식적인 제도만 만들어둔 채, 실질적인 교류는 오직 정부가 나서야만 이뤄질 수 있도록 방치됐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과 R&D 정책의 경로 의존성에 따라 오늘날 대한민국 R&D 정책 및 산학연 구조는 본연의 모습과 달리 상당히 왜곡된 상태에 놓여 있다. 문제는, 냉전 시대가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산학연 구조가 과거 모습 거의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민주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당시의 정책적 맥락이 후세에 거의 전달되지 못한 결과, R&D 정책에 대해 엉뚱한 진단과 처방만 양산되고 있다. 그 결과, 대한민국 과학기술 정책은 나아갈 방향을 사실상 잃어버린 상태다. PBS 도입 배경은 공공 효율화·재정 건전성 확보…진단과 처방은 아쉬워 이에 따른 단편적인 예시가 1996년 도입된 'PBS(Project-based system, 연구과제 중심 운영제도)'다. PBS는 정부출연연구기관 내에서 연구비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연구과제 및 프로젝트 단위로 경쟁 체제를 도입하여 연구성과를 평가하고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과제를 못 따온다면 인건비를 확보할 수 없으므로, 오늘날 연구계의 출연연 관계자들은 저마다 과제를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PBS가 도입된 배경에는 공공부문 효율화와 재정 건전성 확보가 있다. PBS는 공공 영역의 R&D가 일삼던 방만 경영을 쇄신하고 시장 경쟁을 통해 성과 중심 구조를 창출하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한다. 이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운영하기 위한 정책적 조치이며, 동시에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조하기 위한 시대적 요구의 산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PBS를 도입하게 된 진단과 처방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다. 애초에 출연연이 방만 경영의 대상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던 건, 학계와 연구계의 기능상 중복을 의도적으로 유도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서로 같은 것을 연구하고 있으니, 당연히 예산은 더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연구계 내 출연연끼리도 서로 똑같은 연구를 추진하게 될 것이니, 예산상의 지출이 과도해지는 것은 사실상 필연에 가까웠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학계-연구계의 기능상 중복을 해소하는 작업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었다. 문제는,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학계와 연구계의 기능상 중복만 해소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대한민국 과학계의 현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다. 본연의 산학연 구조를 따르자면, 본래 R&D의 수요자는 '산', 즉 산업계에 해당한다. 산업계가 앞으로의 시대상을 통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계에 요구사항을 제시하면 학계가 기초연구와 이공계 인재양성으로 대답하는 것이 순리다. 안타까운 지점은, 앞에서 지적하였듯 현재 대한민국 R&D의 수요자는 산업계가 아니라 정부라는 것이다. 매번 정부가 나서서 반도체, 이차전지, 전기차 등 산업계에서 먹혀줄 만한 기술을 선정하고, 이에 맞춰서 학계와 연구계가 경쟁적으로 연구를 추진하는 것이 오늘날 과학기술 거버넌스의 모습이다. 여기서 문제는, 정작 정부가 선정한 기술이 매번 산업계가 실제로 요구하는 바와 괴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학계와 산업계의 기초연구 및 응용연구 성과는 정작 산업계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학계와 산업계 모두 평과 지표상 논문 편수만 맞추면 되므로, 적지 않은 연구가 산업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편이다. 물론, 정부도 최선은 다하고 있는 편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설립하고, 여기에 민간위원을 선정하여 R&D 정책의 실제 수요자인 산업계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렇게 민간위원들을 선정한다고 해도, 애초에 이들을 선정하던 기준 자체가 정부의 눈높이에 의존하는 만큼, 결국 산업계와 정부 정책이 괴리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R&D 정책을 추진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산업계 요구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

2025.08.05 16:54정명애 컬럼니스트

"폐지된 풀뿌리형 기초연구 내년 복원…PBS, 임무중심형 개선 모두 공감"

"폐지된 풀뿌리형 기본연구를 복원할 것이다. 또 연구성과중심제(PBS)는 임무 중심형으로 개선하는데 대해 부처간 공감을 이뤘다." 박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28일 세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실을 찾아 이 같이 말했다. 박 본부장은 "현정부가 인공지능(AI) 투자에 몰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기초연구는 죽지 않는다"며 "기초연구에서 줄어든 부분이 풀뿌리형 사업이다. 이 부분 예산이 제로였다. 이를 교수님들이 호소하고 있다"며 "이를 원상복구할 것이다. R&D 예산이 30조 원이 되도록 복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본부장은 또 "R&D 컷(예산삭감)과 관련 특정분야에서 갑자기 생겨난 케이스도 있고, 과제 예산이 늘어난 경우도 있는데, 이를 회수하는 것은 어렵다"며 이 같이 말했다. PBS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했다. 기관마다 수탁규모가 달라 같은 잣대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 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인지, 언제 폐지할 것인지,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 당장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진짜R&D 만들기 위원회에서 논의를 진행중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정부는 민간 자문단인 '진짜 R&D 만들기 위원회'를 지난 25일 발족했다. 8개 분과 17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여기서 의견을 모아 정리된 의견을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현재 PBS나 예타(예비타당성조사) 등의 폐지를 어떻게 할지 의견을 모아 정부에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며 "즉석 제안 등을 받기 위해 위원 단톡방을 만들어 운영중이며, 한달에 1~2회 오프라인 회의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또 "주요 R&D 30조 원 넘어야 한다는 얘기는 와전됐다. 2023년도 30조 원 넘어, 세계 1위였다. 이게 제 머릿 속에 박혀 있어 그리 언급된 것 같다"며 "교수일 때 요구하던 예산과 사업을 집행하는 입장이 달라져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환경 개선에 대해서도 의대 선호와 결부시켜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워라벨이 되고, 연구개발만으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으면 의대 지원 안해도 될 것"이라며 "돈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가장 쉽다.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 과학기술을 다시 점프업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와의 파워게임 설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교수를 지낼 때는 몰랐는데, 본부장으로 와서 기재부 입장을 이해하게 됐다는 것. 박 본부장은 "기재부가 R&D 예산 아예 보지도 말라는 말도 있는데, (겪어보니) 한 번 볼 수 밖에 없겠더라"라며 "각론 들어가 전문적 사업이나 교육비 디테일한 것은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한 문제다. 절대 파워 게임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2025.07.28 14:43박희범 기자

기초연구 사업 비중 전체 R&D 10%까지 늘린다

정부가 향후 R&D 예산 내 기초연구사업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당장 올해는 전체 29.6조 원의 9.8%인 2.93조 원을 책정했다. 전체적으로 과제 수는 줄이되, 투자액은 늘리는 방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30회 기초연구진흥협의회를 개최하고 '기초연구 질적 고도화를 위한 정책방향(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이번에 의결한 정책방향안 등에 따르면 기초연구 투자는 지난 2016년 1.1조원에서 올해 2.93조원으로 증가했다. 예산규모 대비 기초연구 질적 고도화가 불가피한 시점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투자방향도 제시했다. 정부 R&D 예산 내 기초연구사업 비중을 10% 이상으로 유지 및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1990년 제정된 기초연구진흥법도 전면 개정한다. 개정 주 내용은 ▲기초연구 재정의('지식 창출'에 초점) ▲연구(Research)와 개발(Development) 지원체계 차별화 ▲ 초연구정책 외연 확대(대학의 연구 기반 확충 등) 등이다. 기초연구사업 예산 및 전체 R&D에서의 비중은 지난 2016년 1.1조원(5.7%)에서 2021년 2.35조원(8.6%), 올해 2.93조원(9.8%)으로 꾸준히 늘어 3조원, 10%비중을 바라보고 있다. 개인기초연구 지원체계도 개선한다. 기존 연령·경력 중심에서 '학문의 특성을 반영한 지원체계'로 개편하기로 했다. 중견 및 신진연구 파이프라인도 구축했다. 중견 연구에서 창의연구에 0.7억원(1~3년 지원)->중견연구(유형1) 연 2.5억원(1~5년)->중견연구(유형2)에 연4억 원(1~5년) 씩 지원한다. 신진·리더연구는 특수성을 고려해 대상별 지원체계를 고도화한다. 신진연구에는 세종펠로우십(박사후연구원) 국내 연 1.3억원(5년), 국외 연0.7억원(1년) ->씨앗연구(신임교원) 초기연구정착지원 연 1억원(1년)->우수신진연구(젊은연구자) 연구역량 증대 연 2.5억원(1~5년) 지원한다. 이와함께 해외 체류중인 우수 박사후 연구원 국내 복귀(Re-shoring) 프로그램도 신설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또 기초연구와 관련해 오해를 살만한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을 덧붙였다. 대체로 꼭지는 줄고, 예산은 늘었다는 것이다. 개인기초연구 전체 과제수가 2024년 1만3천80개에서 올해 1만1천829개로 줄어든것은 사실이지만 평균연구비는 2024년 1.3억원에서 올해 1.61억원으로, 개인기초연구 신규 과제수는 2024년 3천200개에서 올해 3천600개로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과기정통부는 대학 연구경쟁력 향상을 위해 집단연구 지원체계도 개선한다. '집단연구가 집단연구답게' 연구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 정체된 연구비를 상향 조정하고, 대학 내 연구그룹(소→중→대) 성장 경로 및 조직화(연구그룹 → 연구소 전환)로 대학 연구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에 대한 지원 등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연구그룹에 대한 지원, 대학 내 기관(연구소) 단위 지원 등에 대해 지원체계별로 특성화된 지원방식을 통해 사업 효과를 제고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향후 추진 과제로 ▲과기정통부-교육부 간 협업 및 역할 분담 강화 ▲대학 단위 지원 방안 검토 ▲융복합·디지털화에 대응한 대학 연구혁신 기반 강화 ▲대학 연구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정비 등을 검토했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최근 기초연구 예산이 빠르게 증가한 만큼, 앞으로는 질적 수준 향상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와 교육부가 '원팀'으로 협력하고, 정부와 연구계 간의 긴밀한 공조 또한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5.20 15:00박희범 기자

과기정통부, 35년된 기초연구진흥법 전면 손질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5년된 기초연구진흥법 전면 손질에 나선다. 기초연구 분야 질적 고도화를 위해서다. 과기정통부는 정부와 연구계 등의 전문가 8명과 정부 측 인사 2명 등 총 10명이 참여하는 '기초연구 전략대화'를 구성하고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기초연구 지원 예산이 올해 기준 3조 원을 육박한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기초연구를 질적으로 전환할 시기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현재의 기초연구 지원체계를 점검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기초연구 예산 및 정부 R&D에서의 비중은 지난 2016년 1.1조원, 5.8%에서 올해 2.93조원, 9.9%로 늘었다. '기초연구 전략대화'는 정부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기존 정부 회의체와는 달리, 민과 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정부 정책을 제안하고 형성하는 실질적 논의의 장이다. 그동안 정부 주도의 의제형성 방식을 탈피해 민간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의제를 발굴하고, 논의 주제에 따라 관련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유연한 형태로 운영하게 된다. 참여자는 ▲이준호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소장 ▲성맹제 중앙대 물리학과 교수 ▲박종훈 숙명여대 생명시스템학부 교수 ▲조광현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 ▲허영우 경북대 총장 ▲윤지웅 STEPI 원장 ▲이혁모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장 등이다. 또 정부측에서 과기정통부 이창윤 제1차관, 송완호 기초연구진흥과장이 참여한다. 이들은 첫 전략회의에서 기초연구의 비전에 걸맞는 기초연구의 재정의, 연구(Research)와 기술개발(Development) 지원 차별화, 정부와 연구계의 책무 확립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번 전략대화에서는 지난 1990년 제정된 '기초연구진흥법' 전부개정의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바탕으로 관련 법안 전부개정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2차 '기초연구 전략대화'는 '최적의 개인기초연구 지원체계 마련'을 주제로 오는 3월 초 개최 예정이다. 전략회의는 향후 기초연구 지원체계 정립, 대학의 연구경쟁력 향상, 책임있는 기초연구, 부처 및 산·학·연의 벽허물기 등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기초연구 전략대화”가 기초연구의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고도화를 위한 비전과 전략을 도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와 민간이 함께 정책 의제를 발굴하고 형성하는 새로운 정책 형성 모델의 선도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5.02.19 10:44박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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