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車 미래 먹거리는 PBV…"자동차가 생활 공간 넘본다"
올해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 때문에 많이 힘드셨죠. 포스트 코로나 이후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게 했던 2023년 한해도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새해 2024년에도 세계 경제가 녹록치 않아 기업들이 투자와 대응 전략 수립에 고민이 많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전망하고 생각을 정립하기 위해 지디넷코리아가 2024년 ICT 분야 이슈 키워드와 기술·시장 트랜드를 미리 점검해 봤습니다. [편집자주] "자동차산업에서 교통수단은 이동수단으로, 소유에서 공유로 산업의 중심은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목적기반모빌리티(PBV)는 이런 흐름에서 한국이 세계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PBV라는 생소한 용어가 새해 한국 자동차 산업의 키워드로 떠 올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PBV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PBV는 물류, 사무, 숙박 등 이동수단에 머물던 자동차의 생활 범위를 확장하는 개념이다. 과거 운송 수단이었던 차량이 이제는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된다는 얘기이다. PBV는 지난해 전세계 판매량 3위를 기록한 현대차동차그룹이 글로벌 완성차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제시한 블루오션이다. 기아는 경기 화성에 2025년 양산 돌입을 목표로 연산 15만대 규모의 PBV 전용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그해부터 미드사이즈 PBV인 SW 출시를 시작으로 라지·스몰 사이즈를 포함한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향후 자율주행·로봇과도 연계하겠다는 방침이다. PBV 전용 공장 설립은 세계 최초다. 기아는 특히 PBV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내년 1월에 개막하는 '국제가전박람회'(CES2024)에 5년 만에 참가해 중형 PBV 콘셉트카 3대, 대형 PBV 콘셉트카 1대, 소형 PBV 콘셉트카 1대 등 총 5대를 세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도 기아와 함께 PBV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는 현대차그룹 선행기술원이 자체 개발한 '유니버설 휠 드라이브 시스템'을 처음 공개했다. 전기차 구동 부품을 바퀴 안에 집어넣어 차량 설계의 자유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차세대 구동 시스템이다. 기업들은 PBV 상용화에 나서면서 이 같은 신기술 출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산업 패러다임이 전환 이후 앞설 수 있는 전략 중 하나가 특허 출원이기 때문이다. 특허청 최은석 자동차심사과 수석심사관은 "토요타와 현대차가 각각 2000년 초반과 후반에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 출원이 많았다"며 “이후 디젤게이트로 유럽 기업들이 침체기에 들고 지금까지 현대차가 높은 영업익을 유지한 것은 10년전부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특허를 많이 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PBV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력 산업으로 보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차를 많이 파는 완성차 기업인 토요타는 지난 10월 도쿄에서 열린 '재팬 모빌리티쇼 2023'에 PBV 콘셉트를 다량 전시한 바 있다. 재팬 모빌리티쇼의 슬로건은 '미래를 함께 상상하는 곳'인데, 토요타는 미래에 차가 하나의 일상공간이 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폭스바겐은 PBV 사업을 다른 방면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라이드풀링 서비스(경로가 유사한 승객이 함께 이동하는 서비스)로 선택했다. 폭스바겐은 2016년부터 모이아 서비스를 시작해 독일 주요도시에서 대중 교통 브랜드로 발전했다. 올해 독일 함부르크에서는 공식 대중교통으로 편입되기도 했다. PBV 산업은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13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PBV 1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방침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2030년 글로벌 판매 100만대를 달성해 PBV 시장의 글로벌 넘버원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