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공격투자'·기아 '현상유지'...엇갈린 中 전략 왜?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써낸 현대차와 기아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중국 시장에 대해 엇갈린 해법을 제시해 주목된다. 현대차는 작년 실적을 바탕으로 현지 특화 모델로 더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현지 법인의 자본 잠식 등 고전하고 있는 기아는 현상유지도 벅차다는 입장을 밝혀 상반된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중국 시장 판매 계획 및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중국 전용 전기차(EV)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신차 위주 판매 전략을 수립하고 중국 지역 브랜드의 성장세에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중국 현지 실무진들을 대거 교체하고 업무를 조정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현지 특화 신차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인도에서 현지 특화 모델이 호평을 받으면서 인도 시장 판매량 2위로 올라선 경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내에서도 현대차의 현지 특화 모델 부족을 지적한 바 있다. 기아는 올해 현상 유지를 기반으로 버티기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판매 채널이 악화되면서 딜러들이 대거 탈퇴하고 물량 투입도 문제였다. 기아 관계자는 “구조적인 비용 절감으로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고 전기차 출시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기아 매출을 견인했던 차종 중 하나인 스포티지를 중국에 우선 투입해서 판매량을 높이는 시도에 나선다. 이후 올해 6월에 'EV6'를 투입하고 추가로 준중형급 현지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현지 전기차 출시가 기회로 작용될 수 있다. 올해로 중국에서는 전기차 국가보조금이 폐지된다.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부문에서 중국 현지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전기차 시장이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3대 중 1대가 전기차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약 689만대로 중국 시장 전체 자동차 중 25.6%를 차지했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점유율은 1%대로 2%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7만4천대, 13만대를 판매해 총 40만대가 조금 넘었다. 중국 자동차 시장 규모는 2천300만대에 이른다 중국 현지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를 중국 내 실적 반등 모멘텀으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금껏 내연기관 차종만 출시했고 현지 판매 전략도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산업 매체인 하오동시(好东西)에 따르면 중국 내 한국 자동차 브랜드 부진은 전동화 전환 전략이 제때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매체는 “북경현대가 하이브리드 신모델을 여러 개 내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월출하량이 50대도 안된다”면서 “지난해 1분기에만 중국 지역 브랜드 전기차 보급률이 31.4%로 높을 때 한국 합작 브랜드는 고작 3%미만이었다”고 꼬집었다. 또한 중국내 한국 자동차가 성공할 방법은 시장에 대한 전략 수정을 확실히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중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 중국자동차논평(中车网评)은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 전략을 평가하며 “지금까지 했던 조처는 실효성이 없었다”면서 “현 상황을 명확히 인식하고 충분한 변화를 주지 못하면 중국인들에게 버림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