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3] 망 이용대가 글로벌 논의 신호탄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티에리 브르통 역내시장 집행위원이 MWC23에서 망 이용대가 논의를 주도할 전망이다. 올해 MWC 첫 키노트 세션 주제가 '공정한 미래에 대한 비전(Vision of a Fair Future)'으로 정해지면서 네트워크 투자 불공정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빅테크에 대항하는 유럽의 보안관으로 불리는 브르통 위원이 직접 연사로 나서면서 글로벌 망 이용대가 논의가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MWC 주최 측인 GSMA에 따르면, MWC에 참여키로 한 브르통 위원을 개막 첫날 첫 번째 기조연설 세션 연사로 공지했다. MWC23 홈페이지에서 이 세션은 기술의 미래가 모두를 위한 공정하고 공정한 미래를 달성하기 위한 공유된 비전이 필요하다고 소개되고 있다. 브르통 위원은 프랑스 경제장관을 지내면서 프랑스텔레콤의 민영화 작업을 이끌었고, IT 서비스 컨설팅 기업 아토스 CEO를 지낸 인물이다. EC에서 맡고 있는 역내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디지털 부문의 기술협력 외에 산업정책, 우주공학, 국방비 지출 등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주목할 점은 브르통 위원이 유럽의 망 이용대가 법안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기가비트 인프라법'으로 불리는 법으로 인터넷 네트워크 투자의 불공정을 유럽에서 불식시키겠단 움직임을 이끌고 있다. 브르통 위원은 키노트 발표를 통해 기가비트 인프라법을 소개하고, 유럽연합의 망 이용대가 입법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에서는 연방 행정부에 해당하는 집행위원회가 공동의 법안 제정을 주도하고 각 회원국의 제도 균형을 맞춘다. 국내에서 입법예고 절차와 유사하게 집행위원회가 작성한 법 초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는 컨설테이션 과정을 12주의 기간 동안 진행한 뒤 5월19일에 마감하는 형식이다. 법안의 주요 골자는 공정한 논쟁, 트래픽 대용량 유발 사업자, 직접적인 지불 등이 꼽힌다. GSMA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23일(현지시간) “시민과 기업의 이익을 위해 유럽 내에서 미래의 혁신과 투자를 확대하는 방법을 고려하며 디지털 경제의 현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옳다”며 “미래지향적인 협의를 시작한 집행위원회에 박수를 보낸다”고 평가했다. 특히 “인터넷 트래픽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회사가 (빅테크) 소수에 불과하다”며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시키는 회사가 필요한 인프라 투자에 기여하는 것이 공정하고, 이 부담이 전적으로 유럽 소비자와 기업에 전가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망 무임승차 논쟁이 촉발돼 정부의 중재 절차와 법적 분쟁을 겪고 있는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이를 계기로 국회서 연이은 망 무임승차 방지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입법 논의는 공회전에 머물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에서는 MWC 자리를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논의로 확대할 환경을 마련했고 이르면 연내 법안이 시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지난해 MWC 바르셀로나에서는 GSMA 정책개발그룹에서 네트워크 불공정 문제가 다뤄지기 시작했고, 이는 GSMA 차원의 공동 성명으로 이어졌다. 올해 MWC에서도 유럽연합의 기조에 맞춰 이사회가 일련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브르통 위원이 참여하는 키노트 외에도 MWC 둘째 날 세계 주요 정책 당국자들이 모여 각국의 상황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직접 연사로 참여키로 했던 세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