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도 상승, 금값 최고치 경신...어디까지 올라갈까?
최근 국내외 금시장에서 금값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사례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금값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일각에선 “이미 오를만큼 올랐기 때문에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1그램(g)당 8만5천39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금시장에서 거래된 금 현물 시세는 올해 1월 초부터 이번달 6일까지 13.95%(1만940원) 올랐다. 이는 한국거래소에서 금 현물거래가 처음으로 시작된 지난 2014년 3월 24일 이래 최고가다. 해외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전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천26.40달러를 기록했다. 금 선물가격 사상 최고치가 2020년 8월 6일 기록한 2천69.40달러라는 것을 놓고 봤을 때 43달러 부족한 수준이다. 이 영향으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ACE KRX 금현물 ETF'에 지난해 4월 투자를 한 이들은 최근 8.33%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해당 상품 순자산액 역시 지난 4일 기준 6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월 6일 500억원을 넘어선지 두달 만이다. ETF 상품의 순자산액이 증가했다는 건 그만큼 해당 ETF 투자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금 투자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건 미국 SVB 사태, 크레디스스위스 사태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최근 금 투자 선호 현상은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심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3월 SVB발 신용리스크의 경제적 악영향을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와 서비스지수 부진이 경기침체가 가시권에 진입하며 금값 급등을 이끌었다”며 “금값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 오광영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침체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여왔던 금의 성가로 인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같은 지정학적 충격이 금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 오재영 연구원은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와 크레디트스위스 사태처럼 뱅크런 이슈가 불거진 만큼 안전자산으로서 금에 대한 매력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차후 금값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이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와 안전자산 선호심리 속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최근 상승을 일부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마무리 단계”라며 “금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옅어질 때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