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이폰 금지령...국내 부품사 불똥 튈라
중국 내 아이폰 사용 금지령에 국내 부품사가 불똥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과도한 우려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중앙정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을 비롯한 외국산 스마트폰 사용금지 지시를 내렸다. 외산폰 금지 조치는 국영기업과 공공기관 등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 아이폰 금지령이 애플뿐 아니라 애플에 카메라나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애플이 지난해 공개한 공급망 목록에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LG가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삼성SDI,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SK하이닉스 등이 애플의 주요 공급업체다. 특히 LG이노텍은 아이폰 시리즈 흥행에 따라 하반기 실적이 좌우될 정도로 애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LG이노텍 매출에서 단일고객(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77%를 웃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이들의 협력사인 비에이치, 영풍전자, 덕산네오룩스 등 중소·중견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아이폰 금지령으로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연간 500만~1천만대 정도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복귀 등으로 올해 아이폰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 "국영기업까지 금지령 확대해도 판매량 4% 감소 그칠 것" 하지만 국내 증권가는 중국의 이같은 조치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받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아이폰 부품업체 전체 매출 중 LG이노텍이 9.8%, 삼성디스플레이가 9.4%, LG디스플레이가 3.3% 정도를 차지한다는 이유에서다. 애플이 중국에서 창출하는 일자리 등 경제 효과를 고려해 아이폰 전면 금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저우는 아이폰 최대 생산거점이며, 애플은 중화권 지역에만 55개 애플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중국 중앙정부 부처에서만 아이폰 사용이 금지된다면 중국 아이폰 판매량의 1% 감소가 예상되고, 국영기업까지 확대할 시 4%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애플이 중국 현지에서 창출하는 일자리 수가 700만개에 달해 중국 실업률 급증과 부진한 내수 경기를 고려하면 금지 조치의 전면 확대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정부 조치가 사전 경고 성격의 메시지로만 전달돼 우려보다 엄격한 조치가 아닐 수 있다"며 "더불어 중국이 모든 지역의 아이폰 판매를 금지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아이폰 부품업체 전체 매출에서 불과 3.3%∼9.8% 정도 차지하고 있다"며 아이폰을 둘러싼 우려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도 "중국 정부 공무원 및 국유 기업 대상 아이폰 사용 금지 명령 소식에 LG이노텍 주가가 이틀간 9.1% 급락한 것은 과도한 우려라고 판단된다"며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가 공무원 및 국유 기업 판매에만 영향을 미친다면, 아이폰 판매량 감소분은 2% 미만이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민간 소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라며 "아이폰 금지령 강화 시 폭스콘을 포함해 중국 내 아이폰 공급망 타격과 고용 악화 등 정치적 부작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