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해외부동산 투자 '빨간불'…보험업도 예외 없어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한 해외부동산 가치가 떨어진 문제가 수면 위로 올랐다. 보험사들 역시 해외 투자 부동산들의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2023년 2분기 증권사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증권사 순이익은 1조473억원으로 지난 1분기 대비 72.9%(2조8천220억원) 감소했다. 증권사가 투자자 자금으로 유가증권 사고팔아 수익을 내는 자기매매 손익 규모는 2분기 기준 1조9천76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8.7%(1조2천459억원) 줄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해외 대체 투자 부실 등으로 편드 관련 손익이 55.44%(6천863억원) 감소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23개 국내 증권사의 해외 대체자산 투자규모는 14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대체투자 잔액 중 주요 부동산 투자지역을 살펴보면, 미국이 46%(5조원), 유럽 37%(4조원)로 집계됐다. 아시아의 경우 2021년 이후 일본, 베트남 소재 부동산 투자를 확대했다.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부동산 투자 리스크 우려가 증권업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자본시장연구원 한아름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뿐만 아니라 보험사 역시 최근 10여년간 이어진 저성장, 저금리에 대한 대응과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기관이 해외부동산 투자를 꾸준히 늘렸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보사와 손보사의 대체자산 규모는 각각 해당 업계의 전체 운용자산 대비 8%(44조원), 19%(16조원)를 기록했다. 해외 대체투자 잔액 중 부동산 개발·운용 관련 투자 비용은 27%(16조원)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63%로 가장 많았고 유럽 12%, 아시아 등 기타 지역이 25%로 구성됐다. 해외부동산 가치 하락의 원인은 높은 기준금리와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건물 공실 확대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기평 정문영 금융3실장은 “지난해 2분기부터 각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통화정책과 인플레이션이 끊임없이 오르는 상황에서 부동산 임차인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대거 퇴거하며 공실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올해부터 미국의 경기부진, 유럽의 경기침체가 확실해지면서 임대료율이 건자재 가격과 이자비용 상승폭을 따라가지 못하며 임대 수익도 감소했는데 이는 결국 부동산 시세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특히 미국과 유럽 지역의 오피스 부동산은 올해 2분기까지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최근 부각되고 있는 중국발 부동산 위기에 따른 투자 리스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국내 기업이 중국 부동산에 직접 투자한 규모가 크지 않아 영향이 적을 것”이라며 “국내 기관들이 투자한 해외부동산 펀드의 경우 만기가 분산돼 있어 전체 리스크로 커질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