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 중소기업·소상공인 위한 정책 지원돼야"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개인정보 규범 선도 등을 골자로 한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이 지난달 27일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 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에 의결되며 마이데이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이 가운데 법률계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새로운 산업분야 사업자 등을 위해 마이데이터 인프라를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 등장했다. 9일 법무법인 율촌은 '금융 마이데이터의 도약을 위한 현안 분석과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를 이끈 율촌 이준희 변호사는 “마이데이터 제도와 산업이 출범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정책 시행 과정에서 금융플랫폼의 금유상품판매중개업 이슈, 과금체계 이슈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슈 해결을 위한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율촌 정세진 변호사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위해 마이데이터 정책 지원을 강조했다. 정세진 변호사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기초적인 정보 부족 등으로 신뢰성 있는 데이터 확보가 어렵고 자체적인 데이터 관리 역량도 미흡하다”며 “우량기업인 경우에도 금융거래이력이 부족한 경우 실제 신용과 금융거래 조건간 괴리가 발생하는 등 금융거래상 불이익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새로운 산업 특수성 등을 반영하지 않고 기존 전통산업 중심의 산업별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산업분야는 데이터 부족 등에 따른 평가 및 여신심사의 어려움이 있어 금융자금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개인사업자에 특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KPMG 조재박 부대표는 “마이데이터 분야의 확장으로 소비자 과금이 언급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 효익 증대와 비즈니스 모델 활성화 차원에서 상품 비교, 추천, 중개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전송 실패에 따른 서비스 품질 저하가 없도록 과금 외 마이너스 인센티브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널 토론에서도 마이데이터 안착을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율촌 박정관 전문위원은 “최근 금융정보를 가진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 사이에서 인프라 구축 및 서비스 유지관리에 대한 비용 부담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문위원은 “그러나 마이데이터 주체가 소비자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며 “사업자들이 사업 시작 단계에서 소비자 개인이 쓸모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과금 논의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KB금융지주 조영서 디지털 총괄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각종 겸영업무 이슈 일부를 샌드박스 제도로 풀더라도 임시방편”이라며 “참여자가 늘어나며 금융 서비스 중개 충돌하고 있어 이를 풀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뱅크샐러드 이정운 변호사는 “모든 산업분야에 마이데이터가 도입됐을 때, 데이터 결합 비용이 산업 전반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데이터 유통, 결합, 활용을 촉진하고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 과금에 미칠 영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현재 논쟁이 되고 있는 여러 유관 법의 충돌을 샌드박스로 풀어야 하는데, 사실 사업자 입장에선 답답한 면도 없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파이낸셜 박홍석 이사는 “실무진이 가명데이터를 결합할 때 프로세스 상 어려움을 겪는 측면도 있다”며 “사용자와 사업자 모두 데이터 활용을 촉지하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 황보현우 본부장은 “사실 소비자 입장에선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가 비슷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사업자 입장에선 비슷한 두가지 서비스를 따로 관리하는 게 부담도 되는데 라이센스와 비용관리 관점에서 하나로 합쳐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고려대학교 이성엽 교수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면서도, 정보 주체에게 얼마나 감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가 관건”이라며 “금융과 비금융 분야를 아우르는 법제도가 필요한 상황이고, 무엇보다 사업자가 서비스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방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율촌 손도일 변호사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실무적 구현에 대한 애로사항 등 어려움도 존재한다”며 “핀테크를 비롯한 다양한 마이데이터 산업은 소비자 친화적으로 접근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금융데이터정책과 신장수 과장은 “전 세계 최초로 시행한 마이데이터 제도에 워낙 다양한 사업자가 들어왔기 때문에 동일한 리스크를 동일하게 규제하는 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개인사업자 마이데이터 규제와 인허가 체계에 대해 당국이 고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신장수 과장은 “최근 데이터가 경쟁법상 필수설비화 되는 추세고 망중립성 처럼, 데이터 중립성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과금체계 정립 등 관련 이슈들에 대해선 금융데이터 생태계 참여자가 자율적으로 집단지성을 발휘해 해결점을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