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퍼스트 리퍼블릭'…美 은행 위기론 끝이 없다
미국발 은행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 사태를 겪은 가운데 이번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파산 위기설이 부각되고 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예금보유액이 직전 분기와 비교해 1분기 만에 40% 가까이 급감했고 순이익과 매출 역시 모두 감소 추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는 전날 50%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29.75% 떨어지면서 주당 5.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퍼스트 은행의 시가총액은 이틀 동안 41%나 빠지면서 8억8천800만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초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는 139달러 수준이었다. 불과 4개월 만에 연초에 비해 주가가 20분의 1 이상 폭락한 셈이다. 최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공개한 예금보유액은 1천45억 달러로 직전분기에 비해 40.8%(720억 달러) 급감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천450억 달러)보다 405억 달러 적은 수준이다. 수익성도 나빠져 1분기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 줄어들었고, 매출은 13% 감소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지난달 JP모건 등 대형 은행 11곳으로부터 300억 달러를 지원받아 급한 불을 껐지만, 추가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측은 장기주택담보대출과 증권을 포함해 500억 달러에서 1천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최소 4개 은행에 접근해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백악관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재무부 관계자들이 최근 퍼스트리퍼블릭과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 중인 상황이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미국 은행규제당국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대한 민간평가를 하향조정해 Fed로부터 차입에 대한 잠재적 억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자문사 앱터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와그너 애널리스트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자산은 매각될 수 있지만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수 있다”며 “액면가와 비교해 크게 할인된 가격에 팔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티모시 코피 애널리스트는 “퍼스트 리퍼블릭이 살아남기 위해 성장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DNA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B 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퍼스트 리퍼블릭의 문제는 특이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들 앞에는 분명히 고통스러운 길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