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인터넷 뱅킹 이체 수수료 면제, 한용구의 실험
"모바일 및 인터넷 뱅킹 채널서 발생하는 모든 이체 수수료 등을 빠른 시일 내에 면제할 것이며 (이체 수수료 면제로)사회에 하나의 메시지를 던질 것 같고 다른 은행도 참여했으면 좋겠다." 지난 30일 신임 한용구 신한은행장의 계획이 현실화됐다. 1일 신한은행은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에서 타행 이체 및 타행 자동 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모바일 및 인터넷 뱅킹서 타행 이체 수수료는 건당 500원, 자동 이체 수수료는 300원이다.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신한은행의 전자금융수수료는 1천117억원이다. 전체 수수료 이익은 7천262억원이다. 신탁 및 펀드, 방카 수수료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전자금융수수료 수익 일부를 포기한 것이다. 지난해 '리딩뱅크' 타이틀을 KB국민은행으로부터 가져온 신한은행이 1위 수성 차원에선 과감히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업계는 평하고 있다. 이는 '집 토끼'를 지키려는 신한은행의 큰 그림으로 읽히고 있다. 더 이상 고객층을 넓히지 않고서는 은행업의 본질인 여·수신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지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2022년 3분기 신한의 원화예수금은 287조원으로 2분기(282조원) 대비 1.8% 성장하는데 그쳤으며 유동성 핵심 예금은 같은 기간 125조원에서 120조원으로 4.1% 떨어졌다. 20대 위주로 성장해 50~60대까지 이용자 폭을 넓힌 토스는 이미 지난해 이체 수수료 면제 결정을 내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원(One) 플랫폼으로 구상해 기존 토스 고객에게 토스증권·토스뱅크의 경험을 제공하며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토스는 1천만 이상이 쓰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지만 신한은행의 모바일 뱅킹 '쏠'의 지난해 3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847만명이다. 신한은행은 이체 수수료 무료 결정을 '시중은행에선 최초'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이체 수수료를 내지 않거나 무료 송금 횟수를 활용하는 MZ세대에게 한용구 신임 은행장의 결정이 신한은행을 찾게 할 무기가 될 지, 리딩뱅크의 자리를 다시 KB국민은행에게 내 줄 위기가 될 지 업계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