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금성탐사 나선다···"외계 생명 탐색 길잡이"
우리나라가 금성 관측에 나선다. 생명 존재 가능성이 있는 외계 행성에 대한 연구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다. 이연주 기초과학연구원(IBS) 행성대기그룹 CI는 23일 IBS와 한국과학기자협회 주최로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초소형 큐브샛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띄워 금성을 장기간 관측하며 과학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2026년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고, 이후 3년마다 추가로 위성을 보내 10-15년 간 금성을 관측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국내 관련 기업과 탑재체 및 위성 설계와 개발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우주 탐사 분야로서는 저예산인 30억원 정도가 투입된다. 이 CI는 "예산이 적더라도 충분히 과학적 가치가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BS는 지난해 기후 및 지구과학 연구단과 산하 행성대기그룹을 출범했다. 이 CI(Chief Investigator)가 이끄는 행성대기그룹은 현재 이같은 내용의 '금성 장기 프로젝트(CLOVE)'를 추진 중이다. 이 CI는 우리나라 유일의 금성 연구자이다. 독일에서 유럽우주국(ESA)의 금성 탐사선 '비너스 익스프레스' 팀에 합류해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금성 탐사선 '아카츠키' 팀에서도 연구했다. 그는 금성에 대한 연구가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큰 외계 행성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금성은 지구와 크기가 비슷하고 태양과의 거리도 비슷해 과거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곳으로 여겨졌지만, 실제 탐사와 관측을 통해 금성의 지표 온도와 기압, 대기 성분이 알려지면서 생명이 살기는 힘든 환경이란 결론이 났다. 물도 한때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사라진 상태다. 이 CI는 "관측 기술 발달로 암석형 외계 행성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됨에 따라 생명이 존재하는 행성에 대한 학계의 관심도 커졌다"라며 "지구와 비슷하지만 생명체가 살지 못한 금성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발견할 외계 행성이 '지구'인지 '금성'인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해외에서도 금성 탐사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21년 금성 탐사를 30년 만에 재개했고, 유럽과 러시아, 인도, 중국도 금성 탐사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금성을 둘러싼 과학계의 주요 연구 주제로는 금성 대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산화황 가스의 양, 금성 대기에서 자외선을 흡수하지만 그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대기 내 미확인 흡수체의 양, 풍속 등이 시간 흐름에 따라 급격하게 변하는 이유에 대한 탐구를 꼽았다. 금성의 화산 활동이나 태양 주기의 변화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아직 확인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 이 단장은 "금성 연구는 행성과학과 대기, 지질, 생물학 등 다양한 영역의 융합 연구가 가능한 분야"라며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외계 행성 탐색 등 우주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