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그래픽카드 출하량 630만 개...전년比 38.2% 감소
올 1분기 세계 데스크톱PC용 그래픽카드 출하량이 지난 10년 간 최저 수준인 630만 개로 떨어졌다.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일상 회복 기조 확대, PC 구매 수요 하락, 그래픽카드를 활용한 암호화폐 채굴 수요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업체 존페디리서치(JPR)에 따르면 올 1분기 데스크톱PC용 그래픽카드 출하량은 총 630만 개로 지난 해 4분기 대비 12.6%, 전년 동기 대비 38.2% 줄었다. 존페디리서치는 "분기별 출하량 기준 지난 10년 내 최저치"라고 평가했다. ■ "전세대 재고 정리 끝물... 올 2분기도 비수기" 존페디 JPR 회장은 "물가 상승과 고용 불안에 따른 PC 시장 침체, 주요 제조사의 재고 정리 시도에 따른 지포스 RTX 30 시리즈, 라데온 RX 6000 시리즈 등 가격 인하로 새 그래픽카드 출하량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존페디 JPR 회장은 "재고량이 줄어들면서 새 그래픽카드 출하량도 늘어나겠지만 이런 움직임은 올 3분기나 되어야 시작될 것이다. 2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이며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엔비디아도 전년 대비 출하량 반토막...인텔은 4% 확보 존페디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출하량 기준 주요 제조사 점유율은 엔비디아 84%, AMD 12%, 인텔 4%로 집계됐다. 그러나 1위 업체인 엔비디아 출하량은 529만 개로 지난 해 1분기(1천4만 개)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AMD는 이더리움 채굴 방식 변화에 따른 그래픽카드 수요 감소의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지난 해 1분기(321만 개)를 정점으로 판매량이 지속 하락해 지난 3분기부터 60-80만 개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올 1분기 출하량은 76만 개에 그쳤다. 지난 해 3분기 아크 A750·A770 그래픽카드를 출시한 인텔은 올 1분기 25만 개를 출하했다. 올 초부터 기존 게임과 최신 게임을 대상으로 그래픽카드 드라이버 개선과 가격인하를 적용하며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 주요 제조사, 전 세대 재고 처리에 부심 인텔과 AMD, 엔비디아는 그래픽카드 수요 감소에 가격 할인, 게임 다운로드 코드 등을 내세워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그래픽카드 교체 수요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6일 전세계 출시된 게임 '디아블로4'는 PC 프로세서보다 그래픽카드 성능에 더 큰 영향을 받지만 최고 성능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 AMD 라데온 RX 6600 등 이전 세대 제품, 혹은 인텔 아크 A750 등 보급형 제품도 DLSS(엔비디아), FSR(AMD), XeSS(인텔) 등 업스케일 기능, 화면 품질 조절 등을 통해 4K(3840×2160 화소) 해상도에서 초당 60프레임 이상을 얻을 수 있다. 올 하반기 사이버펑크 2077 확장팩 '팬텀 리버티'가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2020년 12월 출시된 본편의 완성도와 최적화 문제로 게이머들의 외면을 받았다.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3 기간 중 만난 국내외 그래픽카드 제조사·유통사 관계자도 "여행 등 수요가 제한되었던 2년 전과 달리 지난 해 하반기부터 게임 지출이 줄어든데다 여전히 전 세대 제품 재고가 많아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