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FCBGA, 작지만 강하다…왜?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사업부가 사내 3대 사업부 가운데 매출 비중은 가장 작지만 영업이익률은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부가가치가 그만큼 높다는 평가다. FCBGA는 차세대 반도체 포장(package·패키지) 기판이다.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해 전기 신호를 전달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반도체를 보호한다. 반도체 성능을 끌어 올리면서도 작고 미세하게 포장하는 고부가가치 기술로 꼽힌다. 반도체 칩 단자 사이는 100㎛(마이크로미터)로 A4용지 한 장 두께 정도다. 메인 기판 단자 간격은 350㎛로 4배 가까이 넓다. 아귀가 맞게끔 하는 게 패키지 기판이다. 컴퓨터(PC)·서버·네트워크 등의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쓰인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2분기 삼성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5% 줄어든 2조738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1천903억원으로 47.15%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주력 제품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를 맡는 컴포넌트사업부가 9천억원,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가 7천억원, 패키지솔루션사업부는 4천억원 안팎의 매출을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에도 컴포넌트사업부(44%),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34%), 패키지솔루션사업부(22%) 순으로 많은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패키지솔루션사업부가 가장 높은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2분기 삼성전기 사업부문별 영업이익률이 패키지솔루션사업부 14%, 컴포넌트사업부 12%,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 3%로 전망된다. 1분기에도 패키지솔루션사업부(12.5%) 영업이익률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컴포넌트사업부(6.8%)와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4.3%)가 뒤를 이었다. 삼성전기는 1991년 패키지기판사업을 시작해 기술력을 쌓았다. 고사양 모바일 중앙처리장치(AP)용 반도체 패키지 기판 세계 점유율 1위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기판 중 기술이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서버용 FCBGA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양산했다. PC용 패키지 기판을 일반 아파트 건축에 빗댄다면 서버용 FCBGA는 연산 처리 능력과 연결 신호 속도가 더 좋아야 해서 100층 이상 고층 빌딩을 짓는 데 비교된다. 삼성전기는 올해 초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쓰는 전기장치용 FCBGA도 개발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국내 유일 서버용 FCBGA 공급사”라며 “올해 서버용 FCBGA 매출 비중이 15%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전기는 고대역폭메모리(HBM)용 FCBGA도 이미 생산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면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최근 주목 받는 전장용 FCBGA에서도 삼성전기는 의미 있는 고객사를 확보했다”며 “FCBGA 시장 확대와 함께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사업부가 질적·양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 역시 “생성형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려 삼성전기가 지난해 하반기 공급하기 시작한 서버용 기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서버용 기판은 일본과 대만 소수 업체가 과점하던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인데, 그만큼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향후 삼성전기가 점유율을 늘리면서 사업 구조가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