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 실패…관료중심 규제 카르텔과 국회 무능 때문"
고물가·고금리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장기 저성장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규제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4일 '저성장시대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규제혁신 토론회'를 개최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나라는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징벌적 상속세제, 과도한 경제형벌 규정 등 각종 노동‧환경‧경영규제가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막고, 기업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정부가 강한 규제혁신 의지를 가지고 혁신과 성장의 동반자가 돼달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국회에서 규제입법이 너무 쉽게 만들어지는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며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서는 국민의 기본권과 기업활동을 제약하지 않는지 사전에 검토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규제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규제혁신이 기업에게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 내수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모든 국민에게 고른 혜택이 돌아간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발제를 맡은 강영철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난 25년간 규제개혁이 한국의 규제 현실을 바꾸지 못한 근본 원인은 '관료 중심 규제 카르텔'과 '국회의 무능' 때문”이라며 “근원적 규제개혁을 위해 관료가 아닌 민간 주도 규제개혁, 규제개혁위원회에 규제개선 명령권 및 조정권 부여, 의원입법안에 대한 규제영향분석 의무화”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또 “규제개혁위원회를 독립적 위원회로 두어 각 부처의 규제개혁을 지휘할 수 있는 규제개선 명령권·조정권을 부여함으로써 강력한 조정 기능을 갖도록 해야 규제 카르텔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저성장 시대일수록 새로운 혁신 성장 동력은 스타트업에서 나오기 마련으로 수요자 관점의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우리 스타트업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고 해외 스타트업은 국내에서 사업을 원활히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리걸테크, 기후테크, 원격의료 등 많은 분야에서 직역간 갈등이 심하고 규제혁신이 지지부진한 반면, 해외에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나라도 규제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규제샌드박스 정비 등 규제 장벽을 제거해 신산업 성장할 수 있는 혁신 환경 조성 ▲정부 예산 증대 ▲새로운 규제 도입 시 경제‧사회적 효과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 및 중복 규제 여부 등 검토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