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결의 인디픽] 저승협회 "귀귀살전, 차별점 분명한 사회추론 게임"
인디게임이 글로벌 게임산업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독창성과 참신함을 매력으로 게임 이용자를 사로잡은 작품도 속속 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업계에도 인디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한국 인디게임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사회적 추론게임은 참가자들이 한정된 정보의 교환을 통해 협력, 적대 또는 배신하는 방식으로 서로의 운명을 결정하는 형식의 장르를 의미한다. 참가자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숨겨진 역할이나 소속 등 정체를 알아내고,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러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공유를 차단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름과 설명만 본다면 바로 감이 안 올 수도 있지만, 이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인 '마피아42', '어몽어스', '구스구스덕'를 예시로 들면 쉽게 이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승협회가 선보인 '귀귀살전'은 사회적 추론게임 장르를 표방한 게임이다. 이 작품은 지난달 28일 대학생 인디게임 행사 제1회 '스튜던트 인디게임 네트워크(SIGN)'에서 대상을 받았다. SIGN은 청년 게임인들의 도전을 지원하기 한국인게임협회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행사다. 현장 시연에서 귀귀살전은 4인 플레이로 진행됐는데, 게임은 꼬리잡기 형태로 진행됐다. 이용자들은 한국 전통 설화 속 '도깨비', '두억시니', '구미호', '저승사자' 등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4일 관악구 봉천동 인근 카페에서 장현준 저승협회 팀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게임 개발을 위해 11개월간 팀원들과 함께 고생했다"며 "그동안의 노력이 보상받은 것 같다"며 기쁨을 전했다. 설명에 따르면 귀귀살전은 지난해 8월 충남 게임잼에서 시작된 게임이다. 당시 대학생게임연합동아리 브릿지 멤버들과 함께 게임잼에 나간 이들은 전래동화 풍의 사회적추론 게임을 제작하기로 했고, 짧은 기간에 제작한 것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왔다. 장 팀장은 "이후 6명의 게임잼 멤버들이 의기투합해서 제대로 게임을 만들어 보자고 다시 뭉쳤고, 지금까지 귀귀살전을 제작하게 됐다"며 "물론 지금 두 명은 개인사정으로 빠지게 됐지만, 수상소식을 듣고 이 친구들도 매우 기뻐했다"고 설명했다. 게임 제작 과정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장 팀장은 콘셉트와 기획 부분에서 차별화를 주기 위해 특별히 신경 썼다고 답했다. 그는 "사실 어몽어스나 구스구스덕은 동종 장르게임에서 너무나도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사회적 추론게임의 기본적인 문법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차별화를 주는 것이 필요했다"며 "우선 콘셉트를 한국 민속설화에 나오는 귀신들이 살육전을 펼친다는 것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꼬리잡기 룰을 더해서 플레이에 변주를 줬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렇기에 낮과 밤을 추가하고 상점을 추가하는 등으로 변주를 줬다"고 덧붙였다. 한국 설화 속 귀신으로 콘셉트를 잡은 만큼 최대한 사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장 팀장은 "한국 민속기록관이라는 웹사이트에서 각각의 귀신들의 설화, 건물 양식 등 다양한 자료를 정독했다"며 "이러한 부분은 게임에도 잘 반영됐는데, 예를 들어 저승사자는 죽은 자를 데려가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살생부 능력으로 누가 누구를 죽여야 하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게임은 최대 8인까지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다. 캐릭터 역시 신규 영혼 2종과 신규 맵이 추가될 예정이며, DLC를 통해 캐릭터도 추가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장 팀장은 "우선 게임은 2024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현재는 70% 정도 완성된 상태고, 레벨 디자인과 신규 기획안이 추가되면 얼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스팀과 모바일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영어를 비롯한 다양한 언어도 지원할 예정이다. 스토브인디 출시도 준비 중인데, 어떤 플랫폼에서 즐겨도 이용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통합서버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얘기했다. 장 팀장은 "사실 충남 게임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각종 공모전과 행사에서 귀귀살전은 소위 서류 단계 '광탈'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 보니 팀원 전체가 침체기에 빠졌는데, 이번 SIGN 대상으로 마음을 다잡고 힘을 얻게 됐다"며 "우리 게임을 기대해 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더욱 열심히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